소설리스트

꿈만 꿔도 세계 최강-51화 (51/136)

〈 51화 〉 1부 50화 찬휘의 승급파티 (1)

* * *

1부 50화 찬휘의 승급파티 (1)

"내 얼굴에 뭐가 묻었어?"

"아니, 혜윤이한테 네 얘기를 좀 들었어."

"응?"

'그 여자가 설마 나에 대해서 이야기한 건 아니겠지...?'

"나나를 구해줬다고, 다음에 너를 만나면 프란으로 꼭 가입시켜야 한다고 입김 좀 불어 넣으라는데?"

"아, 하하.."

"백현 그리고 혜윤, 나나 모두 내가 아끼는 식구들이거든."

"아.."

"아무튼 같은 프란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어."

"아니야, 내가 도와준 것도 별로 없었는데..."

"온 김에 맛있는 것도 먹고, 재밌는 것도 준비를 많이 했으니, 보고 가!"

찬휘의 말에 히렌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댔다.

"귀령이는 수련충이라, 그런 거에 흥미가 없을걸."

"수련충이라니...."

"내 말이 틀려? 맨날 꿈속에서 수련한다고 들어가잖아."

"그건.. 내가 아직 너와 채린이에 비해서 약하니까 그렇지."

"저번에도 내가 채린한테 맞으면서까지 불렀더니만 그새 가버리고 말이야."

".... 미안하다."

히렌의 투덜거림을 지켜보고 있던 찬휘는 나를 보며 말을 건넸다.

"혼자서 수련하는 것보다, 지금 결투장이 한창이니까 가서 대련을 하는 게 어때?"

"아, 하하하..."

'하긴, 레나 꿈속에서 아이템을 건진 것도 없고 승급 파티의 결투장은 좋은 기회이긴 한데..'

좋은 기회이긴 했지만, 채린이의 일 때문에 마음이 심란해져 무언가에 집중을 하지 못할 것 같았다. 강해지기 위해서는 결투장에서 대련을 하는 게 맞지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내가 고민을 하고 있자, 찬휘는 나를 보며 말했다.

"음, 아무리 봐도 혼자 결투장을 가면 어색하겠지? 그건, 걱정하지 마."

"응?"

또다시 노크 소리와 함께 누군가 사랑채 안으로 들어왔다. 밧줄처럼 땋은 붉은 머리의 여성 혜윤이었다.

"네가 왔다고 혜윤이한테 방금전에 메세지를 보냈거든. 금방 왔네?"

"차, 찬휘님.. 히, 히렌..님.. 귀.. 귀령님.. 안녕하세요."

"혜윤아, 왜 그래..?"

혜윤은 찬휘의 메세지를 받고 얼마나 여기까지 빨리 뛰어왔는지 헐떡이는 숨을 고르고 있었다.

'찬휘가 생각보다, 무서운 상관인가 보네.'

찬휘는 혜윤의 숨이 고르길 한참을 기다린 뒤 말을 이어 나갔다.

"혜윤아, 이제 대화할 수 있지?"

"아, 네.. 죄송합니다. 급하게 뛰어오느라.."

"내가 부를 때는 항상 어기적거리면서 오더니, 오늘은 뭔가 다르네?"

찬휘의 말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혜윤의 볼이 빨갛게 물들었다.

"찬휘님, 제가 언제!!!"

"하하. 왜 그렇게 열을 내고 그래 농담인데.. 하하..."

"그러니까 그런 농담 좀 하지 마세요!"

'뭔지 모르겠지만, 찬휘가 뭔가 사람을 괴롭히는 것에 고단수다..'

"귀령이 알지? 귀령이가 결투장을 갈 건데, 혜윤이 네가 안내 좀 해줘."

찬휘는 그렇게 말하며 혜윤이에게 윙크를 날렸고, 혜윤이는 다시 한번 볼이 빨갛게 물들더니 고개를 푹 숙인 채 말했다.

"아... 알겠습니다."

"그러면 혜윤이 안내에 따라 대련 좀 하고 저녁에 여기서 다시 보자고!"

"알겠어."

그렇게 찬휘, 히렌과 저녁에 만날 약속을 다시 잡고는 나랑 혜윤이가 사랑채에 먼저 빠져나왔다.

"귀령님, 오랜만이네요."

"아, 혜윤님 반가워요."

혜윤은 아직도 양쪽 볼이 빨갛게 물들어 있자, 나는 걱정이 되어 물었다.

"혜윤님 얼굴이.."

"왜, 그러시는!"

내가 혜윤님의 얼굴을 가리키며 손을 뻗자, 혜윤은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짓고는 내 손을 뿌리쳤다.

"아얏, 아파라.."

"죄, 죄송합니다."

혜윤은 정신이 들었는지 연신 고개를 숙이며 나에게 거듭 사과를 했다.

"진짜, 죄송합니다."

'아니.. 이 여자가 진짜 왜 그래.. 원래 이렇게 소심했었나??'

당황을 했는지 아무 말 없이 혜윤은 그 자리에 멀뚱멀뚱 서 있기만 했다. 답답한 분위기를 못 참고 내가 혜윤에게 먼저 말을 건넸다.

"결투장 안내해주시는 거 아닌가요?"

그러자, 혜윤은 깜짝 놀란 듯 자신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아! 요놈의 머리! 죄송해요. 이쪽으로 오세요."

'진짜 알수없는 여자야...'

혜윤을 따라 도착한 것은 A급 결투장이었다. 나는 난감함에 머리를 긁적거리며 서 있자, 혜윤은 돌아서서 나를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귀령님 뭐 하세요? 빨리 안 오시고."

나는 당황스러움과 민망함에 실소를 터트렸다.

"하하, 여기는 A급 결투장인데요?"

혜윤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귀령님 결투장에 대해서 잘 모르세요?"

"네."

'그야 이번이 두 번째니까...'

"S급 결투장은 없어요. S급 분들도 결투장을 가고 싶으면 A급 결투장으로 가요."

"아..."

혜윤은 나를 S급으로 알고 있는 듯했다. 저번의 히렌의 꿈속에서 흑협들이랑 싸웠을 때 귀속 아이템인 라이덴 소드, 어쌔신의 단검, 반역자의 방패를 소환했기 때문이다.

"저 혜윤님 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저 B급이에요."

그러자, 혜윤은 나를 보며 코웃음을 쳤다.

"하, 귀령님 양심도 없으세요? 잔말 말고 따라오세요."

"아...."

혜윤을 따라 어쩔 수 없이 A급 결투장으로 들어갔고, D급 결투장의 왁자지껄한 분위기와는 달리 A급 결투장은 꽤 조용한 분위기로 진행 되고 있는 듯했다. 가끔식 화려한 스킬과 움직임으로 인해 작은 탄성들만이 들릴 정도였다.

'생각보다 조용하게 관전을 하네.'

루팡을 불러 몰래 아이템을 복사하기엔 보는 눈도 많았고, 옆에 혜윤이도 있기에 결투를 하는 쪽으로 중점을 두기로 했다. 결투할 인원을 탐색하면서 A급들의 찬란한 움직임을 보고 있으니,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관전을 하고 있었다.

'확실히 A급들의 움직임 자체가 다르네. 스킬을 피하는 타이밍도 좋고.'

옆에 혜윤을 보니, A급의 전투에 놀란 듯 입을 떡 하니, 벌리고 있었다.

"혜윤님, 입을 그렇게 크게 벌리시면 벌레가 들어가겠어요."

"읍, A급 분들의 전투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드물어서.."

"저도 엄청 재미있네요."

"그래요? 저는 움직임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차네요."

"혜윤님 등급이 어떻게 되셨죠?"

"아, 저는 B급이에요."

"오, 저랑 등급이 같네요!"

"또 그러신다.. 재미없어요 귀령님."

"진짜인데.."

"시덥지 않은 농담 하시지 마시고 경기 관람이나 하시죠."

"아, 알겠습니다."

그렇게 다시 관람을 하고 있던 도중에 누군가 혜윤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신원미상 남자는 건들건들한 표정이 일품이었다.

"헤윤, B급 주제에 A급 결투장에 와서 뭐 하고 있는 거야?"

"아, 강산님 안녕하세요. 히렌님의 친구분이 결투장을 오고 싶다고 하셔서 안내중이었습니다."

'B급 주제에? 프란에도 말이 험한 사람이 있군.'

강산은 혜윤의 옆에 있는 나를 흘겨보고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히렌? 그 기생오라비 같은 자식?"

내가 발끈하려 하자, 혜윤은 내 앞을 막아서며 말을 이어나갔다.

"강산님, 그래도 이분은 히렌님의 친구인데 말은 가려서 하시죠."

"혜윤아, 농담인데 그걸 또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러냐? 사람 무안하게 말이야. 하하하. 안 그렇습니까? 친구분?"

강산의 예의 없는 태도에 내 미간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여기서 괜한 소동을 벌이면 안 되기에, 최대한 화를 삭였다.

"네. 혜윤님도 그만하시고 저랑 같이 대련이나 구경하시죠."

"알겠어요."

그렇게 경기를 관람하려 돌아섰을 때 내가 한 행동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강산은 혜윤에게 향하던 타깃을 나에게 돌렸다.

"꼭 겁이 많은 사람들이 구경만 한다니까.."

이런 말을 듣고 물러나면 그야말로 호구. 나는 고개를 돌려 강산을 쳐다봤다.

"지금 저한테 이야기하시는 겁니까?"

"아니요. 그냥 혼잣말인데.. 뭔가 찔리는 게 있으신가 보네요. 하하하하"

"후.."

한숨을 크게 들이쉰 뒤 다시 경기를 관람하려 할 때 강산이 말을 건넸다.

"저는 지금 대련할 상대를 찾고 있는데 혹시 저랑 한번 대련 하실 생각 있으신가요?"

나는 강산을 보며 짧고 굵게 대답했다.

"그러죠."

그렇게 결투장으로 강산과 내가 올라가자, 관중석에는 금방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흠... 일단은 쾌속의 신발, 얼어붙은 사파이어 반지, 치유의 투구, 철갑 방패, 어둠의 그림자 망토는 프란한테 복사를 한 아이템들이니, 배제하고 생성을 해야겠지?'

강산은 보는 눈이 많아서인지, 아까와는 사뭇 다른 태도로 나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정식으로 소개할게요. 저는 강산입니다."

"네. 저는 천귀령입니다. 한 수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시작하실까요?"

"네. 시작하시죠."

강산은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자신의 사역마를 소환했다.

"나와라! 사역마!"

펑 펑

((사역마 아누비스가 소환되었습니다.))

((사역마 예티가 소환되었습니다.))

'사역마를 동시에 두 마리...?'

아누비스는 자칼의 머리를 가진 신으로, 죽은 영혼을 사후세계로 인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집트에서도 비교적 오래 전부터 숭배되어 온 망자의 신으로 개 또는 자칼의 머리 부분을 가지는 반수의 모습을 띤다.

예티는 티베트나 히말라야에 산다고 전해지는 설남의 일종으로 키가 1.5~2미터 정도로 전신이 긴 털로 덮여있고 윗머리가 솟아 있다.

'A급이면 당연히 사역마가 두 마리인데 A급을 처음 상대 하다 보니 당황을 했어.'

나는 잠깐 당황을 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괴도루팡을 소환했다.

"나와라. 사역마!"

((사역마 괴도루팡이 소환되었습니다.))

강산은 괴도루팡이 소환되자,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사역마를 한 마리만 소환하실껀가요?"

강산의 질문에 나는 호기롭게 대답했다.

"네. 충분할듯 싶어서요."

순간, 강산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후회하지 마세요! 예티! 진격의 분노!"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강산의 말에 가뜩이나 거대한 몸집이 1.5배 정도 커지더니 엄청난 속도로 루팡에게 돌진했다.

"루팡! 스킬 훔치기!!"

((괴도루팡이 예티의 진격의 분노 Lv 7 스킬을 훔쳤습니다.))

((스킬 훔치기 스킬이 Lv 2로 올랐습니다.))

"진격의 분노!!'

루팡도 예티와 마찬가지로 1.5배의 몸집이 커졌고, 철로 만들어진 지팡이로 예티의 공격들을 막아냈다. 그리고 강산은 다음 공격을 준비하는 듯 아누비스는 바라봤다.

'다음 공격은 뭐지?'

"아누비스! 저주의 소나타!"

"♪~~~♪~♪♪"

'소리 계열 인가?'

"루팡! 스킬 훔치기!"

((괴도루팡이 아누비스의 저주의 소나타 Lv 5 스킬을 훔쳤습니다.))

"루팡, 저주의 소나타!"

"♪~~~♪~♪♪"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