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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꿔도 세계 최강-46화 (46/136)

〈 46화 〉 1부 45화 친구들의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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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45화 친구들의 방문

"상태창"

경험치[0/120] 체력 [641/641] 마력 [980/980]

"경험치가... 아, 맞다. 흑협과 전투가 끝났을 때 B급으로 승급을 했지. 체, 마력 수치도 비약적으로 늘었어.'

히렌의 꿈속에서 얻은 귀속 아이템의 스킬들을 확인을 마치고, 수련을 하기 위해 수련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으로 한 달. 지겹지만, 나중을 위해 노력하자.'

수련과 휴식을 오가며 기계적인 생활이 시작되었지만, 흑협과 프란들한테 얻은 새로운 귀속 아이템의 스킬들을 시전하는 재미가 쏠쏠해 꿈속에서 한 달이라는 시간은 금방 흘러갔다.

'이제 새로 얻은 귀속 아이템의 스킬들도 어느 정도 이해도가 늘었어. 곧 현실 세계로 복귀할 시간이 다가오는군.'

­천귀령님 꿈속으로 누군가가 들어왔습니다.

'누군가 내 꿈속으로 들어왔군.'

예전에는 꿈속에 누군가 들어오면 숨기 바빴지만, 어느새 부턴가 무덤덤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여태껏 쉬지 않고 달려 온 수련의 결실과 아이템 복사로 인하여 얻게 된 귀속 아이템들이 나를 한층 강해지도록 만들고 있었기에, 설사 침입자라고 하여도 두렵지 않았다.

'아이템이랑 사역마스킬좀 얻을 수 있게 이왕이면 침입자였으면 좋겠네."

사실상 침입자일 확률은 낮았다. 흑협들은 3인 1조로 움직이고, 감시자들도 위험을 감지하면 단체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지금 내 꿈속으로 침입한 사람은 분명 히렌의 꿈속에서 일찍 돌아오게 된 채린이거나, 내 꿈속을 놀러 온 레나일 가능성이 컸다.

"구령 오빠! 계시나요? 레나가 왔어요!"

'예상은 빗나가지 않는군.'

멀리서 레나가 나를 발견하고는 크게 손을 좌우로 흔들며 나에게 다가왔다.

"오늘도 수련을 하고 계셨군요?"

"그래. 이번에도 마지막 날 왔구나."

"네.."

레나는 해맑았던 평소의 모습과는 다르게 표정엔 상심이 가득 차 보였다.

"레나, 무슨 일 있어?"

"요즘 흑협들이 감시자들을 엄청나게 공격하고 있어요."

"그래?"

레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말을 이어나갔다.

"감시자 일을 하면서 친하게 지내던 동료이자 친구가 있었는데.. 얼마 전 흑협들때문에 자각력을 잃었어요."

"상심이 크겠구나.."

레나는 고개를 들고는 애써 웃음을 지었다.

"그 친구도 저처럼 감시자의 일에 대하여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억압감에서 자유로워 졌으니, 어쩌면 행복해할지도 몰라요."

"그렇게 생각하는 게 마음이 편할 거야."

"맞아요. 구령 오빠, 그리고 다음 한 달은 감시자 일을 쉬는 날인데 제 꿈속에 놀러 오세요!"

"응? 수련하느라 힘들 것 같은데..."

"한 달 중에 딱 하루인데 그것도 안 들어 주실 거에요!?"

"쉬는 날이면 꿈속에서 혼자서 구현도 하고 소환도 하면서 혼자 재미있게 놀 수 있잖아."

"구령 오빠도 공유몽을 몰랐을 때 까지만 해도 혼자서 잘 놀았죠?"

"그, 그렇지."

"근데 솔직히 요즘에는 혼자 수련하다 보면 외롭고 심심할 때 있죠?"

"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긴 한 것 같아."

"그래서 레나가 가끔식 놀러 와줬잖아요!!!"

"네가 심심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내가.. 외로울까 봐 놀러 와준 거니..?"

"겸사겸사에요. 그러니까! 구령 오빠도 딱 하루만 놀러 와주세요."

레나를 바라보니 두 손을 모으고 간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허... 그래. 하루 정도는 뭐...'

"알겠어. 대신 딱 하루만이야."

"정말요!? 약속했어요?"

"알겠어."

레나는 기분이 좋은지 내 주위를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저런 모습을 보면 내게도 여동생이 한 명쯤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레나야!"

"네. 구령 오빠!"

"감시자는 수련 같은 것은 안 해?"

"헙.. 당연히 하죠! D급 이상부터는 꿈속 세상으로 한 달에 십일 정도는 다 같이 모여서 대련도 하고 개인 수련도 하고 그래요."

"다 같이? 근데 레나는 수련 잘 안 하는 것 같은데.."

레나는 금세 뾰로통한 얼굴을 짓고는 말을 이어갔다.

"너무하시네. 이래 봬도 수련을 엄청 열심히 하는 편에 속한다고요!"

"아, 알겠어. 장난 한번 쳐본 거야. 레나야. 나는 이제 슬슬 현실 세계로 복귀할 시간이야."

"저도요. 그럼 저는 제 꿈속에서 구령 오빠가 놀러 오시길 기다리겠습니다."

"응. 알겠어."

레나는 드림홀을 생성하고는 자신의 꿈속으로 들어간 듯했고. 나도 슬슬 현실 세계로 복귀할 준비를 했다.

현실 세계로 복귀한 나는 학교를 마치고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청소기를 돌리며 걸레질까지 하느라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내가 이렇게 까지 청소를 하는 이유. 오늘은 바로 친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 오기로 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청소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네.'

새삼 엄마의 존경심을 느끼며 친구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딩동

현관문을 열어보니, 지은이와 승연이, 채린이, 그리고 승만이가 나란히 서 있었다.

"어라, 승만이도 왔네?"

내 물음에 지은이가 웃으며 답했다.

"응. 승만이랑 봉사활동도 같이 했다며, 그래서 데리고 왔지."

"아.."

지은이 옆에 있던 채린이가 짓궃은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말을 건넸다.

"왜? 홀로 미녀 세 명이랑 밀폐된 공간에서 놀 기회를 놓치니 슬퍼?"

"미녀?"

내 물음에 심기가 거슬렸는지 채린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문제라도 있어?"

"하하... 없고말고..."

'여기서 표정 관리를 못하면 지은이와 채린이한테 나는 죽는다..'

제일 마지막으로 승만이가 집안에 들어오며 포장지에 담긴 커다란 박스를 나에게 들이밀었다.

"애들이랑 돈 모아서 선물 산 거야. 집에 처음으로 놀러 온 건데 빈손으로 올 수 없잖아."

"이게 도대체 뭐야?"

"풀어 보기 전에 말해주면 안 되지."

승만이에게 선물을 건네 받고 포장지를 조심스럽게 뜯어보았다.

"이, 이건.. VR 게임기 잖아?"

"네가 어렸을 때 꿈이 프로게이머였다고 지은이랑 승연이한테 듣고 고민해서 산 거야."

"하하.. 비싸서 엄두도 못 낸 건데 고마워!"

나와 승만이의 대화를 듣던 채린이가 또 한 번 나에게 짓궂은 농담을 시전했다.

"나는 네가 꿈이 축구선수였는 줄 알았는데 프로게이머였다니 듣고 놀랐어."

채린이는 아직도 내 비굴했던 첫인상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읍, 축구선수도 아주 어렸을 때는 꿈이긴 했어."

"그래? 호호호.. 축구화라도 사 올걸 그랬나~?"

'진짜 언제까지 첫 만남의 흑역사를 우려 먹으려는 거야.'

집에 들어와 어머니가 탁자에 남기고 간 용돈으로 치킨과 피자를 시켜 맛있게 먹었다. 여자들은 옹기종기 모여 수다를 떠느라 정신이 없었고, 승만이와 나는 선물 받은 VR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재밌지?"

"진짜 신기하다..."

VR게임에 한창 집중하고 있을 때 채린이가 나와 승만이 사이를 비 짚고 들어왔다.

"아니, 근데 지은이와 승연이는 그렇다 치고, 나는 처음 놀러 왔는데 집 구경도 안 시켜줘?"

"집에 구경시켜줄 만한 게 없는데..."

채린이는 고개를 이리저리 둘러보니 어느 한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저 방이 네 방인 거야?"

"응, 그렇긴 한데..."

"그래? 그럼 우선 네 방부터 구경해볼까?"

채린이는 벌떡 일어나 내 방으로 향했다.

"야! 잠깐만. 기다려봐."

뒤늦게 말리려 따라갔지만, 이미 채린이는 방문을 열고 내 방 안으로 들어간 뒤였다.

"우와... 남자 방이 이렇게 생겼구나.."

"창피하게.. 허락도 없이 함부로 들어가냐!?"

"미안, 또래 남자 방은 처음이라.. 생각보다 깔끔하네? TV에서 보면 되게 지저분하던데.."

"당연히 너희들 오니까 대충은 치웠지."

그리고 채린이는 책상에 놓여 있는 노트를 발견하고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집어 들었다.

'노트에 뭐를 써 놨지...'

"라이덴 소드, 쾌속의 신.."

당황한 나는 채린이가 들고 있던 노트를 뺏었다. 그러자 채린이는 내 침대에 누워서 뒹굴며 한참을 웃기 시작했다.

"아이고, 배야! 꿈속에서 수련하는 것도 모자라서 현실 세계에서까지 공부하는 거야? 푸후훕...하하"

"그런 거 아니야.. 그냥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으로는 복잡하니까, 메모를 해놓은 거지!"

"이런 식으로 공부를 했으면 인서울은 문제없겠는데?"

"놀리지 마라. 일종의 수련에 대한 연장선이니.."

"풉... 그래, 아무튼 열심히 수련하는 모습이 스승으로서 뿌듯하다."

채린이는 내 방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구경을 마쳤는지, 거실로 걸음을 옮겼다. 거실에 승만이는 아직도 VR 삼매경이었고, 어째서인지 지은이와 승연이가 보이지 않았다.

'지은이와 승연이는 어디 간 거지?'

그때 할아버지 서재에서 인기척이 들렸고, 나랑 채린이는 소리가 나는 쪽을 따라 할아버지 서재로 갔다. 할아버지 서재에 문을 열어보니, 지은이와 승연이는 서재에 있는 책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까, 깜짝아.."

"이지은, 김승연 말은 하고 들어가야지."

"아, 미안.. 채린이랑 네가 갑자기 없어져서 혹시 서재를 구경시켜주러 간 줄 알고 지은이랑 서재로 와봤는데. 막상 서재에 있는 책들을 보니 정신이 팔려서.. 미안해."

"아..."

자연스럽게 내 시선은 승연이에게서 지은이에게로 향했다.

"승연이는 책을 좋아하니까 그렇다고 쳐도 너는 정신이 말짱했을 거 아니야!"

"주, 죽을래? 나도 책 좋아해. 이 자식아!!"

"웃기시네. 웹툰만 보는 주제에."

나랑 지은이와 티격태격하는 사이 채린이도 서재를 빼곡히 채운 책들을 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진짜.. 많다. 너네 할아버지 뭐 하시는 분이야? 이 책들 평생 다 읽으려 해도 못 읽겠다."

"어릴 적에는 할아버지를 따라 서재에서 책을 많이 읽고는 했었지."

"책 한 권 꺼내서 읽어도 돼?"

"승연이도 벌써 읽고 있는데, 너도 읽어. 제자리에만 갖다 놓으면 돼. 그럼 나는 거실에서 승만이랑 VR 마저 하고 있을게."

"응. 알겠어!"

채린이는 서재에 있는 책 한 권을 꺼내 들고는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채린이도 책을 좋아하는구나...'

나는 서재에 멀뚱멀뚱 서 있는 지은이에게 말을 건넸다.

"지은아, 너는 독서에 관심 없지? 가서 VR이나 하자."

"진짜 죽을래? 나도 책 읽을 거야!"

"내가 전에 말했잖아. 너에겐 게임의 DNA가 있다니까!?"

"싫어! 책 읽을 거야!"

"그래. 마음대로 해라."

여자애들이 할아버지 서재에서 독서를 하고 있는 동안, 나와 승만이는 거실에서 VR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쨍그랑

서재에서 갑자기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났고, 나는 승만이와 무슨 일인지 확인을 하려 서재로 들어가려 할 때 채린이가 서재에서 황급히 나오고 있었다.

"채린아, 무슨 일이야?"

".... 비켜..."

"무, 무슨..."

채린이는 하얗게 질린 표정으로 나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는 우리 집을 급하게 빠져나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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