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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이 전부 따먹음-29화 (29/163)

〈 29화 〉 29화

* * *

[각인 대상은 서로를 해 할 수 없습니다!]

...아니 이게 뭐야.

떠올라있는 메시지와 안간힘을 쓰고 있는 라이라를 번갈아서 쳐다봤다.

라이라는 어떻게든 칼을 찔러보겠다고 양손으로 밀고 있지만, 무언가가 막고 있는 것처럼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각인은 서로를 해할 수 없다고?

스테이터스 창을 열었다.

[방중술 ­ 각인]

­대상 : 라이라 베르첼 (E)

­방중술의 효과가 상승합니다.

­하루에 3번 명령할 수 있습니다.

각인의 효과 설명 아래로 각인된 대상이 적혀있었다.

그냥 섹스 배틀을 해서 이기면 각인을 할 수 있다는 거잖아? 나는 간단하게 받아들였다.

거기에 명령을 내릴 수 있다니, 말이 각인이지 거의 노예나 다름없는 처우였다.

"라이라 밧줄 풀어."

"제가 왜 풀어줘야 하죠?"

라이라가 인상을 찌푸리면서 대답하지만 이미 칼로 밧줄을 베고 있었다.

거기에 배 부근의 분홍색 문신이 빛났다. 이게 각인?

야하게 생긴 문신의 빛이 사라지자 메시지가 떠올랐다.

[명령이 2회 남았습니다.]

"이게 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는 라이라는 입만 뻥긋거리고 있었다.

칼로 찔러 죽이려는 시도도 실패하고 몸이 멋대로 움직이니 당연한 반응이다.

그제서야 긴장이 풀렸다. 휴...

라이라는 나를 죽일 수 없고, 이쪽에 주도권이 있다?

그러면 상황이 편해지지. 나는 또 다른 명령을 내렸다.

"라이라. 자지를 빨아줘 정성스럽게."

"제가 왜 당신에게?! 읏... 몸이 또..."

그녀는 아직 발기되지 않은 자지를 입으로 머금고 혀를 살살 굴려서 귀두를 자극했다.

오 좀 하는데. 노아 급은 아니지만, 에리엘 급은 된다. 어젯밤에 섹스를 하면서 감을 익힌 걸까.

라이라가 눈을 치켜뜬 채로 자지를 츕. 츄웁. 소리가 나도록 빨았다.

역시 메이드는 아침 펠라지.

눈빛으로는 반항하고 있지만 입으로는 자지를 기분 좋게 만들기 위해 최대한 정성스럽게 빨고 있다.

절경이구만. 반항하는 메이드의 애인같은 펠라라니.

나는 참지않고 그대로 라이라의 입에 사정했다.

"흐읍...으읍..."

정액을 꿀꺽삼키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렸다.

입안 잔뜩 머금은 정액까지 마신 라이라가 입을 떼고 숨을 들이마신다.

"하아....망할. 최악이에요."

"그래? 난 천국이었는데."

기분이 좋아서 답했더니, 라이라가 이쪽을 흘겨본다.

눈빛으로 사람 하나 죽일 기세였다.

어제까지는 라이라의 손에 죽을 처지였는데, 이제 전세가 역전되다니.

역시 인생은 모르는 법인가?

라이라의 부드러운 엉덩이를 주무르면서 그녀에게 달라붙었다.

"몸이 더러워졌는데 같이 샤워하러 갈까? 라이라."

옷에도 정액이 묻어서 이대로라면 찝찝할텐데.

같이 들어가는 게 어떠냐고 치근덕거리자 그녀가 옷을 벗어버린다.

오. 화끈한데? 새하얀 나신 위로 붉은 머리칼이 허리까지 내려온다.

"...하아. 그래요 샤워 하러가요. 대신에 건들기만 해봐요."

"건들면 어떻게 할 건데?"

"... 됐어요."

그녀는 대꾸하지 않고 욕실로 들어 가버렸다.

라이라의 입장에서는 내가 건든다고 하더라도 반항이 불가능하다.

협박을 한다고 한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걸 알아차렸겠지.

옷을 벗어버린 뒤에 그녀를 따라 욕실로 들어갔다.

2명이 간신히 들어갈 만한 나무 욕조와 나무바가지가 있었다.

펌프를 당기면 물이 나오는 구조처럼 보이지만 찬물만 나오는 건가.

이걸 보니, 뜨뜻한 물이 항상 나오는 부대가 그리워졌다.

"뜨거운 물은 없나?"

펌프를 누르자 물이 나오지만 역시나 차갑다.

찬물에 샤워는 좀 싫은데. 나무 욕조에 물이 차올랐다.

"나와 봐요."

물이 거의 다 차오른 욕조에 라이라가 손을 뻗었다.

마나의 유동이 느껴지고, 물이 점점 달아오른다. 물이 데워지고 있다.

오... 이런 것도 가능해? 마나를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다루는 법을 하나도 모르는 나에겐 신기하기만 하다.

물에서 김이 피어오르자 라이라가 먼저 욕조 안으로 들어갔다.

따뜻해서 근육의 긴장이 풀리고 피로도 싹 사라지는 기분이다.

"흐읏! 건들지 마요."

등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자 라이라가 화들짝 놀랐다.

매끈한 피부를 보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

이왕 만진 거 이대로 스킨십을 하고 싶은데.

섹스를 하고 싶은 건 아니고 그저 이 기분을 즐기고 싶다.

섹스도 좋지만 섹스가 끝난 뒤의 이 분위기가 좋다.

"머리 감겨줄게. 그건 되지?"

"알아서 해요."

토라진 그녀가 건성으로 대답을 했다.

허락도 받았으니 나무 바가지로 물을 퍼서 그녀의 머리에 조심스럽게 끼얹었다.

비누를 머리 곳곳에 비벼주고 거품을 냈다. 머릿결이 무슨 비단처럼 곱다.

따로 관리를 하는 건가? 감탄하면서 두피마사지를 하듯이 머리를 꾹 꾹 눌렀다.

"내 몸에 기대도 되는데."

"제가 그럴 거라 생각 하나요?"

당연히 아니겠지. 피식 웃으면서 라이라의 머리에 묻은 거품들을 흘려보냈다.

이 다음은 당연히 클라이맥스인 몸 씻겨주기다.

그녀의 몸을 껴안으면서 내 쪽으로 당겨왔다.

"당신.. 무슨 짓을 하는 거죠?"

"당연히 여기도 씻겨주려고 하는 거지."

"저 혼자서도 할 수 있어요!"

"가만히 있어. 해줄 테니까."

비누를 라이라의 배에 문질렀다.

비누 거품이 몸 골고루 묻도록 손으로 펴 바르며 가슴도 적당히 주물렀다.

부드러운 가슴이 거품에 비벼져서 탱글탱글하다.

가슴을 잡으려고 쥐면 거품에 미끄러졌다.

"그만 만져요...! 읏..."

가슴을 만지는 건 남자의 본능이라 어쩔 수 없는 건데.

라이라가 민감하게 반응해서 손을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등과 허리 쪽도 거품이 묻도록 꼼꼼하게 만져주고 혹시나 뭉친 곳도 없는 지 확인했다.

역시나 뭉친 곳이 없네. 강한 사람들은 다 이런 건가. 상체를 전부 발랐으니 이제 하체를.

"여긴 제가 할 테니까 그만 해요!"

"..."

만지지 못했다. 이렇게 과격하게 반응하다니 너무 심했나.

욕망을 담아서 만지는 걸 자제할 걸.

분위기가 이렇게 되어버리니 억지로 만지기도 그렇다.

상대가 싫어하는 데 억지로 하는 건 끌리지 않으니까.

이제는 내 몸을 씻을 차례라서 몸에 비누 거품을 냈다.

일단 가슴부터 씻으면서 상체에 골고루 묻히고 등도 씻는다.

등은 좀 힘든데. 어깨가 유연하지 않아서 모든 면이 잘 닿진 않는다.

이리저리 낑낑대면서 씻고 있으니 등에 무언가가 닿았다.

라이라의 손이였다.

"비누 줘요."

"라이라 씻겨주는 거야? 고마운데."

"닥치고 주기나 해요."

라이라가 먼저 해줄 거라곤 생각도 안했는데

.

비누를 건네자 등을 정성스럽게 씻겨주었다.

"아래도 씻어줄 수 있지?"

"..."

그녀에게 자지를 내밀었다. 여기도 씻겨주면 이쪽은 좋으니까.

가슴도 만지고 이 상황을 의식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발기했다.

짧은 한숨을 쉰 뒤에 그녀가 손을 뻗었다. 무척이나 사무적인 손놀림이다.

대충 씻겨주기만 하려는듯하지만 어림도 없지. 그녀의 얼굴에 자지를 들이댔다.

그러자 인상을 쓴 라이라가 손에 거품을 잔뜩 묻힌 채로 대딸을 해주었다.

이게 천국이지 진짜로.

그녀의 손에 사정을 하는 것으로 샤워는 끝났다.

*

아침을 간단하게 챙겨먹고 우리는 다시 북부로 가기 위해 마차에 탑승했다.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라이라는 여전히 꽁한 상태였다.

약을 먹이고 밤에 몰래 왔다가 강간당하듯이 섹스를 하고 아침엔 죽이려고 시도했다가 펠라에 샤워까지 했지.

그녀 입장에서는 되는 게 하나도 없는 날이다.

그래도 섹스 중간부터는 엄청 좋아하고 애인처럼 엉겨 붙어 오던데.

너도 즐겼잖아. 라고 말하고 싶은 충동을 참아냈다.

"라이라. 다프닐로 돌아갈 거야?"

"제가 그럴 이유가 있나요?"

"사실 여기 있을 이유도 없잖아."

"그건 아니에요."

"그럼 뭔데?"

나의 경우엔 북부에 일이 있지만, 라이라는 없다. 지금 당장 남부로 돌아가도 이상하지 않았다,

굳이 대답하고 싶지는 않은 지 라이라가 입을 다물었다.

"그래서 어제 대딸을 해준 이유가 뭐야?"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은 그녀에게 가장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자고 있는 사람의 방에 몰래 들어와서 대딸을 해주다가 죽이려고 한 이유가 대체 뭘까.

내 생각으로 알아내는 건 불가능했다.

논리적으로 생각해도 이상하고, 소거법으로 생각해봐도 이상하다.

대체 뭘 원한 거지?

“나는 출장 마사지를 부른 기억은 없어서 물어보는 거야.”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대체 뭔데?

이번에도 대답을 안하나 했는데. 그녀의 입이 열렸다.

“정보를 얻으려고 했어요.”

“정보? 무슨 정보?”

대딸 해주는 거랑 정보를 얻는 거랑 무슨 상관이지?

한 발 빼주면 정보를 읊어야 한다는 룰 같은 게 존재하는 건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쪽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했어요.”

“그거랑 내 자지를 만지고 있던 거랑 무슨 상관이야 대체.”

“자백제를 먹이고 최음제를 먹이면 효과가 극대화되니까요.”

자백제를 먹였다고? 대딸을 한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그것보다 신기하네.

자백제와 최음제의 궁합이 좋다거나 하는 건 게임에서 알 수 없는 정보였다.

“당신. 아지트는 어떻게 찾아온 거죠?”

“내가 굳이 대답을 해야 해?”

“그쪽이 궁금한 정보를 줬으니 저도 받아야죠. 싫으면 관둬요.”

어디까지 대답을 해줘야 할까. 고민을 끝낸나는 간단하게 답했다.

“내 능력이야.”

“..그게 무슨 소리죠?”

“능력으로 정보를 알 수 있다고.”

“거짓말. 그런 능력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어요.”

당연히 들어본 적 없겠지. 없으니까.

음지에서 활동하는 라이라는 정보를 모으고 거래를 한다.

정보로 먹고 사는 라이라가 모른다면 사실에 가깝지만, 내가 있는 한 아니다.

이쪽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는 건지 라이라는 심드렁한 표정이었다.

“라이라 베르첼. 내가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보여?”

“... 그걸 어떻게?”

라이라의 성을 부르자, 그녀가 놀란다.

아니 이건 나도 놀랐다. 그녀가 베르첼 가문의 사람이라니.

북동부에서 활동하는 베르첼 가문은 규모가 큰 상인 길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 가문의 사람이라는 건 방금 전 각인에 떠오른 이름을 보고 알아냈다.

게임 설정에서도 나오지 않는 내용이었으니까.

그녀의 가문을 확인한 나는 한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왜 가문을 나와서 활동하는 거지?

버려진 건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 스스로 나온건가?

공작가의 여식이라면 뒷배경도 짱짱하고 부족할 게 없어 보이는 데.

겉보기로는 풍족해보이는 베르첼 가문이지만 다른 숨겨진 내용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베르첼 가문에서 나온 이유는 뭐야?"

“그 이유는 능력으로 알아낼 수 없나 보네요.”

“응. 이게 내 능력의 한계거든.”

어느 기술이나 리스크는 존재한다.

밸런스를 파괴하는 기술이라도, 한가지의 약점을 가지고 있는 법이다.

대상의 정보를 얻는 개 사기 능력이 있다면 또렷한 한계점은 있는 게 맞다.

실제로 이런 능력은 존재하지 않지만 말이다.

"그건 말할 수 없어요."

역시 켕기는 뭔가가 있다.

그녀가 입을 다무는 이상 정보를 더 알아낼 순 없겠지만 이 정도로 만족하자.

나는 그녀에게 한가지 거래를 제시했다.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내 협력이 있으면 도움이 되겠지? 그 대신 라이라 너도 나에게 협력해 줘."

라이라의 협력. 이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

그녀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니까.

어느 상황에서도 도움이 되는 능력이고, 개인의 무위도 낮지 않다.

소드마스터 급이 아니면 전부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 자체만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건 확실하지.

라이라를 그냥 버리는 카드로 쓰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그리고 그녀와 척을지지 않아야 한다는 게 너무 중요하다.

“..그럼 당신이 저에게 뭘 해줄 수 있죠?”

“다프닐부터 루프란, 마르벨스까지 점령한 내 능력을 의심하는 거야?”

3000시간의 경험으로 남부를 장악했다.

이정도만 해도 내 능력 증명은 충분하지 않아?

그런 뉘앙스를 담아 대답하자 라이라가 한참을 고민했다.

"거기에 나는 라이라 너를 다치게 할 생각이 없고 너도 불가능하지. 이것만으로도 협력하기엔 좋은 관계 아니야?"

고민을 끝낸 라이라가 입을 열었다.

“당신... 변태에 쓰레기여도 능력은 출중하니협력 할게요.”

"그럼 북부까지 같이 가는 거지?"

"마음대로 해요."

라이라가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휴 다행이네.'

이걸 거절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라이라의 생각엔 나의 협력을 받는 쪽이 이득이라 생각한 듯 하다.

'각인은 좋긴한데 너무 쓰레기야.'

텍스트 효과를 읽다가각인 효과의 교묘한 빈틈을 발견했다.

[각인 대상은 서로를 해칠 수 없습니다.]

이 문장. 서로를 해칠 수 없습니다.

반대로 말한다면 해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게 된다.

서로의 일이 진행되는 걸 방해한다거나 적에게 도움을 준다거나. 모든게 가능하다.

정보를 사고 파는 그녀가 마음먹고 훼방을 놓는다면 모든 계획이 흐트러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루 3회 명령이라는 사기적인 능력도 있지만, 이건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라이라가 마음 먹고 숨어버린다면 찾을 수 있을까? 절대 불가능하지.

사기적인 능력이 있다고 한들, 사용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라이라를 항상 시야 안에 둬야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호감도 작업.

라이라에게 각인을 새긴건 맞지만 호감도가 높은 건 아니다.

비위를 맞춰주고 행동해서 그녀의 호감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시간은 많으니 천천히 그녀의 호감도를 높여보자.'

시녀복을 입고 인상을 찌푸린 채 담배를 피우는 라이라.

그리고 그 옆의 창문으로는 북부의 산맥지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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