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42화
6편..돌아온 강태..
이야기 중에 멀리서 앳된 목소리로 방송을 하는 소리가 들려 철수가 뭐냐는 표정인데 김 병장이 설명을 해 준다.
“북한에서 선전 방송을 하는 거야.. 목소리 하나는 죽이지..”
“예.. 그렇습니다..”
앳되고 나긋나긋한 여 아나운서 목소리가 창낭하게 들려오자 철수가 잔뜩 호기심을 가지고 듣고 있는데 김 병장이 가자고 한다.
“가자..”
따라오라는 김 병장을 따라 막사 뒤로 가니 크고 작은 건물들이 다수 보였다.
‘여기가 취사반이다.. 어이 짬장..”
“뭡니까..”
“신병..”
“새끼가 빠져가지고..”
“...”
“햐.. 나..”
“야 임마.. 군단장 조카야..”
“...”
철수를 보고 야단을 치려던 최달문 상병이 입맛을 다시는데 그런 최달문 상병을 보며 김 병장이 건빵이나 하나 달라고 한다.
“건빵이나 하나 줘..”
“예..”
김 병장의 말에 짬장이 창고로 들어가더니 건빵을 하나 내 주고 일병인 취사병이 철수를 궁금하게 보다 이내 자기 일을 하고 있었다.
타타타타탁..타탁..
취사병의 현란한 칼질을 대단하다는 표정으로 철수가 바라보는데 김 병장이 짬장에게 묻는다.
“저녁은 뭐냐..”
“닭입니다..”
“튀김이냐?”
“볶음입니다..”
“야.. 따로 좀 둬라..”
“없어요..”
“시발 놈이..”
귀찮다고 가라는 표정인 짬장을 두고 계급이 더 높은 김 병장이 별 소리 못하고 입맛을 다시며 나가자 철수가 군대도 당나라라고 여기고 있었다.
‘..뭐야.. 병신같이..’
병장이나 되면서 어떻게 상병에게 말을 못하냐는 표정으로 철수가 김 병장을 따라 가는데 김 병장이 건빵 봉지를 뜯어 한줌 준다.
“자..”
“예..”
입이 좀 심심해서 김 병장이 준 건빵을 입에 넣어 먹어보니 의외로 맛이 좋았다.
‘..괜찮네.. 나중에 나도 하나 달라고 해야겠다..’
저녁에 하나 달라고 해서 먹어야겠다며 철수가 혼자 생각을 하며 김 병장의 뒤를 따라 가니 하우스가 나오고 하우스 안에는 이런저런 운동기구들이 좀 준비되어 있었다.
“쩝..쩝.. 여긴 헬스장이다.. 쩝.. 헬스 하고 싶으면 여기 와서 운동해라..”
헐..
헬스장은 무슨..
하우스 안 풍경을 보며 철수가 뭐 이러냐는 표정이다 김 병장을 따라 가는데 일부 병장들이 막사 뒤에서 담배를 태우다 철수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저 새끼가 군단장 조카란다..”
“졸라 빠졌네..”
“야.. 괜히 건드려 영창 가지 말고 모른 척 해라.. 건강에 사납다..”
“그래.. 시발 새끼.. 졸라 굴러봐야 하는데..”
“중대장이 직접 대대 가서 태워 왔다고 하잖냐..”
“그런 새끼가 군에는 뭐 하러 와..”
“그러게..”
“졸라 건방지게 생겼다..”
시발..
웅성..웅성..
병장들이 철수를 보고 너도나도 배아지 꼴린다는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철수가 김 병장을 따라 한쪽 벙커로 갔는데 들어가진 않았다.
“여긴 통신실이다..”
“예..”
“통신비밀 때문에 통신병과 장교들 아니면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한다..”
김 병장의 말에 철수가 그러냐며 고개를 끄덕이곤 한쪽으로 가는 김 병장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짹..짹..
참새들이 날아다니는 것을 보며 철수가 김 병장을 따라 부대 여기저기를 구경하고 있었고 잠시 후 철책으로 올라가 초병들에게 인사를 하고 내려오는데 사병들이 우르르 집합을 하고 있었다.
후다다닥..
나무로 만든 계단을 다리 아프게 괜히 올라갔다고 속으로 투덜거리며 내려오는데 사병들이 후다닥 연병장으로 달려나가고 있어 철수가 뭐하냐는 듯 바라보자 김 병장이 철수에게 설명을 한다.
“보통 오후 일과를 마치고 중대장이 퇴근하기 전에 한번씩 저렇게 집합을 시킨다..”
‘..쩝..’
그냥 자기를 어디 따로 생활을 하게 해주면 안되냐고 생각을 하던 철수가 김 병장을 따라 연병장으로 내려가는데 행정반에서 나오던 인사계가 철수를 부른다.
“민철수..”
“예..”
헐..
인사계가 불렀는데 뛰어가지도 않고 그냥 사제식으로 대답을 하는 철수를 바라보며 모두 황당한 표정들이었다.
“부대.. 차렷..”
모두들 걸어가는 철수를 보며 황당해 하는데 중대장이 나오자 일직 하사가 모두 자세를 바로 하게 하고 대기를 하다가 인사를 한다.
“필..승..”
필..승..
“쉬어..”
“부대.. 쉬어..”
중대장의 말에 일직 하사가 뒤돌아 서서 쉬라고 하자 모두 자세를 조금 편하게 하지만 그건 병장들과 일부 상병들이고 나머지는 여전히 부동자세로 중대장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진지 보수를 하느라 고생들이 많다.. 장마가 시작되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김에 잘 살펴 문제가 되는 곳이 없도록 하고 특히 흙으로 대충 메워두어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해라.. 알았나..”
예..
“그래.. 따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선임병들이 알아서 잘 하리라 생각을 한다.. 그리고 오늘 우리 부대에 신병이 한 명 전입이 되었다.. 모두 잘 돌봐주고 일전에 인사계의 주의사항대로 잘 지내기를 바란다.. 알았나..”
예..
“그리고 다음달 승단 심사에 나가는 놈들 이번에 승단하지 못하면 그만한 대가가 반드시 돌아가니까 그렇게 알고 승단을 하는 놈들은 모두 2박 3일 포상 휴가가 있다..”
와..
“대대장님 특별 지시니까 우리 중대에선 한 놈도 누락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해라 알겠냐..”
예..
“그래.. 특히 야간에 근무 태만히 하다가 걸리는 놈들은 바로 영창이니까 주의들 하고.. 얼마 전 파주에서 발생한 사건들 잘 숙지하고 우리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
예..
날이 점점 노근해 지는 계절이라 야간에 춥지 않아 잠이 잘 온다는 것을 알고 중대장이 하는 말에 모두들 힘차게 대답을 하자 중대장이 고개를 끄덕이다 옆에 서 있는 철수를 부른다.
“민철수 이병..”
“예..”
“이리 와라.. 다음부터는 관등성명 대는 것 있지 말고..”
“예..”
모두 대답을 하는 철수를 보며 황당해 하는 가운데 철수가 중대장의 옆으로 가고 중대장이 중대원들에게 소개를 한다.
“여기 이 신병이 민철수 이병이다.. 자기 소개하고 인사를 해라..”
“예..”
“잘 부탁 드립니다.. 저는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병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허..헐..
모두 자기 소개를 하는 철수를 황당하게 바라보는 가운데 철수가 장황하게 자기 소개를 하고 있었고 중대장이나 인사계도 앞날이 참 거시기 하다는 듯 철수를 바라보았다.
“앞으로 잘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조용..
모두 뭐 이런 놈이 다 있냐는 표정이고 인사계도 뒤에서 고개를 흔드는 가운데 중대장이 철수를 가만 보다 답이 없다는 듯 아래로 내려가라고 한다.
“저 옆으로 가 서라..”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