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화 〉 순회하는 척하는 무언가 #11
* * *
아닌 시간에 샤워라니 기분이 묘했지만, 나는 헬레나의 요구를 받아 함께 샤워실로 들어오는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나무로 만든 커다란 통에 물을 담아 옮기고, 촛불을 켜 불을 밝히느라 애를 써야했다.
바르칸 백작의 재력이라면 조명 아이템을 사서 쓸 법도 했으나, 결과는 보시다시피 이 모양이었다.
나로서는 조명을 들이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없기에 그렇게 추측할 뿐이지만, 촛불에 의지하는 것도 나름대로 운치는 있었다.
“ 지온도… 얼른 벗어. ”
내가 촛불을 밝히는 동안, 헬레나는 어느 새 알몸이 된 채로 쑥스러운 듯 몸을 배배 꼬았다.
흔들리는 촛불에 건강하고도 아름다운, 남자의 욕정을 자극하는 몸이 명암의 대비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밝은 조명 아래에서 보는 것 보다 훨씬 선정적이었다.
일자 복근이 새겨진 배는 당연하다는 듯 군살 하나 없이 꽉 조여져 있었으며, 그와 대비되는 두 쌍의 살덩이가 몹시도 큰 곡선을 그렸다.
약간 쳐졌을 뿐 탱탱하기 그지없는 큰 가슴도, 근육과 살이 잘 섞인 엉덩이도 매력적이기 짝이 없었다. 내가 본 여자들 중에서도 가장 최고라고 자신할 정도였다.
나는 그런 헬레나를 멍하니 바라보며, 마치 귀신에게 홀린 것 마냥 천천히 옷을 벗어 문 앞에 두었다. 문도 걸어 잠갔다.
물이 내려가는 하수구가 문과 가장 멀리 떨어진 구석자리에 있었기에, 곱게 개어둔 옷까지 튈 일은 없어 보였다.
이 세계의 여성의 입에서 함께 몸을 씻자는 말은 좀처럼 나오기 힘들다.
하물며 그것을 입에 담은 사람이 공작 영애라면 더할 나위 없이 비현실적이었다.
하지만, 그 비현실적인 상황이 지금 내게 벌어지고 있었다. 죽고 나서 신을 만났을 때 보다 현실감이 없을 정도였다.
“ 벗었어. 이제 그쪽으로 갈게. ”
적막이 감도는 욕실에 내 발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소리는 자연스레 서로에게 긴장감을 안겨다 주었고, 나 또한 긴장과 흥분을 품은 채 천천히 헬레나에게 다가갔다.
“ 윽…! ”
헬레나는 내가 다가오기 무섭게 얼굴을 붉히며, 곧장 등을 돌렸다.
막상 정면으로 마주하자 쑥스러워진 것 같았다.
평소에도 나를 안으며 큰 살덩이를 밀어 붙이는 것과 사뭇 다른 반응이었다.
“ 저기… 등부터 씻겨줘. ”
“ 나는 머리카락부터 씻어주는 게 편해서 그런데… 안 될까? ”
“ 아… 괜찮아. 지온이 하고 싶은 대로 해. ”
나는 바닥에 앉은 헬레나의 등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욕조에서 데워진 물을 받아 그녀의 머리카락과 등에 골고루 뿌렸다.
넓고 화려한 욕조는 매직 아이템이었기 때문에 작동만 시키면 이렇게 따뜻한 물을 쓸 수 있었다.
헬레나의 머리칼은 검은 비단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늘 고급 향유를 써서 윤기를 유지했고, 그로 인해 달콤하면서도 청량한 느낌을 주는 향이 났다.
다만, 향유는 몸을 다 씻은 뒤에 바르는 것으로 샴푸 같은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고로, 머리를 씻을 때나 몸을 씻을 때나 비누를 사용했다. 당연히 지금도 그 예외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 비누 묻힐게. 고개 숙이고 눈 감아. ”
“ 응……. ”
나는 근처 선반에 있던 비누를 집어 거품을 낸 뒤, 헬레나의 머리칼을 꼼꼼히 문질렀다.
이렇게 씻기는 것은 여자 하인의 몫이었으므로, 여자의 머리칼을 씻기는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그래도 향유를 바르는 것과 비슷한 요령으로 잘 해결할 수 있었다.
“ 아……. ”
헬레나는 머리에 물이 뿌려지자 저도 모르게 낮은 신음을 흘렸다.아마 따뜻한 물이 몸을 타고 흘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저 폭포수 같은 머리카락에 가려져 표정을 볼 수는 없다는 것이 다소 아쉬웠다.
나는 헬레나와 마주한 채 꼼꼼히 머리칼에 묻은 거품기를 씻어냈다.
내가 긴 머리칼을 좋아한다는 말을 꺼낸 이후 꾸준히 길러왔기에 그 길이가 무척 길었다.
그래서 씻어내는 데에도, 말려야 하는 데에도 시간을 들여야 했다.
“ 다 됐어. 눈 떠도 돼. ”
헬레나의 머리카락을 깨끗이 씻어낸 뒤, 그녀의 등 뒤로 돌아와 머리칼을 뒤로 쓸어 넘겼다.
계속 앞으로 축 늘어져 있으면 여러모로 불편하기에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물론, 이대로라면 머리카락에 등이 가려져 제대로 씻을 수 없었다.
그래서 흩어져 있던 헬레나의 머리카락을 모은 뒤, 목을 둘러 어깨 건너로 넘기도록 했다.
그러자, 검은 커튼에 가려져 있던 하얀 등이 숨김없이 드러났다.
적당히 발달된 등은 남자의 성욕을 부채질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것 같은데, 헬레나의 등이 바로 그랬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탄탄해, 생동감과 매력이 넘치는 등이었다.
나는 새삼스레 황송함을 느끼며 다시 한 번 손에 비누거품을 묻힌 뒤, 그녀의 등에 손을 대었다.
“ 읏…! ”
맨살에 남자의 손가락이 닿은 것이 처음인지, 헬레나는 내 동작 하나하나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보는 입장에서는 참 즐거웠으나, 시간을 질질 끌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어깨부터 문지르기 시작했다.
“ 아, 아으……. ”
가볍게 힘을 주어 살을 문지를 때 마다 교성이 들려왔다.
작정하고 남자를 유혹하는 듯한 소리가 귀를 사로잡았고, 색기가 가득한 등이 다른 곳으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 아앙! 거기는……. ”
어깨를 씻은 뒤 척추를 따라 손이 미끄러지던 중, 헬레나의 옆가슴에 손가락이 닿았다.
양 손의 끝이 살짝 닿았을 뿐인데도 무척 민감한 반응이었다.
보통 상황에서는 이쯤에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가 나올 법 했으나, 이미 합의가 끝난 상황이다.
그러니 나는 끓어오를 듯한 욕정을 감춘 채 묵묵히 헬레나의 등에 거품을 묻혀갔다.
어깨에서 등의 가운데. 등의 가운데에서 허리 아래쪽으로.
씻을 곳이 줄면 줄어들수록 내 손은 점점 아래로 향했고, 이윽고 헬레나의 풍만하기 짝이 없는 골반에 이르렀다.
무심코 시선이 돌아갈 만한 농염한 곡선은, 당장이라도 아이를 배고 싶어 못 참겠다고 호소하는 것만 같았다.
“ 만질게. ”
나는 짧게 한 마디만을 던진 뒤 헬레나의 골반을 문질렀다.
등과 달리 피부에 착 달라붙는 느낌과, 볼록한 언덕을 쓸어내리는 듯한 느낌이 무척이나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 아, 아앙…! 거기… 좀 더어……. ”
골반을 문지를 때 마다 헬레나가 안타까운 듯한 신음을 흘렸다.나 또한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였다.
골반의 바로 아래에 육즙이 꽉 차있을 법한 엉덩이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 좀 더 만져 달라 말한다면 기꺼이 그렇게 해야지.
나는 귀를 간질이는 여자의 교성, 손을 가득 채우는 살의 촉촉함과 탄력을 더 맛보고 싶다는 생각에 허락도 받지 않고 헬레나의 엉덩이를 꽉 쥐었다.
“ 으으응…! ”
그러자, 당연하다는 듯 헬레나가 더욱 요염하게 몸을 꼬며 교성을 터뜨렸다.
억지로 억누르는 듯한 교성이 무척이나 듣기 좋았다.
내가 이 여자를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싫다는 소리는 없었다.
오히려 상체를 땅에 대고 엉덩이를 높이 들어 올린 채 살랑살랑 흔들며, 좀 더 만져달라고 몸으로 애원하고 있었다.
그 결과 엉덩이 사이에 숨겨져 있던 비부가 훤히 보일 정도였다.
나는 그 계곡 사이에 얼굴을 묻어보고 싶은 호기심을 느꼈으나, 그것은 나중으로 미루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은 헬레나의 크고 부드러운, 탄력 있고 육즙이 꽉 찬 것 같은 고기의 감촉을 즐기고 싶었다.
“ 지온, 나… 점점 몸이 뜨거워져……. 아래쪽도 간질거려어……. ”
비누의 매끄러움이 더해진 엉덩이를 내키는 대로 주무르던 중, 헬레나가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안타까운 듯한 눈빛을 보냈다.
마침 손가락 사이로 볼록볼록 삐져나오는 엉덩이살을 보고 느끼며 흥분하던 중, 한층 더 나를 부채질하는 말이었다.
“ 간질거려? 혹시…여기야? ”
나는 그것이 흥분으로 인한 것임을 알지만, 모르는 척 비부 바로 근처에 있는 허벅지를 주무르며 물었다.
손가락이 비부에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했던 탓에 헬레나의 안타까움이 더욱 커지는 것만 같았다.
“ 아냐, 아니야아…! 거기가 아냐……. ”
원하는 곳을 자극해 주지 않자 헬레나는 엉덩이를 더욱 크게 흔들며 아이처럼 투정부리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자주 접하던 투정이라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거라 생각했는데, 내 오산이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떼를 쓴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성욕의 불을 활활 지피는 요소 중 하나였다.
“ 그럼… 여기? ”
더 애태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니, 이 이상은 내가 견디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손가락은 헬레나의 허벅지와 엉덩이의 살을 헤치고 나가, 그 중심에 있을 비부를 꿰뚫고야 말았다.
“ 아아앙! 거기, 거기이…! ”
질꺽.
헬레나는 내가 찌른 곳, 보지가 정답이었음을 애교 섞인 교성으로 알렸다.
헬레나의 보지 안으로 찔러 넣은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질주름의 탄력. 애액의 샘에 물들어가는 손가락이 정복욕을 만족시켜주고 있었다.
나는 비어있던 왼손으로 헬레나의 엉덩이를 주무르며, 보지에 꽂아 넣은 오른손 중지를 까딱이며 헬레나를 자극했다.
그럴 때 마다 약속이라도 한 듯 끊임없이 교성이 흘러나왔고, 보지의 약점을 찾은 순간 그녀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그와 동시에 푸슛, 하고 분수처럼 애액을 뿜어내기도 했다.
“ 아, 아아아……. ”
머리카락에 가려 표정을 볼 수 없지만, 아마 지금의 헬레나는 혀를 길게 뺀 채 눈을 반쯤 까뒤집었을 것 같았다.
경련하듯 부르르 떨리는 몸도 그렇고, 보지에서 간혈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애액의 샤워가 절정에 이르렀음을 증명하고 있었으니까.
“ 음… 조금 시간이 걸리겠네. ”
나는 지금이라도 피가 쏠려 터져버릴 것만 같은 물건을 헬레나의 안에 쑤셔 박고 싶었으나, 그녀는 지나친 쾌락으로 인해 몽롱해진 상태다.
마침 나 또한 씻어야 하기도 했으니, 그녀가 엉덩이를 들어 올린 채 경련하는 동안 급히 비누칠을 마치고 몸을 씻어냈다.
“ 흐으응…! ”
그렇게 몸을 다 씻어내던 중, 돌연 헬레나가 휙 하고 몸을 돌려 옆에 있던 나를 덮쳤다.
막 절정의 여운에서 깨어난 사람답지 않게 무척이나 민첩한 동작이었다.
덕분에 나는 욕실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으며, 헬레나는 나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묻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 지온…! 미안, 미안해! 나만, 나만 기분 좋아지면 안 되는데…! 그러니까……. ”
헬레나는 자신만 절정한 것이 미안했는지 다급한 기색을 드러냈으나, 우뚝 솟은 자지를 코에 대는 순간 몽롱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 냄새에 반응하는 것일까, 라고 생각하기를 잠시. 코를 킁킁대는 모습을 통해 그 가설이 사실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킁킁! 이게… 지온의 자… 자지 냄새……. ”
일단 비누로 씻었으나 체취가 지워질 거라 생각했지만, 헬레나는 내 근본적인 냄새를 맡고 있다는 듯 열심히 코를 킁킁댔다.
자지를 입에 담는 것을 다소 부끄러워하는 듯 했으나, 그 부끄러움이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듯싶었다.
나는 그런 헬레나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마치 아이를 교육시키듯 나긋나긋한 목소리를 냈다.
“ 헬레나. 자지 밑에 달린 알 같은 게 보이죠? 뭔지 알겠어요? ”
“ 어? 으, 으응……. 알고… 있어. ”
“ 그럼 그게 뭔지 제대로 답해 줄래요? ”
“ 으… 음낭이야. 지온의 아기씨가 들어 있는 주머니. 맞지? ”
정답이기는 한데, 어쩐지 자극이 부족하다.
기왕이면 불알이라고 말해주기를 바랬으나, 무의식적으로 몸에 배인 교양 때문에 천박한 말을 꺼내길 다소 꺼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그렇다고 한다면 조금 전 저도 모르게 자지 소리를 낸 것을 설명하기 어려웠으나… 그것의 해명보다 우선해야 할 일이 있었다.
헬레나의 입에서 불알 소리가 나오도록 하는 것이었다.
“ 네. 맞아요. 하지만 좀 더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말도 있죠. 안 그래요? ”
“ 그, 그건……. ”
헬레나가 모르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아는 눈치였다.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돌리는 것이 그 증거였다.
“ 헬레나가 그 말을 제대로 해 준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은데… 어때요? 말할 수 있겠어요? ”
“ …부끄러워서 말 못해. ”
“ 으음. 그러면… 헬레나가 그 말을 제대로 해 준다면 많이 칭찬해 줄게요. ”
“ 칭찬…? 지온이… 칭찬해 줘……. ”
평소에도 칭찬을 아끼는 편이 아닌 나였으나, 그럼에도 늘 나의 칭찬이 고픈 것이 헬레나였다.
다른 사람들이 칭찬은 자신이 해낸 일이 당연하다는 듯한 뉘앙스가 느껴져 다소 불편하게 느껴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내 자지를 콧날에 올린 채 띄엄띄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 고… 고환… 고환이야. ”
적막이 감도는 욕실에 단 두 사람만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그러니 잘못 듣기가 어려울 지경이었으나, 나는 좀 더 또렷한 목소리로 답을 듣고 싶었기에 모르는 척 입을 열었다.
“ 네? 잘 안 들리네요. 헬레나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대로라면 약속했던 칭찬은……. ”
“ 고환! 정낭! 아니, 불알이지?! 아기 씨 주머니! 나를 임신시킬 아기씨가 부글부글 끓으며 헤엄치는… 지온의 소중한 불알! ”
헬레나는 무척 다급한 투로 답을 쏟아냈다.
교양보다 내게 칭찬받는 것을 우선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 분명했다.
덕분에 아주 좋은 구경을 했으므로, 나는 만족했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입꼬리를 올렸다. 뺨도 쓰다듬어 주었다.
“ 네. 정답이에요. 아주 잘 했어요. 헬레나는 참 똑똑하네요. ”
“ 후후. 지온에게 칭찬 받았어……. 행복해……. ”
헬레나는 칭찬을 받기 무섭게 한껏 풀어진 얼굴로 웃었다.
아이나 보일 법한 해맑음이었다.
“ 아 참. 그 소중한 불알에 입을 맞출 수 있겠어요? ”
아직 입술로 키스조차 하지 않았음에도, 나는 정자가 든 주머니에 키스를 하라는 다소 모욕적인 요구를 입에 담았다.
싫어한다면 바로 키스로 넘어가면 그만이었으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에서 꺼낸 말이었다.
“ 응… 할게. 할게요. 불알에… 키스할게요. ”
다행히, 헬레나는 기다렸다는 듯 입술을 내밀어 불알에 대었다.
쪽, 하고 살에 맞부딪히는 소리가 더없이 음탕하게 들려왔다.
공작 영애가 남자의 물건에 키스하는 모습은 흥분 그 자체였다.
그에, 나는 다소 냉정함을 유지한 채 다음 요구를 입에 담았다. 바로 시뻘겋게 달아오른 귀두에 키스를 하라는 것이었다.
“ 귀두에도… 키스해? ”
“ 네. 헬레나의 뱃속에 씨를 뿌려 줄 소중한 물건이잖아요. 키스로 감사함을 표하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
나는 아무 논리도 없는 개소리를 태연자약하게 입에 담았으나, 헬레나는 그 말에 격렬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무 망설임 없이 귀두 끝에 키스했다. 그에 쪽, 하는 소리가 나를 자극하게 했다.
넣기 전에 한 번 싸고 싶다.
또 그렇게 싼다고 해서 식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나는 헬레나의 머리를 쓸어주며 한 번 뽑아달라는 부탁을 했다.
“ 우선 이대로 한 번 싸고 싶은데… 제가 시키는 대로 해 주시겠어요? ”
“ 어, 어어? 싫, 싫어! 한 번 싸면 축 늘어진다고 들었는데… 소중한 씨앗을 그렇게 낭비해선 안 되잖아! ”
“ 괜찮아요. 그렇게 쉽게 식을 물건으로 보이나요? ”
말을 꺼낸 장본인이 어이없어 할 만한 말투였으나, 헬레나는 그것도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초승달처럼 휘어져 있으면서도 배꼽에 닿을 만한 물건은, 고작 한 두 번의 사정으로 기가 죽을 만큼 힘없어 보이지 않았던 덕이다.
물론 자위를 통해 한도를 시험했기에 꺼낼 수 있었던 말이기도 했으나… 헬레나가 그 사실을 알 리는 없으리라.
“ 어떻게 하면 돼? ”
“ 귀두에 입을 맞춘 채 요도구… 오줌구멍을 혀로 콕콕 찔러줘요. 그러면서 불알을 조심스레 손으로 굴려주면 될 것 같아요. ”
헬레나의 입을 보지로 만들어 쓰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으나, 자지가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아 그 정도의 자극으로도 충분할 것 같았다.
아니, 충분하고도 남았다.
처음으로 여자의 손길을 허락한 성기는 무척 민감했고, 약점만을 공략하는 헬레나의 혀와 손의 기술은 가히 최고였다.
처음 애무를 경험하는 여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능숙했다.
“ 아, 아아…! 나와, 나와요……. ”
요도구를 쿡쿡 찌르며 느껴지는 커다란 자극과, 불알을 쓰다듬으며 장대를 타고 오르는 오싹함. 그 두 가지의 감촉이 한 점에서 만나는 순간, 나는 등줄기를 찌르르 자극하는 쾌감을 이기지 못해 신음했다.
그리고, 신음을 토해낸 순간… 내 자지도 기다렸다는 듯 희고 탁한 정액을 기세 좋게 토해냈다.
“ 우, 우웁?! ”
헬레나는 갑작스레 쏟아지는 정액에 당황을 금치 못하는 눈치였다.
느낌상 그녀의 목구멍을 정면으로 때렸으니 반사적으로 입을 떼는 것은 당연했지만, 급히 귀두에 입을 대어 남은 정액을 마시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꿀꺽, 꿀꺽…….
헬레나는 대놓고 들으라는 듯 정액 마시는 소리를 과장스럽게 내었다.
귀두와 잠깐 떨어진 순간 뿌려진 정액이 얼굴에 덕지덕지 묻었음에도 신경 쓰는 눈치가 아니었다.
“ 귀여워……. ”
오히려 귀두를 보고 사랑스럽다는 듯 입을 맞추고 떨어지더니, 얼굴에 묻은 정액을 손가락으로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
거기에 더해 쩝쩝, 하고 추접한 소리를 내며 애욕에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보면서,
“ 지온의 소중한 아기씨니까 함부로 버릴 수 없었어. 나… 잘했지? ”
그 순간, 강철멘탈조차 무너질 만한 욕망이 나를 지배했다.
나는 여전히 힘차게 껄떡대는 자지를 과시하며, 헬레나의 어깨를 잡아 거칠게 욕조 쪽으로 인도했다.
헬레나는 저항조차 하지 않고,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 솔선하여 욕조 안에 몸을 담갔다. 나 또한 그 뒤를 따랐다. 그렇게 서로 욕조 안에서 마주보고 앉게 되었다.
적당히 따뜻하면서도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감촉이 기분 좋았으나, 지금은 아니었다.
오히려 뜨거워진 몸을 더욱 뜨겁게 달구어, 지금 당장 헬레나의 암컷구멍에 물건을 쑤셔 넣고 싶다는 충동을 강하게 했다.
“ 헬레나, 헬레나…! ”
나는 미약한 이성을 유지한 채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한껏 힘이 들어간 자지를 억지로 누르며 헬레나의 질구 앞으로 가져갔다.
물에 잠겨있는 탓에 질척대는 감촉이 귀두를 간질였으나, 단지 욕조의 물 때문만은 아니라 생각했다.
“ 아, 아…! 드디어, 드디어 지온이 나를… 아흑?! ”
헬레나가 감탄을 채 내지르기도 전에, 나는 그녀의 질구를 거칠게 뚫고 들어갔다.
따뜻하면서도 부드럽고, 늪처럼 질척하면서도 고기 같은 탄력이 넘치는 질은 뭐라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기분이 좋았다.
여자의 보짓살이란 이런 느낌인가…….
“ 아…! 미안! 너무 내 생각만 하느라…! ”
나는 그제야 물건을 너무 깊숙이 박아 넣은 것을 후회했다.
헬레나는 오늘 처음으로 섹스를 하는 것이기에그 아픔이 남다를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의 쾌락에 너무 집중해버린 나머지, 헬레나가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지르고 나서야 그것을 깨닫고 말았다.
“ 아, 아냐아…♡ 너무, 너무 죠아서……. ”
하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일까.
일렁이는 촛불에 비치는 헬레나의 표정은 쾌락에 잠긴 암컷 자체였다.
보지를 자극당해 절정에 달했을 때 보다 쾌락에 젖은 눈빛으로, 귀족 영애가 맞나 싶을 정도로 멍청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 헬레나… 아프지 않아? ”
“ 응, 괜차나……. 아픈 건… 익숙하니까아…….”
사람에 따라 첫 경험이 아프지 않은 사람도 있다곤 하지만, 헬레나는 그것과도 경우가 달라 보였다.
이어진 부분에서 피를 흘리고 있음에도 차분했던 이유는, 단순히 힘든 훈련에 익숙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나는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내심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헬레나의 질이 꽉 조이며 주는 쾌감은 여전히 강했지만, 걱정이 앞선 덕에 잠시나마 그 쾌락을 잊어버린 덕택이었다.
“ 지오온… 키스, 키스해져어……. ”
“ 응. ”
헬레나는 쾌락을 탐하는 한낱 암컷이 되어 키스를 졸랐다.
두 팔을 벌려 안아달라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모이를 조르는 아기새처럼 입술을 살짝 내밀었다.
그에, 나는 당연하다는 듯 헬레나와 입술을 맞추었다.
다소 비린 맛이 났지만 서로를 탐하는 본능 앞에선 문젯거리도 되지 않았다.
“ 후우…! 후우…! ”
우리는 코로 더운 숨을 내뿜으며 키스에 몰두했다.
어느새 키스가 쉽도록 자세가 대면좌위로 바뀌어 있었지만, 그것조차 늦게 눈치 챌 만큼 열중했다.
입술을 빨고, 혀를 섞었다.
배려 따위는 하나도 없이, 오로지 자신이 만족하기 위해 서로의 혀를 탐하고 또 탐했다.
마치 뱀과 뱀이 서로를 휘감으며 꽉 조이는 것과 비슷했다.
“ 아아, 응… 츄웁♡ 아응, 아으응……. ”
짐승처럼 입술을 탐하며 질척이는 물소리가 났고, 키스의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헬레나의 눈빛이 몽롱한 빛을 띠었다.
아마 나 또한 헬레나와 비슷한 얼굴일 것 같았다. 의식이 다소 몽롱해지고 있었으니까.
“ 하아, 하아…! ”
그렇게 길고 긴 키스를 거친 뒤, 우리는 기다렸다는 듯 입술을 떼며 거친 숨을 가다듬었다.
격렬하고 오랜 키스였던지라 서로의 입술이 퉁퉁 부르튼 것만 같았다.
“ 으응…! 지온의 자지… 안에서 계속 움찔대고 있네? 싸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르는 것처럼……. ”
“ 싸고 싶어. 아니, 쌀 거야. ”
여기서 물러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미 헬레나의 자궁에 사정해, 씨를 박아 넣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 결과 혼전임신이 된다고 해도 좋았다.
이 매력적인 암컷에 씨를 뿌렸다는 것은 수컷으로서 뿌듯한 일이니까.
“ 응… 싸도 돼. 얼마든지, 매일이라도… 지온이 원하는 대로 해 줘. ”
“ 그래. 나도 헬레나의 것이지만, 헬레나도 내 것이니까. ”
나는 헬레나를 물건이라도 된 마냥 소유하겠다 말했다.
그에 기분이 나쁠 만도 했으나, 헬레나는 여전히 내 목에 팔을 두른 채 고개를 끄덕이며 밝게 웃었다. 인간을 소유하는 감각이 버젓이 살아 숨 쉬는 세상이라 쉽게 납득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지금부터 할 일은 오로지 헬레나의 안에 정액을 토해내는 것 뿐.
그래서 나는 헬레나의 얇고 탄탄한 허리에 양팔을 두른 채, 엉덩이만큼 탐스럽기 짝이 없는 가슴을 크게 한 입 베어 물었다.
등 뒤로 살짝 건드렸을 때부터 갖고 싶었던 가슴이었기에 그 감동이 남달랐다.
“ 아앙…! 간지러어…♡ ”
가슴골에 얼굴을 묻은 채 커다란 살덩이의 뿌리 근처를 베어 물었음에도, 헬레나는 콧소리를 내며 몸을 배배 꼬았다.
덕분에 내 물건을 조이던 두툼한 보짓살이 꽈배기마냥 휘어져 차원이 다른 자극을 주었다.
그리고, 그 자극은 나를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만들었다.
“ 후욱! 후욱! 후욱! ”
“ 아아앗! 하앗… 아윽, 아앗♡ 지온, 지오온…! 좀 더, 좀 더 강하게 찔러져어!! ”
물이 철퍽철퍽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튀었다.
헬레나의 배를 뚫어버릴 듯 격한 피스톤과, 그에 맞추어 엉덩이를 내려찍는 헬레나의 격렬한 움직임에 의한 파장이었다.
가슴을 베어 문 채 거친 숨을 내뱉을 때 마다, 헬레나의 자궁구를 찌르며 꾹 짓누를 때 마다 머리가 새하얗게 물들 정도로 큰 쾌락이 끊임없이 몰아쳤다.
헬레나도 마찬가지라는 듯 짐승 같은 교성을 내질렀다.
“ 후욱, 후욱! ”
“ 하아앙! 지온! 지오온…!! ”
쾌감이, 사정 욕구가 장대를 타고 올랐다.
찌르르한 느낌이 나는 이 감각이 귀두 끝에 도달하는 순간, 조금도 억누르지 못한 채 헬레나의 태내에 정액을 쏟아 부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그 이전까지 헬레나의 질을 끝없이 두드릴 뿐이다. 오직 박고 싸는 것 말고는 생각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자지를 빈틈없이 감싸는 고기의 감촉은 너무도 부드러워, 시간이 허락한다면 계속하여 그 안에 잠겨 있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썩 많지 않았기에, 가장 빠른 속도로 큰 쾌락을 추구할 뿐이었다.
“ 후웁…! ”
“ 앙, 아아앙! 잔뜩, 잔뜩… 지온이 원하는 만큼 찔러져! 찌르고, 싸질러져어! ”
헬레나는 천성적으로 남자를 기쁘게 할 줄 아는 듯 천박한 소리를 내질렀다.
그에 나 또한 자극을 받아 더욱 격렬히 허리를 튕겼고, 그에 따라 자지에 전해지는 쾌감이 배가 되어 덮쳐왔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렇기에, 정액을 토해낼 때가 코앞까지 다가온 것도 당연했다.
“ 아, 아아! 부풀었어, 자지 커졌어어! 싸져! 얼른, 얼른 싸져어! ”
제법 가슴을 세게 물어 아플 법 했으나, 헬레나는 여전히 쾌락 섞인 교성만을 내지르며 내 씨앗을 졸라댔다. 질의 조임이 한층 더 강해진 것이 그 증거였다.
“ 으, 으으으…! ”
싼다, 라는 말이 뇌리를 스치는 순간, 나는 몸에서 무언가가 단숨에 빠져나가는 감각을 느꼈다.
한 순간 축 늘어질 만큼 큰 탄력감이 온몸을 덮쳐왔다.
그리고 그와 대조적으로 내 자지는 조금 전과 같이, 아주 기세 좋게 껄떡이며 헬레나의 자궁에 정을 토해내고 있었다.
“ 응, 오오오…♡ 지온의 씨가… 나오고 있어어. 콸콸 쏟아지고 있어어……. ”
헬레나는 팔다리를 축 늘어뜨린 채, 고개를 쳐들며 절정의 여운을 만끽하고 있었다.
가랑이에서 물이 뿜어지는 감촉이 느껴진 것으로 보아, 또 한 번 성대하게 조수를 뿜은 것이 분명해 보였다.
짐승과도 같은 울음소리는 그 덤이었다.
나는 그 따뜻한 감촉을 즐기며, 따로 씻을 물을 마련해 둔 스스로에게 감사함을 느꼈다.
조수와 정액으로 범벅이 된 욕조에서 몸을 씻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하지만, 기왕 더럽혀진 물이라면… 좀 더 즐겁게 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 와……. ”
헬레나의 질에서 자지를 뽑아내자, 뽕!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만 같았다.
조임이 강했던 탓에 자지를 빼내기가 무척 힘들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한 소리였다.
“ 아… 빼면, 빼면 시러어……. ”
헬레나는 아기처럼 칭얼거리며 나른하게 팔을 저었다.
배를 꽉 채우고 있던 자지가 빠져나간 탓에 큰 상실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또, 팔을 나른하게 젓는 것은 지나친 절정으로 제대로 힘을 줄 수 없었던 탓이리라.
하지만, 내가 지금도 여전히 껄떡이는 자지를 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시켜보고 싶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 헬레나… 핥아서 깨끗하게 해 줘. ”
나는 욕조에서 발을 딛고 서기 무섭게헬레나의 코앞에 껄떡이는 자지를 들이댔다.
욕조의 물로 인해 몹시 깨끗해 보였으나희미하게 풍겨오는 냄새가 코를 간질였다.
“ 깨끗하게…? ”
“ 응. 강아지도 서로를 핥아서 깨끗하게 하잖아. 그러니 헬레나도 그렇게 해 줘. 강아지처럼, 암캐처럼. ”
다소 선을 넘은 것 같았으나, 지금의 헬레나라면 받아줄 것이라 생각해 암캐라는 말을 내던졌다.
그리고, 헬레나는 내 예상대로 배시시 웃으며 혀를 길게 빼, 내가 시킨 대로 자지에 묻은 물기를 핥아내기 시작했다.
기왕이면 입에 넣은 채 핥아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으나, 지금은 이것으로 족했다.
헬레나의 혀로 위로받은 자지가, 다시 한 번 터질 듯이 단단해졌으니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