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4화 〉 141화
* * *
키리아의 반응에 강한윤은 정보를 확인했다.
호감도 : 70 / 100
그녀의 호감도는 높은 편은 아니다. 딱 친밀의 정도다.
키리아가 말한 대로 상처만 확인할 수도 있지만, 강한윤은 아니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달빛에 비친 키리아의 눈빛은 그렇지 않았으니까.
약간 몽롱해 보이는 눈빛이 순수하게 치료 확인 목적은 아닌 것 같다.
"...싫으신가요?"
키리아의 목소리엔 애가 타는 감정이 섞여있었다.
"아뇨. 가겠습니다."
강한윤은 바로 쇼파에서 일어나 그녀의 침대로 다가갔다.
더블베드 사이즈의 큰 침대. 둘이서 눕더라도 자리가 부족할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미묘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여자의 가드가 느슨해진 특유의 분위기.
강한윤은 그녀가 원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침대로 들어갔다.
키리아가 원하는 건 이렇게 눕는 건가. 아니면 천장을 보고 누워야하나?
고민하던 강한윤은 옆으로 돌아누웠다가 눈치를 보고 천장을 보고 누웠다.
침대로 들어오니 그녀 특유의 라벤더 비슷한 향기가 난다.
베개에도 이불에도 그녀의 냄새가 잔뜩 묻어있었다.
그리고 옆에 누워있는 키리아에게 진한 향기가 흘러나왔다.
"...확인해도 될까요?"
옆에서 빤히 쳐다보고 있던 키리아가 움직였다.
강한윤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자, 옷을 반쯤 걷어서 배를 어루만졌다.
가장 상처가 심하게 났던 가슴과 배를 만진다. 낮에 상처가 났던 자리를 손으로 천천히 어루만졌다.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 상처가 났는지 확실히 알고 있다. 그녀는 기억을 토대로 마나를 흘려 넣었다.
몸의 상태를 살피는 것뿐이지만, 따스한 마나가 들어오는 건 익숙해지질 않는다.
강한윤이 몸을 움찔거리자, 키리아의 입에 작은 미소가 걸렸다.
"완벽하게 치유된 것 같네요... 위험했어요."
낮에 봤던 상처를 떠올렸다. 심장과 폐를 다쳐서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자신이 올 때까지 버텨서 다행이었지. 그게 아니었다면 죽었을 거다.
키리아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강한윤의 배에 얼굴을 다져다대었다.
"진짜 다행이에요."
두근. 두근. 세차게 뛰는 심장 소리를 듣고 있으니 안심이 된다.
어째서 이런 걸까. 그가 죽을 위기였다는 걸 떠오르면 괜히 가슴이 답답하다.
키리아는 흉터 하나 없이 아문 배를 어루만졌다.
"핫. 아.. 아니에요.. 이건 어쩌다보니... 네에...."
그러다가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지 자각했다.
남성의 배에 얼굴을 문지르고 있다니. 그러면서 좋아하다니. 그에게 민폐인 행동이다.
폐를 끼쳤다는 생각에 고개를 들었다가 그의 표정을 보았다.
"아뇨 괜찮아요."
푸근한 웃음을 지으며 키리아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러면서 귀를 비비듯이 만지고 자연스럽게 배로 얼굴을 끌어당겼다.
그 손놀림에 키리아는 저항하지 않았다. 강한윤의 배에 누웠다.
아. 좋은 냄새가 난다. 비누 냄새는 아닌데.
맡고 있으니 엄청 마음이 놓이고 편안해지는 냄새였다.
그의 냄새인 걸까. 긴장이 풀린 키리아는 누운 채 눈을 감았다.
"강한윤 씨..."
"그냥 편하게 불러도 돼요."
"그럼.. 네에. 강한윤이라고 부를 게요."
어째서 이렇게 편안한 걸까. 키리아는 긴장이 풀린 채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강한윤은 엄청 편한 사람이네요. 뭔가 받아들이기 쉽다고 해야 할까요."
인생을 살면서 남성과 교제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편한 사람은 없었다.
일주일 동안 이렇게까지 친해진 이성은 처음이었다.
"이런 감정은 처음이에요."
그에 대해서 더 알고 싶고 더욱 가까워지고 싶다.
하지만 이렇게 다가가면 그가 싫어하지 않을까.
마녀와 교류한 인간이라고 무슨 소리를 들을 지도 모른다.
이 모든 행동이 그에게 족쇄가 될 수 있지만, 이 감정을 숨기고 싶진 않았다.
인생의 처음으로 강한 욕망을 느꼈다. 그와 더 깊은 사이가 되고 싶다.
키리아는 승부수를 던지듯이 속내를 털어놓았다.
"저는 매일 예전의 나쁜 기억들이 떠올라요."
자신의 약점을 훤히 드러냈다.
"그걸 잊기 위해서 안개를 피웠어요. 하지만.. 같이 있으면 그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요."
자신의 감정도 훤히 드러냈다. 그리고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제가 그럴 자격이 있을 진 모르겠지만.. 계속 함께 있고 싶어요."
완전히 고백이나 다를 바 없는 말이다. 키리아는 슬며시 올려다보았다.
그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키리아의 눈에 강한윤의 미소가 보였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강한윤은 살짝 웃은 뒤 키리아의 귀를 매만졌다. 귓볼과 귓바퀴가 간질간질한 정도의 약한 자극이었다.
"아.. 읏... 네에..."
이런 느낌을 처음 겪는 키리아는 작게 소리를 흘렸다. 귀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화끈거리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고백해주니 일단 좋네요."
이런 미인이 좋아해주는 데 싫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진심이 담긴 호의에 반응하지 않는 건 남자라면 불가능하다. 강한윤은 그렇게 생각하며 키리아의 반응을 살폈다.
이런 약한 스킨십도 거부하지 않는 걸 보아하니 나쁘지 않아 보인다.
조금 더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강한윤은 속마음을 정리한 다음 속삭였다.
"그리고 자격이라면 충분하죠. 저를 구해줬잖아요."
연합군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죽음에 가까웠던 순간이다.
키리아가 오지 않았다면 시체가 됐을 거라는 건 확실하다.
그때를 떠올리니 괜히 고통이 떠올라 가슴이 화끈거린다. 강한윤은 고마움을 담아 말을 이었다.
"오늘 낮에 키리아가 도와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진짜로 죽는 줄 알았거든요."
엘리고스에게 공격을 당했던 때는 죽을 위기였지만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치고 실제로 요단강 티켓팅까지 갔으니 위험했다.
키리아가 조금만 늦었으면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녀의 도움 덕분에 살았는데 자격이라니. 충분하지. 강한윤은 피식 웃으며 키리아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그런데 저랑 있는 게 그렇게 좋아요?"
지금도 배에 찰싹 달라붙어서 눈치를 보고 있다.
은근슬쩍 냄새도 맡고 손으로 배도 만지고 있는 걸 강한윤은 모른 척 할 뿐이었다.
완전히 호의가 가득한 행동. 아마도 이대로 당긴다면 거부하지 않겠지.
"키리아. 이쪽으로 와요."
강한윤은 옆자리의 베개를 톡톡 두드렸다.
네에. 하고 작게 대답한 키리아가 강한윤의 옆에 누웠다.
어린 강아지처럼 온순하게 따르는 모습에 강한윤은 괜히 괴롭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리아."
"읏.."
그녀의 허리를 팔로 감고 일부러 다가갔다.
그럼에도 빼지 않고 팔을 오므리며 작게 반항할 뿐이었다.
완전히 거부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강한윤은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했다.
"사이가 더 좋아지고 싶다면 어떤 느낌이에요?"
"아으.. 그..."
완전히 당황한 키리아는 대답하지 못했다. 침대로 불러들일 때만 해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건만, 실제로 이런 상황이 되니 몸이 저절로 움츠러들었다.
거부하지도 않고 수긍하지도 않는다. 그런 미묘한 반응이지만, 수긍 쪽에 가까웠다.
"네? 어떤 느낌이에요?"
강한윤이 키리아에게 서서히 다가가지만, 그녀가 내치지 않았으니까.
당황하고 우유부단할 뿐. 완전히 거부할 생각은 아니다.
조금이지만 허락할 마음이 있다는 것.
키리아의 숨결이 거칠어진다. 서서히 다가가는 강한윤을 의식하고 있었다.
"이런 느낌인가요?"
키리아의 목에 팔을 두르며 가볍게 키스를 시도했다.
거부할 거면 거부해라.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느린 키스였다.
강한윤이 서서히 얼굴을 가져다대자 키리아는 눈을 감았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입술이 닿는다. 일부러 쪽. 소리를 내며 아랫입술을 건드렸다.
키리아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입술에 쪽 쪽. 가벼운 뽀뽀를 했다.
그녀도 이제는 키스를 하고 싶은 건지 완전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읏... 흐응...."
강한윤의 입맞춤에 맞춰서 그녀도 입술을 움직인다.
이어진 키스에 살짝 흥분한 그녀는 거칠게 숨을 쉬었다.
여기서 이제 어떻게 하는 걸까. 입술만 닿아도 이렇게 짜릿한데. 마치 마나가 솟구치는 느낌이다.
키스를 받아들이는 키리아는 마음이 느슨하게 풀어지며 포근함을 느꼈다.
"읏, 응... 흐응... 흐으응..."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듯이 일부러 쪽. 쪽. 소리를 내며 키스를 하던 강한윤은 슬며시 혀의 침입을 시도했다.
키리아의 입술 사이를 혀로 파고들었다. 앞니를 톡. 건드렸지만 그녀가 입을 벌리지 않는다.
완전히 숙맥의 반응이라 신선하네. 처녀인 건가? 강한윤은 살짝 웃었다.
"키리아. 혀 내밀어요."
키스를 잠시 멈추고 말하고, 다시 입을 맞췄다.
이번에도 똑같이 앞니를 톡 건드리자 그녀의 입이 열렸다.
키리아가 촉촉하고 부드러운 혀를 수줍게 내밀었다
"읏, 흐응... 으응..."
키리아의 혀를 입술로 붙잡듯이 살짝 물었다. 그리고 혀끝을 간질이듯이 비볐다.
"흣, 으응...흣...아응... 흐응, 흣..흐읏.."
혀를 간질일 때마다 강한윤의 목덜미에 팔을 감은 키리아가 요동쳤다.
머릿속이 멍해지고 몸이 붕 뜨는 느낌이다. 괴로우면서도 기분이 좋다.
키스가 끝나자 키리아는 숨을 몰아쉬었다.
"하아.. 하아.. 안 돼요... 그거... 엄청.."
엄청 야한 키스다. 혀가 닿을 때마다 짜릿해서 정신을 놓을 뻔 했다.
몸이 저절로 달아오를 정도로 야하다. 약한 오르가즘까지 느껴버린 키리아는 몸의 힘이 풀렸다.
"싫어요?"
키리아가 발정하기 직전이라는 걸 눈치 챈 강한윤은 일부러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아뇨 그건 아닌데에."
좋다고 말하자니 부끄럽고 싫다고 말하자니 이 분위기가 끝나버릴 것 같다. 키리아는 말을 흐렸다.
"그럼 계속 할게요?"
키리아의 동의를 듣지도 않은 채 강한윤은 행동했다.
사실 동의를 들을 필요도 없다. 침대에 누워서 꽁냥꽁냥대며 키스도 했으니 허락을 받은 거나 다름없으니까.
그대로 강한윤의 손이 아래로 내려갔다.
"흣... 거.. 거긴..."
강한윤의 손을 일단 막아 세운 뒤 키리아가 고민했다.
여기에서 막는다면 괜히 분위기가 이상해지지 않을까.
여기서 애매하게 끝맺고 다음날에 아침식사의 분위기를 상상했다.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럴 바엔 그가 원하는 대로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키리아의 반항은 점점 약해졌다.
"흐읏..."
강한윤이 옷 위로 둔덕을 만지자 키리아가 신음을 흘렸다
잠옷 위로 그녀의 굴곡이 느껴진다. 부드러운 대음순의 감촉과 그 사이의 균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읏, 흐읏.. 하아...핫..."
약한 쾌락에 키리아가 다리를 조였다. 그럼에도 강한윤의 손은 여전히 움직였다.
"키스할까요."
강한윤의 말에 휘둘리듯이 키리아는 입술을 내밀었다.
츄웁. 츕. 츄웁. 소리를 내며 혀를 섞었다. 키리아가 키스에 열중하던 그때, 강한윤은 능숙하게 키리아의 바지와 팬티를 벗겼다.
일부러 허벅지까지만 내려오도록 내린 뒤에 손가락을 살며시 대었다.
움찔 그녀의 몸이 떨렸다.
"읏, 흐읏...! 흐응...! 하아..."
그녀의 목덜미를 팔로 꽉 붙잡으며 강압적인 키스를 하며 강한윤은 손을 움직였다.
찌걱,찌걱,찌걱 찌걱
손가락으로 비빌 때마다 음란한 소리가 난다.
대음순과 균열 사이를 손가락으로 비빌 때마다 홍수가 난 것 마냥 애액이 흘러나왔다.
클리토리스를 문질문질 비비자 그녀의 몸이 크게 떨렸다.
"읏, 흐읏... 안 돼요.. 거긴 너무 민감.. 흐윽...!"
키리아의 반응을 무시하고 클리토리스를 자극한다.
몸이 바르르 떨리는 게 곧 있으면 가버릴 모양새다.
안 되지. 이대로 가버리게 두는 건 좀 아쉽다. 섹스 준비만 끝날 정도로 자극한 강한윤은 클리토리스에서 손을 뗐다.
딱딱한 돌기 대신에 속살을 건드리기로 마음먹고 손가락을 삽입했다.
"흐읏.."
중지 하나만 넣어도 질이 빡빡하게 조인다. 중지를 굽혀서 위쪽에 움푹 들어간 곳을 꾸욱 눌렀다.
"읏, 하윽.. 거기 안 돼요.. 이상해져요..."
키리아의 좋은 반응을 살피던 강한윤은 약지까지 삽입을 시도했다.
두 개 정도는 괜찮아 보인다. 엄청 빡빡하지만 충분히 들어갈 것 같았다.
"조금 자극이 센가요?"
"몰라요.. 읏, 흐읏... 모르겠어요..."
약한 오르가즘으로 키리아는 여유가 사라진 상태였다.
적당히 녹아내린 얼굴을 하고 있는 키리아. 그녀의 상태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강한윤은 자지를 꺼냈다. 커다란 자지를 드러낸 뒤에, 그대로 키리아의 속살에 문질렀다.
그 상태에서 일부러 삽입하지 않고 그녀의 반응을 살폈다.
미약한 신음을 내지르던 키리아는 상기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읏, 아앗...하아.. 하고 싶으면 해도 돼요..."
키리아가 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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