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화 〉 1부 42화 히렌에게 온 메세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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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42화 히렌에게 온 메세지 (1)
침대에 누워 머릿속에 하나씩 퍼즐의 조각을 맞춰가며 꿈속 세상으로 들어갈 준비를 했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꿈속 세상으로 들어가 주위를 둘러보니 채린이는 학교에서 얘기한 것 처럼 내 꿈속에서 보이지 않았다.
'원래 혼자서 꿈속에서 참 잘 놀았는데... 왁자지껄하다가 고요하니 뭔가 쓸쓸하네.'
고개를 들어 구름 한 점 없는 내 꿈속 세상을 올려다보았다.
'요새 수련에만 매진하다 보니 꿈속 경치가 엉망이군. 그렇다고 경치를 구현하며 느긋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상대방의 아이템과 사역마 스킬을 인벤토리창에 넣을 수 있는 방법은 누군가가 내 꿈속을 침범하지 않는 이상 내가 침입해야 했다. 마음은 조급했지만, 흑협같은 불한당짓을 할 수는 없기에, 현재 내가 처한 상황을 받아 들여야만 했다.
[천귀령님에게 메세지가 도착했습니다.]
'메세지 기능이 있었지. 채린이 한테 온 건가?'
설정창에 들어가서 메세지 함을 확인을 하니 히렌이 나에게 메세지를 보내왔다.
[귀령. 채린이가 위험해.]
'채, 채린이가 위험하다고?'
짧은 메세지와 함께 히렌 꿈속으로 초대코드가 적혀 있었다. 순간 심장이 내려앉은 느낌과 머릿속의 어지러움이 동반되었다.
'젠장, 채린이가 위험하다니...'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쥔 손바닥을 펴 보니 땀이 한가득 차 있었다. 정신을 부여잡고 떨려오는 손으로 간신히 '드림홀'을 생성했다. 그리고 메세지함에 있는 히렌의 초대코드를 펼쳤다.
'생각할 시간은 없어. 일단 히렌의 꿈속으로 들어가서 생각해보자.'
'드림홀'을 빠져나오니 낯선 산속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히렌의 꿈속을 막상 들어가 보니, 예상과는 다르게 너무나도 평화로운 듯 고요했다.
'싸우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릴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조용하지?'
혹시 몰라 몸을 숨기고 산 아래쪽을 내려다보며 곳곳을 세심하게 살펴보니, 히렌의 꿈속을 처음 방문했을 때 방문했던 히렌의 집이 보였다.
'드림홀을 생성할 때 아무래도 모든 정신을 집중하지 못했던 모양이야. 도착지가 살짝 어긋났군. 일단 저쪽으로 가는 것이 좋겠어.'
천천히 기척을 숨기며 산속을 내려가고 있을 때 근처에서 전투를 벌이는 듯 소리가 들려왔다.그곳을 피해 가려 했지만, 혹여나 채린이가 그곳에 있을까 봐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소리가 들리는 곳에 코앞까지 접근한 뒤 조심스럽게 나무 사이에 숨어서 상황을 지켜보니, 흑협으로 보이는 남자 셋과 프란으로 보이는 남녀 두 명이 전투를 벌이다 잠시 지친듯 서로 대치하고 있었고, 전투를 꽤 오래 벌였는지 사역마들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윗선의 명령으로 감시자 쪽으로 타깃을 돌렸으니 나갈 수 있게 길을 비켜라."
"웃기는 소리하지 마. 자기들이 마음대로 침입을 해 놓고는 길을 비켜달라고?"
"너네들 공격계열의 스킬도 없잖아? 좋게좋게 타협하자고."
"여기는 우리의 수성 지역이야. 우리가 훨씬 유리해."
"철수 명령은 내려졌지만, 아직 이곳에는 우리 흑협들이 남아있어. 너네들의 지원군이 도착했을 때 이미 서로 엄청난 손해를 본 뒤겠지."
'프란의 말도 맞지만 흑협의 말도 일리가 있군.'
숲속에서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나는 조용히 괴도루팡을 소환했다.
"나와라. 사역마!"
((사역마 괴도루팡이 소환되었습니다.))
흑협 세 명과 프란 두 명이 내 앞에서 자신의 귀속 아이템을 버젓이 들고 있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기회였기에 나는 소환된 루팡에게 조용히 말을 건넸다.
"루팡. 여기 있는 남녀 둘, 그리고 맞은편에 있는 남자 셋, 모두 아이템 복사를 할 거야."
"알겠소."
"그럼. 부탁해 루팡 아이템 복사!"
((아이템 '타오르는 용마안'이 복사되었습니다.))
((스킬 시전속도가 증가합니다.))
((스킬 피해가 증가합니다.))
((인물 스캔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아이템 복사!"
((아이템 '진득한 봉쇄의 반지'가 복사되었습니다.))
((정신력이 강해집니다.))
((긴장감이 줄어듭니다.))
((봉쇄의 늪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아이템 복사!"
((아이템 '강풍의 도끼'가 복사되었습니다.))
((공격력이 증가합니다.))
((민첩성이 증가합니다.))
((불 속성 면역력이 증가합니다.))
((강풍의 질주를 시전할 수 있습니다.))
"아이템 복사!"
((아이템 '어둠의 그림자 망토'가 복사되었습니다.))
((스킬 회피력이 증가합니다.))
((감지 스킬을 무기력하게 만듭니다.))
((그림자 은신술의 스킬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아이템 복사!"
((아이템 '철갑 방패'가 복사되었습니다.))
((방어력이 증가합니다.))
((강철의 벽 스킬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아이템 복사 스킬이 Lv 4로 올랐습니다.))
((곧 어둠의 그림자 망토가 소멸됩니다. 인벤토리 창고에 넣으시겠습니까? Yes or No))
"Yes."
'일단 귀속 아이템의 스킬 확인은 여유가 있을 때 확인하자.'
흑협들과 프란들의 아이템 복사를 마치고, 마지막에 복사한 '어둠의 그림자 망토'까지 인벤토리창에 넣었다. 채린이가 이곳에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더 이상 이곳에 있을 목적 따위는 내게 없었다. 그렇게 히렌이 머물고 있는 곳으로 다시 발걸음을 돌리려 할 때 프란쪽 남성이 흑협들에게 말을 건넸다.
"그래. 더 이상 피해를 안 입는 것도 중요하지. 저기 마대 자루 속에 묶여있는 우리 동료를 풀어준다면 보내 주겠다."
'마대 자루?'
프란의 말을 듣고 흑협들에 뒤를 자세히 보니 정말 사람이 들어가 있는 듯한 마대 자루가 있었다.
'프란도 3인 1조로 다닐 텐데, 저기 마대 자루에 있는 사람이 같은 조원 사람인 건가?'
그때 마대 자루 앞에 있는 물건이 햇빛에 반사되어 내 시야를 방해하고 있었다.
'저건 뭐지? 저것도 아이템인가? 초월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는데...'
들키지 않게 천천히 빛나는 무언가를 향해 흑협쪽으로 전진했다. 만약 귀속 아이템이라면 괴도루팡을 소환해서 하나의 아이템을 더 복사 할 수 있는 기회였다.
점점 그 물건에 가까워졌고, 정확하게 내 시야에 들어온 순간.
피가 거꾸로 솟기 시작했다. 그 물건은 내가 꿈속에서 채린이에게 선물해주었던 머리핀이기 때문이었다.
머리핀이 있는 곳에 가까워질수록, 심장은 먹먹해진 기분이 들었고, 머리가 멍해질 뿐만 아니라 다리까지 떨려오기 시작했다.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들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내가 흑협들이 있는 곳까지 걸어간 뒤였다.
"뭐, 뭐야..?"
"저, 머리핀.."
믿을 수 없어 머리핀 쪽으로 더 가까이 다가갔고, 가까이 가면 갈수록 절망했다. 확실히 내가 선물한 채린이의 머리핀이 맞았기 때문이다.
"채린이 머리핀이 맞네."
머리핀을 확인하고, 마대 자루 안에 채린이가 들어있는지, 마대 자루 쪽으로 다가가려 하자, 흑협들이 내 앞을 막아섰다.
"조금만 더 가까이 오면 공격하겠다."
흑협들의 제지에 나는 그 자리에 잠시 멈춰 섰고 프란들도 새로운 인물의 등장에 경계하는 듯 보였다. 나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흑협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비켜."
"뭐? 정체를 밝혀라."
"X까지 말고 비키라고."
"호련, 프란 쪽에서 지원이 온 것 같다. 저 새끼 당장 스캔해."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흑협의 무리 중 한 명이 나를 향해 스킬을 시전하는 것처럼 자세를 잡았다. 나는 스킬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아이템 생성을 준비 했지만, 공격 스킬은 아니었는지 어떠한 피해도 입지 않았다.
나를 향해 스킬을 시전한 것으로 보이는 흑협의 무리 중 한 명이 갑자기 경악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뒷걸음을 치기 시작했다.
"오, 오류일 거야... 미친.."
"호련, 왜 그래? 저 새끼 정보를 어서.."
"일단 도망쳐!"
호련은 뒷걸음질을 치다가 이내 뒤를 돌아 뛰기 시작했다. 내게서 점점 멀어지기 시작한다.
채린이가 저 마대 자루 안에 있다면, 채린이를 그렇게 만든 사람을 그냥 도망치게 보낼 수 없었다.
"어쌔신의 단검 생성!"
((민첩성이 증가합니다.))
((감지 기능이 활성화됩니다.))
((어쌔신의 단검 착용/미착용 상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찬란한 궤도'를 시전할 수 있습니다.))
(('찬란한 난도'를 시전할 수 있습니다.))
미친 듯이 반대 방향으로 뛰는 호련에게 나는 거침없이 스킬을 시전했다.
"찬란한 궤도!"
"저 새끼는 괴, 괴물이야. 도망.."
어쌔신의 단검은 도망가던 호련의 심장을 적중 했다. 프란들은 이 상황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내 눈은 남아있는 흑협에게로 시선을 향했다. 그러자, 흑협 중 한 명이 나를 향해 외쳤다.
"봉쇄의 늪"
'봉쇄의 늪? 공격 스킬은 아닌 것 같은데 무슨 스킬이지?'
"노스텔, 저 자식 아이템을 봉인했어."
"알겠어. 강풍의 질주!!"
노스텔이라는자가 한 손으로 도끼를 들고 거침없이 나를 향해 달려오며 기압을 내질렀다.
"죽어라, 이야앗!"
'어쌔신의 단검이 말을 안 들어.'
흑협의 스킬로 인해 어쌔신의 단검이 내 지시에 따르지 않았고, 나를 향해 돌진하는 노스텔의 공격을 막기 위해 다른 귀속 아이템을 재빨리 생성했다.
"반역자의 방패 생성!"
((체력이 대폭 증가합니다.))
((방어력이 대폭 증가합니다))
((일정한 확률로 상대의 공격 및 스킬을 반사시킬 수 있습니다.))
((배리어를 시전할 수 있습니다.))
"배리어"
((반역자의 방패의 기운이 당신을 감쌉니다.))
노스텔은 내 앞에서 매몰차게 도끼를 휘둘렀지만, 바로 반역자의 방패의 스킬인 배리어로 노스텔의 공격을 응수했다. 그러자, 노스텔은 고개를 돌려 뒤 쪽에 있던 자신의 동료를 향해 외쳤다.
"치잇, 필립스. 이 자식. 아이템을 하나 더 생성했어."
'내 어쌔신의 단검을 봉인한 놈의 이름이 필립스군.'
노스텔은 내 반역자의 방패의 배리어를 뚫을려고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그러자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필립스가 노스텔을 향해 외쳤다.
"노스텔, 힘 빼지 말라고. 저 자식 방어막 스킬은 체력치가 있는 게 아닌 듯 해."
"그래. 숨 좀 고르고 있어야겠어."
무지막지하게 공격해오던 노스텔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고, 뒤에서 작전 지시를 하던 필립스가 나에게 말을 건넸다.
"네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는 몰라도 우리는 지금 동료를 한 명을 잃었어."
필리스의 말에 내 입에서는 실소가 터져 나왔다.
"그래서?"
"자각력을 잃은 동료는 탐지 계열이었지만, 우리는 아직 공격계열과 방어계열이 남아있지. 더 이상의 손해는 보고 싶지 않으니, 이만 끝내자고."
필립스의 말을 무시하고 내가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가자, 내 앞에서 숨을 고르고 있던 노스텔도 즉시 경계태세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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