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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꿔도 세계 최강-10화 (10/136)

〈 10화 〉 1부 9화 사역마 괴도루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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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9화 사역마 괴도루팡

[[열흘 후]]

((소환수 '괴도루팡'이 소환되었습니다.))

"당신이 나를 소환한 것이오?"

"뭐, 뭐야?"

"나의 다섯 번째 컬렉션이 되어주겠소?"

"도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여태까지 나와 계약을 맺으려다가 실패했던 사람을 말하는 것이오. 이제 당신까지 포함한다면 다섯 명이 될 것 같소.

나보다 약하다면 당신과 계약을 맺을 일 따위는 없을 것 이오."

예상했던 것과 달리, 괴물 형태가 아닌 나랑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인간 형태의 소환수였다. 깔끔한 검정 정장 차림에

하얀색 비둘기가 당장이라도 나올법한 마술사들이 쓰는 모자, 그리고 드라큘라들이 즐겨 입는 뱀파이어 망토를 걸치고 있었다.

그리고 목에는 외알안경을 달고 있는 것이 특히 눈에 띄었다.

"정보가 없는 강한 소환수를 소환해버렸잖아?"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바라보니 손으로 턱을 받치고, 관객석에 앉아있는 채린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채린아, 소환수가 나타났는데 이제 뭘 하면 돼?"

"뭘 하긴. 이제 소환수랑 계약을 맺어서 너만의 사역마로 만들어야지!"

"아니, 그러니깐, 소환수랑 계약을 어떻게 맺냐고요."

"그건 간단해. 네가 소환한 소환수랑 싸워서 이기면 돼."

"싸워서.... 이기라고?"

"응. 소환수는 자신을 이긴 사람과 자동으로 계약이 맺어지는 시스템이거든. 소환수한테 직접 인정을 받아야 되는 거지."

"제발, 이런 건 미리미리 이야기 좀 해달라고!"

"그리고 소환이랑 구현은 할 수 있게 재설정 해놨으니까 소환과 구현을 잘 써가면서 싸워보도록 해.네가 이번에 소환한 녀석은

꽤 강력해 보이는 소환수인 것 같으니 너무 무리는 하지 마. 계약에 실패하면 다른 소환수를 소환해서 계약을 맺으면 되니까."

채린이와 나의 대화를 멀뚱히 지켜보고 있던 괴도루팡은 조용히 자신의 모자속에서 철로 만든 탄탄한 지팡이를 꺼내며 진중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저 소녀의 이름이 채린 씨라고 했소?"

"그, 그런데?"

"그렇다면 이제부터 당신은 나의 연적이오. 당신을 이긴다면 관중석에 앉아있는 저 채린낭자를 내 것으로 만들겠소."

'이 녀석도 미친놈인가... 게다가 루팡이 왜 무협소설에서나 보던 말투를 쓰냐고.'

채린이는 괴도루팡의 말을 듣고 신이 났는지 관객석에 일어나 흥분을 하며 열렬히 응원을 했다. 물론 나 말고 괴도루팡을 말이다.

"어멋, 팡이 오빠. 저 악당을 이겨줘!"

"나의 연적인 악당이여. 덤비시오."

'악당은 내가 아니야. 물론 루팡 너도 아니고 바로 채린이 쟤가 악마라고..'

괴도루팡은 채린이의 응원을 받고서는 얼굴이 붉어진 채로 관중석에서 자신을 응원하고 있는 채린이를 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흠흠, 기다리시오. 채린낭자, 금방 끝내겠소."

괴도루팡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를 공격 해오기 시작했다. 나는 재빨리 괴도루팡의 지팡이에 맞대응 할 수 있는 검을 구현해냈고,

내 검과 루팡의 지팡이가 부딪치는 소리가 소환장에 울려 퍼지기 시작하였다.

"챙! 챙!! 챙!!!"

"제법 검을 다룰 줄 아는 분이셨구려."

'뭐, 뭔소리야. 막는게 고작인데..'

내가 구현한 검이 괴도루팡의 지팡이보다 약해서일까, 아니면 그만큼 괴도루팡의 지팡이가 단단해서였을까?

무슨 연유에서인지 내가 구현을 한 검은 괴도루팡의 지팡이와 몇 번 경합을 하면 속절없이 부러져 버리거나 손상되어 버렸다.

다시 검을 재구현 하여도 상황은 반복되었고, 나중에는 구현할 수 있는 시간조차 벌지 못하고 괴도루팡의 공격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벅차오기 시작했다.

채린이가 내 인성을 고쳐준다고 소환을 했었던 귀요미와의 대결에서 체력을 길렀던 탓에 쉽게 지치지는 않았다.

만약 체력마저 따라주지 않았다면 나는 괴도루팡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을 것이다.

"휙 휙 휙!!!"

매섭게 공격을 퍼붓기만 했던 괴도루팡도 슬슬 지치기 시작했고, 거칠어진 숨소리만이 서로의 귓가에 맴돌고 있었다.

'계속 이런 식이면 나에게 승산이 없어. 루팡이 숨을 고르는 사이에 일단 거리를 벌려야겠어.'

괴도루팡과 제법 거리가 벌어지자, 나는 재빠르게 소환진을 펼쳐나갔다.

'괴도루팡의 상대는 이거다'

((소환수 셜록홈즈가 소환되었습니다.))

괴도루팡은 소환수 셜록홈즈를 보자 한참 동안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더니 이내 가짜 소환수인 것을 알아차리고는 분노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가짜 홈즈를 들이밀다니... 당신이 지금 나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나 있소? 지금 이 치욕을.. 당신의 목숨과 맞바꿔야 할 것이오."

'아무리 셜록홈즈가 라이벌이라고 하여도 이 정도 반응이 나올 거라곤 생각을 못 했는 걸? 괴도루팡의 멘탈을 건드리는 데는 성공한 건가?'

괴도루팡은 가짜 셜록홈즈를 단숨에 제압하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젠장 역시 초월이 깃든 소환수를 상대로 가짜 소환수는 무리였어.'

그러자, 괴도루팡의 몸에서 강대한 기운이 폭발했다. 그런 기운을 아직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였지만,

처음 접해본 내가 느끼기에도 위험한 기운임을 단숨에 체감할 수 있었다.

괴도루팡은 자신의 머리를 감싸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 패도 섞인 음성으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크큭. 당신 이름이 권종찬이오?"

"어떻게 내 이름을 알지?"

"아버지 없이 자란 것도 서러운데 그 서러움을 몰라주는 가족들에게 더 큰 불만들이 생겨났겠소."

"뭐, 뭐라고?"

"이렇다 할 친구도 없고 도피처로 선택했던 학교에서는 같은 나이 학우들에게 따돌림 당하는 게 일상이었으니 꿈속 세계에 집착할 만했겠소."

"그, 그만해."

괴도루팡의 혀놀림에 이성의 끈을 놓으려는 순간 채린의 목소리가 관중석에서 희미하게 들려왔다.

"권종찬, 정신 차려! 루팡의 말에 현혹되면 안 돼!"

'그래. 채린이가 있었지.'

정신줄을 잡고 순간적으로 루팡과의 거리를 다시 벌려 내 오른손에 검을 구현했고, 다시 한 번 손으로 소환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아직 초월이 깃든 사역마가 없는 초짜인 것 같은데, 나같이 초월이 깃든 소환수에게 가짜 소환수는 수백 명을 소환해도 헛수고일 뿐이오."

"아직.. 안 끝났어"

"나와 계약을 맺으려 했던 사람 중에는 이미 초월이 깃든 사역마와 계약을 맺고 있었던 소환자도 있었소. 그 소환자도 결국 나와 계약을 맺는데 실패하였소."

"뭐? 계약을 맺으려 했던 소환자가 사역마가 있었다는 것은 소환자가 최소 A급이었다는 얘기잖아."

"A급? 나는 당신들끼리 정한 힘의 등급에 대해서는 잘 모르오."

"말도 안 돼.. A급의 소환자를 소환수가 혼자서 이겼다고? 역시 나에게는 무리인가..."

내가 포기하려는 찰나, 관중석에서 채린이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

"A급이라 해도 별 볼 일 없는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 사역마와 계약을 맺고, 쓸데없는 아이템이 귀속된 A급이라면 질 수도 있는 거야.

그러니 네가 아직 포기하기에는 일러."

"어허.. 채린낭자, 어찌하여 당신은 나의 연적 편에 서는 것이오."

괴도루팡은 이미 자신의 승리를 확신한다는 듯이 나에게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어서 나와 계약을 맺는 걸 포기하고 다음 소환수를 소환해보는 게 나을 듯싶소. 그러면 그동안 채린 낭자와 관중석에서 담소를 나누며

당신을 응원 정도는 해주겠소. 하하.."

이 계약을 포기하고 다른 소환수와 계약을 맺을 생각도 들었지만, A급을 일대일로 이겼던 사역마의 메리트는 나에게 너무나도 크게 다가왔고,

그때 순간적으로 내 머릿속에 번쩍(?) 하는 무언가가 떠올랐다.

'이게 과연 먹힐까...? 저 자식이면 가능할지도...'

"아직도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이오? 그렇다면 빨리 끝내 드리겠소."

"아니, 이번에는 다를걸?"

((소환수 채린이가 소환되었습니다.))

내가 소환한 가짜 채린이는 흰 목욕 가운을 입은 채 나타났고 잠시 후 괴도루팡의 앞으로 서서히 다가갔다.

"???"

"??!?!"

"!!!!"

"이, 이게 도대체 뭐 하는 짓이오. 채린 낭자가 둘이라니!?"

"너 같은 변태에게 대응할 수 있는 방금 개발한 나만의 필살기다!"

내 멘트와 함께 가짜 채린이는 목욕 가운을 벗어던졌고, 흰 가운 안으로 비키니를 입은 가짜 채린이의 뽀얀 속살이 드러났다.

괴도루팡의 정신이 혼미 해진 틈을 타 가짜 소환수 채린이는 섹시한 포즈를 취하고는 괴도루팡에게 윙크를 날려 보냈다.

"CHU~"

그러자 괴도루팡의 코에서 쌍코피가 츄~하고 터져 나와 땅을 적셨다. 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검을 쥐어 들고 괴도루팡에게 돌진을 했다.

"지금이다!! 변태 스매쉬!!!"

"나에게 비, 비수를 쓰다니...."

((소환수 괴도루팡이 쓰러졌습니다.))

((소환수 괴도루팡과 계약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 사역마 스킬창이 비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구현을 할 수 있는 자격요건이 충족되었습니다.))

"좋았어!!!! 하하하하!! 하하하!! 까불고 있어, 별것도 아닌 게!"

'응? 근데 등이 왜 그렇게 따갑지. 내가 뭔가 잊고 있었던 게...뭐였..ㄷ...'

뒤를 돌아보자 채린이의 주먹이 바람을 관통하고 내 얼굴로 날아왔다.

"내가 아니라 권종찬 네가 변태였잖아!"

"으억!!"

나는 꿈속에서의 남은 5일 동안 채린이의 폭력과 고문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헉..헉... 드디어 현실 세계로 돌아온 건가? 현실 세계가 이렇게 그리울 줄이야. 정말 악몽 같은 꿈속의 5일이었어.."

'현실 세계로 돌아오기 직전까지 고문하다니. 정말 강력한 여자야. 소환수와 승부에 눈이 멀어 자칫 잘못했다간 목숨을 잃을뻔했어.'

꿈속에서의 지옥 같은 5일을 버텨냈다는 안도감으로 눈가에 고인 눈물을 닦아내고, 서둘러 학교 갈 준비를 마쳤다.

학교에 도착하여 교실에 들어서자, 나는 또다시 여자애들에게 둘러싸여버렸다.

"종찬아, 오늘 학교 끝나고 뭐해?"

"어제 LOL 친구 신청했는데 수락을 왜 안 하는 거야?"

"종찬아!!! 핸드폰 번호 좀 알려주라!"

'분명히 아까 전까지만 하여도 무서운 여자의 수십 가지 고문을 버텨냈는데.. 꿈속에서 상황과 비교하면 이곳은 천국이군..'

내 나이 남자들이면 한 번씩은 상상했을 법한 핵인싸의 삶을 만끽하고 있을 때 갑자기 내 귓가에 음성이 들렸다.

((이렇게 어여쁜 처자들을 볼 수 있다니, 당신이랑 계약을 한 것을 후회하지 않소.))

'뭐야, 설마 이 말투는 괴도루팡?'

((맞소. 당신의 비수에 속아서 계약을 했지만, 지금 이 상황을 보아하니 당신한테 충성을 다 할 수 있을 것 같소.))

나는 당황스러운 마음으로 서둘러 학교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손으로 법진을 그려 소환을 시도해 보았다.

손으로 그린 법진이 완성되자 괴도루팡이 소환되었다.

((사역마 괴도루팡이 소환되었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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