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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꿔도 세계 최강-6화 (6/136)

〈 6화 〉 1부 5화 무언가 나에게 변화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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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5화 무언가 나에게 변화가 일어났다.

"나타나길 기다렸다! 죽어!!!"

소녀가 내 앞에 나타나자, 꿈에서의 지난 2주 동안의 악몽 같았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화가 난 나는 소녀를 베기 위하여 장검을 들어올렸고, 그 순간 장검은 내 손에서 사라졌다.

"내가 구현해준 장검인데, 그걸로 날 죽일 수 있을거라 생각한 거야?"

"너.. 도대체 정체가 뭐야? 어째서 내 꿈을 네가 마음대로 컨트롤을 할 수 있는 거야?"

"네가 나에게 사실대로 말을 하지 않는데, 내가 왜 너한테 그런 걸 설명 해야 하지?"

"뭐, 뭐라고!?"

"먼저 거짓말을 한 건 너였고, 설령 죽었다고 해도 꿈이니 다시 살아나는데 뭐가 문제지?"

화가 난 나는 그 소녀가 앉아있는 나무를 올려다보며 소리쳤다.

"나는 군대도 아직 못가본 열여덟살 고등학생이라고!! 그런 학생한테 2주동안 악몽같은 고문을 해놓고 그런말이 나와?"

"우와. 나랑 동갑이네? 이제 편하게 말 놔. 일단 나도 곧 깰 시간이 되어서 네가 꿈에서 깰 수 있게 만들어 놨거든?

좀 있다가 저녁에 다시 보는 걸로 하자!"

바로 잠에서 깨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앞으로 잠을 잘 때 마다 저 정신 나간 여자를 다시 보게 될 거라는

불안감에 휩싸여 잠에서 깨질 못하고 있었다.

"네가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어. 여기는 내 꿈속이니까 제발 나가줘."

"자기 꿈속 세상도 컨트롤 못 하는 게 무슨"

"네가 내 꿈속에서 사라질 때까지 나는 깨지 않을 거니까, 빨리 나가!"

"흠, 나야 언제든 네 꿈속에 다시 들어올 수 있지만, 내가 너를 억지로라도 현실로 보내야겠다. 현실로 나가게 되면 나를 다시 보고 싶어 질 껄?"

"웃기지 마, 너 같이 정신 나간 애를 누가 보고...."

내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나는 현실로 돌아와 있었다.

"싶다고! 헉...헉..."

'하아.. 어떻게 내 꿈속에서 강제로 튕겨 나갈 수가 있지? 그건 그렇고 꿈속에서 2주 정도 흐른 거 같은데?'

핸드폰에 표시되어있는 날짜와 시간을 본 순간 현실 세계에서는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꿈속에서 상당히 긴 시간이 흐른 것 같은데 고작 여덟 시간 정도 지난 건가? 꿈속에서의 시간개념은 알면 알수록 이상하단 말이야.'

그리고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가 거울을 본 순간, 나는 어제 아침에 이어 또 한 번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내 몸이 이렇게 좋았었나.? 근육도 조금 붙은 거 같고 설마.. 아니야, 꿈속에서의 체격이 현실 세계로 전이가 되었다는 건 말이 안 돼.'

의구심이 들기에는 충분하였지만, 본업이 학생인지라 학교 갈 준비를 마치고, 서둘러 학교로 향했다.

교실에 들어서자 따가운 시선들이 나에게로 향하였다. 그중 몇 명은 나를 동정 어린 시선과 자기 자신은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아, 꿈속에서는 2주나 지났지만, 현실에서는 어제 한힘찬에 대한 문제가 있었지.'

한힘찬은 내가 교실에 들어서면 바로 괴롭힐 거라는 내 예상을 비웃기라도 한 듯 여유롭게 나를 응시했다.

'차라리 괴롭히는 게 마음이 편한데 무슨 꿍꿍이라도 있는 건가.'

불안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은 채 수업은 시작되었고, 우려했던 일은 모든 학교 수업을 마치고 종례시간이 끝났을 때 터져 버렸다.

"어이, 권종찬!!"

나를 부른 건, 같은 반 학생이자 한힘찬의 졸개중 한 명인 이종익이었다. 나와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같이 나온 친구였고, 어렸을 적에는 꽤 친했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된 후, 갑자기 한힘찬과 어울려 다니기 시작하였다. 한힘찬이 나를 무시하며 셔틀을 시킬 때, 옆에서 방관하며 나를 같이 무시했지만, 내 나름대로 종익이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더라면, 나처럼 똑같이 당할 수밖에 없었을 테니까.

"종익아 무슨일이야?"

"너 요즘 많이 건방져졌다는데?"

분명 나에게 거는 시비였다. 한힘찬은 보기보다 꽤 치밀한 구석이 있었다. 어제 일로 다시 나를 괴롭히면 지은이와 마찰이 생기고,

선생님 귀에 들어가 골치 아파질 것을 대비해서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고 다른 친구를 시켜 나를 괴롭히려는 안 봐도 뻔한 시나리오였다.

"....."

"어쭈, 내 말을 무시해?"

"짝!"

그때부터 이종익은 내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종례시간도 끝났기 때문에 이종익의 폭력적인 행동을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같은 반 아이들은 혹여나 자신에게 불똥이 튀길까 숨소리 조차 내지 않았다.

'그래. 이렇게 조용히 맞고 차라리 빨리 끝내자.'

"그만 안 해? 이게 무슨짓이야!"

뒤를 돌아보니 지은이와 승연이었다. 지은이와 승연이가 우리 교실에 찾아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마도 어제 일이 걱정 되어서 나를 찾아온 것 같았다.

"이지은, 니가 무슨상관이야?

"이종익, 그래도 어렸을 적에 종찬이랑 많이 어울려 다녔는데 너 정말 너무한 거 아니야"

"내가 언제 어울려 다녔다고 그래? 남의 반에 신경 좀 끄시지? 그리고 이지은, 너 내가 어렸을 적 이종익인 줄 아냐?"

이종익은 한힘찬의 충성스러운 개였다. 이종익에게 한힘찬은 선생님보다 더 무서운 존재니 지은이가 선생님께 이야기한다고 협박을 해도 이종익에게는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였다. 이종익은 지은이가 꺼낸 과거 이야기에 화가 나, 나에게로 향했던 시선을 지은이에게로 향했다.

'안 되겠어. 나 때문에 지은이가 피해를 볼 수는 없지.'

나는 지은이에게로 향하는 시선을 돌려보려 종익이를 붙잡았다.

"종익아, 초등학교랑 중학교때 생각해서라도 이쯤에서 끝내줘."

내 말에 이종익은 적잖은 당황을 했다. 행여나 한힘찬에게 어렸을 적 나와 어울렸던 걸 들킬까 불안에 떨면서 나에게 무자비한 폭언을 하기 시작했다.

"하, 아까 맞은걸로 정신을 못 차렸지?"

또다시 내 얼굴로 주먹이 날아왔고, 나는 이종익의 주먹을 피했다.

"뭐야? 지금 내 주먹을 피한 거야? 그럼 이것도 피해 봐."

이종익의 주먹은 빠르지 않았다. 2주동안 날 짓밟았던 공룡의 발길질에 비하면 마치, 슬로우 모션을 걸어놓은 듯한 움직임이었다.

"내 주먹을 또 피해? 어렸을 적에 아버지가 없는게 불쌍해서 놀아줬더니만."

또다시 이어진 이종익에 폭언에 나는 이성의 끈을 놓아버렸다. 끊어진 이성의 끈을 다시 붙잡았다고 생각한 순간, 내 발 아래에서 나뒹굴고 있는 이종익을 발견했다.

'뭐지, 내가 이종익을 때린건가?'

주위를 둘러보니 시간이 멈춘 것처럼 정적이 흘렀고, 자기가 잘못 본 건 아닌지 눈을 비비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 고요했던 정적을 깬 건 역시 지은이었다.

"마, 맙소사. 종찬아, 너 괜찮아?"

"아, 괜찮아. 집에 가자."

"응.. 그래."

분노에 차서 부득부득 이를 갈고있었던 한힘찬을 뒤로 하고 나는 교실 문 밖을 나갔다.

"종찬아, 너 요새 운동했어? 아니면 원래 힘을 숨기고 있었던거야? 움직임이 장난 아니던데?"

교문 밖을 나가면서까지 지은이의 질문 공세는 이어 졌다. 승연이는 그런 지은이가 못마땅 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우연이겠지."

"승연아, 너도 방금 종찬이 봤잖아. 그래도 그런말이 나와?"

"종익이 쟤는 싸움도 못하면서 한힘찬만 믿고 나대는 애잖아."

"그래도 맨날 바보같이 맞고만 있던 종찬이었는데, 나는 아주 통쾌하던데?"

"그건.."

아주 어렸을 때 승연이도 나와 친했었다. 동네에서 내 또래는 지은이와 승연이 밖에 없었기 때문에 우리 셋은 소꿉놀이도 같이 하고

우리 집에 놀러와 식사도 같이하며 지냈었다.

'아마, 그 일이 있고 나서부터였지. 승연이와 나 사이에 벽이 생긴 건.'

"승연이 말이 맞아. 그냥 휘둘렀는데 우연히 맞은 것 뿐이야."

"그래도 잘했어! 어차피 내일 토요일이라 학교도 안가는데 축하하는 의미에서 오랜만에 노래방 어때?"

어젯밤 비록 꿈속이었지만 생사를 넘나들었을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바라는 것 없이 다가왔던 내 친구들까지 받아 들이지 못했을까? 왜 나혼자 내 안의 감옥에 갇혀서 외롭고 쓸쓸하게 지내고 있었던 걸까?

사람들이 죽기 전 자신의 지난 인생을 돌아보며 후회하는 것처럼 지난 날들이 떠올라, 절대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응, 그래. 노래방 가자."

"어..? 응.."

노래방을 같이 간 것은 오랜만이라 어색했지만, 잘 어울려 놀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노래방에서 나와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고 있었다.

집을 향해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것은 방금 전 노래방에 있었던 것보다 훨씬 더 어색했다.

특히 나보다 더 어색하게 걷고 있던 승연이가 신경 쓰여 말을 걸어보았다.

"승연아, 너 정말 노래 많이 늘었더라."

"....."

"아참, 지은이 너도 많이 늘었고!"

"뭐래!? 나는 원래부터 노래를 잘했다고! 에헴, 그런데 너는 왜 노래를 한곡도 안 불렀어!?"

"그, 그건 요즘 가요는 하나도 몰라서... 다음엔 꼭 부를께!"

"그래!!"

나의 행동은 물론, 대화에서도 하루만에 많이 변한 것을 느낀 지은이는 당황스러워 보였지만, 혹시 내가 더 어색해질까봐

티 내지 않으려 애를 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몇마디 대화를 더 주고받다보니 하늘은 금새 어두워졌다.

나는 친구들과 헤어지고 집에 도착했다.

"학교 다녀왔습니다."

"....."

'집에 아무도 안 계신 건가?"

도착하자마자 방안으로 들어가서 입고 있었던 교복을 벗고 편한 운동복으로 환복을 한 다음 집 앞 공원으로 향했다.

'이제 혼자서 조용히 테스트를 한번 해볼까?'

정말 내가 체력이 좋아진 건지 아니면 승연이 말처럼 정말 우연인 건지 테스트를 하기 위해서 30분 동안 쉬지 않고 전력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예전 몸이었으면 벌써 녹초가 되었을텐데... 이렇게 전력으로 뛰었는데 괜찮은 걸 보니 확실히 체력은 좋아진게 맞는것 같군.

오늘 학교에서 이종익의 주먹을 피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었어.'

축구를 잘하고 싶어서 꿈속에서 축구연습을 꽤 오랫동안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꿈에서 깨어 났을때

지금처럼 체격이 좋아지거나, 체력이 늘어났던 적은 없었다.

'그렇다면 그 소녀는 도대체 누구길래 이런 능력을 가진걸까? 자신의 꿈속이 아닌 내 꿈속에서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이라니..

감시자가 아니라고 해도 안심할 수는 없겠지. 확실히 내 편이라는 보장도 없으니까.'

나는 이것저것 궁금증이 떠오르는 것을 뒤로하고 집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웠다.

수많은 의문을 해결할 방법은 결국 꿈속으로 들어가 그 소녀를 만나서 직접 물어보는 방법 밖에는 없었다.

'제길, 꿈에서 깨어나면 자기가 보고싶을 거라고 했던 말이 이 뜻이었나? 그 소녀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게 썩 내키지는 않지만...

그래! 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뭐라도 되겠지. 일단 꿈속으로 들어가보자.'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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