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꿈만 꿔도 세계 최강-20화 (20/136)

〈 20화 〉 1부 19화 별들만의 세계 (1)

* * *

1부 19화 별들만의 세계 (1)

나는 수련실로 들어가 전날에 얻은 아이템들을 인벤토리 창에서 꺼내 수련에 매진할 준비를 했다.

'어라, 상태창도 있었구나?'

경험치 [22/100] 체력 [300/300] 마력 [352/352]

상태창을 열어보니 경험치와 체, 마력치의 수치가 나타나 있었다.

'경험치.. 저걸 다 채우면 승급인가? 그리고 체력이 마력보다 적은 건 예상 외인데.'

'아직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스킬이 치유의 투구의 '성스러운 회복', 쾌속의 신발에 '쾌속의 순보'와 얼어붙은 사파이어 반지의 '아이스 블리자드'인가? 설정창에 들어가서 스킬들을 확인해봐야겠어.'

성스러운 회복 : 술자가 지정(술자 포함) 대상의 몸 상태를 100% 회복 시킵니다. (제한­하루 1인당 1회씩)

쾌속의 순보 : 비교적 짧은 거리의 술자가 원하는 위치로 순간이동할 수 있다. (제한­쿨타임:30초)

아이스 블리자드 : 마나를 소비하여 자신의 지정한 곳에 지속적으로 눈보라와 얼음 마법으로 피해(마력량 비례)를 입힌다. 범위에 속해있는 피격자는 민첩성이 떨어진다. (제한­쿨타임:1시간)

'사역마 스킬과는 다르게 귀속 아이템의 스킬은 레벨이 붙어 있지는 않아. 대신 무기 같은 경우는 그에 상응하는 체력이 소모되고, 마법 같은 경우는 마력량에 소비에 따라서 피해를 입히는 크기가 다른 거군.'

'성스러운 회복은 하루에 한 명당 한 번씩 밖에 써줄 수는 없지만, 몸 상태를 100% 회복이라니 정말 쓸모있겠어.'

'순보 같은 경우는 쿨타임이 30초밖에 안되니 전투 중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겠어. 아이스 블리자드 같은 경우도 단체 싸움에 사역마 스킬인 쉐도우 스턴이랑 같이 콤보로 써도 괜찮을 것 같고. 이제 남은 것은 아이템 스킬을 쓸 수 있는 체력 수련과 마력 수련인가.'

지난번 테라의 '라이덴 소드'의 뇌신의 격 스킬을 한 번 썼을 뿐인데 체력이 바닥나 버려서 체력 훈련에 매진을 했었다. 이제 '아이스 블리자드'도 얻었으니 체력훈련은 조금씩 하면서 집중적으로 마력 수련에 매진했다.

그렇게 수련에 매진하다 보니 어느새 현실세계로 복귀를 해야 하는 날이 다가왔다.

경험치 [29/100] 체력 [320/320] 마력 [402/402]

'마력이 많이 올랐군. 점차 복사한 아이템의 스킬을 쓰는 것도 적응이 되어 가고 있어. 이제 스킬을 한두 번 쓴다고 어지럽거나 힘들지도 않게 되었고. 그나저나 채린이는 인사도 안 하고 현실세계로 바로 가버린 건가? 설마 혼자 수련하게 냅뒀다고 삐진 것은 아니겠지.'

채린이가 토라져 있을 것이라고 걱정하던 그때 어디선가 채린이 목소리가 들렸다.

"귀령!!!!"

"채린아!! 안 삐졌구나!?"

"흥. 내가 너랑 수련을 따로 한다고 삐지겠냐!!? 엉!!?"

'왜 삐졌는지 얘기하지도 않았는데.. 삐졌었던 게 확실해.'

"그래, 채린아 이제 현실세계로 가야 할 시간이니까 좀 있다 이곳에서 다시 보자."

채린이는 내 말에 무언가 꿍꿍이가 있는 듯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리며 피식피식 웃어대기 시작했다.

"그 피식거림은 뭐야.. 불길하게.."

"아니, 너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신이 나서."

"뭔 소리야, 지금도 만나고 있잖아. 혼자 수련하다 보니 머리가 어떻게 된거야?"

"훗. 아니야. 나는 오늘 현실에서 해야할 일이 많으니 먼저 현실로 복귀할게. 바이바이!"

'뭐야.. 뭔가 찝찝하게 만들어 놓고 가버리네.'

채린이의 말이 무언가 불길하였지만, 채린이는 이미 현실로 복귀를 해버려서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고. 결국 찝찝한 마음을 뒤로하고 나도 채린이를 따라 서둘러 현실세계로 복귀를 했다.

소환수들은 소환자와 계약하기 전, 사람들이 들어갈 수 없는 어떠한 세계에서 산다고 하였다. 호기심에 찬 사람들은 한때 그 세계에 관하여 연구를 하기도 했지만, 그 공간의 크기는 가늠할 수 없이 넓다 하였으며 차원을 연결하는 공간들이 무수히 많이 연결되어, 정보조차 알 길이 없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곳을 '별들만의 세계'라고 불렀다. 그곳에는 강한 소환자와 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소환수들도 있었지만, 그 삶 자체에 녹아들어 계약을 원치 않은 소환수들도 있다고 하였다.

어두컴컴한 거리. 열 살이 갓 넘은듯한 아이는 누군가에 쫓기고 있다. 풍채가 제법 좋아보이는 아저씨는 그 아이를 쫓다 이내 지쳐버렸는지 숨을 고르며 도망가는 꼬마에게 소리쳤다.

"이 자식, 한 번만 우리 가게 쪽으로 지나가다가 내 눈에 띄면 죽을 줄 알아!"

불호령 같은 아저씨의 호통에 아이는 겁을 먹은 듯 이내 속도를 올렸다. 아이는 아저씨가 더 이상 자신을 쫓아오지 않는다는 걸 재차 뒤를 돌아 확인한 뒤 어두컴컴한 골목 안으로 숨어들어가 방금 훔친 사과를 주머니에서 꺼내 한입 베어 물었다.

허기가 많이 져 있었는지 사과는 금세 아이의 조그만 손에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배고픔이 가시자 아이는 졸음이 몰려온 듯하였고, 쓰레기통을 베개 삼아 쓰레기들을 이불 삼아 그렇게 골목 한켠에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또 루팡 이 자식이, 우리 가게 물건에 손을 댔다고!"

"어제 저녁에는 우리 가게 사과까지 훔쳐 가더라니깐요."

"그놈 부모는 뭐 하는 작자들이야?"

"몰랐어? 루팡 부모들은 계약을 맺고 사역마가 되었잖아."

"안 되긴 했네. 그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었다니."

"보호소가 왜 존재하는데!!! 조용히 보호소나 들어갈 것 이지. 우리한테까지 피해를 주면 어쩌자는 거야! 아무리 어린애라도 더 이상 용서할 수 없어 쥐 덫을 설치해서라도 혼을 내줘야겠어!"

사람들의 이야기를 멀리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말끔한 정장 차림에 파이프를 문 한 남성이 다가와 모여있는 사람들의 대화 속에 끼어들었다.

"이야기를 듣자하니, 어린아이를 상대로 너무한 것 아니오?"

"호, 홈즈님 아니세요? 에휴. 저희가 어지간하면 이러겠어요? 그 꼬마 자식이 움직임은 얼마나 재빠르던지 잡지도 못하고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그래도 어린아이한테 쥐덫이라니 그러다가 심하게 다치게 된다면 속이 후련하시겠소?"

홈즈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자 사람들은 쥐 죽은 듯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다. 그중에 어젯밤 일로 화가 가시지 않은 한 남성이 참지 못하고 애꿏은 홈즈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럼 잘나신 홈즈 님께서 해결해 주시죠?"

홈즈는 남성의 말에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남성의 말에 대답했다.

"좋소. 대신 보호소로 억지로 보내는 짓은 하지 않겠소. 보호소를 갈 수 있는데 가지 않는 건 어떤 이유가 있을 터. 꼬마를 만나 이야기해보고 제가 보살필 수 있다면 보살 피겠소."

사람들과 이야기를 끝낸 홈즈는 어린 루팡을 찾으러 지난밤의 흔적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 시각 잠에서 깬 루팡은 잠이 덜 깼는지 눈을 비비적거리며 오늘 하루는 어떻게 버텨야 할지 고민에 휩 싸였다. 어젯밤에 아저씨의 화난 표정을 보아

적어도 며칠 정도는 시장 거리에 발도 못 붙일 상황이라는 것은 아무리 어린 꼬마라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렇게 꼬마는 깊은 고민에 빠져버렸고, 어느새 어떤 남성이 꼬마한테 조심스럽게 다가와 꼬마의 옷깃을 잡아챘다.

"하하하. 잡았소!! 잡았소."

"이거 놔!! 놓으라고!!"

"놓으면 도망가실 텐데 놓을 수는 없소."

홈즈에게 옷깃을 붙잡혀 바락바락 대들고 있던 꼬마였지만 꼬마의 몸은 사시나무 떨듯이 겁에 질려 있었다. 그것을 모를 리 없는 홈즈였고, 홈즈는 지난밤 쓰레기를 덮고 자서 몸에 쓰레기 냄새가 진동하는 꼬마를 두 손으로 번쩍 안고서는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자신의 집으로 도착한 홈즈는 꼬마에게 샤워를 시켜주고 맛있는 식사까지 대접했다. 그러나 꼬마는 여전히 홈즈를 보며 경계 서린 눈빛으로 홈즈를 바라보고 있었다.

홈즈는 시선이 불편했는지 집에 도착한 이후 처음으로 꼬마에게 말을 걸었다.

"나는 당신에게 해를 가하려는 것이 아니오."

"그, 그럼 나한테 왜 그러는데!"

"당신을 도와주고 싶소."

"나를 도와줘? 네가 뭔데! 나는 보호소 따위는 가지 않을 거라고."

"보호소는 갈 곳을 잃은 당신 같은 아이한테는 안락한 안식처가 되어줄 텐데 왜 가지 않는 것이오?"

꼬마는 홈즈의 말에 잠시 머뭇 거리는 가 싶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 부모님은 사역마와 계약을 하였지만, 분명 나를 보러 다시 이곳으로 올 거야. 부모님이 돌아오시게 됐을 때 내가 보호소에 있다면 나를 찾지 못할 테니 나는 보호소 따위 들어가지 않을 거야."

"부모님이 돌아온다고 확신하시오!?"

"그래!! 분명히 부모님은 나에게 약속했어! 꼭 돌아온다고!"

"그럼 나도 당신의 부모님이 돌아오실 거라고 믿겠소. 그러니 앞으로 식사와 취짐은 여기서 하시오. 아, 물론 공짜는 아니오. 당신이 여기서 신세 진 것에 대한 값은 당신의 부모님이 돌아오시면 부모님한테 받겠소. 어떻소?"

"..........."

"왜 대답이 없으시오? 부모님도 당신이 누군가한테 피해를 주는 것은 원치 않을 것 이오. 부모님이 돌아오신다면 당신의 행동들에 얼마나 낙담하시겠소? 그러니 내 제안을 받아들이시는 것이 나을 듯싶소."

"그, 그래! 대신 우리 부모님한테 값을 제대로 받아야 할 거야!"

"자세히 기록을 해놓을 테니 그런 것은 걱정마시오."

그렇게 루팡은 홈즈의 집에서 머물기 시작했다. 홈즈에게 쌀쌀맞았던 루팡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둘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홈즈의 진심 어린 태도에 루팡의 마음의 문도 조금씩 열려갔다.

"홈즈, 물어볼 게 있어."

"답문하겠소."

"예전부터 궁금했었는데 홈즈는 말투가 왜 그래?"

"내 말투가 어떻길래 그러시오?"

"그냥.. 나이 먹은 아저씨 같아. 요즘에는 그런 말투를 쓰는 사람도 없잖아. 나한테도 존대 비슷하게 말하고."

"상대방이 나이가 어리다고 무턱대고 반말하는 것은 신사의 도리에 어긋나는 법이오."

"그래서 좋아. 나한테 예를 갖추었던 어른은 없었거든. 나도 이다음에 어른이 되면 홈즈같은 사람이 될 거야."

"하하.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소."

큰 허울 속에 적막함이 감돌았었던 홈즈의 집은 루팡의 온기가 합쳐져 그 따뜻함이 집안 곳곳을 가득 채워져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홈즈와 루팡은 즐거운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도중 갑자기 홈즈의 몸에 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루팡은 그 빛을 두 번 본 경험이 있었다. 자기 아버지에게서 한 번. 어머니에게서 한 번.

"그, 그 빛은...?"

"맞소. 소환자가 나와 계약을 하려고 소환을 하고 있는 것 같소."

울먹이는 루팡의 머리 위에 홈즈의 손이 올라왔다. 홈즈는 루팡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어갔다.

"걱정마시오. 내가 강하는 걸 알고 있을 것 아니오? 울지 말고 기다리시면 꼭 승리해서 돌아오겠소."

"알겠어. 믿고 있을게! 꼭 돌아와야 해..."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