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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꿔도 세계 최강-17화 (17/136)

〈 17화 〉 1부 16화 나의 첫 대련 상대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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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16화 나의 첫 대련 상대는? (2)

"루팡! 아이템 복사!"

((괴도루팡이 '치유의 투구'를 복사했습니다.))

((방어력이 증가합니다.))

((성스러운 회복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파비앙이 쓰고 있었던 투구가 내 머리에 똑같이 생성이 되었다. 무거울 것 같아 보였던 생각과는 달리 마치 투구를 쓰지 않은 것처럼 가볍게 느껴졌다.

'이 자식, 입을 벙긋 거리던 게 오우거를 뒤에서 회복을 시켜주었던 거였어. 귀속 아이템이 랜덤으로 생성되니 파비앙은 덩치에 안 맞게 힐러가 돼버린 거군.'

나는 오우거와의 싸움으로 지친 괴도루팡에게 회복의 주문을 걸었다.

"성스러운 회복!"

((성스러운 기운이 괴도루팡을 감싸기 시작합니다.))

"오. 귀령도령! 몸 상태가 회복되었소."

성스러운 회복의 스킬을 시전하자, 순간 시야가 하애지면서 머리에 빈혈이 온 듯 어지럽기 시작했다.

'마력 수련을 제대로 못 했으니 한번 시전했을 뿐인데 금방 지치는군.'

나와 파비앙의 대련을 구경하는 사람들은 내가 사역마의 스킬을 훔치고 치유의 투구까지 쓰자 크게 놀라며 웅성거렸고, 이내 구경꾼들이 점점 더 모여들기 시작했다.

­저 사람들은... 똑같은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된 일이지?

­아이템을 복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나봐,

­대단한데!

"아이템과 스킬까지 복사를 하시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이렇게 맞받아치는 것 말고는 할 것이 없는게 단점이죠."

'이렇게 구경꾼이 많은 데서 '라이덴 소드'와 '화룡의 포효' 스킬을 보여줄 필요는 없지.'

"흠, 천귀령님은 귀속 아이템을 안 꺼내시는 걸 보니 쓸모없는 아이템이 귀속된 모양이군요 ."

"네. 맞습니다."

"저도 성스러운 회복 말고는 시전할 수 있는 스킬은 더 이상 없으니 여기서 그만 대련을 마무리 지을까요?"

"그, 그러죠."

'내가 아이템을 복사해서 다행이지. 마력 수련을 열심히 한다면 정말 상대방에게는 구역질 나는 스킬이 되겠어.'

파비앙과 대련이 끝나고 괴도루팡에게 고생했다는 눈짓을 보낸 후 괴도루팡을 사역마의 공간으로 귀환 시켰다.

"괴도루팡. 사역마의 공간으로 귀환."

((괴도루팡이 사역마의 공간으로 귀환되었습니다.))

((일 분이 지나면 지각변동 스킬을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치유의 투구가 일 분 후에 소멸됩니다.))

((곧 지각변동 스킬이 사라집니다. 인벤토리 스킬창에 넣으시겠습니까? Yes or No))

((곧 치유의 투구가 소멸됩니다. 인벤토리 창고에 넣으시겠습니까? Yes or No))

"모두 Yes."

((지각변동 스킬을 인벤토리 스킬창에 넣었습니다.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치유의 투구를 인벤토리 창고에 넣었습니다.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됩니다.))

"귀령님 Yes라니요?"

"아, 무승부로 끝나서 예쓰! 라고 좋아한 겁니다. 하하."

'좋은 아이템과 사역마 스킬을 얻은 마음에 기분이 좋아 너무 큰 소리로 말을 했군.'

"아하. 천귀령님 고생하셨습니다."

"파비앙님도 수고하셨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사람들에게는 내 앞에 나타나는 메세지창이 보이지 않는다. 만약 메세지창이 보여서 내가 복사한 귀속 아이템이나,

훔친 사역마 스킬을 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경계할지 상상도 가질 않는다.

'괴도루팡의 스킬에도 이렇게 놀라워하는데 '인벤토리 창'의 능력을 적어도 내가 강해질 때까지는 대련에서 지더라도 알게 해선 안되겠어.'

대련이 끝나고 다른 대련 상대를 물색해 두 명과 더 대련을 하였지만, 파비앙같이 좋은 사역마의 스킬과 귀속된 아이템을 얻지 못하였다. 심지어 스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사역마도 존재했다.

다른 사람들과 대련을 하려 결투장을 이리저리 기웃거려 보았지만, 스킬을 훔치고 아이템을 복사하는 내 사역마 스킬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사람들은 나와의 대련을 모두 거절하였다.

'나였어도 자신의 스킬과 아이템을 따라 쓰는 사람이랑 대련을 하고 싶지는 않지. 그래도 대련을 했었던 두 명한테 좋은 걸 얻을 줄 알았는데 실망인걸... 하긴, 랜덤으로 나오는 귀속 아이템이니 다 좋을 수는 없지. 일단 '인벤토리 창'을 확인해볼까.'

아이템 '진귀한 화장품' : 더운 부위에 바르면 시원한 기운을 느끼게 해준다.

아이템 '백설 공주의 거울' : 상대방의 미모를 가꿔준다. (1인 1회 영구적 매력+1)

사역마 스킬 '돌진의 풍파' : 상대방에게 돌진하여 타격을 준다.

'흠, 일단 인벤토리 창 안에 있는 아이템은 언제든 삭제할 수 있으니 넣어둬야겠다. 혹시 필요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지..

근데 채린이가 생각보다 늦네? 대련할 상대도 없으니 사랑채로 가볼까.'

나는 결투장을 빠져나와 다시 사랑채로 발걸음을 돌렸다. 사랑채에 도착하니 채린이와 히렌은 아직도 대화가 한창이었다.

"어라? 아직도 대화중이네? 채린아, 일단 나가있을까?"

"아니야. 얘기는 다 끝났어. 그나저나 벌써 대련장을 다녀 온 거야? 수련을 열심히 할 것처럼 행동하더니만 금방 왔네?"

"나름 이유가 있었어. 세 명정도 대련을 했고 더 하려고 했지만 모두들 거절하더라고."

"왜?"

"알잖아. 루팡 스킬이 아이템을 복사하고 스킬을 따라 쓰는 건데 상대방에겐 대련 자체가 재미없겠지."

나와 채린이의 대화를 듣던 히렌은 내 사역마 스킬에 흥미를 느꼈는지 꽤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오, 귀령아 네 사역마 스킬 대단한데? 조금 있다가 나에게 스킬 구경 좀 시켜줄 수 있어?"

"그래! 대신 너의 사역마와 귀속 아이템을 구경시켜줘."

"알겠어."

당연히 나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다. A급이 되었다는 것은 적어도 괜찮은 사역마와 아이템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나는 히렌의 제안을 흔쾌히 승낙했다.

"대신 사역마 구경은 조금 있다가 하면 안 될까? 채린이와 대화가 생각보다 길어져서 내 승급을 축하해 주러 온 사람들 중에 인사도 제대로 나누질 못한 사람들도 있거든. 갔다가 금방 올 테니 쉬고 있어."

"알겠어."

히렌은 사랑채를 빠져나갔고, 사랑채 안에는 채린이와 나만 남게 되었다. 내 꿈속 수련장에서는 계속 단둘이 있었지만,

이렇게 밀폐된 공간에 채린이와 단둘이 있는 것은 서로 처음이어서 어색한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채린이 또한 이런 상황을 어색해 하지 않으려 애써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하여 어색했던 정적을 깬 건 나였다.

"사람 차별을 그렇게 해도 되는 거냐?"

"응? 무슨 소리야?"

"아까 히렌이 너 보자마자 꽈악 끌어안던데. 나였으면 얻어터졌을 거 아니야."

"그게 아니라, 여기서 괜히 소란을 피웠다간 눈에 띄게 되니까 가만히 있었던 거지."

"아하, 그러시구나."

채린이는 뿔이 난듯한 내 표정을 보더니 이내 씨익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이거 질투인가요~?"

채린이의 짓궂게 던진 농담에 방금 뗀 화로처럼 내 얼굴은 붉게 피어올랐다.

"뭐, 뭔 소리야! 질투는 무슨!! 현실에서 내가 얼마나 인기가 많은데!"

채린이는 내 반응이 재미났는지 더 짓궂게 나를 몰아세웠다.

"오호, 그러셔? 그러면 현실 세계에 여자친구라도 있다는 거야?"

"그래!! 있다!"

"우쮸쮸.. 이름이 뭔데?"

"어...."

"후훗. 거짓말도 봐가면서 쳐야지!"

"이지은이라고 있어! 됐지?"

채린이의 약 올리는듯한 말투에 당최 무슨 생각을 했던 건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름을 허세 가득한 목소리로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때는 내가 무슨 실수를 저질렀는지, 차마 깨닫지 못하였다.

채린이는 내 말을 듣고는 잠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이내 믿을 수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댔다.

"지금 막 생각해낸 것치고는 임기응변이 제법 괜찮았어!"

"임기응변 아니거든! 어렸을 적부터 알고 지낸 소꿉친구이자 여자친구라고!"

채린이는 나한테 잘 들리지 않게 알수 없는 혼잣말을 하며 말끝을 흐렸다.

"... 뭐 조금 있으면 알게 되겠지."

"뭐라고? 안 들려 크게 말해."

"아니 그냥 혼잣말이야. 일단 믿어줄게!"

"하하!!! 그래 믿으라고!"

"........"

내 웃음소리 이후 갑자기 고요해진 분위기에 채린이를 살펴보니 무엇이 또 마음에 안 들었던 것 인지 장난기 가득했었던 표정은

이내 험악한 표정을 내뿜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근데, 하늘 같은 스승님이 외간 남자한테 포옹을 당했는데 너는 아무렇지 않았다는 거야?"

"아니... 너네는 친구니까..."

'아니, 이야기가 왜 또 그렇게 흘러가..'

채린이는 자신의 주먹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집안에서 음산한 분위기가 감돌았고. 앉아있던 의자에서 일어선 뒤 나에게 다가와 씨익 웃어 보였다.

"우리 귀령이.. 스승님을 존경할 수 있도록 정신교육 좀 받자!"

"잠시만, 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아악. 살려ㅈ.."

시간이 지나도 사랑채에선 나의 비명소리가 줄어들지 않았고, 사람들과 인사를 마친 히렌이 돌아올 때쯤에서야 비명소리가 잦아들었다.

"아까 사랑채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었던 것 같은데?"

채린이는 사랑채에 히렌이 들어오자 아까 히렌이 안았던 것처럼 반대로 채린이가 히렌에 품에 포옥 안겼다.

"히렌아.. 귀령이가 나를 자꾸 약 올려 혼내줘."

히렌은 자신의 품에 안긴 채린이를 보며 당황해하며 내가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고, 시선의 끝에서 나는 만신창이가 되어 흐느끼고 있었다.

"채린아, 네가 이미 충분히 혼낸 것 같은데..?"

"후...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가르쳐 준 것뿐이야!"

히렌은 자신에게 툴툴대고 있던 채린이가 귀여워 보였는지 양손으로 채린이의 볼을 꼬집었다.

"으이구!! 귀여운 채린이!!!"

그러자 아까 내가 느꼈던 음산한 분위기가 사랑채에 재차 감돌았고 채린이는 굳은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이, 이 분위기는....'

"귀령아.?"

"네.. 스승님. 하문하시옵소서."

"사랑채 문 좀 닫아줘."

"알겠습니다. 스승님."

"쾅"

문이 닫힌 것을 재차 확인한 후 채린이는 자신의 볼을 잡고 있는 히렌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아까 허락도 없이 나를 안더니, 이제는 내 볼을 꼬집었다..?"

채린이의 오싹한 기운을 감지한 히렌은 채린이를 급하게 밀치며 뒷걸음질을 쳤다.

"이, 잊었나 본데 여기는 내 꿈속이라고!! 지금 내 몸에 함부로 손을 댔다간 밖에 있는 우리 프란들이 채린이 너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

채린이는 히렌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배시시 웃으며 천천히 히렌에게 다가갔다.

"헤헤.. 상관없어. 아까 사랑채의 방음은 귀령이를 교육하면서 확인했지."

히렌은 다급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밖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밖에 누구 없.. ㅇ ...아악!!"

절박했던 히렌의 목소리가 묻히고 이내 비명소리가 되어 돌아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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