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화 〉 6화
* * *
나는 조심스럽게 노아의 허리에 손을 올렸다.
"흐익....이... 인간.."
노아가 사람을 죽일 것 같은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손을 더 움직이면 지금 당장이라도 공격을 해올 것 같지만.
일을 시작한 이상 내가 해야 할 일을 진행할 뿐이다.
"흐읏..."
그대로 아로마 오일을 몸에 천천히 바르자 노아가 미약한 소리를 낸다.
일부러 엉덩이나 가슴에 터치하는 것은 피하도록 허리부터 다리까지 오일을 바른다.
안 그래도 매끈한 피부인데 오일까지 발라져 있으니 미끌미끌해서 감촉이 좋다.
오히려 이쪽이 힐링을 받는 다는 느낌.
이런 피부를 마음껏 만질 수 있는게 남자의 입장에서 포상이 아니라면 뭘까.
"그럼 시작할게."
"이상한 짓 하면 죽여 버린다고 했어...!"
나는 손을 최대한 섬세하고 부드럽게 움직여서 노아의 발을 붙잡았다.
불순한 의도는 담지 않은 순수한 마사지.
이래뵈도 주위 사람들에게 마사지를 좀 한다고 평가를 받았었다.
"읏.."
적당한온도, 아로마 향이 가득한 방.
엘프에게는 최적의 상황이다.
내가 성심껏 마사지까지 해주니 노아의 입에서 작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나에게 협박을 해댔지만 이제는 온순해진 느낌이다.
'근데 마사지 효과는 어떻게 발동 하는 거지?'
나는 마사지를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다.
칭찬을 받았다고 해도 느낌적인 느낌으로 할 뿐이었으니까.
게임에서도 마사지를 하면 npc에게 어떤 효과를 부여했다고만 나오지.
자세한 진행상황이 나오진 않으니 이제는 내 직감을 믿는 수밖에 없었다.
'그냥 하던 대로 진행 하자.'
나는 온 몸의 근육을 풀어준다는 느낌으로 노아의 발부터 올라간다.
군인이니 발에 굳은살이 있을 줄 알았는데 부드럽기만 하다.
뭉친 곳 하나 없는 발이지만 나름대로의 피로가 쌓여있지 않을까.
나는 많이 걷는 사람에게 가장 무리가 가는 족저근막 위주로 손가락을 꾸욱 눌렀다.
"으읏..."
조금 아팠는지 노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발바닥 앞쪽부터 뒤까지 누른 뒤 발가락도 가볍게 누르면서 자극을 준다.
근육의 피로를 풀어준다는 느낌으로 적당한 힘을 실었다.
마사지를 진행하면서 노아의 얼굴을 힐끔 쳐다보았다.
처음에 살벌한 눈으로 협박을 했지만, 이제는 편안한 얼굴로 마사지를 느끼고 있었다.
발의 마사지를 끝내고 이제는 다리.
다리도 마찬가지로 자주 쓰는 근육을 풀어주면 되겠지.
그런 생각으로 다리를 안마하기 위해 가볍게 손가락을 놀리자.
"흐읏..."
노아의 간드러진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이어서 꾸욱. 꾸욱.
손가락으로 다리를 마사지하니 노아의 숨이 점점 거칠어지고 있었다.
'방중술이 발동한 건가?'
방중술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패시브 스킬이기 때문에 발동했는 지 확인이 어렵다.
하지만 노아의 다리사이로 보이는 속옷에 미묘하지만 습기를 띄고 있는 것이 보인다.
계속해서 기분 좋은 소리를 내는 노아를 보고 나는 어느 정도 확신을 가졌다.
'방중술이 효과를 내고 있네.'
노아는 내가 하는 마사지를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혹시 되지 않을까? 어쩌면 될 지도?
나는 다리에서 엉덩이 아래쪽 볼기를 손가락으로 슬며시 눌렀다.
이대로 천천히 섹스 각을 본다면 분위기를 타서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손가락으로 슬며시 마사지를 하면서 고개를 들자.
노아가 매서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해?"
"아...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다시 마사지에 전념했다.
그래. 호감도도 낮은데 강간을 하는 것도 아니고 섹스를 하는 건 힘들겠지.
'이번만 기회는 아니니까.'
이번이 아니더라도 다음에 기회가 생길 터였다.
마사지를 받는 것도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
그렇게 쾌락과 호감이 쌓이다보면 섹스 하는 것은 일도 아니리라.
"흐읏...읏..."
내가 허벅지를 집중적으로 공략하자 노아가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여기가 유독 좋은 걸까?
노아의 몸이 간헐적으로 떨리고 둔부 사이로 보이는 속옷도 눈에 보일 정도로 촉촉해져 있었다.
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명백한 자국이다.
"으읏...."
마무리로 허리 부근을 지그시 누르자 허리가 살짝 뜨면서 자그마한 교음이 흘러나온다.
온 몸이 땀으로 젖어서 요염한 상태인 노아의 모습에 내 자지가 반쯤 발기가 되었다.
마사지가 끝나면 혼자 딸딸이나 쳐야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메시지가 떠올랐다.
띠링.
[음기를 흡수하여 마나가 증가하였습니다.]
[높은 재치로 인하여 마사지의 효과가 강화됩니다.]
[행동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어?'
게임에서는 보지 못한 메세지였다.
***
[강한윤 : 레벨 1]
마나 : 55/55
힘 : 5
체력 : 5
지능 : 7
재치 : 23
[재능]
동물의 친구
[스킬]
방중술 : 채음보양 (Rank : F)
방중술 : 마사지 ()
정화 ()
일일 최대치인 10까지는 아니라서 아쉽긴 하지만.
확실히 마나가 늘어나 있었다. 마나는 많을 수록 좋으니까 나쁘지 않다.
'노아가 절정을 느꼈나 본데.'
방중술의 기본 베이스는 여성의 절정이다.
여자가 절정에 이르지 못한다면 아무 효과도 발휘하지 못한다.
침대에 엎드려 있는 노아는 마사지의 여운을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약한 오르가즘을 느꼈다는 거다.
마사지가 끝나자 노아는 새침한 표정으로 얼굴을 들었다.
잠깐 아쉽다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지만, 금세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끝났어. 효과는 어때?"
"별로."
신체능력과 마나능력이 올라갔으니 몸이 더 가벼워졌다는 걸 느끼겠지.
노아가 일부러 안좋은 척 하지만 증거는 확실하다.
채음보양의 발동, 마사지 효과 발동이라고 시스템이 말해주고 있었으니까.
호감도가 얼마만큼 오르면 솔직해질까.
'그래도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
마사지를 끝내고 떠올랐던 한줄의 메시지.
[높은 재치로 인하여 마사지의 효과가 강화됩니다.]
게임에서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조합, 재치 + 방중술.
여기에 이런 효과가 있을 거라곤 생각도 안 해봤다.
'애초에 방중술이 그렇게 좋은 기술이 아니니까.'
방중술 계열의 스킬은 버프에 가깝다.
다른 NPC 캐릭터들을 키워주고 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음식이나 다른 버프 스킬들로 스펙을 뻥튀기 하는 것에 비해서 계수도 높다.
'하지만 NPC한테만 쓸 수 있다는 게 문제야.'
스펙이 20%씩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는 AI가 움직이는 NPC였으니까.
내 캐릭터로 변수를 만드는 것보다 효율이 떨어진다.
그리고 난이도가 올라갈 때 밸런스를 맞추는 방식이 문제였다.
상대방의 AI는 다채로워지고 우리팀의 AI는 단순해진다.
함정 같은 것도 대놓고 걸려주는 것도 빈번하고.
사람이 조종하면 100% 이길 싸움도 져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하지만 재치의 가능성을 봤어.'
오드웰 연합군의 영웅은 그 멍청한 AI를 가진 NPC가 아니다.
각자 생각하고 전략을 짜서 행동할 수 있는 영웅들이다.
버프를 걸어주면? 그만큼의 값어치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재치가 그렇게 까지 나쁘진 않아.'
높은 재치로 방중술의 효과를 톡톡히 본 다음.
다른 스펙은 아이템이나 이벤트, 음식으로 최대한 뻥튀기한다.
그렇다면 1인분을 할 수 있으리라. 아니 어쩌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
'어떤 쪽이 더 효율적이냐 문제겠네.'
근접캐릭터는 체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니 안 된다.
지금부터 체력을 올린다고 한들, 전투에서 활약할 가능성은 없다.
그렇다면 체력이 부족하더라도 괜찮은 마법사로 가야 한다.
마법사에게도 체력은 중요하지만 앞에서 싸우는 탱커보다는 훨씬 나으니까.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이번 다프닐 작전이 끝나면 조금의 여유가 생길 테니 그때 강해질 기회를 잡는다.
일단은 노아와 채음보양 각을 최대한 많이 얻어야 한다.
그게 쉬울 진 몰라도 일단은 시도를 해보는 편이 낫겠지.
나와 눈이 마주친 노아는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인상을 찌푸린다.
그러고 휙 돌아서 옷을 갈아입기 위해 다른 방으로 가버렸다.
겉으로 보기에 호감도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스템이 얘기해줬잖아.'
재치로 인해서 마사지의 효과가 강화됐다고.
그렇다면 당연히 호감도 증가 효과도 상승했을 게 분명하다.
가만히 기다리기만 한다면. 노아가 알아서 허락을 해주리라.
***
'인간의 마사지를 받고 나서 몸이 근질근질 해....'
강한윤의 방에서 마사지를 받고 방으로 돌아온 노아는 몇 분전에 느꼈던 감각을 떠올렸다.
인간이 손을 대고 마사지를 시작하고 10분 쯤 지났을 때, 하복부에서부터 열기가 몸 곳곳으로 퍼졌다.
손이 스치고 닿을 때 마다 몸이 더욱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안달이 났다.
'인간이 무슨 짓을 했어.'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몸이 뜨거울 리가 없었다.
노아는 가장 욱신거리는 하복부로 손을 옮겼다.
'설마 들켰을까...?'
팬티 속으로 손을 넣자 진득할 정도로 점성이 강한 애액이 묻어나온다.
얇은 옷을 입었으니까 흥분했다는 것을 들켰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닐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강한윤의 손이 미묘하게 엉덩이 쪽으로 닿았으니까.
그 촉감을 상상하면서 노아는 손을 팬티 속으로 넣어서 꼼지락 거렸다.
"흐앗....하아...앗.."
손가락으로 가볍게 클리토리스를 건드렸다.
다리에 저절로 힘이 들어가면서 간드러지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오른손으로 자그마한 클리토리스를 만지면서 왼손 검지로 조심스럽게 질내를 자극했다.
질내의 가장 민감한 부분을 연속해서 비비비자 허리가 떠오를 정도로 강한 쾌락이 온 몸에 퍼진다.
"하아..안돼..."
인생을 살면서 이렇게 강한 쾌락을 느낀 적이 있었나.
가끔씩 성욕이 들끓면 자위를 할 때도 있긴 했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다지 기분 좋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달라...'
중독될 만큼의 강렬한 쾌락.
노아는 오르가즘을 느끼면서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간다...간다앗....읏....'
몸 상태가 이런 것은 그저 인간이 이상한 짓을 했을 뿐이니까.
질의 기분 좋은 곳을 손가락으로 끈덕지게 비비며 마사지를 받을 때를 떠올렸다.
엉덩이에 인간의 손가락이 살짝 닿았을 때 생각보다 느껴버려 당황했다.
하지만 기분이 좋다는 것은 반박할 수 없었다.
'만약.. 그대로...했다면..'
더 좋은 쾌락을 얻을 수 있었을까?
"하아...하아..."
노아는 허리가 떨릴 정도의 오르가즘을 여실 없이 느끼며 숨을 몰아쉬었다.
***
'드디어...'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2레벨이 찍혔다.
물론 그런다고 해서 특별히 강해지는 건 아니다.
스탯을 1개 올린다고 해서 극적인 변화가 생기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레벨이 올라간다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지.'
블블에서는 5레벨과 15레벨이 동일한 스탯으로 똑같은 스킬을 써도 데미지가 같은 게 아니었으니까.
레벨이 오르면 그만큼 스킬의 계수가 상승한다.
전체적으로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60레벨의 체력 5와 1레벨의 체력5는 수치상으로는 같지만, 실제로는 큰 차이가 발생한다.
[강한윤 : 레벨 2]
마나 : 72/72
힘 : 5
체력 : 6
지능 : 7
재치 : 23
'그래봐야 아직 티도 안 나지만.'
나는 일단 체력부터 올렸다.
체력이 낮으면 불안하니까.
죽기 쉬운 것도 있고 활동을 오래하는 것도 힘들었으니까.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르니까 대비를 해야지.'
나는 떠올라 있는 메시지를 하나 하나 지우는 중이었다.
[끈적거리는 접착폭탄을 제조했습니다!]
[새로운 조합법을 발견했습니다!]
[행동경험치가 상승합니다!]
'이것때문에 제일 힘들었지.'
이번 작전에서 가장 큰 일을 해줄 아이템 [끈적거리는 접착폭탄] 이걸 만들기 위해서 며칠간 개고생을 했는지 모른다.
축복이 부여된 기름 플라스크 + 화약 + 마나회로 + 슬라임의 체액을 합치면 탄생하는 아이템.
지금의 단계에서 이 아이템들을 전부 모으는 것도 힘든데 10개씩이나 만들어야 한다는 게 문제였다.
그나마 쉬웠던 걸 생각하면 슬라임의 체액일까.
통통 튀어다니는 슬라임을 죽이고 체액만 주워오면 됐으니까.
작전의 준비를 끝마친 나는 지휘관 실로 향했다. 그리고 가볍게 노크했다.
"들어와."
에리엘의 모습은 평상시랑 다르다는 느낌이었다.
평소에도 날이 서있는 인상이지만 지금은 이쪽에서도 긴장했다는 게 느껴질 정도다.
"에리엘님 준비가 완료 됐습니다."
"드디어 인가."
"그렇죠."
에리엘과 처음 만났던게 일주일 전.
에리엘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서로 작전을 완성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쏟았다.
"후우."
에리엘이 짧게 한숨을 내쉰 뒤에 마나수정구에 손을 올렸다.
이번 작전은 우리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건 어렵다.
그렇기에 도움을 받고자 북서쪽의 지역.
칼페르의 지휘관인 흑령에게 연락을 취하기 위함이었다.
마법 수정구가 다른 색으로 빛나면서 상대방이 반응했다는 신호가 도착했다.
"에리엘? 무슨 일이야?"
"작전을 위해 부탁이 있다."
"뭐? 부탁? 부탁이라고 한 거야? 응? 에리엘? 진짜?"
수정구에서 들려오는 철없는 소녀 같은 목소리에 에리엘의 표정이 굳었다.
이래서 연락하기 싫었는데. 라는 표정이지만 작전 수행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번 작전은 흑령이 빠진다면 성립하지 않으니까.
'그녀가 거절할 수도 있겠지만.'
에리엘이 자존심을 굽히고 부탁을 한다면 거절할 리가 없다.
흑령은 에리엘을 좋아하니까.
"...작전 수행을 위한 공격이다. 흑령 너의 도움이 필요해."
"에리엘이 굽히고 들어오다니... 꿈만 같아."
"그래서 할 건지 안 할 건지만 얘기하도록."
"공격? 언제면 돼? 지금? 내일? 모레? 말만 해. 다 죽여 버릴 수 있어... 근데 부탁이 있거든? 한 번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
에리엘의 표정이 썩어 들어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