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47화
6편..돌아온 강태..
안에서 업무를 보던 선임 하사의 물음에 철수 어머니가 아들인 철수를 부르지 않고 철수의 부대 대대장을 찾고 있었다.
“저 4 대대 대대장님 면회 좀 할까요?”
“4대대 대대장님요?”
“예.. 이야기를 좀 하고 싶어 그렇습니다.”
“예.. 잠시만요..”
위병소 안 선임하사가 철수 어머니의 말에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 잠시 후 철수의 대대에서 대대 작전관인 전병일 소령이 검문소로 지프를 타고 나왔다.
필승..
“필승..”
“필승.. 안녕하십니까..”
“예.. 오랜만에 뵈어요..”
검문소 안으로 들어온 대대 작전관을 철수 어머니도 잘 알고 있다는 듯 일어나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인사를 한 전병일 소령이 바쁜지 가자고 한다.
“예.. 가시죠.. 지금 한참 비상이라 대대장 나오시지는 못하고 부대에서 기다리십니다.”
“예..”
대대장과 면담을 요구하는 철수 어머니를 데리고 가려는데 철수 어머니가 전병일 소령에게 부탁을 한다.
“그리고 나중에 우리 아들 좀 데리고 나갈게요.”
“예.. 알겠습니다..”
‘..시발.. 여기가 어디 무슨 수련원이야..’
허구헌날 찾아와 복무중인 아들을 데리고 나가는 철수 어머니를 뭐 이렇게 개념이 없나 싶은 심정으로 전병일 소령이 밖으로 나가 지프 문을 열어주었다.
“타세요..”
“고마워요..”
잠시 후 지프에 오른 전병일 소령이 짧은 치마를 입은 철수 어머니의 다리가 신경이 쓰이는지 주변을 바라보고 있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공기는 정말 좋아요..”
“예.. 뭐 그렇죠..”
“오늘은 방송을 하지 않네요..”
잠시 민통선 안으로 지프가 이동을 하는데 철수 어머니가 하는 말에 전병일 소령이 대답을 한다.
“보통 아침 저녁으로 합니다.”
“그렇군요.. 벼들이 잘 익었네.. 여기 쌀이 그렇게 좋다던데..”
“예.. 뭐 좋죠..”
“요즘은 뭘 사먹고 싶어도 믿을 만한 것이 없어요..”
“예.. 그렇죠..”
“전..소령님이시죠?”
“예..”
‘..명찰 있는데 뭐야 시발..’
철수의 어머니가 별로 탐탁지 않은 전병일 소령이 짧게 단답형으로 대꾸를 하자 철수 어머니도 대충은 눈치가 있는지 더 이상 말을 걸지는 않았다.
부우웅..
필승..
잠시 후 철수가 복무중인 대대로 지프가 들어가는데 위병들이 인사를 하고 지프는 곧장 대대장 지휘실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필승..”
“그래.. 아.. 야..”
“예.. 인사계에게 좀 있다가 3중대 민철수 이병 좀 데리고 나오라고 해라..”
“예.. 알겠습니다..”
“가시죠..”
“예..”
대대장 실로 올라가다 만난 한 병장에게 지시를 하고 전병일 소령이 철수 어머니를 데리고 가는데 철수 어머니를 부대에서도 다 아는지 고개를 까닥거리고 지나가자 철수 어머니가 미소를 지었다.
“어이쿠..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대대장님..”
“예.. 그런데 이번에는 좀 일찍 오셨네요..”
“네.. 다음달에 그이랑 유럽에 좀 나가서요.. 프랑스에서 의원들 무슨 행사가 있어서요..”
“예.. 들어오세요..”
“감사합니다..”
대대장실로 따라 들어간 철수 어머니가 자리에 앉고 대대장이 앞쪽에 앉아 조금은 민망한 표정이라 철수 어머니가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요.. 다 늙어 부끄럽네요..”
“죄송합니다.. 이거라도..”
대대장이 자기 겉옷을 주자 철수 어머니가 무릎을 가리고 미소를 지었다.
“감사합니다.”
“예.. 그런데 무슨 일로..”
“전화 받으셨죠?”
“예.. 그렇습니다만..”
“어떻게 가능하겠어요?”
“뭐 그렇게 문제 될 일은 없는데 민 이병이 따를까 싶습니다..”
“어떻게든 군에 1년은 더 잡아두자고 하도 철수 아버지가 성화라.. 처음에는 반대를 했는데 저도 가만 생각을 하니 철수가 군에 있는 것이 철수 아버지가 나중에 대선을 치르는 것에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요..”
“어떻게 한번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정 안되면 전에 그 일로 영창에 보낸다고 협박을 좀 해야겠는데 괜찮겠습니까..”
“그렇게 해서라도 철수가 하사관이 되면 괜찮아요..”
“예.. 뭐 그럼 그렇게 밀어붙여보겠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나중에 감안 할게요.”
“괜찮습니다..”
‘..애미나 그 자식이나.. 시발..’
철수 어머니가 핸드백에서 봉투를 하나 꺼내 내밀자 김문기 대대장이 뭐냐고 바라보았다.
“우리 그이가 고생 하신다고 부대원들이랑 회식이라도 한번 하시라고 건네 주라고 해서요..”
“이러지 않아도 됩니다..”
“고기라도 좀 사와 부대원들 회식이라도 한번 시켜 주세요.. 받으셔도 괜찮아요..”
철수 어머니가 하는 말에 대대장이 봉투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 대대원들 회식이라도 시키자 싶어 받아 주머니에 넣었다.
“그런데 정말 젊으신데 벌써 대대장이시네요..”
“좀 동안이라 그렇지 나이는 많습니다..”
“어머.. 그러세요.. 죄송해요..”
“아닙니다.. 가족들은 어떻게 되세요?”
“아들 하나에 딸이 둘입니다.. 아내랑 수원에 살고 있습니다.”
“세상에.. 그렇게 따로 떨어져 살아요?”
“애들 교육 때문에 2년 전에 처가 집으로 갔습니다..”
“그렇구나.. 혼자 기러기 아빠네..”
“뭐 그런 셈입니다..”
“인물도 좋으신데 혼자 좀 그러시겠다..”
“만성이 되어 괜찮습니다..”
‘..뭐 하자는 거야 이 여자가..’
자꾸 쓸데없는 이야기냐는 심정이던 대대장을 보며 철수 어머니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우리 애 아버지가 지금까지 큰 탈 없이 잘 데리고 있어주어 너무 고맙다고 철수 제대 전에 한번은 시간 내어 이곳으로 온다 네요..”
‘예..’
“기념 사진도 좀 찍고 홍보물도 좀 만드시고 싶다 네요..”
‘..컥.. 시발..’
철수 어머니의 말에 김문기 대대장이 목구멍까지 뭐가 찾지만 별 대꾸를 않고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럼 부탁 좀 드릴게요..”
“예.. 잘 알겠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군단장에게 두 번이나 직접 전화를 받았던 터라 어떻게 철수를 꼬실까 궁리를 하고 있었는데 몇 일전 고맙게도 철수가 구타 사건을 일으켜 겨우 수습을 한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