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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꿔도 세계 최강-5화 (5/136)

〈 5화 〉 1부 4화 내 꿈속의 침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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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4화 내 꿈속의 침입자

"헉..헉...깬건가. 지금 몇 시지?"

시계를 들여다 보니 새벽 5시였다. 방문을 노크하고 할아버지 방에 들어가 보니 할아버지는 아직까지 집에 들어오시지 않으셨다.

가끔 회사 일이 바쁘시면 회사에서 주무시기도 하신다.

이 시간에 전화를 거는 건 실례되는 걸 알았지만, 꿈속에서 처음 겪어본 공포감에 나는 할아버지에게 다급히 전화를 걸었다.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 됩니다. 연결 된 후에는 통화료가 부과됩니다......삐­소리 후,""

할아버지의 핸드폰은 꺼져있는 상태였다.

'아니, 감시자는 확실히 아닌 것 같은데 내가 요즘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나도 모르게 설정을 이상하게 한 건가?

아, 지금 자면 그 정신 나간 애를 또 볼 거 같은데 어떡하지? 하, 그냥 씻고 학교나 일찍 가야겠다.'

학교 갈 준비를 하기 위해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본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꿈속에서 맞았던 뺨이 빨갛게 부어 올라와 있던 것이다. 나는 재빠르게 RC 체크를 하였다. 이곳 또한 내가 인지하지 못한 꿈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뭐야, 현실이잖아. 근데 뭐지? 꿈속에서 따귀를 맞은 게 왜 현실에서까지 아픈 거야?'

그 소녀가 나를 쫓아오면서 뺨 말고 다른 부위도 많이 때렸는데 이상하게 뺨만 욱씬 거렸다.

'내가 자다가 실수로 내 손으로 뺨을 쳤나? 꿈속에서 다른 부위도 많이 맞았는데 아프지 않은걸 보니, 내 착각인 거 같기도 하고..'

나는 찝찝한 마음을 뒤로하고 학교 갈 준비를 마쳤다.

등교시간보다 한시간 일찍 도착한 교실. 문을 열자 교실에는 나 말곤 아무도 없었다.

나는 교실 의자에 앉아 아까의 꿈속에서 놀랬던 마음을 스스로 달래고 있었다.

삼십 분 정도 지나자, 아이들이 한 명씩 등교하기 시작했다. 수업은 시작되었고, 여느 때와 똑같은 평범한 교실 속 분위기였다.

시간이 흘러 하교 시간이 다가왔고 나는 집에 가기위해 학교 정문 앞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점심시간이랑 수업 쉬는 시간마다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드렸는데 핸드폰이 꺼져 있었어. 할아버진 퇴근후에 웬만하면 집으로 바로 오시니 빨리 가서 기다려야겠군.'

"야, 권종찬~~"

뒤를 돌아보니 지은이와 승연이었다.

"응, 지은아"

"뭐야? 너 볼이 왜 그렇게 빨개? 누구한테 맞았어?"

"아니야.. 자다가 일어나보니 이렇게 됐어."

"한힘찬이 때린 거야? 이 자식이."

'꿈에서 어떤 정신 나간 애한테 맞았다고 할 수도 없고..'

지은이와 대화를 나누는 사이 공교롭게도 한힘찬이 우리 옆을 지나갔다.

"야, 한힘찬!"

"응, 지은아 웬일이야?"

"너 권종찬 때렸지?"

"아니, 뭔소리야?"

나는 당혹감에 지은이에게 아니라는 제스처를 취하였지만, 지은이는 내가 한힘찬한테 겁을 먹고있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한힘찬이 나를 때리는건 맞지만, 이 뺨은 한힘찬한테 맞은게 아닌데.. 꿈속에서 맞았다고 할 수도 없고 미치겠네.'

"권종찬 얼굴을 봐봐. 이 얼굴을 보고도 잡아 떼는거야?"

"야, 오해하지 마라. 내가 종찬이한테 얼마나 잘해주는데."

"앞으로 한 번만 더 종찬이 괴롭혀 봐, 선생님께 내가 직접 말하겠어."

금방이라도 분노가 터질 것 같은 썩은 표정을 지으며 한힘찬은 나를 쳐다봤고, 살며시 내 옆으로 다가와 귓속말을 속삭였다.

"내일 보자, 종찬아."

'하, 내일 또 얻어터지겠군, 첩첩산중이야. 이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 싶다.'

"지은아, 나 먼저 집에 갈께."

"벌써가게?"

"할아버지가 오늘 집에 일찍 들어오라고 하셔서 집에 가야 해"

"아,, 응.. 잘 가."

'내일 한힘찬한테 맞는 걸 걱정할 때가 아니야, 일단 집에 가서 할아버지를 기다려야지.'

지은이와 인사를 나누고 서둘러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엄마, 다녀왔습니다."

"응, 종찬아, 엄마 오늘 친구 만나러 갔다 늦게 들어올 거야. 돈은 탁자 위에 올려놨으니 저녁은 시켜 먹으렴."

"아, 네. 아 참! 할아버지한테 전화를 드렸는데 핸드폰이 꺼져 있으시더라고요."

"어머, 내 정신 좀 봐! 할아버지께서 회사에 중요한 일이 생기셨다고 며칠동안 집에 못 들어올 것 같다고 하시더라."

"할아버지한테 여쭤볼 게 있는데, 회사에 찾아 가봐도 될까요?"

"일하실 때는 핸드폰 꺼놓고 계시잖니? 급한 게 아니면 좀 기다리렴~"

"급하긴 한 건데..."

"뭐가, 급한데? 무슨 일 있니?"

"아, 아니에요."

'집안에서 내가 루시드 드리머 라는 걸 아는 사람은 할아버지밖에 없으니, 엄마한테 괜히 이런 얘기를 했다가는 아마 날 정신병원에 데려가겠지.'

혼자 방 안에서 꿈속의 소녀 정체에 대해 고민을 갖다보니 어느덧 저녁이 되었고, 잠이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가뜩이나 새벽에 일어났더니 더 피곤하네. 계속 안 잘 수도 없고 미치겠군. 내가 너무 과민반응을 하는 건가? 일종의 가위 현상일 가능성도 있을 텐데.'

어렸을 적엔 가위 현상(?)은 사람들이 꿈속에서 무의식적으로 귀신을 소환해서 생긴 현상이라고 믿었다.

혹시 가위에 눌리더라도, 귀신이 눈앞에 있을 때 "사라져."라고 말하면 사라질 것이라 판단했다.

그런데 정말 피곤한 상태에서 잠을 자게된 날, 직접 가위에 눌려보고 깨달았다. 꿈을 자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도 가위 현상까지 통제할 수는 없다.

'통제가 안 됐던 것은 비슷한데, 가위에 눌렸을 때와는 다르게 내가 말을 할 수 있었고 몸도 움직일 수 있었지.'

시간은 흘러 어느덧 저녁 열 한시에 가까워지자 만사가 귀찮아졌다. 공포감에 여태 잠을 참고 있었지만 어느덧 피곤함이 공포감을 이기는 상황까지 오고만 것 이다.

'에라, 모르겠다. 잠이나 자자. 설마 죽기야 하겠어? 차라리 꿈을 인식 하지말고 자버리자.'

꿈을 인식하지 않고 자는 법은 간단하다. 귓속에 진동 소리가 날 때 유체이탈같이 몸을 꺼내지 않고 그냥 자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꿈을 꾸다가 꿈속 상황이 의심이 생겨 자각을 할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이 방법이 최선일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을 하며 잠을 청했고, 얼마 안 가서 잠이 들자 꿈에 빠져들었다.

'아니, 뭐야.. 왜 꿈을 인지해 버린 거야?'

꿈속으로 들어오자마자 꿈인 걸 자각해 버렸다. 나도 처음 있는 일이라서 꽤 당황스러웠다.

'내가 요새 너무 루시드 드림 연습을 많이 해서 고수가 되어 버린 건가? 일단 인지를 해버렸으니 어쩔 수 없지'

꿈의 시작은 항상 내 방에서 시작된다. 똑같은 내 방안이지만 방문을 열면 꿈속의 세계들이 펼쳐진다.

'일단 RC 체크부터 하고... 오케이! 이제 방문을 나가볼까?'

방문을 나가자 울창한 숲속이 나를 반겼다. 지저귀는 새소리가 들렸고. 햇살은 뜨거웠지만, 숲속에서 불어오는 잔잔한 바람이 뜨거운 햇살을 잊게 했다.

'흠.. 오늘은 숲속이네,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 테마를 굳이 바꿀 필요는 없겠어.'

숲속을 산책하고 산림욕을 즐기며 마음이 점차 안정되려던 찰나,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내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왔어? 내가 널 얼마나 기다렸는데!"

어제 본 소녀가 내 꿈속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큰일났다. 일단 깨자! 어라..? 왜 안 깨지지?'

"또 꿈을 깨시겠다? 용쓰지 마, 깰 수 있는 설정값을 올려놨어. 네 마음대로 꿈을 깰 수 없을걸?"

'감시자인 게 분명해.. 어쩔 수 없이 밝힐 수 밖에 없겠어.'

감시자가 루시드 드리머를 찾아냈다고 해서 죄를 묻거나, 벌하지 않는다. 물론 초범일 때에는 그렇다. 하지만, 그때부터는

항상 꿈속에서 감시자들이 내 꿈을 집중 감시한다고 한다.

"감시자인가요?"

"우와! 감시자도 알아? 너, 정말 호기심 생기네? 기다린 보람이 있었어."

"저는 사실 며칠 전부터 꿈을 인식했습니다. 감시자라는 단어는 인터넷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음, 어제 그렇게 맞고도 거짓말을 한다고? 좋았어, 일단 너의 인성을 고쳐주겠어"

"무슨..."

"공룡 소환!"

소녀가 '공룡 소환' 이라고 외치자 바로 앞에 티라노사우르스 같은 육식공룡이 소환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소환한 공룡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내 꿈에서... 나 말고 다른사람이 소환을 할 수 있어..?'

"음, 우리 공룡 이름은 귀여우니까 귀요미가 좋겠어."

'미...친'

그리고 소녀는 내 손에 긴 장검 한 자루를 쥐여 줬다.

'뭐지, 갑자기 손에 검이 생성되다니'

"우리 귀요미는 죽을 때까지 너를 쫓아다닐 거야. 그러니 우리 귀요미를 네가 죽여야 해."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저한테 무슨 오해가 있으신.."

"귀요미, 저기 있는 남자애를 물어!!"

"으아­­악"

얼마나 지났을까? 체감상 꿈속에서 시간이 일주일 정도 흐른 것 같다. 꿈속에서 시간이 현실 시간보다 느리게 가는 건 맞지만,

일주일이 흐를 정도로 그렇게 길게 컨트롤하기는 쉽지 않다. 덕분에 꿈속에서 피곤해지기도 하며 잠을 잘수도 있다는것을 알았다.

'할아버지가 말씀하신대로 루시드 드림을 마스터하면 꿈속에서 시간을 조종할 수 있다는 게 사실이었어.'

꿈속 시간으로 일주일 동안 공룡을 피해 다니며 도대체 몇 번을 죽었는지 모르겠다. 물려 죽고, 밟혀 죽고, 찢겨 죽고

그렇게 죽게 되면 다시 처음 장소로 소녀가 쥐여준 장검과 함께 리스타트가 된다.

일주일 동안 알게된 사실은 내 꿈속인데 내가 지금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 공룡을 죽이려고 더 큰 공룡을 소환하는 것도

총을 구현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게다가, 원래 꿈속에서 달리기 같은 운동을 하면 전혀 체력적으로 지치지 않는데

공룡을 피해 도망 다니는 시간이 길어지면 현실 세계처럼 몸이 지쳐버린다.

그러다 죽게 되면 죽을 때마다 이명이 머리를 쑤시고 두통과 오한이 동반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죽게 되면 체력이 리셋이 된다는 것 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점점 내 체력과 반사신경이 좋아지고 있었다.공룡의 발길질을 회피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었으며,

십 분만 도망다녀도 금새 동났던 체력은 몇 시간을 도망다녀도 쉽사리 지치지 않았다. 마치, 내 몸이 단련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이렇게 된다면.. 공룡을 죽일 수밖에 없는데 내가 이 장검으로 저 괴물같은 공룡을 죽일 수 있을까..'

그렇게 또 다시 꿈속 시간으로 일주일 후

"쿠워어어어억"

'드디어 해냈어..! 말도 안 돼 이 칼 하나로 공룡을 죽이다니..'

"호호호"

"??"

그렇게 공룡을 죽이자, 내 귓가에 소녀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소녀는 나무위에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와. 한달정도 걸릴 거라고 예상했더니 역시 꽤 소질이 있었네?"

"나타나길 기다렸다. 죽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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