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화 〉 1부 27화 각성자의 분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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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27화 각성자의 분노 (2)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치유의 투구를 생성했다.
"치유의 투구 생성"
((방어력이 증가합니다.))
((성스러운 회복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병상에 누워있는 우상엽의 어머니에게 성스러운 회복을 시전했다.
"성스러운 회복."
성스러운 회복으로 우상엽의 어머니가 깨어날 거라고 장담은 할 수 없었다. 스킬을 시전하고 앉아서 경과를 지켜보았고, 잠시 후 놀랍게도 혼수상태였던 우상엽의 어머니가 깨어나셨다.
"어, 어머니..."
"여기는 도대체..."
"병실이에요. 어머니 저를 알아보시겠어요?"
"그럼 내 하나뿐인 아들인데...."
"어머니... 정말 다행입니다...."
"울지 말아라... 상엽아..."
"어머니,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제가 금방 의사 선생님을 불러오겠습니다."
곧 의사 선생님은 병실에 도착했고, 의사선생님과 이야기를 모두 마친 우상엽은 병실에 나온 뒤 나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이 기적이라고 하였지만 모두 형님 덕분입니다."
"형님이라, 아무리 봐도 내가 나이는..."
"나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희 어머님을 살려주신 분인데 어떻게 제가 형님으로 모시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 오늘 네가 본 일들은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되는 거 알고 있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제 수하들 입단속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래, 일단 옷 한 벌 좀 구해줄 수 없을까?"
"옷 말씀이십니까?"
"이렇게 피가 범벅이 된 옷을 입고 집에 들어갈 수 는 없잖아."
"아, 금방 준비해드리겠습니다."
우상엽은 수하들을 시켜 금세 정장 한 벌을 가지고 왔다.
"여기 있습니다."
"꽤 가격이 나가 보이는 옷인데? 그냥 편안한 옷 한 벌이면 되는데.."
"형님에게 받은 은혜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냥 받아주십시오."
"그래, 고맙다."
"근데 형님 입장에서는 저를 도와주실 필요가 전혀 없으셨을 텐데, 저를 도와준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그건 네가 한번 망설였기 때문이야."
"네?"
"안창원이 승연이랑 나를 바다에 물고기 밥으로 던지라고 할 때 말이야."
"예...."
"그때 네가 한번 망설였기 때문에 너는 안창원 같은 쓰레기랑은 조금은 다르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너에게 한 번의 기회를 준 거야."
"아.. 감사합니다."
"됐어. 그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고 내가 나중에 네가 필요해질 때 연락해도 되겠어?"
"물론입니다. 연락만 주신다면 모든 일을 제쳐두고서라도 달려가겠습니다."
"네가 이제는 안창원한테 잘 보일 필요는 없지?"
"네. 형님"
"그럼 앞으로 네가 알아서 안창원 입막음은 잘하고."
"알겠습니다."
"그럼 나는 이만 갈 테니 어머니 잘 보살펴드려."
"감사합니다."
이것으로 어느 정도 입막음은 되었다고 믿었다. 어머니의 치료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안창원 밑에 있었던 우상엽. 그의 어머니를 내가 치료함으로써 나와 우상엽의 유대관계는 단단해졌다.
'그건 그렇고.. 성스러운 회복.. 이 능력의 끝은 어디 인 거지?'
집에 도착하니 어느덧 저녁 열 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다녀왔습니다."
집 안으로 들어가자 엄마는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은 내가 걱정되었는지 잠도 주무시지 않고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그 옷은 뭐니? 처음 보는 옷인데..."
"아, 예전에 할아버지가 사주신 옷이에요."
"아 그래? 근데 어디 갔다가 이렇게 늦게 온 거야? 전화도 안 받고..."
"승연이가 병원에 입원했다고 해서 같이 있어 주다가 늦게 들어왔어요."
엄마는 승연이가 병원에 입원을 했다고 하자, 무척이나 놀란 듯 걱정스러워 하는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승연이가? 어쩌다가? 크게 다친 거니? 엄마가 안 가봐도 되겠어?"
"크게 다치지는 않았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괜히 우리 엄마까지 병문안을 갔다가는 승연이가 불편해하겠지.'
엄마는 거실에서 나와 내 눈치를 살피는듯한 행동을 보이며 나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승연이랑은... 이제 다시 친하게 지내기로 한 거니?"
"네.. 다 제 잘못이었는걸요."
엄마는 내 대답을 듣고는 두 손으로 손뼉을 치시며 소녀같이 좋아하셨다.
"어쩜!! 지은이랑 승연이랑 집에 데리고 와. 엄마가 맛있는 거 해줄 테니까!!"
"알겠어요."
"그래. 병원에서 있느라 밥도 제대로 못 챙겨 먹었을 텐데 밥이라도 차려줄까?"
"지은이랑 같이 먹었어요."
"그래 고생했다. 그럼 어서 씻고 자야지. 내일 학교 가야 하잖니?"
"네. 엄마도 안녕히 주무세요."
"그래."
아직도 진정되지 않는 가슴을 손으로 움켜쥐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오늘 하루는 나에게 있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아이템 '인벤토리 창'에 있는 각성자의 분노. 현실 세계에서 이런 판타지 같은 마법들을 쓰고 있다는 말은 어디에서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오늘의 나처럼 사람들을 입막음 하며 사람들 틈에 숨어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오늘 현실 세계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사람이 탄생한 날이었다.
꿈속 세상과는 달리 현실 세계에서는 쉽게 눈에 띄기에 이런 스킬들을 무작정 사용할 일은 없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아무리 꿈속에서 그들끼리 정한 룰이 있다고 하더라도 꿈속 세상에서의 복수를 현실 세계에서 시도하려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고
꿈속에서의 나를 견제하기 위해 현실 세계에 있는 내 자신에게 무언가 압박을 가하려 할 때도 있을 것이다.
'흠...'
그런 경우를 고려해보면 '인벤토리 창'에 있는 각성자의 분노는 현실 세계에서 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최고의 방어책이었다.
'하루 만에 많은 것이 달라져서 꽤 머릿속이 혼란스럽네.'
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오늘 너무 많은 스킬을 쓴 건가? 빈혈이 오네. 게다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지.초코바라도 먹어야겠다.'
책상 안에서 초코바를 꺼내 한입 베어 물었다. 정신이 좀 돌아오자, 승연이와 지은이가 생각이 나 핸드폰을 켜보니 엄청난 수의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일일이 확인해보니 내가 집에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는 것이 걱정되었던 엄마와 지은이였다. 나는 지은이에게 서둘러 전화를 걸었고 통화 연결음이 몇 번 지나지도 않아 수화기 너머로 지은이 목소리가 들려왔다.
"권종찬!!!!!!!"
"깜짝아. 나 귀 안 먹었어."
"너 왜 핸드폰이 꺼져 있었어! 무슨 일 생긴 줄 알고 걱정했잖아."
"아.. 사정이 있어서"
"나 오늘 승연이 병실에서 자려고 집에서 교복 챙겨 가지고 병원으로 왔어."
"왜.. 아까 그 잠옷 차림에 슬리퍼가 어울렸는데.."
"하... 이게 전화상이라고... 학교에서 죽고 싶어?"
"미, 미안... 그건 그렇고 승연이 몸 상태는 어때?"
"그냥 밥 잘 먹이고 병원에서 주는 약 제때 먹고 있지. 지금 막 잠들었어."
"지은이 너도 밥 챙겨 먹어."
"걱정하지 마. 그나저나 아까 기획사 대표라는 사람이 병실에 왔다 갔어."
"그래..??"
"엄청 많은 돈을 놔두고 갔어. 승연이 치료비에 보태 쓰라고..."
"그래도 다행이네."
"내가 너한테 카톡으로 기획사 주소 보내줬었잖아. 혹시 진짜 찾아갔던 거야?"
"응. 내가 가서 이야기를 나눠보니까 대표가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실수했다고 병원에 찾아가서 제대로 사과하겠다고 하더라."
"그래...?"
"왜? 대표가 혹시 너네한테 해코지라도 한 거야?"
"아니.. 대표의 표정이 누군가한테 쫓기는 사람처럼 겁에 질려 있었거든..."
"아..."
"너도 별일 없는 거 확실하지?"
"그럼 별일 없지."
"뜬금없이 대표가 병실에 찾아와서 사과하고 가서 승연이랑 나랑 많이 당황했어."
"그래도 병실 치료비는 해결이 되어서 다행이다."
"병실 치료비는 벌써 해결됐어. 아까 네가 기획사 대표를 만나러 간 사이에 승만이가 병원으로 와서 치료비를 다 납부해 주고 갔거든."
"승만..? 박승만 말하는 거야? 한힘찬 친구??"
"한힘찬이랑은 중학교 때 친구였고, 지금은 대화도 별로 안 하는 사이야."
"근데 걔가 갑자기 왜??"
"응. 승연이랑 나랑 같은 반이잖아. 몰랐어?"
"나야.. 몰랐지.."
"아침에 병원 관계자가 승연이 핸드폰으로 나한테 전화하기 전에 승만이한테 먼저 전화를 했었나 보더라고."
"아... 근데 걔가 무슨 돈이 있어서 치료비를..."
"걔 내 집안 엄청 유명해서 학교에 소문이 파다한데..."
"집에 돈이 많나 보구나.."
"응.. 아무튼 승연이 사정을 알고 조용히 와서 병원비를 전액 납부해 줬어. 그리고 지금 1인실로 옮겼고..."
"그래."
"기획사 대표한테 치료비 받을 줄 알았으면 굳이 승만이한테 신세를 질 필요가 없었는데.."
"아니야, 앞으로 돈이 더 들지도 모르는 상황이니까.."
"아 참, 그리고 네가 아까 나한테 기획사 주소를 물어보고 갔다고 승연이한테 사실대로 이야기했어."
"이야기하지 말랬잖아. 승연이가 괜히 걱정하겠네.."
"아니야, 승연이는 엄청 고마워하고 있어. 아무튼 별일 없으면 됐어. 그리고...."
"응...?"
수화기 너머에서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마워."
나는 지은이의 목소리에 울컥함이 목까지 치닺는것을 겨우 억누르며 대답했다.
"... 친구끼리 뭘. 내일 학교에서 보자."
"응."
지은이와 통화가 끝나고 손에 남은 초코바를 한입에 털어놓고, 침대에 다시 누워 나에게 일어난 오늘 일들을 다시 돌이켜 보았다.
이번에는 정말 말도 안 되게 '각성자의 분노'라는 히든 스킬의 깨달음을 얻어 지킬 수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꿈속 세상이나 현실 세계에서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위협 속에서 내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된 하루였어.. 꿈속에서라도 휴식을 취해볼까.'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그렇게 꿈속으로 들어온 지 꿈속 시간으로 열흘 정도 지났다. 지난 현실세계에서 고된 하루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이었을까,
어느 정도의 수련과 낚시를 병행하면서 내 나름대로의 휴식기를 가지고 있었다.
'역시 꿈속에서 낚시가 현실 세계보다 좋단 말이야. 아무리 낚시 실력이 형편없어도 낚시를 잘한다는 '확신'만 가진다면 물고기를 낚을 수 있으니까.'
쌓여가는 물고기를 보고 흐뭇해하고 있을 때쯤 내 앞에 메세지가 나타났다.
천귀령님 꿈속으로 누군가가 들어왔습니다.
테라가 처음 내 꿈속으로 침입했을 때와 같은 메세지가 나타났고 놀랄 겨를도 없이 그다음에 벌어지는 상황은 나에게 있어 가히 충격적이었다.
천귀령님 꿈속으로 누군가가 들어왔습니다.
천귀령님 꿈속으로 누군가가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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