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41화
6편..돌아온 강태..
군단장 조카라고 해서 잔뜩 신경을 쓰던 인사계가 상당히 어리버리 한 철수를 궁금해 하며 안으로 들어가고 이정수 대위가 행정반으로 들어가 철수에게 이야기를 한다.
“백 거기 두고 들어와..”
“예..”
“인사계요..”
“예..”
이정수 대위의 말에 박경태 상사가 중대장 실 안으로 철수랑 같이 들어갔다.
“앉아.. 앉아요.”
철수가 휑한 중대장 사무실을 둘러보며 이게 무슨 사무실이냐는 표정이었고 자리에 앉은 이정수 대위가 박경태 상사에게 당부를 한다.
“대대장님에게 이야기를 들은 것과 같이 얘가 민철수 이병입니다..”
‘예..’
“인사계가 알아서 관심을 좀 가지고 살펴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뭐 따로 훈련을 받은 것도 아니고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라서 군 생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 그걸 좀 감안하고요..”
“예..”
“내무반에 같이 생활을 하는 건 좀 그렇겠죠?”
“뭐 내무반에 같이 지내야 부대원들과 친해지죠.. 아니면 혼자 동떨어진 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럼 혼자 생활을 하게 돼 더 힘들지 않겠습니까?”
“그도 그러네.. 민철수..”
“예..”
“다음부터는 꼭 관등 성명을 대라..”
“예..”
“뒤에 장교들 숙소가 있긴 있지만 여기 인사계님 말 따나 중대원들 하고 함께 생활을 해야 하니 일단 내무반에서 같이 지내라.. 알았냐..”
‘예..’
“처음이라 다소 어리둥절하겠지만 분위기 파악을 하고 나면 차차 적응이 될 거다.. 어려운 일 있으면 바로 와서 이야기하고 우리 잘 지내보자..”
“예..”
“데리고 가서 선임에게 인계하고 부대 소개 좀 해 주라고 하세요..”
“예.. 가자..”
철수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인사계가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필승..”
밖으로 나가는 인사계를 따라 어물어물 철수가 밖으로 나가니 행정병과 일직 하사가 철수를 궁금하게 바라보았다.
“여긴 우리 부대 행정병인 구영수 병장이고 여긴 오늘 일직하사인 차상진 하사다..”
“안녕하십니까..”
“...”
철수가 사제 인사를 하자 일직 하사와 행정병이 뭐냐는 표정인 가운데 인사계가 앞날이 참 걱정이라는 표정이었다.
“백 들고 따라 와라..”
철수의 인사에 모두 황당한 표정이다 인사계를 따라 나가는 철수를 황당하게 바라보았다.
‘저 새끼 뭐냐? 뭔데 중대장님이 직접 대대까지 갔다가 온 거야?’
‘군단장 조카라고 해요..’
‘뭐..어!’
‘전에 중대장님이 교육을 했잖습니까.. 졸라 어리버리한데 애가 좀 삐리 해 보이지 않아요?’
‘그래 졸라 이상한 놈이다..’
행정병과 일직 하사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중대장은 안에서 이 사태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느라 장고에 들어갔고 인사계가 철수를 데리고 제 1 내무반으로 갔다.
“간물대는 여기 사용하고.. 김 병장..”
“병장 김일수..”
인사계의 부름에 안쪽에서 비스듬히 누워 책을 읽던 병장 하나가 일어나 앞으로 나와 철수를 궁금하게 바라보았다.
“얘니까 잘 설명하고 부대 구경 좀 시켜..”
“예.. 알겠습니다..”
‘여기 김일수 병장이 너 선임이니 앞으로 애로 사항이 있으면 김일수 병장에게 보고해라.. 알았냐..”
“예..”
“수고해라..”
“예..”
인사계가 나가자 김일수 병장이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는지 철수에게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너 작은 아버지가 군단장이라며?”
“예..”
“그런데 군에는 왜 왔냐? 다들 빠지던데.. 더군다나 여긴 민통선 안인데..”
“까라면 까야지 힘이 있습니까..”
“하긴.. 어째거나 반갑다.. 난 이제 제대를 2개월 남겨 두고 있다..”
“부럽네요..”
“짜식.. 간물대부터 정리해라.. 옆에 정리한 것 보고 그대로 해라..”
“예..”
철수가 옆 간물대를 보고 대충 자기 물건들을 간물대 안에 넣자 김일수 병장이 지나가다 한마디 한다.
“야.. 그렇게 두면 여기 내무반 애들 다 너 때문에 뺑뺑이야.. 연병장 한 스무 바퀴는 돌아야 해.. 각 잡아 다시 정리해.. 옆에 해둔 것 대로 하라니까..”
“뭐 대충 사용을 하면 되지..”
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뭔 대꾸가 이러냐는 듯 김일수 병장이 철수를 바라보다 들은 이야기가 있어 다른 말은 않고 시범을 보여주었다.
“옷은 이렇게 개 넣어두면 되고.. 물건들은 이렇게 정리를 해라.. 알았냐..”
“예..”
생전 처음 해보는 간물대 정리에 철수가 쓸데없이 이런 짓은 왜 하냐는 표정으로 대충 옆 간물대에 정리대로 정리를 하고 있었다.
‘..아.. 나 말년에 이게 뭔 짓이야.. 시발..’
군단장 조카라 한대 쥐어 박을 수도 없고 김일수 병장이 정말 곤란하다는 표정이었다.
웅성..웅성..
진지 보수 공사 중에 일과를 마친 것인지 내무반원들이 우르르 들어오는 중에 철수가 막 김일수 병장을 따라 나가고 있었다.
“신병입니까?
“그래..”
지나가던 병장이 묻는 말에 김 병장이 대답을 하는데 사병들이 전부 철수를 궁금하게 바라보고 있다가 내무반으로 들어갔다.
‘..해 다니는 꼬라지 하고는..’
전부 복장 상태가 영 그렇다는 듯 철수가 고개를 흔들며 김 병장을 따라 나가자 뒤따라 들어오던 상병들이 철수를 뭐냐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내무반으로 들어갔다.
“저 새끼가 군단장 조카야?”
“김 병장님이 데리고 가는 걸 보니 그런가 봅니다..”
“졸라 뺀질하게 생겼네..”
“인사계가 절대 건드리지 말라고 했는데 말입니다..”
“하필 왜 우리 내무반이냐고.. 시발..”
내무반 정리 담당인지 나길성 상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무반으로 들어갔다.
웅성..웅성..
하나도 보이지 않던 인간들이 다 어디서 나왔냐며 철수가 김 병장의 뒤를 따라 가는데 일병들과 상병들이 장비 정리를 하고 오는 길인지 우르르 막사로 오고 있었다.
“신병입니까..”
“그래..”
상병들과 일병들이 막사로 가고 조금 심드렁한 철수가 김 병장을 따라 가는데 김 병장이 건물을 손짓한다.
“저기가 화장실이다..”
‘예..’
“저긴 탄약고고..”
“예..”
“저 위로는 다 진지다.. 그리고 저쪽으로 올라가면 철책이 나온다..”
“예..”
“우리가 책임지는 구역은 짧아.. 그리고 저 산 너머가 DMZ이다.. DMZ이 뭔지는 알지?”
“모릅니다.”
“쩝.. 군사분계선 안 비무장지대다..”
..친애하는 국군 장병 여러분..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