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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꿔도 세계 최강-16화 (16/136)

〈 16화 〉 1부 15화 나의 첫 대련 상대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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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15화 나의 첫 대련 상대는? (1)

채린이는 집 마당에 있는 테이블을 가로질러 집안으로 들어섰다. 집으로 들어가자 집안에도 많은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수많은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나랑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남자가 있었고, 그 남자는 우리를 발견하고는 성큼성큼 다가와, 채린이를 힘껏 끌어안았다.

"채린이, 네가 정말 올 줄 몰랐어!!"

'채린이한테 그런 행동을 하다니... 채린이가 소란을 피우면 큰일 나는데.'

내 걱정도 잠시 채린이는 그 남자를 보며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조용히 해! 여기서 내 닉네임을 크게 말하면 어떡해!"

"아차차! 쏘리! 그런데 옆에 이 분은 누구?"

"아, 천귀령이라고 내 수제자야!"

'수제자? 뭐, 가르침을 받고 있는 입장이긴 하다만..'

"안녕하세요. 천귀령입니다."

히렌은 많은 여자들에게 둘러싸이는 게 전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만큼 곱상한 외모와 여리여리한 몸을 가진 듯했다. 하지만 미소 속에 품어져 나오는 여유로운 모습은 마치 거대한 큰 산과도 같았다. 그게 내가 바라본 히렌의 첫 인상이었다.

"아, 반갑습니다. '히렌'이라고 합니다. 채린이 성격을 맞춰줄 친구가 나 말고 또 있을 줄이야. 하하"

히렌의 말에 채린이는 발끈하는 듯하였지만, 사람들의 눈을 의식한 듯 웃고 있는 모습은 유지한 채 히렌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죽을래?"

"아, 오랜만에 만난 친구한테 농담도 못 하냐!?"

채린이가 히렌이라는 사람과 웃고 떠들고 있을 때 어디선가 따가운 시선들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저기, 히렌님. 죄송한데 조용한 곳으로 가서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을까요?"

"네?"

내가 히렌에게 뒤를 바라보라며 눈짓을 했다. 그러자 히렌은 때 마쳐 뒤를 돌아보았고, 아까 히렌과 이야기를 나누던 여자들의 무리는 뜨거운 눈빛으로

레이저를 쏘듯이 채린이를 째려보고 있었다.

"아하, 죄송합니다. 제가 인기에 비해 눈치는 없는 편이라, 하하하! 조용한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재, 재수 없어...'

히렌은 사랑채로 보이는 곳으로 채린이와 나를 안내했다. 사랑채에 들어서서 탁자에 마주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먼저 말을 뗀 건 채린이었다.

"히렌, A급으로 승급한 거 축하해!"

"드디어 너랑 같은 위치에 섰어."

히렌의 다소 장난기 섞인 거만한 표정에 채린이는 이내 콧방귀를 뀌었다.

"같은 A급도 차이가 있는 거 몰라? 나는 A급 중에서도 상위 단계라고!"

"물론 알지. 금방 따라잡아줄게. 근데 천귀령님도 재단에서 나온 사람인가?"

'히렌, 이 사람 채린이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는 것 같군.'

"아니야. 꿈속 시간으로 알게 된 지 6개월 정도 됐어. 귀령이는 내가 감시자 눈을 피해 다니다가 우연히 만난 사이야. 지금은 귀령이 꿈속에서 신세 좀 지고 있지.

그러다가 수련을 시켜서 등급을 올려주게 된 거고."

"초월의 기운도 느껴지는데 6개월 만에 벌써 D급까지 올렸다고? 맙소사! 그럼 E급이었겠네. 천재 중에 천재잖아? 게다가 그때까지 감시자 눈까지 피해 다녔었다니 운까지 좋으신 분이군."

"후훗, 저는 E급이 아니었습니다."

"E급이 아니라면..?"

내가 D급이었다고 말을 하려는 순간 채린이는 나에게 말을 아끼라는 눈짓을 주며 내 말을 가로챘다.

"E급이 아니라 F급이었지. 내가 스승이기 때문에 이 녀석이 단기간에 D급으로 승급한 거라고!!"

"F급이래도 낮은 급은 아니지! F급인데 6개월 만에 D급 승급이라.. 게다가 혼자 수련을 했으면 실전 경험도 없으셨을 텐데 D급이면 엄청난 노력을 했겠어."

'채린이가 막은 걸 봐선 이유가 있겠지. 그나저나 히렌 저 사람 내가 지금 C급이라는 걸 알면 까무러치겠군.'

"그래서 말인데. 오늘 같은 승급 파티가 있는 날이면 사람들끼리 서로 모여서 대련을 하잖아. 귀령이가 실전 경험이 없는데 좀 도와줄 수 있겠어?

채린이가 말을 마치자, 히렌은 팔짱을 끼며 살짝 토라진 말투로 대답을 했다.

"쳇, 날 보러 온 게 아니라 결국 목적은 따로 있었어."

"아니야. 이런 걸 바로 겸사겸사라고 하는 거지."

"그런 거는 어렵지 않지. 게다가 채린이 친구분이라면 드림 재단이나 흑협 조직으로 들어갈 일도 없을 것이고, 미래의 프란이 될 수 있는 사람인데 도와줘야지.

채린이 너도 빨리 프란에 들어왔으면 좋겠는데.."

"프란에서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아직은 곤란해. 그리고 지금 이 생활도 제법 즐거워."

현재 상황을 증명이라도 하듯 채린이는 밝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히렌은 말없이 한참 동안 채린이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나한테 돌리고선 말을 이어나갔다.

"귀령 씨. 저희 나이도 비슷한 것 같은데 편하게 친구처럼 지낼까요?"

"네. 그렇게 하죠."

"응. 귀령아! 아까 네가 채린이와 '드림홀'을 타고 처음 도착했었던 마당에서 길을 따라 조금만 밖으로 나가다 보면 내가 구현해 놓은 결투장이 있어."

"아, 응."

'바로 말 놓네. 이 자식 현실에서도 인싸겠구만.'

"지금쯤이면 그곳에서 사람들끼리 서로 대련을 하고 있을 거야. 귀령이 네 등급에 맞게 D급 결투장으로 가서 대련 상대를 찾으면 돼."

"나.. 혼자?"

"아.. 나는 채린이랑 이야기 좀 할 게 있어서 얘기가 끝나면 바로 결투장으로 갈게."

"그래."

'채린이도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으니 잠시 빠져주는 것도 예의겠지.'

내심 아쉬웠지만 겉으론 괜찮은 척 하고선 웃어 보인 뒤 사랑채를 빠져나와 결투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와!!!!!!!!!

­파이팅!! 이겨라!!!

마당 밖으로 빠져나오니. 사람들의 우렁찬 함성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함성소리가 저기서 들려오는데 저쪽이 결투장인가?'

결투장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의 함성소리는 더욱더 크게 들렸다. 도착해보니 히렌의 말대로 등급별로 결투장이 나누어졌고, 나는 D급 결투장 안으로 들어갔다.

'C급 결투장을 당장에라도 가고는 싶지만, 히렌한테 D급이라고 거짓말한 것도 있고, 지금 당장은 대련보다는 스킬과 아이템을 복사하는 게 더 중요하니깐.'

D급 결투장으로 들어서니 사각형의 틀 모양으로 선이 그려져 있었다. 일곱 개의 대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사람들은 대련을 하거나 대련하는 모습을 구경하기도 했다.

대련장이라 하면 피 튀기는 대련장을 생각했었지만 예상했던 거와는 반대로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 대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C급이긴 하지만, 실전 경험이 풍부한 D급들의 대련을 보니 움직임조차 눈으로 따라가기 벅찼다.

'다들 체력훈련을 도대체 얼마나 한 거야. 움직임이 장난 아니잖아? 사역마 스킬도 엄청나게 화려하군. 이거 괜히 대련했다가 뼈도 못 추리는거 아니야?'

다른 사람들의 대련을 구경하며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던 중 누군가 뒤에서 내 등을 손으로 치는 느낌을 받았다.

"저기요?"

"네..?"

"혹시 대련하실 생각이세요? 구경하실 생각이세요?"

뒤를 돌아보니 얼굴은 살짝 주름이진 중년처럼 보이는 듯 했지만, 몸집은 위압감을 느낄 정도로 거대한 사람이 서 있었다.

"아, 제가 대련은 하고 싶은데 처음이라 구경 중입니다."

"저도 대련을 하고 싶은데 전부 거절을 당해서.. 제가 룰은 알려드릴테니 저기 비어있는 결투장으로 올라가시죠."

"아, 알겠습니다."

'젠장, 첫 상대인데 왜 저렇게 덩어리가 큰 사람이 걸린 거야? 그래도 인상은 착해 보이니 죽이지는 않겠지.'

"반갑습니다. 제 닉네임은 파비앙입니다."

"저는 천귀령이라고 합니다."

"대련이 처음이시라니 룰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대련을 이기는 기준은 상대방을 기절시키거나 상대방에게 항복 선언을 받으시면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꽤 간단하군.'

대련을 시작할 준비를 하자 주위에 구경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고, 구경꾼들에 웅성웅성거리는 소리가 내 귓가에까지 들렸다.

­저기 저 사람은 누구지? 못 보던 사람인데?

­저 대련하는 오빠 잘생겼어. 나 저 오빠 응원할래!"

"대련도 안 해 본 초짜 녀석 같은데 파비앙이랑 대련이라니. 겁도 없는 녀석이군."

'같은 등급인 사람들이 대련을 거절하는거 봐서는 파비앙은 꽤 강한 사람인건가?'

"천귀령 님. 시작하겠습니다."

"예"

파비앙이 주문을 외우자, 머리에 검은색 투구가 생성되었다. 그리고선 바로 사역마를 소환했다.

"나와라. 사역마."

((사역마 오우거가 소환되었습니다.))

오우거는 흉폭하고 잔인한 성격을 지녔고 서양의 전설 혹은 신화 속에 등장하는 인간 형태를 한 괴물의 종류이다.

'하, 자기 캐릭터랑 비슷한 사역마랑 계약을 했어.'

"훔하하하, 여기는 대련장인가? 죽일 수 없는 게 아쉽군."

"오우거 하나만 묻자."

"???"

"당연히 너는 수컷이겠지?"

"그렇다만."

"그럼 됐어. 나와라 사역마!"

((사역마 괴도루팡이 소환되었습니다.))

"하나만 여쭤보겠소."

"쟤 수컷이래."

"덤비시오. 상대해드리겠소."

'아, 저 변태 새끼. 진짜 여자 사역마나 암컷이 나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하냐..'

오우거는 큰 도끼를 들고선 힘차게 내리쳤고 루팡은 지팡이로 막아대기 시작했다. 곧이어 파비앙은 사역마 오우거에게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오우거! 지각변동!"

"루팡! 스킬 훔치기!"

((괴도루팡이 오우거 지각변동 Lv1 스킬을 훔쳤습니다.))

"루팡 지각변동!"

스킬이 시전 되자 바닥에서 변형된 에너지가 갑자기 방출되더니 내 주변에는 땅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가까스로 중심을 잡았다.

파비앙 주변에도 내 훔친 스킬로 인하여 땅들이 갈라져 있었다. 파비앙을 보니 괴도루팡의 스킬에 놀란 듯 꽤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꽤 재미있는 사역마 스킬이네요."

"하하. 그냥 흉내 내기 스킬인데요. 뭐."

스킬을 쓰면 내가 받아치는 걸로 착각한 파비방은 오우거한테 더 이상 스킬을 쓰게 하지 않고 싸움을 시켰다. 나 또한 한번 훔친 스킬은 다시 훔치지 않아도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괜히 보여줄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루팡은 오우거에 비해 정말 괜찮은 사역마였기에 스킬을 쓰지 않는 오우거는 괴도루팡에게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근데 파비앙 생김새를 봐선 도끼라도 구현할 줄 알았더니 안 어울리게 투구가 귀속 아이템 인가 보네. 저 투구는 방어력을 올려주는 아이템인가?'

괴도루팡이 손쉽게 이길 수 있을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오우거에게 괴도루팡이 밀리기 시작했다.

'괴도루팡이 더 강한 것 같은데 왜 밀리기 시작하는 거지? 파비앙이 입 모양을 벙긋벙긋 거렸던게 수상한데 안되겠다.'

"루팡! 아이템 복사!!"

((괴도루팡이 '치유의 투구'를 복사했습니다.))

((방어력이 증가합니다.))

((성스러운 회복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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