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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꿔도 세계 최강-12화 (12/136)

〈 12화 〉 1부 11화 나의 귀속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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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11화 나의 귀속 아이템

그렇게 나에게 정말 영화속에나 있을 법한 꿈속 세계의 하루가 저물어 갔다.

채린이와 정말 꿈만 같은 꿈속에서의 하루가 지나고 나는 일찌감치 훈련장에 들어와 구현관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채린이가 구현관에 도착했다.

"뭐야? 구현관에 일찍 와있네?"

"응. 열심히 해야지."

"처음에는 킬러를 키우는 거냐고 투덜대더니 열심히네?"

"강해지려고."

"그렇지! 언제 감시자나 흑협이 들이닥칠 줄 모르는 거니까."

"아니. 그것보다 내가 강해지면 너한테 힘이 되어줄 수도 있잖아."

"뭐...?"

"지금 네 상황이 재단이랑 흑협 그리고 프란조차 외면하는 왕따 같은데 나라도 너한테 힘이 되어줘야지."

"가, 감동이긴 한데... 나 왕따 아니야!! 이 변태 자식아!"

"왕따 맞잖아.. 어디서 폭력적인 것만 배워와가지고!"

"불만 있으면 나보다 강해지든지?"

"이... 이씨"

'... 어제 놀이공원에서 우리의 감동들은 어디로 간 거야...?'

채린이는 구현관 한가운데 서서 마치 훈련교관처럼 뒷짐을 지고선 말을 이어나갔다.

"자. 이제 구현에 대해서 설명할게. D급부터 A급이 되기까지 단 하나의 아이템만 귀속이 가능해."

"단 하나의 귀속 아이템.."

"한번 귀속이 되어버린 아이템은 누구에게도 절대 빼앗기지 않아. 설사 네가 죽어서 지배석을 빼앗기더라도 귀속된 템은 상대방에게 양도 자체가 불가능하지."

"응."

"아이템을 귀속하는 법은 간단해. 자격 요건만 충족하면 되는 거지."

"자격요건?"

"등급이 D급 이상인 자, 계약을 맺은 사역마가 한 마리 이상 있는 자."

"그럼 나는 이미 자격요건이 갖춰진 것 같은데?"

"응. 맞아 저기 보면 소환장에 있었던 법진이랑 똑같이 생긴 법진이 보이지?"

"응."

"저 법진 위에 서게 되면 영구적으로 너에게만 귀속 되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어."

"이렇게 쉽게?"

"응. 근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귀속되는 아이템이 랜덤으로 나타난다는 거야."

"랜덤으로 나타난다고? 그게 왜 짚고 갈 문제야? 소환수도 랜덤으로 소환이 되었잖아."

"여기서 소환수를 계약 맺는 것과 다른 점이 있어."

"다른 점?"

"사역마를 얻을 때는 소환수가 소환자보다 강해서 승부에 지게 될 경우 계약을 할 수 없게 되고 반대로 너무 약하거나 소환자가 소환수를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계약을 포기할 수 있어."

"응. 그건 대충 알고 있는 사실이야."

"그렇게 되면 소환자가 소환수랑 계약을 맺을 때까지 소환수를 계속 소환할 수 있는 반면에 귀속이 되는 아이템은 그게 불가능해.

랜덤으로 나온 아이템은 영원히 너한테 귀속되는 거야."

"그럼 그때 채린이 네가 말한 쓸데없는 아이템이 나오게 되면 바꿀 수 없다는 말인가?"

"응. 쓸모없는 아이템이 나오게 될 수도 있어. 쓸모없는 아이템이 나오게 되면 귀속 아이템이 좋은 사람에 비해 등급 올리는 것이 힘들어지고 느려질 수도 있지."

"그럼 결국 운이겠구나."

"맞아. 귀속이 되는 아이템은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어."

나는 좌절을 했다. 현실에서도 운이라면 거리가 상당히 멀었기 때문이다. 결국 꿈속에서도 행운을 빌어야 하는 상황에 긴장감으로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긴장감에 가득 차있는 표정을 짓고 있자 채린이는 나를 다독였다.

"그래도 괜찮아. A급인 내가 너를 수련시켜줄 것이고, 너와 계약을 맺은 개인 사역마인 괴도루팡은 비록 너의 변태적인 술법에 당하긴 했지만 엄청 강하다고."

채린의 말을 듣자 조금이나마 마음에 위안을 얻었다.

'그래. A급인 채린이한테 수련 받는 것 자체가 나한테는 엄청난 특혜인 거지. 그리고 어쩌면 꿈속 세상에서 좋은 아이템을 얻으려고

현실에서 여태까지 운이 없었을 수도 있는 거야!'

"그래! 그럼 법진 위에 올라가기만 하면 돼?"

"응."

한 걸음 한 걸음 중앙에 위치한 법진으로 걸어가자 법진에 가까워질수록 알 수 없는 기운들이 점점 내 몸속으로 들어왔고 나는 힘들게 법진 한가운데에 섰다.

((아이템 '인벤토리창'을 얻었습니다.))

((인벤토리창이 영구적으로 귀속되었습니다.))

((개인 사역마 스킬창이 활성화되었습니다.))

((꿈속에서 안내 메세지창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설정창이 열렸습니다.))

((타인들과 메세지함 기능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지배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뭔가 메세지가 많이 떴는데 인벤토리창? 이거 좋은 거야?"

"네 귀속 아이템인데 나야 모르지.. 설정창이 열렸으니 설정창에 들어가서 귀속된 아이템의 정보를 보면 설명이 나와있어."

((사역마 스킬, 사역마, 아이템을 인벤토리에 넣게 되면 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인벤토리에 이미 들어 있으면 중복적으로 인벤토리에 넣을 수 없다.))

(('각성자의 분노' 깨달음을 얻지 못하여 시전할 수 없습니다.))

'인벤토리창'을 띄워보니 각성자의 분노라는 스킬은 시전할 수 없는 상태였고, '인벤토리창'에는 사역마 스킬, 사역마, 아이템, 각각 100개씩 보관할 수 있게 창이 나누어져 있었다.

"뭐지...? 좋은 건가?"

"나한테 설명해 봐."

나는 설정창을 열어 인벤토리창에 대한 설명을 채린이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내 설명을 들은 채린이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각성자의 분노'라는 스킬은 사용할 수 없다고 하는데?"

"내 아이템에도 깨달음을 얻지 못하여 사용하지 못하는 스킬이 있어. 깨달음에 대한 해답은 나도 몇 년 동안 찾아보려 했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어. 일단 배제하는 게 마음이 편해."

"그럼 '인벤토리 창'은 내가 소환하는 소환수랑 아이템을 수없이 소환하고 구현해 인벤토리창에 넣어 다니면 정말 좋은 귀속 아이템 아니야?"

"인벤토리창은 귀속 아이템이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건 가짜 소환수고 네가 구현하는 아이템도 초월의 기운이 없는 가짜 아이템이잖아.

가짜는 초월의 기운이 깃든 것과 비교하자면 1% 정도의 힘도 못 내. 셜록홈즈를 소환했을 때도 괴도루팡이 한 방에 끝내버린 것만 봐도 알잖아."

"상대방 아이템을 빼앗은 다음에 내 창고에 넣으면 되잖아."

"아까 말했잖아. 한 번 아이템이 귀속되버리면 양도가 불가능하다고."

"그렇다는 말은...."

"가짜로 구현한 것을 모으는 컬렉션 창고 정도는 될 수 있지만 등급을 올리는 것과 전투에는 전혀 관계없는 아이템인 것 같아.

A급으로 올리면 사역마와 귀속 아이템을 하나씩 더 얻을 수 있으니 수련을 열심히 해서 그때를 기약하자."

"아, 안돼!!!!!!!!!!!!!!"

인벤토리창이 귀속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첫날에는 채린이의 말을 믿지 않아 이것저것 구현도 해보고 소환도 해서 인벤토리 창에 넣어 봤지만

다시 꺼내봐도 초월의 힘을 1%도 내질 못하는 아이템과 소환수일 뿐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내가 구현한 낚시터에서의자에 앉아 멍하니 찌를 바라보고 있다.

"오늘도 낚시터로 출근했네?"

"왔어? 할아버지한테 배웠는데 낚시를 하면 고민이랑 잡념들이 사라져."

"일주일째 도대체 뭐하고 있는 거야!!? 강해지고 싶다는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귀속되는 아이템이 쓸모없다고 해서 너까지 쓸모없는 사람이 될 거야?"

"게임을 하면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인벤토리창을 귀속 아이템이라고 얻었는데 힘이 날 수가 있겠냐고!"

"여기는 게임 속 세상이 아니라 꿈속 세상이라고! 그리고 꿈속에서 인벤토리창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너 하나뿐이야. 귀속되는 아이템은 누군가 중복으로 얻을 수 없으니까."

"하나뿐이면 뭐해.. 어휴... 됐고 내 꿈속 설정이나 풀어줘. 현실에 가서 바람이라도 좀 쐬어야겠어.네가 막아놔서 나가지도 못하니까 이렇게 낚시라도 하고 있는 거지."

"수련을 열심히 해도 좋은 아이템을 귀속한 사람보다 등급 올리는 속도가 떨어지는데 노력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니야!! 시간은 금이라고!! 금!!!"

"결국 좋은 아이템을 귀속한 사람보다는 아무리 노력해도 등급을 올리는 속도가 쳐지는 건 맞잖아. 나는 흙수저로 태어난 운명이라고..."

"그래도 네가 계약을 맺고 있는 괴도루팡은 나도 파악할 수 없는 강한 기운이 있고 아직 무슨 스킬을 쓸 수 있는지도 모르잖아. 이제 스킬창도 활성화가 되었으니 스킬창에서 스킬이나 확인해봐."

"후...."

내가 채린이의 말에 대꾸를 하지 않고 깊은 한숨을 쉬자, 채린이는 나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아!! 답답해!! 몰라!! 네가 알아서 해!!"

"채린아 어디 가!?"

채린이도 내 말에 대답을 하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하, 정말 이러고 싶지 않은데 왜 그렇게 무기력함이 밀려오는지... 내 귀속 아이템이 꽝이라서 의욕이 사라진 건가?'

'바라는 것 없이 내게 잘해주는 채린이를 위해서라도 강해져야 하는데... 정신 차리자!'

그렇게 나의 지난 행동들을 반성하고 있을 때 갑자기 내 눈앞에 메세지창이 나타났다.

­당신의 꿈속에 누군가가 들어왔습니다.

"뭐, 뭐지?"

'이제 누군가 내 꿈속으로 들어오면 메세지가 뜨는구나... 그건 그렇고 누구지? 채린이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일단 숨어라도 있어야 하는 건가?'

"당신이 이 꿈속 지배자인가?"

소리가 들리는 쪽을 바라보니 낚시터 건너편에 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남자가 낚시터 의자에 앉아있었고 오른쪽 손등에는 정체를 알수없는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젠장.. 이렇게 빨리 내 앞에 나타나다니..'

"그렇습니다."

"너에게 기회를 주도록 하지. 당장 너의 지배석을 내놓아라."

"당신은 누구시죠?"

"나는 '테라'다. 너는 프란 소속인가?"

"아, 아닙니다."

'프란이냐고 물어보는 것을 보니 흑협아니면 감시자일 텐데 지배석을 달라는 걸 봐서는 감시자보다는 흑협에 가까워..'

"거짓말을 하는군. 기운을 보아하니 개인 사역마가 있는 것 같은데.. 흑협은 아닐 텐데 프란도 아니다?"

'이 자식 아까부터 계속 반말을 하네. 이럴 때일수록 겁을 먹어선 안 돼.'

"네가 믿든 안 믿든 자유다. 당장 내 꿈속에서 나가."

'채린이가 올 때까지 시간을 끌어야 한다.'

"크하하하! 내가 말하지 않았나? 지배석을 내놓으라고. 지배석만 순순히 내놓는다면 돌아가겠다."

"지배석을 달라는 것은 나보고 평생 꿈속을 자각하지 말라는 건데, 미쳤다고 내놓겠냐?"

테라의 자세는 실로 거만했다. 그에게 품어져 나오는 기운은 마치, 내가 정신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게 되면

꿈속에서 자각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까지 흘러가게 되버릴 것만 같았다.

내가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짓는 게 즐겁기라도 한듯 테라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담배를 한대 꺼내어 물었다.

"후, 역시 꿈속에서 피는 담배가 최고지, 물론 내가 구현했으니 돈도 들지 않고 말이야. 이러니 사람들이 지배석을 빼앗기기 두려워하는 것이지"

"내 지배석을 가져다가 수련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수련? 크하하하! 그런 것도 좋지만 말이야. 지배석을 빼앗기기 직전 그 사람의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켜보는 것은 나를 매우 즐겁게 하지.

한 번이라도 맛을 봐버리면 내가 지금 이렇게 태우고 있는 담배처럼 끊기 힘들지."

".... 개 변태 자식.."

"후~ 슬슬 지배석을 빼앗아 보도록 해볼까?"

'이거 위험한데..'

테라라는 남자는 이상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주문을 외운 지 한참이 지난 후에도 나에게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았고,

테라는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를 왜 저렇게 쳐다보는 거지?'

"아니!? 너 정체가 뭐야?"

"???"

"B급인 내가 너같이 약해 보이는 사람의 꿈속 설정을 지배할 수 없다고?"

'아.. 맞다. 내 꿈속의 설정은 채린이가 설정해놨었지. B급이면 채린이보다 낮은 등급이니까 내 꿈속을 마음대로 지배할 수 없을 거야. 이거 잘만 하면 허세를 부려서 상황을 모면할 수도 있겠는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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