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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꿔도 세계 최강-34화 (34/136)

〈 34화 〉 1부 33화 흑협도라고 부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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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33화 흑협도라고 부르는 곳

칸트가 차르갈에게 급하게 보고를 하려고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차르갈의 눈치를 살핀다.

"내 친동생이나 다름없는 녀석이다. 괜찮으니 이야기해도 된다."

"예. 지금 저희가 담당하고 있는 구역의 파블로와 바이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파블로와 바이칸? 테라가 조장으로 있었던 조원들을 말하는 것이야?"

"네. 맞습니다. 파블로와 바이칸이 지배석을 빼앗겨 자각력을 잃어버렸습니다."

"뭐, 뭐야... 파블로와 바이칸이??"

"그, 그렇습니다."

차르갈은 칸트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성질을 주체하지 못하고 불같이 화를 내며 탁자에 놓인 찻잔을 칸트의 머리에 집어던졌다.

­쨍그랑

"도대체 어떻게 관리를 하길래 테라가 지배석을 빼앗긴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야!"

칸트는 차르갈의 던진 찻잔에 맞아, 머리에서 턱까지 피가 흘러내렸지만,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아직 테라가 왜 그렇게 된 것인지 원인을 밝히지도 못했는데... 파블로와 바이칸은 누가 그렇게 만든지 알고는 있는 것이냐?"

"네. 알아본 바로는 파블로와 바이칸은 타인의 꿈속을 넘나들던 중 감시자를 우연히 만나 그곳에서 전투가 벌어졌고 피해를 입고 도망가던 감시자를 쫓던 중이었습니다."

"그놈의 감시자.... 크흑.. 그렇다면 지원 요청에 당했다는 것이야?"

"그것이... 무언가 이상합니다."

래건도 이 상황이 관심이 가는지 차르갈에게 보고를 하고 있는 칸트를 유심히 쳐다본다.

"무엇이 이상한다는 건가?"

"저희가 내통하고 있는 감시자 이야기에 따르면 자신들이 지원을 하러 갔을 당시 이미 파블로와 바이칸은 자신들이 쫓던 감시자에게 지배석을 빼앗겨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감시자 등급은?"

"같은 C급입니다."

"근데 도대체 뭐가 이상하다는 거지?"

"그전에 전투로 인하여 파블로와 바이칸 그리고 도망가던 감시자도 사역마의 시간을 모두 소진을 하였던 상태였는데 감시자의 지배석을 빼앗지는 못하였어도 반대로 지배석을 빼앗겼다는 게 무언가 미심쩍습니다."

"그 감시자가 무슨 귀속 아이템을 소유하고 있었지?"

"그것이.. 악기를 다루고 스킬은 소리의 파동으로 인한 수면 공격이라고 들었습니다."

차르갈은 칸트의 이야기를 듣고 의자를 박차고 일어섰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파블로는 음소거 반지를 보유하고 있을 텐데 음파 공격에 당했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야!?"

"그, 그래서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차르갈과 칸트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있던 래건은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차르갈님, 일단 진정하시고 내통하고 있는 감시자에게 지배석을 몇 개 쥐어 주는 한이 있더라도 그 감시자에 대한 정보를 먼저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래건... 내가 네 앞에서 못 볼 꼴을 보였군... 칸트!!"

"네. 차르갈님."

"지금 우리가 내통하고 있는 감시자한테 파블로와 바이칸에 대해 재단에 기록되어 있는 모든 정보를 빠짐없이 알아내 가지고 와라."

"알겠습니다."

칸트는 그렇게 차르갈의 명을 받고 떠났고, 차르갈은 잠시 고민에 빠진 듯 한참 동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래건은 묵묵히 차를 마시며 그런 차르갈을 기다리고 있었다.

"래건,"

"네. 차르갈님, 말씀하십시오."

"오랜만에 나와 함께 할 텐가?"

"저야, 영광입니다."

"그래. 그럼 지금 즉시 프란들과 내전을 멈춰라."

차르갈의 말의 래건은 당황한 듯 다시 찻잔을 내려놓았다.

"네? 무슨 말씀이신가요?"

"테라, 그리고 파블로와 바이칸까지 내 구역에 있는 B급 C급 대원들이 셋이나 당했어. 감시자들 새끼 때문에..."

"그렇다면...?"

"받은 것이 있으면 갚아줘야지. 프란들과 내전을 즉시 멈추고 전열을 가다듬은 다음 감시자들의 지배석을 빼앗아 주자고!"

"그럼 분부대로 준비하겠습니다."

"그래. 이번 기회에 관음증 새끼들 더 이상 나대지 않도록 밟아줘야겠어!!!"

차르갈의 분노 섞인 목소리가 내선각 안을 쩌렁쩌렁하게 가득 채웠다. 천귀령의 작은 날갯짓에 나비효과처럼 길지는 않았지만 짧지도 않았던 프란과 흑협의 내전이 끝을 맺어 가고 있었다. 앞으로 더 큰 날갯짓으로 무엇이 다가올지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재 서울 청량고등학교.]

나는 어느 누구보다 일찍 학교를 나와 복도에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방황을 하고 있었다. 내가 이토록 방황하고 있는 그 이유는 바로 사나이끼리 약속 때문이었다.

"도대체 누가 소개팅 이야기를 꺼냈다는 거야?"

((기다리시오. 저는 한 번 본 얼굴은 절대 까먹지 않소.))

'사역마 음성 받기를 꺼버리고 모른 척해버리면 이번에는 진짜 삐지겠지..'

루팡의 화를 풀어주려 얼떨결에 소개팅을 시켜주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알다시피 나는 학교에 친구라곤 지은이와 승연이 그리고 채린이뿐이었다.

채린이는 루팡이 알고 있었고 지은이와 승연이중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냐고 물었더니,

'남의 여자는 탐하지 않소.'라는 말만 되돌아왔다.

'도대체... 지은이와 승연이는 누구 여자라는 거야..'

그렇게 해서 결국 루팡이가 소개팅이라는 단어를 꺼냈다는 남학생을 찾기 위해 다른 반을 돌아다니며 찾고 있었던 것이었다.

'근데 막상 남학생을 찾아도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소개팅을 시켜달라고 하기가 애매한 상황인데...'

그렇게 먹이를 찾는 하이에나처럼 복도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을 때 괴도루팡이 흥분된 목소리로 나를 불러 세웠다.

((저분이오! 저 도령이 소개팅 이야기를 꺼내었소!))

"알겠어."

루팡의 말을 듣고 교실로 들어가려는 남학생의 등을 손으로 톡톡 치며 말을 걸었다.

"저, 저기.."

"뭐야?"

남학생은 내 부름에 고개를 돌렸고, 이내 나와 눈이 마주쳤다.

"바, 박승만?"

한힘찬과는 중학교 친구였고 지은이와 승연이랑은 같은 반이며 하루 전 승연이의 치료비를 납부해 준 박승만이었다.

'하, 하필 박승만일 줄이야...'

"왜?"

"아, 아니... 승연이 치료비 내줘서 고맙다고.."

차가워 보였던 승만이 표정은 승연이의 치료비의 이야기를 꺼내자 언제 그랬냐는 듯 밝게 웃어 보였다.

"뭐 친구로써 당연한 일인데.."

"아, 내가 지은이랑 승연이 어렸을 적부터 소꿉친구거든... 어제 지은이한테 이야기 들었어."

박승만은 내가 승연이에 대한 고마움의 인사를 건네자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고, 이내 무언가 생각이 난 듯 말을 이어나갔다.

"뭐, 네가 고맙다고 생각한다면 학교 끝나고 나랑 얘기 좀 하자."

"학교 끝나고? 아, 알았어."

승만이는 나와 인사를 나눈 후 자신의 교실로 들어갔다.

'이제 곧 조회 시간이니 나도 교실로 들어가야겠군.'

((귀령 도령... 소개팅 이야기는 왜 꺼내지도 않았소!?))

"잘 들어. 루팡 내가 사는 세계에서는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어. 일단 학교 끝나고 만나서 대화를 하기로 했으니까 천천히 얘기를 꺼내보자."

((내가 너무 성급했소. 미안하오.))

루팡을 타이르고 교실에 들어서자 채린이는 방금 도착했는지 의자에 앉아 교과서를 정리하고 있었다.

'저런 걸 보면 영락없는 여학생인데....'

정말 반가웠지만 오랜만에 만남이라 그런지, 채린이에게 다가가 장난치듯이 말을 건넸다.

"누가 보면 공부 열심히 하는 줄 알겠어?"

"오랜만에 만나놓고 시비 거는 거야?"

"시비라니.. 반가워서 그런 건데!"

"흠, 까부는것보니까 수련 좀 열심히 했나 봐?"

"그럼! 열심히 했지. 흑협이랑 문제는 해결이 좀 됐어?"

"응. 침입하는 횟수가 줄어들고는 있어, 한 달 안에는 네 꿈속으로 갈수 있을 것 같아."

"그래. 빨리 상황이 정리가 되었으면 좋겠네."

채린이는 의외로 담담해 하는 내 모습을 보고는 손으로 턱을 괴고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며 말을 이어 나갔다.

"웬일이야? 자기도 약하지 않다고 데려가라고 징징댈 줄 알았더니만 왜 그렇게 쿨해졌지?"

"언제까지 징징 거릴 수는 없잖아. 조금만 지나봐! 반대로 네가 도와달라고 나한테 징징 될걸?"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래, 기대해도 좋아."

"나는 네가 담담해 하길래 내가 없는 사이에 꿈속에 여자친구라도 만들었는 줄 알았지."

"하하...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아니면 말지. 왜 덥지도 않은데 식은땀을 흘리고 있어?"

"아까 지각할까 봐 뛰어왔더니 땀이 났나 보네.. 아무튼 학교 끝나고 다시 이야기하자!"

"싱겁긴, 알겠어."

채린이와 이야기를 끝내고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곧 선생님이 들어왔고 조회시간이 시작되었다.

((여자의 직감이란 것이 참으로 무섭소.))

"시끄러워, 루팡.."

루팡과 잠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 선생님은 교탁 앞에 조그마한 종이를 꺼내 놓고서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 조용조용!!! 내일 반에서 한 명씩 차출해서 동네에 몸이 불편한 분들을 찾아가 도와주는 봉사활동을 하는데 혹시 지원할 사람?"

((채린 낭자한테 레나 낭자와의 데이트를 걸린다면 정말 큰 낭패를 보겠소.))

"시끄럽다고!!!"

'아차차....'

루팡의 말에 순간적으로 목소리를 높여 버렸고,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봤을 때 교실의 학생들은 모두들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교탁을 바라보니 선생님은 교탁 앞에 서서 그대로 망부석이 되어 있었다.

"죄송합니다."

"서, 선생님한테 시끄럽다고 한 거니?"

"아, 아니에요. 제가 깜빡 잠이 들었나봐요."

"종찬이, 요새 운동을 하는 것 같더니 자주 교실에서 자는 것 같네?"

"정신 차리겠습니다."

교탁 앞에 서 계셨던 선생님은 정체불명인 종이를 들고 내 책상 앞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우리 혈기왕성한 종찬이한테 딱 어울리는 일거리를 줄게."

"선생님 저는 괜찮습니다."

"아니야. 아마도 종찬이가 좋아할거야."

"이게 뭐죠?"

선생님은 결국 내 책상 위에 종이를 올려놓으셨고 나는 책상에 올려진 종이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봉사활동 지원서?"

"그래, 이렇게 좋은 몸 뒀다 뭐 하겠어! 반을 위해 대표로 봉사 한 번 해보는 게 어떻겠니?"

"아, 그게....."

"자, 모두들 반 대표 봉사자 종찬이를 위해 박수!"

선생님의 말에 반 아이들은 한마음이 되어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채린이도 이 상황이 재밌었는지 나를 보며 혀를 삐죽 내밀고는 박수를 쳤다.

­짝짝짝짝

"종례 시간까지 봉사활동 지원서 선생님한테 제출하도록!"

"알겠습니다."

'괴도루팡 이 새끼 때문에... 팔자에도 없는 자원봉사까지 하게 생겼네.'

그렇게 조회시간은 끝이 났고 본격적으로 수업이 시작되었다. 주말을 보낸 뒤 체감상으로는 3개월 만의 수업이라 적응을 하는데

시간은 걸렸지만 차츰 현실 세계의 리듬에 맞춰지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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