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화 〉 1부 18화 히렌의 사역마와 귀속 아이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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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18화 히렌의 사역마와 귀속 아이템 (2)
히렌은 내 말을 듣고 잠시 동안 머뭇거리더니, 나에게 말하기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사실.. 아까 네가 결투장 갔을 때 채린이한테 이야기를 들었어. 네가 D급에서 얻은 귀속 아이템에 대해서."
"아...."
"네가 귀속한 아이템은 고유의 스킬이 없는 아이템이지?"
"음.. 그렇긴 하지."
'인벤토리 창 스킬은 '각성자의 분노'가 있기는 하지만 없는 거나 다름없는 거니까...'
"그러면 괴도루팡의 아이템 복사 스킬은 유지 시간이 어느 정도야?"
"그건 괴도루팡이 사역마의 공간으로 들어 가기 전까지는 쓸 수 있어"
'물론 그다음에는 '인벤토리 창'에 넣고 영구적으로 쓸 수 있지만..'
"사역마가 꿈속 시간으로 하루에 3시간 정도 머물 수 있으니 너만 괜찮다면 내 꿈속에서 매일 내 아이템을 복사해서 수련하는 게 어떨까?"
'인벤토리창'에 대한 능력이 없었다면 나에게는 정말 엄청 고마운 제안이었다.
"정말 고맙지만 사양할게. 나는 채린이랑 수련을 하는 것이 더 편해. 그리고 채린이 아이템을 복사해서 수련해도 되는 거니까."
'여기에 있다면 히렌에게 '인벤토리 창'의 능력을 들킬게 뻔한데 그럴 수는 없지.'
"하하.. 그래, 채린이 정도면 반드시 너를 훌륭하게 수련시켜 줄 수 있을 거야."
"응. 네가 나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전해졌어. 그 마음만 감사히 받을게."
"알겠어. 그건 그렇고 네 사역마인 괴도루팡 스킬은 굉장하던걸? 내 쉐도우 스턴을 내가 맞는 날이 올 줄이야.."
"그런 면에서 루팡은 효자이긴 하지!"
히렌은 거절당한 상황이 민망하였는지 다시 한번 루팡에게 말을 건네며 급하게 화젯거리를 돌렸다.
"루팡! 메두사 양이 아이템 복사 스킬도 보여달라는데!?"
"뭐 하고 계시오! 귀령 도령 어서 빨리!"
"하... 알았다. 괴도루팡 아이템 복사!"
((아이템 복사에 실패했습니다.))
"어라!"
"왜?"
"아이템 복사가 실패로 떴어."
"아 확률적으로 복사가 가능한 거야?"
"나도 처음 알았어. 이런 메시지가 뜨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이런 스킬은 처음 경험해보지만, 아무래도 너랑 나랑 등급 차이가 나서 그런 게 아닐까?"
"잘은 모르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제일 큰 것 같아."
"다시 한번 시도해봐."
"알겠어. 괴도루팡 아이템 복사!"
((아이템 '쾌속의 신발'의 복사되었습니다.))
((민첩성이 증가합니다.))
(('쾌속의 순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이템 복사 스킬이 Lv2로 올랐습니다.))
"휴, 아이템 복사에 성공했어!"
'아이템 복사 스킬까지 Lv2로 올랐군. 오르면 오를수록 확률이 늘어나는 건가?'
한 번의 실패를 겪고 아이템 복사를 성공시켰다. 신발이 복사되자 히렌은 나에게 다가와 신기한 듯 내 주위를 빙빙 돌며 내 신발을 이리저리 훑어봤다.
"와.. 진짜 똑같이 생겼네. 아이템의 특수능력까지 따라 할 수 있는 거야?"
"응. '쾌속의 순보' 라는 스킬이 생겼어."
"미쳤다... 아이템의 고유의 스킬을 쓸 수 있다라...."
"근데 스킬을 제대로 쓰려면 그에 맞는 수련이 필요한 것 같아."
"흠, 복사된 아이템은 괴도루팡이 사역마 공간으로 가면 사라진다고 했지?"
"괴도루팡이 사역마의 공간으로 돌아가면 일 분 안에 사라지게 돼 있어."
"잠깐만 그러면.."
히렌은 내 스킬에 대해 듣고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이내 아이템을 생성하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얼어붙은 사파이어 반지 생성!"
주문을 외치자 히렌의 오른쪽 손가락 약지에 사파이어 반지가 생성되었다.
"이번에 A급 되고 나서 얻은 두 번째 귀속 아이템인데. 쾌속의 신발을 신고 있는 상태에서 복사할 수 있겠어?"
"아직 시도해 본 적은 없는데 한번 해볼게. 루팡! 아이템 복사!"
((아이템 '얼어붙은 사파이어 반지'가 생성되었습니다.))
((마력이 대폭 증가합니다.))
((마나 회복률이 증가합니다.))
(('아이스 블리자드'를 시전할 수 있습니다.))
((곧 쾌속의 신발이 소멸됩니다. 인벤토리 창고에 넣으시겠습니까? Yes or No))
"Yes."
((쾌속의 신발을 인벤토리 창고에 넣었습니다.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복사한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는 상태에서 한 번 더 스킬을 사용했더니 얼어붙은 사파이어 반지가 생성이 되었고 처음에 복사했었던 쾌속의 신발은
곧 소멸이 된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잠시 후 쾌속의 신발이 사라지자 히렌은 정말 아쉬운 듯 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쳤다.
"아, 아쉽다. 루팡이 아이템을 계속 복사를 해서 동시에 착용할 수 있었다면 단체 싸움에는 말도 안 되는 사기 스킬이 되었을 텐데."
"그러면 말도 안되는 거지.."
"이제 얼어붙은 사파이어 반지를 착용 하고 있으니 아이스 블리자드를 시전 할수 있는 거지?"
"응, 해볼까?"
"됐어, 아까 쉐도우스턴을 쓰는 것을 보니까 사람들이 왜 너랑 대련을 피했는지 알 것만 같아."
"하하.... 근데 너는 A급이니까 사역마도 한 마리 더 있지 않아?"
"있는데, 계약한지 얼마 안돼서 메두사처럼 아직 친한 사이는 아니야. 그래서 혹시라도 루팡처럼 안 좋게 생각해버릴까 봐... 사역마랑 친해지게 되면 그때 보여주도록 할게."
"응. 알겠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나..'
"오늘은 날이 어두워졌으니 일단 자자. 아까 머물렀던 사랑채 옆에 보면 별채가 하나 있는데 거기서 자면 돼."
"신경 써줘서 고마워."
"아니야. 덕분에 재미있는 스킬도 구경할 수 있었는데."
"응."
히렌은 메두사를 사역마의 공간으로 넣고 나에게 인사를 건넨 다음 취짐을 하러 먼저 들어갔다. 메두사가 사역마의 공간으로 들어갈 때 괴도루팡은 굉장히 아쉬워했지만 히렌이 루팡에게 '앞으로 귀령이를 자주 만날 것 같으니 만나게 되면 메두사를 소환해 주겠다'고 하며 루팡을 잘 타일렀다.
"루팡아. 이제 너도 들어가야지."
"알겠소."
"루팡 사역마의 공간으로 귀환!"
((곧 쉐도우 스턴 스킬이 사라집니다. 인벤토리 스킬창에 넣으시겠습니까? Yes or No))
((곧 얼어붙은 사파이어 반지가 소멸됩니다. 인벤토리 창고에 넣으시겠습니까? Yes or No))
"모두 Yes."
((쉐도우 스턴을 인벤토리 스킬창에 넣었습니다.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쉐도우 스턴 스킬이 Lv7>>Lv1로 변환 됩니다.))
((얼어붙은 사파이어 반지를 인벤토리 창고에 넣었습니다.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히렌 덕분에 좋은 사역마 스킬과 귀속 아이템 두 개를 얻었구나."
나는 바로 별채로 들어가지 않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서 몇 가지 실험을 더 해보기로 했다. 루팡의 복사 스킬은 복사했던 아이템이 착용 되어 있는 상태에서 한 번 더 아이템을 복사하면 동시에 착용하지 못하고 처음에 복사했었던 아이템은 소멸이 되어버렸다. 내가 만약 '인벤토리창'이 없었다면 아이템은 완전히 소멸되었을 것이다.
나는 여태까지 테라한테 얻은 '라이덴 소드' 하나만을 사용했었다. 그래서 인벤토리 창에 들어있는 아이템을 동시에 착용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해보기로 했다.
"음, 일단 라이덴 소드 생성!"
((인벤토리창에서 '라이덴 소드'를 꺼냅니다.))
((뇌 신의 격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기에 대한 면역력이 증가하였습니다.))
((물과 관련된 물리 공격과 마법에 대한 대응력이 증가합니다.))
"치유의 투구 생성!"
((인벤토리창에서 '치유의 투구'를 꺼냅니다.))
((방어력이 증가합니다.))
((성스러운 회복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쾌속의 신발 생성!"
((인벤토리창에서 '쾌속의 신발'의 꺼냅니다.))
((민첩성이 증가합니다.))
(('쾌속의 순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얼어붙은 사파이어 반지 생성!"
((인벤토리창에서 '얼어붙은 사파이어 반지'를 꺼냅니다.))
((마력이 대폭 증가합니다.))
((마나 회복률이 증가합니다.))
(('아이스 블리자드'를 시전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인벤토리창에 한번 넣었던 것은 중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정말 괴도루팡의 스킬과 인벤토리창은 최고의 조합이었다.
"나와라 괴도루팡!"
((사역마 괴도루팡이 소환되었습니다.))
"왜 또 부르셨소?"
"미안한데.. 테스트할 게 있어서 불렀어. 스킬 좀 써줘."
"하..."
대련장에서 대련, 히렌의 사역마 스킬 훔치기와, 아이템 복사, 괴도루팡은 강행군에 꽤 지쳐 보이는 듯했다.
"내일 내 꿈속으로 가기 전에 메두사랑 인사는 하고 가야지."
"스킬은 준비됐소."
'단순한 자식.'
"루팡! 화룡의 포효!"
"루팡! 지각변동!"
"루팡! 쉐도우 스턴!"
'음, 역시 사역마 스킬도 인벤토리창에 넣기만 하면 루팡이가 여러 가지 스킬을 시전할 수 있어. 이제 내 꿈속으로 가서 귀속 아이템과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체력과 마력을 올리기만 하면 되겠군.'
자신이 사역마의 공간으로 들어가면 다른 사역마들에게 훔쳤었던 스킬들이 사라져 버리지만, 내 '인벤토리 창'으로 인하여 자신이 많은 스킬을 구사할 수 있는 게 놀라웠는지
자기 자신도 쓰면서 꽤 놀라는 눈치였다.
"많이 지쳤을 텐데 미안해. 오늘 고생했어."
"미안할 것 없소. 귀령 도령 덕분에 나도 강해질 수 있겠소."
"아니야, 이 모든 게 너의 사기적인 스킬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지."
"빨리 나도 강해지고싶소."
'사역마도 강해지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었구나.'
"그래. 나도 수련에 매진하며 최대한 빨리 강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게"
"귀령 도령을 믿겠소."
"고마워 루팡 수고했어. 일단 사역마의 공간으로 귀환해."
"알겠소."
테스트를 모두 마치고 생성했던 아이템들을 모두 인벤토리창에 넣었다. 그리고 나도 취침을 하기 위해서 피곤한 발걸음을 이끌고 별채로 향했다.
어느새 아침은 밝아왔고 채린이와 나는 히렌에게 강해져서 만나자는 약속을 나누고 '드림홀'을 타고 내 꿈속으로 진입했다.
꿈속 시간으로 하루에 불과하였지만 마치 고향에 온듯한 느낌을 만끽했다. 채린이도 제법 이곳이 익숙한지 히렌의 꿈 속보다 표정이 밝아 보였다.
"수련 내가 안 도와줘도 되겠어?"
"응. 혼자서 수련하는 방법을 터득했으니 괜찮아, 그리고 채린이 너도 개인 수련을 해야 하잖아."
"음, 그렇긴 하지만..."
"자자, 각자 수련에 몰두하자고!!"
"그래.."
채린이의 아쉬워하는 모습을 뒤로하고 나는 홀로 수련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같이 수련하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되면 내 '인벤토리창' 능력을 채린이가 알게 될 테니 그럴 수는 없지. 빨리 능력을 활성화시켜서 채린이한테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겠어.'
굳은 다짐을 하고 수련실로 들어가 전날에 얻은 아이템들을 인벤토리 창에 꺼내 수련에 매진할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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