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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꿔도 세계 최강-33화 (33/136)

〈 33화 〉 1부 32화 마지막 남은 공포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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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32화 마지막 남은 공포의 기억

'뭐지... 내가 왜 의자에 묶여있는 거지...'

또각­ 또각

'무슨 소리가 나는데..? 이 낯설지 않은 분위기와 귀에 익은 소리는 뭐지...'

그때 내 눈앞에 채린이가 한 손에는 검정 채찍을 다른 한 손에는 테이프를 들고 나타났다. 나는 채린이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먼저 말을 건넸다.

"채린아... 프란을 도와주고 벌써 온 거야? 너 없는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

"뭐...?"

"일단 이것 좀 풀어줘봐. 서운하게 왜 그러는 거야?"

"뭔 소리를 하는거야? 꿈꿨어?"

"꿈...? 꿈은 계속 꾸고 있잖아???"

채린이는 테이프를 뜯으면서 나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지금 농담할 기분 아니야."

"채린아, 왜 그러는 거야.. 무슨 오해를..?"

"오해?? 감히.. 네가 괴도루팡과 계약을 한번 맺겠다고 나랑 똑같이 생기고 비키니를 입고 있는 가짜 소환수를 소환해...?"

'이... 이건......?'

"하하....하....."

"웃어?"

"나는... 이제 죽었다...."

"잘 알고 있네? 맞아. 너는 오늘 죽었어!!"

채린이는 테이프로 내 입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때 알았다. 기괴한 은빛 가면의 스킬인 기묘한 환술은 정말 엄청난 공포감에 현실감각이 뛰어난 환술 스킬이라는 것을...

"으아악!! 잘못했어요.. 다신 안 그럴게.. 아악.. 사, 살려줘!!!!!!"

"귀, 귀령 도령 정신이 드시오?"

"오.. 환술이 풀렸구나... 살았어.. 흑.. 살았다고"

기묘한 환술의 걸려있던 시간은 10분에 불과했지만 체감상으로 저번에 채린이에게 고문을 당했던 5일의 지옥 같은 시간을 그대로 당한 기분이었다.

"귀령 도령이 너무 고통스러워하시길래 꽤 난감했었소."

"그, 그래... 역시 호기심은 함부로 부리면 안 되는 거였어.."

"그럼 이제 제가 해야 할 일이 끝난것이 맞소?"

"그래. 고생했어.."

'내가 고생을 더 한 것 같긴 하지만....'

"됐소. 약속이나 잘 지키시오!"

"알겠어... 잠깐만 눈가에 고인 눈물 좀 닦고... 고생했어. 루팡 사역마의 공간으로 귀환!"

그렇게 루팡을 사역마의 공간으로 돌려보냈고, 꿈속 세상 시간으로는 일주일하고 하루 이틀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흑협의 침입으로 꽤나 힘들었지만... 그래도 수련을 열심히 해서 강해져야지.'

그렇게 흑협과 레나로부터 복사한 귀속 아이템의 스킬들을 적응해나가기 시작했고 또한 체력과 마력 수련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시간은 그렇게 쉴 새 없이 흘러갔고 어느덧 현실 세계로 복귀할 시간이 되었다.

'흠... 근육들이 몰라보게 엄청 붙었어.. 일어나면 현실 세계로 바로 적응이 되겠지? 그건 그렇고 3개월 만의 학교라... 오랜만에 학교를 갈 생각하니 설레이는군..'

그렇게 나는 현실 세계로 깨어날 준비를 마쳤다.

[[어느 사람의 꿈속]]

쾌쾌한 냄새. 시체가 썩은 냄새가 진동하리 만큼 역겨운 곳이 있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독수리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먹잇감을 찾느라 정신이 없다.

그곳은 흑협이라면 반드시 지나쳐가야 할 첫 관문. 바로 흑협의 수련장이 있는 곳. 흑협들은 그 섬을 '흑협도'라고 부른다.

흑협도에 자리 잡고 있는 구현관 앞에 수십 명의 남자들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모두들 무언가에 쫓기는 듯이 초조해 보였다.

그중 한 남자는 손톱을 하도 물어뜯어서 손가락이 빨갛게 물들었다.

"내려와!"

"다음!"

교육관으로 보이는 사람이 앞에 서서 줄 서 있는 사람을 한 명씩 가차 없이 구현관 법진위로 올려 보내고 있다.

"내려와!"

"다음!"

훈련생으로 보이는 사람이 교육관 구령에 맞춰 법진위에 힘들게 올라서자, 그의 몸에 빛이 새어 들어왔다.

"내려와!"

"다음!"

법진 아래로 내려온 훈련생 앞에는 다른 교육관이 자신의 귀속 아이템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훈련생이 자신의 앞으로 가까이 오자

교육관은 주문을 외쳤다.

"특수한 돋보기!!"

그렇게 스킬을 외치고 잠시 뒤 자신보다 상관으로 보이는 교육관에게 보고를 한다.

"차르갈님 97­9훈련생 정보입니다. 귀속 아이템 '매너 가득한 양말' 양말을 신으면 발냄새가 나지 않는다. 아이템 지정 스킬 없습니다."

"델톤, 확실한 거냐?"

"100%입니다. 차르갈님."

"이런.. 개 쓰레기 아이템도 귀속이 되나.. 폐기시켜!"

차르갈의 폐기 명령에 훈련생은 무릎을 꿇고 두 손이 닳도록 차르갈에게 사정한다.

"제, 제발.. A급이 될 때까지 최대한 수련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기회를 줬을 때 잘했어야지."

"꿈을 자각하지 못한다면 사는 것이 사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 제발 저에게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지금 너를 D급으로 올리기 위해 지배석을 몇 개나 갖다 쓴 줄 알아? 그런데 A급이 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 뭐 하고있어? 빨리 폐기시켜."

"사, 살려주세요..."

그렇게 훈련생은 다른 교육관들에게 어디론가 끌려가고 애처로운 비명소리가 구현관에 울려 퍼진다.

줄을 기다리고 있는 훈련생들은 모두 비명소리를 들었지만 애써 외면하고 있는 듯 보였다.

"요새 도대체 귀속 아이템을 제대로 얻는 새끼들이 없어!"

차르갈은 훈련생들의 귀속 아이템이 마음에 안 드는지 애꿏은 델톤의 멱살을 잡으며 화풀이 했다.

"똑바로 아이템을 확인하는 게 좋을 거야."

"흐흡.. 차, 차르갈님 제 '특수한 돋보기'의 능력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젠장!"

차르갈 자신도 화풀이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는지 델톤의 멱살을 풀어 주었다. 그러자 누군가 아주 침착하고 냉정한 톤의 목소리로 차르갈을 불렀다.

"차르갈님,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시면 건강에 안 좋습니다."

"이게 누구야! 래건이 아닌가?"

"차르갈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여기서 이야기할 게 아니라 차라도 한잔하자고."

"알겠습니다."

차르갈과 래건은 구현관 옆에 위치한 내선각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그래도 내 건강을 생각해 주는 건 래건이 너밖에 없군."

"과찬이십니다."

"젠장, 내 꿈속에 흑협도나 구현해 놓고 훈련생이나 양성하는 꼴이라니 내 처지가 말이 아니지?"

"아닙니다. 다 흑협의 미래를 위한 일인데요. 그건 그렇고 요새 차르갈님 맡고 계신 구역은 어떠십니까?"

래건의 물음에 차르갈의 표정은 급속도로 굳어갔다.

"말도 마라. 너 테라 알지?"

"알다마다요. '라이덴 소드'를 귀속하신 분 아니십니까? 게다가 흑협사이에서는 '정보의 왕'이라고 불리지 않습니까?"

"그렇지. 그 자식 3인 1조의 조장이면서 조원들이랑 같이 다니라는 내 말을 그렇게 무시하고 혼자서 정보를 얻겠다면서 싸돌아 다녔잖아."

"테라님이 통제가 잘 안되시는 분이긴 하셨죠."

"3인 1조로 조를 괜히 짜는 것이 아닌데 말이야. 공격, 방어, 환술인 조를 기가막히게 짰었는데 말이야."

"대부분 감지,공격,방어계열로 조를 짜는데 공격적으로 조를 꾸렸군요."

"그렇지. 근데 며칠 전에 하도 소식이 없길래 무슨 일 인가해서 그 자식 꿈속으로 들어갔더니만.."

"들어갔더니만..???"

"지배석을 누구한테 빼앗겼는지 꿈속에서 자각을 못하고 있더라고."

"테라님 정도면 B급에서도 상위일 텐데..."

"그래서 내 나름대로 안심하고 방관을 했더니만... 나만 윗분들한테 깨졌지."

"차르갈 님께서 정보통을 잃으셨군요."

"정보통은 무슨... 얻은 정보를 가지고 누구에게도 공유를 안 해주던 녀석이었는데... 차라리 잘 된 일이야. 그 녀석은 내 통제를 따르지 않았었거든."

"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

"그나저나, 너는 요새 전투조를 꾸려서 프란들이랑 계속 전투를 벌인다며? 소문이 여기까지 다 났어."

"뭐, 프란들과 전투는 늘상 있는 일 아닙니까? 하지만.."

"하지만??"

"요즘 드림 관리재단에서 저희가 프란과 내전을 벌이는 곳에 가끔씩 게릴라처럼 침입해와서 골치를 꽤나 썩고 있습니다."

"재단에서? 걔네들은 우리가 프란이랑 싸우는 걸 손 안 대고 코푼다면서 엄청 좋아하는 족속들 아니였어?"

"맞습니다."

"그런데 무슨 심경에 변화가 생겨서 우리 일을 방해하는 거지?"

차르갈의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바라본 래건은 자신이 마시고 있던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더니 말을 이어나갔다.

"드림 관리재단에 감시자로 활동하던 사람이 빠져나간 모양입니다."

"빠져나가? 감시자가 탈출한 거랑 우리가 프란이랑 싸우는데 재단이 방해하는 것과 도대체 무슨 상관이야?"

"그게.. 그 탈출한 감시자가 프란쪽에 붙어서 지금 저희랑 내전하는 곳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감시자에서 빠져나간 사람이 몇 명인데?"

"그것이.... 한 명입니다."

"하, 한 명...? 감시자로 활동하던 애들이 자신들의 하는 짓거리에 회의감 느껴서 빠져나가는 게 하루 이틀 일이야?"

"그러게 말입니다. 감시자가 한 명 탈출한 것치고는 재단에서 너무 과도하게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차르갈도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고는 자신의 수염을 어루만졌다. 그리고는 알 수 없는 미소를 띄었다.

"이거.. 뭔가 있는데???"

"차르갈님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등급은 어떻게 되는거지?"

"현재 내전 중인 식구들의 보고에 따르면 A급 상위 단계라고 합니다."

"A급 상위 단계면 감시자 내에서도 대장급이었을 텐데, 탈출이라... 더 호기심을 자극하는군."

"차르갈님이 관심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아직도 전투중 인가?"

"네. 재단이 합세해 한동안 길어질 것이라 예상됩니다."

"지금 내전중인 곳이 어디지?"

"저희 쪽 수성은 비도낭인님 꿈속이고 프란쪽은 히렌이라는 최근에 A급으로 승급한 놈의 꿈속입니다."

"재단은?"

"재단은 게릴라식으로 히렌의 꿈속만 공격중 입니다."

"그렇다면 잠시 재단이랑 손잡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아닌가?"

"저야 그러고 싶지만 저희 애들이 감시자들 옷만 봐도 치를 떠는데.... 그게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흠, 97기 흑협도 훈련 교육을 마무리 지으면 내가 한 번 가봐야겠군."

"차르갈님께서 들려주시는 것만으로도 저희 부하들의 사기진작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껄껄껄.... 입바른 소리지만 기분은 좋군."

"입바른 소리라니요.. 이제 곧 S급이 되실 분이니 당연한 것이지요. 차르갈님 정도면 이제는 겸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크하하.. 하긴 내가 흑협도나 구현해놓고 훈련생을 가르치며 썩을 사람은 아니긴 하지."

그렇게 차르갈과 래건이 내선각에서 한참 대화중이었을 때 누군가 그들이 차를 마시고 있는 내선각에 문을 두드렸다.

­똑똑

"차르갈님! 차르갈님 계십니까?"

"누구냐? 지금은 대화중이니 좀 있다가 다시 오거라."

"차르갈님, 중요한 사안입니다!"

"들어와라."

끼­익

문을 열자 차르갈의 직속 부하인 칸트가 두툼한 회색망토를 펄럭거리며 내선각 안으로 들어왔다.

"지금 내 의형제와 오랜만에 만나 그동안 풀지 못했던 회포를 푸는 중인데 그만큼 중요한 사안이라는 것이겠지?"

"예. 그렇습니다."

"그래, 말해보거라"

칸트가 차르갈에게 급하게 보고를 하려고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차르갈의 눈치를 살핀다.

"내 친동생이나 다름없는 녀석이다. 괜찮으니 이야기해도 된다."

"예. 지금 저희가 담당하고 있는 구역의 파블로와 바이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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