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02화
6편..돌아온 강태..
“고마워요.. 정말 뛰어난 닥터시군요.. 혹시 우리 황실 주치의로 오실 수는 없나요? 지금 받는 연봉의 열 배를 드릴게요..”
“돈으로 살수도 없는 것이 있습니다.. 죄송하지만 제 명예를 더는 팔지 않겠습니다..”
“안타깝군요.. 그대와 같은 인재가 우리에게도 딱 한 사람만 있으면 좋겠는데..”
요꼬 비의 말에 강태가 미소를 지었다.
“마마.. 준비 해 왔습니다..”
“그래요.. 여기 있습니다.. 믿어도 돼요..”
“알겠습니다..”
‘..담이 큰 여자군.. 요부만 아니라면 꽤 괜찮은 여자인데.. 음..’
요꼬 비가 준 조그만 메모리 칩을 그냥 받아 주머니에 넣은 강태가 별 이야기 없이 히토 수상을 바라보자 요꼬 비가 히토 수상에게 천황을 보이라고 한다.
“일단 모시고 가 보여주세요..”
“예.. 마마.. 가시지요..”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네.. 다음 만남을 기대 하지요..”
인사를 하고 나가는 강태를 아주 흥미롭다는 듯 요꼬 비가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인다.
‘..그만큼 자신감이 충만하다는 뜻이겠지.. 음.. 저런 자를 데리고 있으면 산적인 일들이 조금 더 수월하게 진행이 될 것인데..’
혼자서 가만 생각을 하던 요꼬 비가 자리에서 일어나 안쪽으로 들어갔다.
“들어들 올 것 없다..”
예.. 비 마마..
시녀들과 비서관들이 모두 밖에서 대기를 하는 동안 내실로 들어온 요꼬가 손짓을 하자 하야시가 조용히 나와서 요꼬를 안아 주었다.
‘살살해..’
‘예..’
강태 때문에 괜히 그것이 동한 요꼬가 침대위로 눕자 옷을 다 벗어버린 하야시가 요꼬를 애무하고 있었다.
하..으음..
한편 히토 수상을 따라가며 내실의 상황을 보는 강태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 참.. 개 버릇 남 못 준다더니.. 게이샤 수업을 꽤나 혹독하게 받았다더니 정통 게이샤는 아닌 모양이군..’
내실의 상황을 보며 강태가 입맛을 다시는데 히토 수상이 따라 오라고 강태를 안내한다.
“이쪽입니다..”
히토 수상을 따라 목조 건물의 복도를 따라 조금 더 가자 황실 의료청이 있었고 안으로 들어가자 주치의와 간호사들이 천황을 살피고 있었다.
“물러들 나라..”
네..
간호사들이 모두 물러나고 주치의가 미리 연락을 받았던지 강태를 궁금하게 바라보았다.
“한국에서 온 의사네..”
“아.. 예..”
“봐 주게..”
히토 수상의 말에 강태가 천황을 살피다가 잠시 후 고개를 흔들었다.
“어떤가?”
“완전히 식물인간이 되었습니다.. 사고 당시 바로 보았으면 어떻게 해볼 수도 있었는데 지금은 뇌사가 완전히 진행이 되어 소생하지 못합니다..”
‘그런..’
미리 알고 있지만 주변에서 지켜보는 눈들 때문에 강태와 히토 수상이 연기를 하고 있었고 주치의도 짐작은 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 이대로는 안되겠군..’
요꼬 비와 히토 수상에게서 일련의 상황을 다 살핀 강태가 천황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역시 안 되는 일이로군요.. 잘 알겠습니다.. 일단 나갑시다..”
“예..”
히토 수상이 강태를 데리고 나가 접견 실로 가자 일부 인사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고 히토 수상이 강태의 진찰 결과를 이야기 해주고 있었다.
“여기 한국에서 오신 차상기 닥터의 말씀으로는 천황폐하께서 완전한 식물인간이 되어버려 소생하시기 힘들다고 합니다..”
“소생하기 힘든 것입니까 소생을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까?”
“소생하지 못합니다..”
웅성..웅성..
단호한 강태의 말에 모두들 웅성거리다 걱정을 하고 있었다.
“조용.. 이분을 모셔다 드리게..”
“하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일이 많아 배웅을 해 드리지는 못합니다..”
“예.. 그럼 수고들 하십시오..”
인사를 하고 나가는 강태를 가만 바라보던 히토 수상이 강태가 나가고 나자 이야기를 한다.
“어느 정도 예견이 된 일이었지만 많이 안타까운 일이오..”
“그럼 황실은 어떻게 합니까?”
“황실을 어떻게 하다니? 황실에는 엄연히 비 마마께서 계십니다.. 뭐 당분간 비 마마께서 천황폐하를 대신하여 국정을 살펴야 하질 않겠습니까..”
“하지만 그건 선례에 없는 일이 질 않습니까?”
“지금과 같은 급박한 시기에 대 일본의 제 1 쇼군이시자 비이신 요꼬 마마께서 황실을 지켜주시고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오.. 모두 요꼬 비께서 부디 황자님을 잉태 하셨기를 바라며 요꼬비를 도와 이 일본이 흔들림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합시다..”
“예..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요꼬를 따르는 자들이 전부 그렇다고 찬동을 하며 분위기를 만들어 가자 반대 파의 일부 인사들이 아무 말도 못하고 숨을 죽인 체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
한편..
이천식 차관이 기다리는 곳으로 가자 안으로 들어선 강태를 보고 이천식 차관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떻게 되었습니까?”
“이미 틀린 사람입니다.”
“그럼 살리지 못한다는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런.. 안타깝군요.. 상당한 기회인데..”
“뭐가 말입니까?”
“만약에 살린다면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한 단계 더 진 일보 시킬 수가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뭐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할 일이 없는 것 같으니 이만 돌아갑시다.”
강태의 말에 이천식 차관이 무슨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는 표정으로 강태를 바라보았다.
“예? 바로 말입니까?”
“기다리는 환자가 수백입니다..”
“그래도 기왕 왔는데.. 일본 정부에서 저녁에 공식 만찬도 베풀어 준다고 하고..”
“남의 집 우환에 와서 만찬은 무슨 만찬입니까.. 그런 것은 거절을 하는 것이 예의입니다..비행기 표나 좀 알아봐 주세요..”
‘..나 참.. 뭐 이런 자식이 다 있어.. 내가 저 시다바린 줄 아나.. 어이가 없네..’
조금 황당하고 뚱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이천식 차관을 보며 자기가 알아서 한다며 인터넷이 어디에 있냐고 물었다.
“여기 인터넷 어디에 있습니까?”
“저기 있네..”
“2시 비행기 타고 가면 되겠네.. 그렇게 하죠?”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할일 없이 여기 왜 있습니까.. 대기중인 환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알았네.. 그 참..”
강태가 기어이 돌아간다고 하자 이천식 차관이 화는 나지만 어쩔 수가 없는지 컴퓨터로 가서 인터넷을 열더니 항공 예약을 하려는데 하데루 관방장관이 안으로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아! 하데루 장관님.. 어서 오세요..”
“예.. 치료가 되었더라면 더 좋을 일인데.. 나가시지요.. 호텔을 잡아 두었습니다..”
“아닙니다.. 우리는 바로 귀국을 하려고 합니다..”
“...”
“한국에도 기다리는 환자들이 많아서요.. 다들 시급한 환자들도 많고 이렇게 편하게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강태의 말에 하데루 장관이 잔뜩 아쉬운 표정으로 대꾸를 한다.
“예.. 그렇습니까..”
“예.. 그래서 2시쯤 돌아가면 되겠다 싶네요..”
“그럼 간단하게 점심이나 함께 합시다..”
강태가 폐를 끼치기 싫다고 하려는데 이천식 차관이 얼른 대답을 한다.
“예.. 그러시지요.. 그러지 않아도 불쑥 왔다가 불쑥 가려니 조금 미안하던 참이었습니다..
“비행 시간을 조금 더 늦추지 왜요?”
“기다리는 환자들 때문에 돌아 간다고 합니다..”
“그래요.. 비 마마께서 대접을 좀 해 드리라고 하였는데..”
하데루 관방장관의 말에 이천식 차관이 강태를 보고 이야기 한다.
“이렇게 불쑥 가는 것도 실례야.. 저녁 비행기로 가세..”
“그럼 차관님께서는 그렇게 하시고 전 바로 가 보아야겠어요.. 이곳 때문에 다섯 명이나 포기하고 왔는데.. 죽게 버려둘 수가 없지 않습니까..”
강태의 말에 하데루 관방장관이 그제서야 강태가 귀국을 서두르는 이유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 한다.
“그래요? 그렇다면 그렇게 해야지요.. 알겠습니다.. 뭐 아쉽지만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하여간 이렇게 귀한 시간을 내어주셔 너무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도움도 되질 못했는데.. 많이 안타깝군요..”
“돌아가는 비행기는 저희들이 알아서 준비를 해 드리지요.. 2시 상간에 있는 비행기로 봐 드리겠습니다.. 그럼 점심을 간단하게 함께 하고 가실 수가 있을 것입니다..”
“예.. 잘 알겠습니다..”
하데루 관방장관의 말에 강태가 고맙다고 허리를 숙이는데 이천식 차관은 잔뜩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딩가..딩..디딩..
잠시 후 황성의 한쪽 식당에서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요꼬 비의 배려로 특별히 차려진 점심을 먹는데 이천식 차관이 정말 음식들이 좋다고 난리였다.
“이 귀한 참치를..”
“이번에 특별히 좋은 참치가 나 참치로 하였습니다.. 한번 드셔 보세요..”
“예.. 잘 먹겠습니다.. 음.. 좋네요..”
“역시 맛을 아시는 분이시군요.. 이 차관님.. 맛을 음미 해 보세요..”
강태가 한 점을 먹어보고는 한참 그러고 있는 반면에 이천식 차관은 배 불리 먹으려고 하는 모습에 하데루 관방장관이 천천히 맛을 음미하라고 하자 이천식 차관이 조금 무안해 하고 대꾸를 한다.
“하하하.. 예.. 이거 맛이 좋아서.. 정말 오늘 입이 호강을 합니다..”
“예.. 많이 드세요..”
나름 꽤 괜찮은 참치라 가격이 조금 하겠다며 강태가 고개를 끄덕이며 고기를 먹어보다 참치를 베어내 주는 요리사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참치도 나름 혈이 있는데 너무 함부로 베어내는군요..”
“그래요? 어떻게 베어 내어야 하는 겁니까?”
“아가니 이 아래로 이렇게 베어 내어야 합니다.. 그럼 고기가 하루 종일 살아 있지요..”
“그런.. 그렇게 오래 말입니까?”
“고기의 혈과 신경을 상하게 하지 않으니까요.. 누구더라.. 예전에 일본 최고의 요리사가 그렇게 이야기 한 것으로 아는데..”
“아.. 맞습니다.. 역시 상당한 미식가이시군요..”
“뭐 미식가라기 보다 하는 일이 이래서요.. 그 사람이면 참치를 여기부터 썰어 주었을 겁니다..”
강태의 말에 참치를 베어주던 요리사가 얼굴이 조금 붉어져 있었다.
“그 사람 말로는 고기를 자를 때 혈 자리를 피해야 고기가 생기가 있고 육질이 유지가 된다고 하던데 제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습니까? 그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 했다면 맞겠지요.. 일본 최고의 요리사였는데..”
“왜요?”
“예전에 식물인간이 되었다가 가족들이 장기 기증을 하였지요..”
“그런.. 그 사람도 그랬습니까?”
“그 시기에 참 많은 사람들이 그랬지요..”
“예.. 한번 와보고는 싶었는데..”
“그때는 너무 경황이 없어서 청할 여유도 없었습니다..”
“예.. 뭐 와도 일반적인 파킨즈나 알츠하이머 같은 병이 아니라 어떻게 치료가 되었겠나 싶습니다..”
“좌우지간 정말 이렇게 와 봐 준 것만으로도 참 고맙습니다..”
하데루 관방 장관의 말에 강태가 잔뜩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목례를 하자 그런 강태를 보며 하데루 관방 장관이 미소를 짓다 한쪽의 비서관에게 물었다.
“문제가 없는지 다시 확인을 하게..”
“예..”
“자네들도 편히 들게..”
하이..
모두들 이게 웬 횡재냐는 듯 한쪽에 앉아 최고급 참치 요리를 먹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