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꿈만 꿔도 세계 최강-30화 (30/136)

〈 30화 〉 1부 29화 정체불명인 세 명의 침입자 (2)

* * *

1부 29화 정체불명인 세 명의 침입자 (2)

"♪~♪~~♪~♪♪"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싸우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메시지가 뜨는 거지? 근데... 흠냐.... 저 음악을 듣고 있으니 갑자기 잠이 쏟아질 것..'

그때였다.

(('반역자의 방패' 패시브로 스킬을 반사 시켰습니다.))

'뭐지!!!? 도대체 무슨 스킬을 반사 시킨 거지?'

정신을 차려 창문 밖을 보니 남성들은 아무런 피해가 없어 보였고, 반대로 스킬 공격을 시전한 여성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뭐야... 설마 내 스킬 반사 때문에 쓰러진 거야?'

갑자기 여성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고 자신들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자 당황한 듯 여성에게 섣불리 다가가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뭐야? 왜 갑자기 쓰러진 거야?"

"조심해! 페이크일 수 도 있어. 방심하지 말고 일단 부스 안에서 상황을 지켜보자."

'하.. 내가 끼어들어버리면 상황이 커지는데.. 그냥 현실 세계로 도망갈까? 나 때문에 여자애가 쓰러진 거라 난처하네.'

그렇게 밖에 상황을 지켜보며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루팡은 흥분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건넸다.

"귀령 도령, 지금 무엇을 망설이고 있는 것이오!?"

"너는 내가 저 사람을 구하기 바라는 거야?"

"당연한 것 아니오?"

"내가 저 흑협들을 이겨서 쓰러져있는 감시자를 구한다고 해도 감시자가 '은인이시군요. 감사합니다.'라고 하면서 나를 가만히 놔둘까?"

"그렇다고 위험에 빠진 낭자를 모른척할 수는 없소!"

"나 하나만 생각하는 게 아니야. 지금 내 판단으로 채린이까지 위험해질 수도 있어."

루팡은 내가 채린이를 언급하자 잠시 동공이 흔들리더니, 이내 다시 말을 이어갔다.

"채린 낭자는 우리가 걱정할 만큼 그리 약하지 않소. 일단 저 낭자를 구하고 나서 생각해봅시다."

"하....."

'그래. 내 책임도 있으니까 일단 구해놓고 생각하자.'

심호흡을 크게 한번 쉬고 집 밖을 나가려 할 때 잠시 뒤를 돌아 루팡에게 물었다.

"루팡아."

"왜 그러시오?"

"혹시 내가 흑협한테 지배석을 빼앗기게 되면 루팡이 너는 어떻게 되는 거야?"

자신을 걱정하고 있는 내 마음이 전해졌는지 루팡은 나를 보며 오히려 나를 다독거려주었다.

"비겁한 파트너와 가늘고 길게 사느니 귀령 도령같은 멋진 파트너와 짧고 굵게 사는 것을 선택하겠소."

"너의 마음을 잘 알겠어. 일단 루팡 네 스킬을 걸리지 않도록 기괴한 은빛 가면은 여기다가 숨겨놓고 가자."

"알겠소."

집안 바닥에 숨어있는 문을 찾은 뒤 열었다. 문을 열어보자 아까 구현을 했었던 숨겨진 방이 나타났고

그곳에 은빛 가면을 내던졌다.

"그럼 이제 저 악당들을 혼내주러 가볼까?"

"가 봅시다."

나와 루팡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무언가 인기척을 느낀 흑협들은 이내 나와 눈이 마주쳤고, 내 존재를 확인한 흑협 중 한 명이 목소리로 기를 죽이려는 듯 나를 향해 굉음과 흡사한 목소리로 힘을 주며 말했다.

"정체를 밝혀라."

"흠, 내가 이 꿈속에 지배자인데 정체는 너네들이 밝혀야지."

"우린 흑협이다. 내 닉네임은 파블로, 내 옆에 있는 동료는 바이칸이다. 보아하니 프란인 것 같은데 이 여자만 데려간다면

너에게 해를 가하지는 않을 테니 조용히 물러나라."

"푸하하하."

'사역마도 소환하지 못하면서 허세를 떨기는..'

겁을 먹기는커녕 도리어 웃음을 지어 보이자 파블로와 바이칸은 깜짝 놀란 듯 뒤로 몇보나 물러나며 협박보다는 나를 회유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자각하는 자의 꿈속인 줄 모르고 감시자를 쫓아 들어온 것뿐이다. 프란 입장에서도 감시자를 빨리 자신의 꿈속에서 데리고 나가주는 게 좋은 것 아닌가?"

"그건 곤란해."

"왜지?"

그때 갑자기 얘기를 듣고 있던 루팡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쁘기 때문이오!!"

"그래! 바로 이쁘.. 아니 루팡 제발 가만히 있어봐."

"흥분했소.. 미안하오."

나는 헛기침을 한 뒤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너네들한테 일일이 상황을 설명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 확실한 것은 당장 내 꿈속 세상에서 너네가 나가야 한다는 거야."

"거, 건방진..."

도발적인 내 행동에도 불구하고 파블로와 바이칸은 쉽사리 나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수 없었다.

현재 내가 초월의 기운이 깃든 쾌속의 신발과 반역자의 방패를 착용한 것만으로도 저들에게는 충분한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분명 저들은 귀속된 아이템이 두 개라는 사실에 섣불리 공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거겠지. 그렇다면 한 번 더 확실하게 이야기를 해둬야겠어.'

"보아하니, 사역마의 소환 시간을 모두 소진한 것 같은데 그냥 이쯤에서 물러나는 게 어때?"

"크흣.."

흑협들은 나에게 겁을 먹은 듯 그 자리에서 이를 갈며 서 있기만 하였고 여유가 생긴 나는 자연스럽게 누워있는 여자에게로 시선을 향했다.

'아무리 내가 사역마인 루팡이 있다지만 이 여자를 지키면서 두 명과 싸우기에는 아직 부족할 수 있어. 일단 겁을 줘서 보내는 게 낫겠지.'

갑자기 이상한 기운이 느껴 고개를 돌려보니 내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바이칸은 몰래 내 뒤쪽으로 다가가 스킬을 시전을 하고 있었다.

"기묘한 환술! 죽어라!!"

'아차차...'

"배리어'

((반역자의 방패의 기운이 당신을 감쌉니다.))

고개를 돌렸을 때 검은 기운이 이미 빠른 속도로 나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나는 재빨리 반역자의 방패의 배리어 스킬을 시전했고 나를 향해 날라오던 검은 기운은 배리어와 간발의 차이로 충돌했다.

'아주 조금만 늦었어도.. 위험할뻔했어.'

(('반역자의 방패' 패시브로 스킬을 반사 시켰습니다.))

'반사를 또 시켰어..?'

가만히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었던 파블로는 다급하게 바이칸을 부르며 소리쳤다.

"바이칸! 저 자식 반사 스킬을 가지고 있어. 어서 빨리 내 쪽으로!!"

나에게 스킬 공격을 시전했던 바이칸은 뒤늦게 파블로를 향해 방향을 돌렸지만 이미 반역자의 방패로 인해 반사가 된 검은 기운은 이미 바이칸에게 적중한 뒤였다.

"으아아아악!!!"

바이칸에게 적중한 검은 기운은 마치 바이칸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가는듯 보였고 몸 속으로 침투한 검은 기운이 다시 바이칸의 몸 밖으로 스멀스멀 올라오자 고통스러운 듯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바닥에 뒹굴거리면서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으아악!!! 잘못했어!! 으악!!"

'도대체.. 무슨 스킬을 반사시킨 거지.. 배리어를 늦게 쓰고 반사까지 안 되었으면 저렇게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바이칸이 아니라 나였겠지..'

내가 이 녀석들보다는 강하다는 확신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마음은 더 단단해졌다.

이곳은 방심하면 당할 수 있는 전쟁터 같은 곳이라는 것을 비참하게 바닥을 뒹구는 바이칸의 모습을 보며 처절하게 깨달았다.

"루팡."

"말씀하시오."

"너는 저, 누워있는 여자를 보호해 줘."

"알겠소."

망설일 틈은 없었다. 저들을 공격하지 않으면 내가 지배석을 빼앗긴다. 단순하지만 나의 멘탈을 각성시키기엔 충분했다.

"어쌔신의 단검 생성!"

((민첩성이 증가합니다.))

((감지 기능이 활성화됩니다.))

((어쌔신의 단검 착용/미착용 상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찬란한 궤도'를 시전할 수 있습니다.))

(('찬란한 난도'를 시전할 수 있습니다.))

어쌔신의 단검까지 생성하자 내가 착용한 아이템은 세 개로 늘어났다. 이를 본 파블로는 나에게 자신의 지배석을 빼앗기지 않으려 무릎을 꿇고 목숨을 구걸하기 시작했다.

"S급님의 꿈속인 줄 모르고 들어왔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찬란한 궤도"

"으아악! 제발 누가 나 좀 도와줘!!흡..크흑..."

'찬란한 궤도'를 시전하여 바닥에 뒹굴며 절규하고 있는 바이칸의 가슴에 어쌔신의 단검을 명중 시켰다.

그러자, 테라가 죽었을 때처럼 바이칸의 몸에서 검은색 빛이 나는 지배석이 떠올랐다.

바이칸의 시체에 다가가 지배석을 손으로 잡자 바이칸의 시체는 모래와 뒤섞여 바람처럼 사라졌다.

'사람을 죽여본 적은 없지만, 실제로도 이런 더러운 기분이 들겠지..'

나에게서 뿜어나오는 기세에 압도당한 파블로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나는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시선을 파블로에게 고정했다.

그러자, 파블로는 내가 서있는 반대 방향으로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도망가는 건가?'

내가 쫓아오지 않고 자리를 지키며 움직이지 않자, 한시름 놓았는지 멈춰 서서 자신의 꿈속으로 도망가려 드림홀을 생성하기 시작했다.

"기다려라! 언젠가는 내가 바이칸의 복수를 해주겠어. 기억하라고!!"

이미 바이칸의 자각력을 잃게 만든 나는 배고픔을 채우기위한 맹수처럼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스킬을 전개했다.

"쾌속의 순보"

쾌속의 순보 스킬을 써 순식간에 파블로의 앞으로 순식간에 내가 나타나자 파블로는 너무 놀라 말까지 더듬어댔다.

"자, 잠.. 시... 만..."

"죽는 것도 아닌데 유언은 필요 없지?"

"지배석을 빼앗지 않는다면 네가 시키는 대로 다 할게."

"현실 세계에서도 꿈속 세상에서도 쓰레기들은 자기가 저지른 잘못들은 잊어버리고 꼭 목숨을 구걸하더라."

내 주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는 어쌔신의 단검을 바라보며 말했다.

"단검아, 자꾸 쓰레기의 피를 묻히게 해서 미안하다."

"제, 제발 살려..ㅈ.."

"찬란한 궤도"

"크흐흡..."

((전투가 종료 되었습니다.))

어쌔신의 단검은 그대로 파블로의 몸을 파고들어 이리저리 휘젓고 다닌 뒤에야 파블로의 몸 밖으로 빠져나왔다.

'어쌔신의 단검도 내 마음을 아는 건가...? 분노하고 있는 것이 느껴져..'

파블로의 시체에도 지배석이 떠올랐고 나는 다가가 지배석을 손으로 잡자, 바이칸의 시체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전투가 끝나자 잠시 내 꿈속의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나는 잘못한 게 없어. 저들은 남의 지배석을 빼앗고 겁탈을 일삼는 악마들이니까..'

꿈속에서 처음 느껴 본 상황에 뒤늦게 오한이 온 듯 온몸이 떨려 왔다. 바이칸과 파블로의 절규하는 마지막 모습이 내 머릿속에 선명하게 기억되고 있었다.

'젠장,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가..'

쓰레기 같은 악마들의 지배석을 빼앗은 거라 내 자신을 합리화하고 위로하며 간신히 자리에 버티고 서 있었다.

그렇게 떨려오는 다리를 부여잡고 있을 때 저 멀리서 루팡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귀령 도령!! 이쁜 낭자가 정신이 돌아왔소!!"

감시자가 내 꿈속에 남아있어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는 사실에 흐려졌던 정신 상태를 부여잡았다.

'아차차. 감시자면 채린이를 알 수도 있으니, 반역자의 방패와 어쌔신의 단검은 인벤토리 창에 넣어두는 게 좋겠지."

반역자의 방패와 어쌔신의 단검을 인벤토리 창에 넣고는 감시자와 루팡이 있는 곳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도착해보니 여장부처럼 강직하게 생겼을 것 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여린 눈망울에 이목구비가 뚜렷했다. 현실 세계에서 미인이라고 할 정도의 외모였으나, 아직 앳된 모습이 얼굴에 남아있었다.

'나이는 나보다 한두 살 정도 어려 보이는데? 숙녀라기보단 소녀에 가깝군.'

소녀는 이제 막 정신이 들었는지, 우리를 보며 경계를 하고 있었다.

"다, 당신들은 누구야!?"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