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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이 전부 따먹음-153화 (153/163)

〈 153화 〉 150화

* * *

동부의 도시. 펠리스의 영주인 펠리컨은 평소처럼 업무가 끝나자마자 도시의 외곽으로 향했다.

평상시보다 무거운 발걸음이다. 그는 적당한 긴장감을 가지고 사창가로 향했다.

사창가로 향하면서 긴장을 하다니. 스스로 생각해봐도 웃긴 일이었다.

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사창가엔 그가 생각하기에 완벽한 이상형이 있었으니까.

메리. 그녀는 웃음이 아주 예쁜 여자였다. 계속 이야기하고 교류하다보니 마음씨도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펠리컨은 사창가의 메리에게 순식간에 빠져버렸다.

사창가가 생겼다는 이야기에 관리를 목적으로 둘러보러 왔다가 하루 만에 반해버리다니.

평상시에 여자와 교류가 없었던 건 아니다. 여자를 접해본 적 없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여자를 많이 접해본 축에 속했다. 하지만 사창가에서 봤던 메리라는 여성의 미소를 보자 마음이 녹아내렸다.

메리.

본명이 메리일까. 사창가의 여자들은 대부분 본명을 숨긴다던데.

펠리컨의 머릿속은 온통 메리에 대한 생각이었다.

사창가로 가까워질수록 심장이 뛴다. 속이 답답하고 머리가 돌아가질 않는다.

이게 정상인 건가. 만난 첫날부터 충동적으로 지금까지의 모든 시간을 구매해버린 게 정상은 아닌 것 같은데.

남들이 메리를 건든다는 생각을 하자, 펠리컨 자작은 충동적으로 돈을 사용했다.

메리의 가격은 비쌌지만, 그 돈이 아깝지 않았다.

함께 하는 시간 1분 1초가 즐겁고 행복했으니까.

펠리컨은 모퉁이에서 멈췄다. 이 곳만 돌아서 나간다면 메리가 있는 사창가다.

후우. 작게 한숨을 내쉬고 그는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번에는 조금 무거운 얘기를 할 생각이었으니까.

앞으로의 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는 이야기.

사창가에 머무는 여성에게 이런 말을 한다고 하면 모두가 미쳤다고 하겠지만. 펠리컨은 진심이었다.

"앗"

펠리컨과 눈이 마주친 메리가 배시시 웃으며 다가왔다.

"오늘은 평소보다 빨리 왔네요?"

"일이 빨리 끝났거든."

"저는 기다리느라 지치는 줄 알았는데.. 얼굴을 보니까 피로가 싹 날아 가버렸어요. 헤헤."

메리의 주황색 눈동자를 마주하자, 펠리컨도 오늘의 피로가 날아가는 것 같았다.

사창가에 있기엔 너무 아까운 여자다.

빛나는 용모와 아름다운 미소. 그리고 그걸 뒷받침하는 따스한 마음.

펠리컨은 그녀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갔다.

vip를 위해서 만들어진 vip전용 특실이다. 화려한 문을 열고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

얼굴을 보고 있으니 키스를 하고 싶었다.

"하고 싶어요? 저는 하고 싶은데..."

메리가 볼을 붉히며 눈을 감는 모습에 물 흐르듯이 키스를 한다.

부드러운 입술에 간지러울 정도로 약한 키스였다.

쪽. 쪽. 야한 소리와 함께

흐읏.. 흐으.. 메리의 야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하아... 메리."

펠리컨은 그녀의 머리를 쓸어 넘겼다. 완전히 흥분에 젖어있는 눈동자를 보며 말을 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만날 수 있을까."

"네. 계속 만날 수 있죠 당연히."

메리는 펠리컨을 껴안으며 가슴팍에 머리를 기댔다.

"그렇다면 나와 쭉 있어줄 수 있겠어?"

펠리컨이 주머니에서 자그마한 반지를 하나 꺼냈다.

반짝반짝 아름답게 빛나는 보석이 박힌 반지였다.

"...진심인가요? 저랑..?"

메리는 망설이다가 답을 했다. 그녀는 서큐버스니까. 그리고 지금은 임무를 위해서 정보를 캐내고 있었으니까.

물론 싫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그렇지만 여왕이나 다름없는 그레모리의 명령을 받고 움직이는 몸.

그녀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제 부탁을 들어주실 수 있나요?"

메리가 조심스럽게 펠리컨의 귓가에 속삭였다.

"뤼네아로 같이 가주실 수 있나요?"

펠리컨은 메리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렇게 뤼네아로 향한 펠리컨 자작은 연합군에 제 발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야기 좀 해보도록 하죠. 펠리컨 자작님? 동부의 정보를 얻고 싶습니다만."

여유로운 표정을 하고 있는 강한윤과 마주 앉은 펠리컨 자작.

그는 메리를 슬쩍 쳐다보았다. 뤼네아로 향하기 전에 그녀는 모든 것을 이야기 해주었다.

본인은 연합군 소속의 서큐버스이며 마족이고 정보를 얻는 임무를 하고 있었다고.

펠리컨은 뤼네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지도 미리 들었다.

정보를 얻기 위해 협조하라. 혹은 아는 정보를 전부 얘기해야 한다는 것.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떤 정보를 원합니까?"

"당연히 동부에 대해서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원합니다."

대부분은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강한윤이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건 알고 있는 정보가 틀리거나, 작전이 실패하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알고 싶은 건 동부에 어느 귀족이 움직이고 있냐 입니다."

강한윤은 지도 한 구석을 가리켰다. 동부의 대도시들을 가리켰다.

"그리고 그들이 누구와 붙어먹었는지 궁금한 상황이죠."

"붙어먹었다니.. 어떤 얘기입니까."

"그 쪽에 마족들이 숨어있습니다. 모르는 겁니까? 당연히 알 것 같은데."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강한윤은 히죽 웃었다.

그의 말대로 펠리컨은 동부의 수상한 낌새를 이미 눈치 채고 있었다.

승기는 이미 넘어간 절망적인 상황인데 억지로 전쟁을 준비하고 있으니까.

농기구도 전부 무기로 바꿀 정도로 뒤가 없는 전쟁 준비라니.

수상하게 여긴 펠리컨도 뒷조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알게 된 것은 마족의 흔적이었다.

"예. 그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뭘 원합니까?"

"마족과 붙어먹었으면 좋겠습니다만. 가능합니까?"

"내부의 정보를 캐오라는 얘기입니까."

펠리컨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 지 이해했다.

"예. 어떤 마족과 어떤 귀족이 관련이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 입니다. 최대한의 정보를 얻어내면 좋겠습니다. 가능합니까? 아니면... 불가능합니까?"

매정한 눈빛을 한 채로 질문을 해오는 강한윤을 보며 펠리컨은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마족보다 연합군이 나은 것은 사실이다. 땅과 마나를 더럽히는 녀석들보다는 종족만 다른 녀석들이 나았다.

"대신에 저의 몇 가지 요구는 들어줘야 수지타산에 맞겠죠."

그의 말에 강한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원하는 내용이 있다면, 요구를 들어주는 게 맞으니까.

"당연한 얘기겠지만, 마족과 붙어먹었다고 불이익을 받진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메리도 마족이니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름이 불리자 서큐버스의 상징인 악마 꼬리를 바깥으로 드러냈다.

조금 요염하긴 하게 생겼네. 그레모리 급은 아니지만, 바로 아래의 급인만큼 미모가 대단하긴 하다.

강한윤은 메리를 슬쩍 본 뒤에 다시 펠리칸에게 집중했다.

"전쟁이 연합군의 승리로 끝난다면 공적을 인정해줬으면 합니다."

"당연히 인정할 생각입니다."

순순히 항복한 헨리크 공작도 인정해줬는데. 스파이로 정보를 얻어오는 펠리컨 자작 정도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메리와 결혼을 하고 싶습니다."

"... 그건 좀 어렵겠습니다."

고개를 계속해서 끄덕이던 강한윤이 매몰차게 대답하자, 펠리컨의 표정이 살짝 구겨졌다.

"왜 어렵습니까?"

"제가 결혼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서로 알아서 결정하십시오."

니들 알아서 해라. 별 관심도 없다는 듯이 대답하자 그제야 펠리컨 자작이 웃었다.

"그렇군요. 네. 그럼 괜찮습니다."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은 펠리컨 자작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뻗었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면 되겠습니까?"

펠리컨 자작의 눈은 열의로 가득 차있었다.

*

확실히 여자가 좋긴 하다. 남자는 여자에 쪽도 못 쓰는 건가.

펠리컨 자작은 메리라는 이름의 서큐버스 하나에 함락당하고 자진해서 스파이가 되었다.

동부로 향하자마자 정보를 건넨다고 했으니, 그 정보가 올 때까지만 예의주시하면 된다.

지금부터 빨라도 동부의 공격 시간은 일주일. 길면 열흘까지 걸린다는 예상이었다.

그 전에 수정구로 정보를 준다면 슥삭 해버리는 건 이틀 사흘이면 충분하다.

얼추 시간이 딱 맞아 떨어진다. 조금이라도 지체된다면 문제가 생기겠지만, 펠리컨 자작의 표정으로 보아하니 그럴 리는 없어 보인다.

메리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니 간이고 쓸개고 다 줄 것 같았으니까.

아니 그건, 메리 쪽도 마찬가지인가. 메리도 어지간히 빠져있는 느낌이었다.

"무슨 걱정을 그렇게 하는 거야?"

강한윤이 천장을 보며 사색에 빠져있자, 노아가 말을 걸었다.

찰싹 달라붙어있는 노아가 쇄골에 얼굴을 기댔다.

목덜미를 입술로 간질이듯이 뽀뽀하고서 작게 웃는다.

이러면 다시 발기해버리는데. 강한윤은 노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걱정 안하는 게 이상하지. 마족이 얼마나 숨어있는 지 모르는데."

상대의 전력을 예상해서 병력을 분배하면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다.

거기에 전력 강화를 위해, 흑령에게도 버프를 걸어줘야 하지만 섹스가 가능할까.

강한윤은 흑령을 떠올리자 왠지 불길함을 느꼈다.

고양이한테 옛날에 긁혀서 그런가. 뭔가 일을 저지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어차피 잘 하겠지. 잘할 거라 믿어. 여태까지 그래왔으니까."

당연한 사실인 마냥 노아가 말한다. 앞으로도 계속 잘 풀릴 거라는 말에 왠지 그렇게 될 것 같다.

내심 걱정하고 있던 강한윤은 노아의 가슴에 손을 올렸다.

"읏... 하고 싶은 거야?"

강한윤은 가슴을 주무르며 얼굴을 파묻었다. 부드럽고 살 냄새를 맡으니 진정된다.

"하고 싶은데. 싫어?"

이미 네 번이나 사정했다. 무리가 아닐까 싶었지만.

"해도 좋은데?"

노아가 슬며시 다리를 벌렸다.

"하기 싫어?"

"당연히 아니지."

그 한마디에 강한윤은 또 다시 노아를 덮쳤다.

*

목이 마르네. 강한윤은 자다가 잠에서 깨어났다.

땀 흘리고 정액을 그렇게 싸대서 그런가. 섹스를 하고나면 목이 타는 것 같다.

강한윤은 눈을 살짝 뜬 채로 물컵을 찾았다. 어제 분명히 이쯤에 컵을 뒀던 기억이 있다.

어둡네. 아직도 새벽인가. 강한윤은 물컵을 놓았던 위치로 팔을 뻗었지만.

"..."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았다. 이상함을 느낀 강한윤이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자, 새벽이 아님을 깨달았다.

사방이 온통 검은색이었으니까. 애초에 노아와 같이 잤던 침실도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던 그때, 강한윤의 자지에 부드러운 것이 닿았다.

입술의 감촉. 혀의 감촉이 차례로 느껴지며 츄웁. 츄웁 하는 추잡한 소리가 난다.

이불이 위아래로 흔들리며 기분이 좋아지고 있었다.

까슬까슬한 혀가 귀두에 닿자, 움찔하고 강한윤의 몸이 떨렸다.

흑령의 펠라는 서투르지만 혀의 파괴력이 다르다. 확실히 재능은 이기지 못하는 건가.

강한윤이 이불을 슬쩍 들어 올리자 어두운 내부의 실루엣이 보였다.

자지를 열심히 빠는 데에 여념이 없는 여자.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자 흑령이 모습이 보였다.

그녀가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지만, 강한윤은 일단 한 발 싸고 나서 생각하기로 결정했다.

어차피 애쓴다고 해서 이 공간에서 풀려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강한윤은 허리를 들어올리며 흑령의 입에 사정했다.

끈적끈적한 정액을 울컥 울컥 사정하며 쾌락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흑령.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기분이 좋은 건 맞지만, 왜 이런지 알고 싶었으니까.

이불을 걷자 힘겹게 숨을 쉬고 있는 흑령의 모습이 드러났다.

흥분했다는 걸 알 수 있게 딱 달라붙은 옷 위로 젖꼭지가 보인다.

"얘기..?"

정신을 차린 흑령이 기어서 강한윤에게 다가왔다.

흑령의 달달하고 야한 페로몬 냄새에 취할 것만 같다.

그녀는 멍한 눈빛으로 혀를 내밀고, 강한윤의 쇄골을 핥았다.

핥짝. 핥짝. 간지럽다.

"읏.. 이건..."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지 알아차린 건지 흑령이 당황해하며 뒤로 잠깐 물러섰지만.

강한윤은 흑령의 어깨를 붙잡고 그대로 키스했다.

"흣. 으읏... 흐읏..."

흑령이 저항하며 가슴을 밀어낸다.

"읏...으읏..."

하지만 가슴을 밀어내던 힘이 서서히 빠지고.

"으응..."

강한윤의 목을 껴안고 키스에 열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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