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8화 〉 95화
* * *
침대 위에 엎어져있는 강한윤의 위로 올라탄 세리스.
그녀는 등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역시 남성은 남성인 걸까.
몸이 약해보여도 골격은 확실히 남성의 것이었다.
"간지럽습니다. 성녀님."
".. 가만히 있어 봐요."
세리스가 몸 여기저기를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고 만지니 간지러웠다.
강한윤은 웃음이 터지려는 걸 겨우겨우 참았다.
'확실히... 예언의 성자가 맞는 걸지도..'
세리스가 그의 몸으로 신성력을 조금씩 주입했다.
몸 안으로 흘러들어간 신성력에 그의 신성력이 빠르게 반응한다.
신성력이 하나로 섞이면서 원래 그랬던 것처럼 자리를 잡았다.
'신성력에 대한 재능은 있는 편이야.'
신성력의 반응 속도, 친화력, 농도.
그 어느 하나 일반 사제나 성기사들에 비하면 월등히 좋은 편이었다.
'그리고...'
그에게서 다른 신성력도 느껴진다.
이미 다른 신에게도 축복을 받았다는 증거였다.
이스타르님과 다른 신의 증명을 받은 자라니.
더욱 수상함을 느낀 세리스였다.
'이 남자는 대체 뭐하는 사람일까.'
세리스는 신성력을 끌어올렸다.
이단 심문관이 사용하는 신성기술이었다.
신성력을 가느다랗게 실처럼 뽑아내서 가슴으로 흘려보냈다.
"가슴으로 뭔가 들어오는데... 이건 뭐죠?"
"저항하지 말고 받아들여요."
원래라면 내부기관이 망가진 사람들에게 사용하는 치료기술이었지만.
심장을 감싸면서 사용한다면 거짓말의 여부를 알아낼 수 있었다.
몇 번이고 사용해본 세리스라서 기술은 순식간에 전개되었다.
신성력이 그의 심장을 완전히 감쌌다.
"저에게 접근하는 이유가 응원 하고 싶어서 라고 했었죠."
"그렇죠. 그냥 돕고 싶어서요. 성녀님에게 힘이 되고 싶습니다."
그의 심장은 진실이라고 대답하는 중이었다.
세리스는 이어서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평화를 원한다고 했죠."
"그렇죠."
"전쟁을 멈추고 싶다 말했고."
"당연하죠."
질문이 거듭될수록 세리스의 안면 근육은 점점 굳었다.
그의 말은 전부 사실이었으니까.
의심하고 또 의심하던 세리스와 달리 그는 처음부터 사실만을 말하고 있었다.
처음 만났던 날부터 말이다.
"읏..."
이제 세리스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뒷세계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순수하게 도와주고 있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를 던졌다.
"저를 좋아해서 도와준다고 했죠. 정말인가요?"
"네."
이번에도 진실이다. 그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세리스의 아래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녀님. 저를 그저 심문을 하려고 부른 건가요? 차를 마시자는 핑계로?"
"... 아니에요"
"지금 하고 있는 게 심문 아닌가요? 제가 진실을 말하는 지 확인하고 말이죠.."
"그건..."
맞는 말이었다.
억지로 그의 진심을 떠보겠다고 집으로 데려와서 기술을 사용하고 있었으니까.
스륵
강한윤은 슬며시 돌아누웠다. 세리스와 눈을 마주했다.
"저는 처음부터 진실만을 말했어요. 성녀님을 응원한다고."
그가 살며시 웃었다.
'... 진실'
진실을 원한다면서 거짓만을 바라보고. 거짓을 진실이라고 믿으면서 움직였다.
그는 처음부터 도우려고 했고 주교는 처음부터 속이려고 했다.
하지만 세리스는 주교에게 의지하려 했다.
눈앞의 사내는 진실을 말하는데, 세리스는 거짓말만 내뱉었다.
그의 도움은 필요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범죄자가 솔직할 리가 없다고 의심했다.
결국에는 그의 도움을 받아서 일을 처리했고, 위기의 순간에 목숨을 빚지기까지 했다.
세리스는 이스타르님의 가르침을 떠올렸다.
모두에게 믿음을 주고 믿어라.
하지만 그에게는 단 한 번도 믿음을 주지 않았다.
이제는 믿음을 줘야할 때가 아닐까.
세리스가 자책을 하고 있을 때, 강한윤은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렇게 있으니 뭔가 이상한 분위기네요."
"...읏!"
눈이 마주친 세리스는 손등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건 마치 자신이 그를 덮치는 모양새였다.
세리스의 얼굴이 홍시처럼 새빨개졌다.
"엄청 당황하시네요. 처음이에요? 이런 거"
강한윤은 세리스의 머리칼을 귀 뒤로 쓸어 넘겼다.
"저는 집으로 초대하길래 처음부터 이런 생각인 줄 알았어요."
"아니.. 그런 건 아니었어요."
"그래서 처음인가요?"
강한윤은 장난치는 어린아이처럼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당연히..."
세리스는 입을 열고 아차 했다.
그와는 달리 또 다시 거짓말을 하려고 하고 있었으니까.
'읏...'
이번에는 솔직하게 말하자.
그녀는 솔직해지기로 결심했다.
"... 없어요."
대답을 하고 눈을 마주쳤다.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고 있으니 세리스의 심장이 더욱 빠르게 뛰었다.
"읏..."
세리스는 작게 소리를 내질렀다.
이렇게까지 진심으로 마주해왔던 상대가 있을까.
올곧은 눈동자는 흔들리지 않은 채 이쪽을 응시하고 있다.
세리스도 자연스럽게 그를 의식하게 되었다.
'그는... 나를...'
좋아하는 게 틀림없다. 그것도 이성적으로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까지 다가오질 않을 테니까.
'... 나는 그를 좋아하는 걸까.'
세리스는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그건 모르겠다. 하지만 가슴은 두근두근 거린다.
이런 상황. 이런 분위기라서 가슴이 뛰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각보다 싫진 않으려나...?'
그의 얼굴이 세리스의 취향에 들어맞진 않았다.
그러나 그의 진실 된 마음은 좋다고 생각했다.
"읏.."
강한윤은 세리스의 허리를 당겨왔다.
서로의 몸이 밀착되고 코가 닿을 정도로 얼굴이 가까워졌다.
"싫어요?"
"아뇨... 그게... 모르겠어요."
머릿속이 복잡해서 뭘 원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세리스의 대답에 강한윤은 웃으며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성녀님 너무 긴장하진 마요.
커다란 손으로 머리를 만져지니 긴장이 저절로 풀린다.
세리스는 눈을 감고 그가 리드하는 대로 움직였다.
뒤통수에 닿아있는 손이 머리를 당긴다. 천천히 입술이 포개졌다.
"..."
저질러버렸다. 키스했다. 말랑말랑하고 촉촉하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경험이 없는 세리스는 가만히 있었고.
"읏..."
강한윤 쪽에서 먼저 입술을 움직였다.
쪽 쪽
입술을 간질이듯이 부딪치고 자극을 준다.
세리스도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입술을 움직였다.
처음에는 호흡이 전혀 맞지 않는 커플 댄스처럼 삐걱거렸지만.
쪼옥 쪽 쪼옥
몇 분 동안 키스를 하고 있으니 세리스도 익숙해졌다.
상대의 입술이 움직인다면 받아준다.
이쪽에서 입술을 움직인다면 상대가 받아준다.
"하아... 하아.."
세리스는 격하게 숨을 내쉬었다.
계속된 키스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잠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찰나.
그는 그렇게 놔둘 생각이 없나보다.
침대에 세리스를 눕히고 팔을 붙잡고 또 다시 키스를 시작했다.
츄릅 츄웁 츄웁
'흐읏.."
이번에는 세리스의 입술을 열리도록 유도하고, 혀를 살살 건드렸다.
혀끝을 빙글 빙글 돌리듯이 문질렀다.
문질문질.
"하으으...으읏.."
야한 짓에 내성이 없는 세리스에게 곧바로 반응이 터져 나왔다.
괴롭다는 듯이 발을 동동 구르며 침대를 차고, 그의 팔을 세게 붙잡았다.
"흐읍...흣... 하아... 하으..."
혀를 섞는 야한 키스를 해서 그런지 머리가 멍하다. 몸에 힘도 들어가질 않는다.
오랫동안 이어진 딥키스가 끝나고 세리스는 침대에 널브러진 상태였다.
쪼옥 쪽
강한윤은 누워있는 세리스의 목덜미를 입술로 간질였다.
"이런 건... 이상해요..."
세리스도 성에 대한 지식을 알고 있었다.
지금 하고 있는 행위가 뭔지도 완벽히 이해했다.
전희. 섹스를 하기 전 준비를 하는 느낌으로 몸을 흥분시키는 것.
그렇게 알고 있었지만, 혀를 쭈웁쥬웁 빨리는 것으로 몸이 떨릴 정도로 쾌락을 느껴버렸다.
"하아... 왜... 왜 이렇게 잘해요..."
"그건 비밀이에요."
매일 다른 여자랑 섹스해서 늘었다고 말하기엔 애매하지.
대답을 얼버무린 강한윤은 웃으면서 답했다.
그는 누워있는 세리스의 밑가슴을 톡톡 건드렸다.
"성녀님. 가슴을 보고 싶어요."
"... 부끄러워요."
"원래 이런 행위는 부끄러운 거예요."
그리고 부끄러워서 더 좋은 거다.
강한윤이 기대하는 눈빛으로 세리스를 바바라보았다.
그러자
"...읏..."
세리스는 그 기대에 부응하듯이 민소매의 밑단을 들어올렸다.
"됐어요...?"
딱딱하게 발기한 핑크빛 젖꼭지가 드러났다.
세리스의 젖꼭지는 공기가 닿는 게 느껴질 정도로 민감해진 상태였다.
한 손으로 잡기 힘든 크기의 거유.
성녀가 이런 걸 달고 있어도 되나? 수녀복에 가려진 몸매는 야했다.
"일단 이걸 벗길게요."
강한윤은 민소매 안에 입고 있는 검은색 속옷을 능숙하게 벗겼다.
"검은색이라... 기대했어요?"
속옷은 평범한 디자인이 아니었다.
대놓고 섹스를 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야한 형태다.
젖꼭지를 가리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살이 드러나 보이도록 천이 얇았다.
"읏..."
세리스는 시선을 피했다. 혹시나 해서 입었을 뿐인데 이렇게 됐다니.
이쪽에서 기대를 하고 유혹한 것처럼 보일 게 분명했다.
"그래도 생각은 하고 있었네요. 저만 그런 줄 알았어요."
강한윤은 젖꼭지를 입으로 살며시 물었다.
쪼옥
"하앙... 하응.."
혀가 닿자마자 세리스는 신음을 흘렸다.
쭈웁 쭙 쭈웁
젖꼭지가 늘어날 정도로 강하게 빨고 놓자, 원래의 탄력 있는 모습으로 돌아갔다.
"하응...흐응..."
세리스는 다리를 이리저리 비볐다.
젖꼭지를 세게 쪽 빨렸다가 놓으면 시원하면서도 또 다시 근질거렸다.
젖꼭지가 묘하게 시원하면서 쾌락이 찾아왔다.
약간 짜릿할 정도의 약한 쾌락과 함께 하복부가 뜨거워지고 힘이 축 빠졌다.
"읏..."
위쪽만 빨리고 만져지니 뭔가 허전하다.
아래쪽도 만져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세리스의 하복부에 그의 손이 닿았다.
그녀는 놀라서 다리를 오므렸다.
"성녀님."
강한윤은 다리를 벌리라는 듯이 허벅지 쪽을 손으로 스윽 스윽 어루만졌다.
"아아..."
만져진 허벅지 부분이 간지럽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더 안쪽이 만져지고 싶었다.
그의 손이 닿는 것을 기대하며, 세리스는 수줍은 처녀처럼 다리를 벌렸다.
강한윤은 다리 사이로 손을 넣었다.
스윽스윽
팬티 위로 손가락을 문지르다가 클리토리스의 위치로 추정되는 부분을 비볐다.
"하으...흐읏..."
세리스가 흐트러진 모습으로 신음을 흘렸다.
클리토리스를 살살 긁으면서 질 입구가 있는 곳을 꾹꾹 눌러주니 몸을 비틀었다.
스륵
강한윤은 그대로 팬티를 아래로 내려서 벗겼다.
세리스의 새하얀 보지가 드러났다.
순산형 엉덩이에 손가락이 파묻힐 정도로 두툼한 대음순. 그 위로 옅은 금색의 짧은 음모가 보였다.
조개처럼 앙 다물고 있는 세리스의 그곳은 조각상처럼 예뻤다.
"성녀님은 여기도 예쁘네요."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아요...!"
손가락으로 보지를 만지면서 말하니, 그녀가 발끈했다.
찌걱 찌걱
후끈후끈 달아오른 보지는 애액으로 홍수였다.
손가락으로 만졌다가 뗄 때마다 딱풀처럼 끈적끈적한 소리가 난다.
"흐읏..."
그 소리를 들은 세리스는 얼굴을 붉혔다.
자신이 듣기에도 야한 소리였으니까.
"저도 이제 참기 힘드네요."
세리스의 보지를 괴롭히던, 강한윤도 옷을 벗었다.
애무만 하고 있으니 자지가 터질 것 같았다.
시원하게 바지를 벗어버리고 알몸을 세리스에게 드러냈다.
"에...?"
세리스는 그 크기를 보고서 입을 다물었다.
남성의 물건을 본 적 있었어도 저렇게 큰 건 본 적 없었다.
"읏.."
숨이 막힐 정도로 강렬한 남성의 체취.
세리스의 몸이 먼저 반응했다.
저 물건을 받아들이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보지에서 주륵 하고 애액이 흘러내렸다.
꿀꺽. 그녀는 침을 삼켰다.
여기까지 온 이상 뒤로 무를 수 없었다.
외간남자와 야한 짓을 하고 치부를 훤히 드러냈으니 끝까지 하는 수밖에.
세리스는 자지를 손으로 붙잡고 신성력을 끌어올렸다.
세리스는 신성력을 응축시켜서 얇은 막을 만들어냈다.
자지가 커서 전부 덮는 건 어려웠지만, 앞부분은 덮을 정도는 됐다.
"이건 뭐죠?"
"혹시나... 임신하면 안 되니까요."
신성 마법으로 만들어낸 콘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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