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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이 전부 따먹음-152화 (152/163)

〈 152화 〉 149화

* * *

흑령이 자지를 손으로 붙잡았다. 생긴 게 이상하긴 해도 말랑말랑하고 은근히 귀여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남성의 그런 부분을 잡고 있다는 의식을 해서 이상하게 느껴질 뿐. 나쁘지 않았다.

살 냄새와 이상한 냄새가 섞여서 달아오른 몸을 재촉하듯이 만드는 걸 제외한다면 말이다.

"그렇게 손으로 쭉 훑어줘."

"..이렇게?"

어색한 손놀림으로 자지를 위아래로 흔든다.

이런 행위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지만 몸이 점점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하아. 하아..."

흑령은 다른 한 손으로 보지 둔덕을 쓰다듬었다.

허벅지사이를 긁듯이 비비니까 기분이 좋아진다.

여기를 이렇게 만지면 이상한 기분이 된다는 건 알지만, 뭔가 무서워서 만지지 않았는데.

방금 전 강한윤이 만질 때, 머리가 새하얘지는 느낌이었다. 그걸 다시 느끼고 싶다.

찌걱. 찌걱.

음란한 소리가 날 정도의 격한 자위행위. 자위에 빠진 채로 자지를 흔드는 모습에 강한윤은 웃음을 흘렸다.

완전히 즐기고 있네. 흑령의 어설픈 손놀림에 기분은 좋다.

애매하게 좋으면서 애매하게 좋지 않은 이 느낌.

잠깐 동안 즐기기엔 나쁘지 않은 쾌락이다.

"이제 슬슬 입으로 해줬으면 좋겠는데. 사실 손보다는 입이 더 좋거든."

"입으로..?"

입으로 한다는 행위가 뭔지 모르는 흑령이 되물었다.

"입으로 빨고 자극해주면 좋겠어."

"으읏...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

"이것도 섹스의 과정이거든. 에리엘도 평상시에 다 하는 거야."

에리엘의 얘기가 나오자, 흑령의 눈빛이 달라진다.

펠라를 하려는 건지, 어색한 손놀림을 멈추고 흑령은 앙증맞은 입을 벌렸다.

분홍색의 입술이 위아래로 벌어지며 날카로운 송곳니가 보인다.

역시 묘족. 고양이는 고양이라는 걸까. 저기에 걸린다면 확실히 아프겠는데. 괜히 입으로 해달라고 한 걸지도 모른다.

강한윤이 약간 후회하고 있는 동안, 흑령의 입술에 자지가 닿았다.

부드럽고 따뜻한 입술의 감촉이 귀두에 느껴진다.

귀두를 입술로 감싼 상태에서 흑령의 움직임은 멈췄다.

"어금니에 닿으면 아프니까 닿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천천히 더 머금어봐."

어떻게 하는 건지 알려주며 흑령의 움직임을 기다렸다.

그녀는 살짝 눈을 찌푸린 뒤, 자지를 입으로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어금니의 옆면에 기둥 부근이 닿는 건 에우제니아의 펠라와 느낌이 비슷하다.

자지의 절반 정도를 입에 넣은 뒤, 그 상태에서 멈췄다. 마치 이게 전부냐는 듯이 묻는 것처럼 올려다본다.

"그 상태에서 빨면서 앞뒤로 움직여줘. 혀로 자극을 더 해도 좋고 본능대로 해봐."

흑령이 테크닉 하나 없는 펠라치오를 시작했다.

격렬하게 빠는 것도 없고 그저 입안에 비벼지는 것 뿐.

"아..! 잠깐. 어금니는 조심해줘."

가끔씩 어금니에 걸려서 아프기지만.

"허억..."

흑령이 혀를 움직이자 강한윤은 숨을 삼켰다.

돌기가 잔뜩 돋아있는 혀가 기둥과 귀두를 문지른다.

그럴 때마다 허리가 오싹해질 정도로 기분이 좋아진다.

그녀의 혀가 닿는 곳마다 짜릿한 쾌락이 올라와서 힘겹게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했다.

강한윤의 그런 상태를 모르는 흑령은 펠라에 점점 몰입했다.

츄웁, 츄릅, 츕, 츄읍.

빨고 있으니 기분이 이상해진다. 방금 전에 조금이나마 사그라들었던 성욕이 생겨나는 느낌.

거기에 여기에서 나는 냄새는 코로 들어와 머리를 멍하게 만들었다.

자신도 모르게 또 다시 자위를 시작한 흑령의 펠라는 점점 거세졌다.

"어우."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는데. 테크닉은 초보지만 입이 너무 기분 좋은 구조로 되어있다.

묘족의 고양이 같은 혓바닥은 대놓고 펠라에 유리한 모양이다.

침대보를 붙잡은 채로 쾌락을 느끼던 강한윤은 눈을 감고 쾌락에 집중했다.

츄웁, 츕, 츕, 츄웁.

흑령의 느긋한 펠라 템포에 맞춰서 정액이 나올 것 같았다.

소질이 가득한 흑령의 펠라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쾌락에 몸을 살짝 비틀자, 흑령의 그림자에서 촉수가 튀어나왔다.

강한윤은 촉수에 붙잡혀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읍. 흐읍... 흐윽...읍..."

흑령이 괴로운 듯한 소리를 내지만, 완전히 펠라를 즐기고 있었다. 기분 좋은 곳에 혀를 비비고 있다.

요도를 타고 올라오는 정액과 함께 쾌락이 찾아온다. 강한윤은 흑령의 입안에 그대로 사정했다.

"흐읍!"

사정에 놀란 걸까. 흑령이 눈을 부릅뜨며 허벅지를 손으로 거세게 붙잡았다.

그렇지만 물고 있는 자지를 뱉거나 하진 않는다. 흑령은 입안에 정액을 전부 털어놓을 때까지 자지를 빨고 있었다.

"푸하...흐읏..하아.. 하아..."

사정이 멈추자 그제야 흑령이 고개를 들고 자지에서 벗어났다.

정액을 전부 삼킨 그녀는 침과 정액으로 범벅이 된 입을 팔로 닦아냈다.

흑령의 눈빛은 흐리멍덩했지만, 눈동자는 고양이의 것처럼 날카로웠다.

혹시 완전히 발정이 나버린 건가. 펠라치오를 해서 달아오른 것처럼 보인다.

절정을 시켜서 힘이 약해진 상태니까. 이 상태로 호감도를 안전한 단계까지 채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고민에 답을 확실히 내릴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이 있진 않았다.

몸이 묶여있었으니까. 갑자기 그녀가 돌변해서 공격을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하아..."

흑령이 풀린 눈으로 다가온다. 꽈아악. 촉수가 붙잡고 있어서 강한윤은 발버둥 칠 수도 없었다.

눈이 조금 무서운데. 흑령을 보며 공포에 느끼고 있을 때, 흑령이 만들어낸 결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건..."

흑령의 힘이 약해져서 이렇게 된 건가?

금이 가던 결계는 끄트머리부터 무너져 내리고, 칠흑색의 벽 대신에 흰색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방의 모습이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오고 있으니,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우... 역시 이상한 짓을 하고 있었네요."

방 입구 쪽에서 익숙한 향이 난다. 달짝지근하고 풍미가 가득한 향. 라이라의 담배냄새다.

라이라가 방 입구 쪽에서 나타나면서 단검을 치켜들었다.

여기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확인하려는 것처럼 주변을 둘러보았다.

상황 파악을 끝마친 라이라의 목소리엔 적의가 담겨 있었다.

"...도둑고양이. 당신이 그이를 납치해 온 건가요?"

강한윤은 촉수에 묶여있고, 동공이 풀린 흑령의 눈은 정상이 아니다.

단검으로 그녀를 겨누며 심문하듯이 말하자, 흑령은 침대를 박차고 공중제비를 돌아 땅에 착지했다.

"그렇다면 어쩔 건데."

"멋대로 행동한 죗값을 치러야겠죠. 그이는 그런 대우를 받을 사내가 아니니까요."

라이라의 단검이 붉게 빛난다. 흑령의 그림자에선 사람의 손과 촉수 같은 것들이 튀어나왔다.

설마 이런 일로 싸우는 건가.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하지만 싸움을 말릴 필요가 있었다.

동부에서 작전을 진행하려면 흑령이 도움이 될 테니까.

싸움을 중재하기 위해 강한윤이 입을 열었다.

"이렇게 소란이 일어났으니 다른 이들도 곧 올 거야. 에리엘도 오겠지. 흑령. 여기에서 멈춘다면 아무 말 안하고 넘어가겠어."

서로 무기를 겨눈 상황에서 먼저 꼬리를 내린 것은 흑령이었다.

"큿. 짜증나네."

에리엘이 온다는 이야기에 그녀가 반응했다.

에리엘에게는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걸까. 그림자에서 등장했던 촉수와 손 같은 것들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인상을 찌푸린 흑령도 그림자 속으로 사라지는 것으로 방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왜 안 오나 했네요."

라이라는 무기를 내리고 강한윤에게 다가갔다.

어디 다친 곳은 없나. 아니면 이상한 곳은 없나 확인했다.

"제가 생각한 그런 건 아닌 것 같네요."

라이라의 시선이 사타구니로 향해있다. 체액과 정액 찌꺼기가 묻어있는 자지다.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할 진 뻔한 상황. 강한윤은 크흠, 하고 작게 기침했다.

"무슨 생각을 했는데?"

"어딘가의 스파이인줄 알았어요. 아닌 걸 알았으니 됐어요."

강한윤은 라이라의 눈치를 보며 옷을 입었다.

그녀의 섹스 순번이었는데 흑령이 그 시간을 뺏었다.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하다. 라이라는 섹스를 좋아하니까.

"아무튼 좋은 타이밍에 왔어. 흑령이 갑자기 저래서 오히려 무서웠거든."

중간부터 고삐가 풀린 것처럼 흑령이 폭주했다.

그래서 더욱 기분이 좋았지만, 호감도가 낮은 그녀가 어떻게 행동할 지 예상할 수 없었다.

갑자기 공격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호감도 수치니까.

"그럼 돌아갈까?"

자연스럽게 라이라의 엉덩이를 붙잡았다. 말랑말랑하고 부드럽고 따뜻하고 감도도 좋다.

붙잡은 손에 힘을 꽉 주자, 그녀가 까치발을 서며 몸을 떨었다.

"읏.. 네에."

방금 전까지 단검을 겨누고 무서운 표정을 짓던 여자가 맞는 건지.

단숨에 순한 암컷의 모습으로 돌아온 라이라였다.

"시간이 좀 밀리긴 했지만 기대하고 있지?"

"..네에 기대하고 있어요. 주인님."

라이라의 눈빛이 욕망으로 물들었다.

*

다음날. 흑령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자유분방한 묘족들에게 주로 주어지는 임무는 순찰이다.

부대와 도시를 돌아다니며 이상한 녀석은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

[흑령]

­호감도 : 21 / 100

호감도가 하루만에 2배 이상으로 뛰긴 했는데. 그녀가 폭주한 이유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도시의 한복판을 걷고 있는 흑령은 눈에 띈다.

미녀기도 하고 딱 달라붙는 타이즈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도 좋다.

확실히 야한 몸에 야한 옷이네. 그런 생각밖에 들지 않는 흑령의 모습이다.

작전실에서 빤히 쳐다보던 강한윤 쪽으로 흑령의 시선이 닿았다.

눈이 마주친 흑령은 가만히 있다가 다시 도시 속을 걷기 시작했다.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의 눈빛이 무서웠던 것 같은데.

강한윤은 흑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다시 일을 시작했다.

"흐음..."

강한윤의 모든 관심은 동부에 쏠려있었다.

동부를 순탄하게 점령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보를 얻어내야 한다.

곰곰이 생각을 하던 강한윤은 서류를 책상위에 던지듯이 내려놓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확실하겐 모르겠네.'

마족이 어떤 녀석이 있는 진 유추할 순 있다.

대략 어느 정도의 전력을 가지고 있는 지 예상해서 때려 맞출 순 있지만, 그 녀석들이 어느 도시에 숨어있는 지는 알 수 없었다.

한 곳에 뭉쳐있을 수도 있고, 적당히 흩어져있을 수도 있다.

확률 상으로 대략 7할 정도는 예측할 수 있지만, 3할에 해당된다면 계획이 틀어진다.

확실한 계획 수립을 위해선 정보가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정보가 전부야?"

"동부의 귀족들은 연고주의라서 접근하기 어려워요."

지금 얻은 정보들 보다 쓸 만한 정보를 얻지 못했는지 라이라는 고개를 저었다.

"동부의 귀족들과 관련된 정보원은 있지만 더 파고들면 무조건 들킬 거예요."

폐쇄적인 귀족들이라 정보를 얻으려고 움직인다면 눈에 띄게 된다. 라이라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래?"

어렵다고 말하는 라이라의 대답을 듣고 강한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나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건 아니지.

하지만 정보를 구할 수 있는 루트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레모리. 일은 잘 진행되고 있어?"

그레모리가 따로 운영하고 있는 사창가. 그곳에서 단숨에 vip 등급이 될 정도로 활발하게 이용하는 인원이 있다.

펠리컨 자작. 그를 이용한다면 정보를 얻기 쉬워진다.

"그는 무조건 올 거예요."

그레모리는 확신을 담아 대답했다.

정보를 얻기 위해 그를 끌어들이는 작전은 잘 풀리고 있었으니까.

똑똑

그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오크 병사가 문을 열고 경례를 했다.

"손님이 왔습니다."

강한윤이 고개를 끄덕이자, 병사의 뒤에서 누군가가 나타났다.

실크로 이루어진 옷을 입은 사람이다. 누가 봐도 귀족이라고 생각할만한 차림새다.

그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상태로 주변을 살피기만 할뿐, 발걸음을 내딛지 못했다.

'드디어 왔네.'

동부의 도시. 펠리스의 영주. 그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강한윤은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들어가도 돼요. 펠리컨 자작님."

그를 뒤에서 밀면서 같이 들어오는 서큐버스 메리. 그녀는 사근사근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애교를 떨고 있었다.

"펠리컨 자작님. 처음 뵙겠습니다."

"네. 처음 뵙겠습니다."

간단하게 악수를 건네자 그의 긴장이 살짝 풀린다.

그가 의자에 앉는 것을 본 강한윤이 입을 열었다.

"펠리컨 자작님. 별 거 없습니다. 평소처럼 정보를 건네주면 되는 겁니다. 메리에게 말이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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