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39화
6편..돌아온 강태..
철수를 태운 지프가 출발을 하자 신병 퇴소식이 거행이 되는 중에 철수와 진탕 놀았던 대대장 사모가 아직도 얼얼한 느낌에 많이 아쉬운 표정이었다.
‘..아.. 핑계를 대고 면회나 자주 가야겠다.. 아니야.. 정신 차리자.. 아.. 미치겠네..’
필..승..
밖으로 나가는 지프를 바라보던 대대장 사모가 좋았는데 조금 아쉽다는 표정으로 관사로 들어가고 지프는 이내 훈련소를 나가 비포장 길을 달리고 있었다.
부우웅..
“전방이라 많이 불편했지?”
“괜찮아요.. 나름 재미 있었어요..”
“그래.. 한번씩 훈련을 같이 하는 것이 그래도 나중에 사회 생활을 하는데 도움은 되는데..”
“온동은 간간히 했어요..”
“그래.. 좀더 잘해주고 싶어도 뭐 줄게 있어야지..”
“아니에요.. 많이 편했고 맛나게 잘 먹었어요..”
“그래.. 그랬다니 다행이네.. 내 아내가 그래도 음식 맛은 있어..”
“예.. 정말 내 집 같이 그렇게 편히 지냈어요.. 사모님도 맛 좋게 잘해 주시고요..”
“다행이네.. 외박 한번씩 나오면 놀러 와..”
“예.. 입맛 없을 때 한번씩 나와 얻어 먹어야겠어요..”
“그래..”
‘..흐흐흐.. 이 자식아.. 네 마누라 이야기다.. ㅋㅋㅋ..’
대대장이 철수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도 모르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고 철수는 오늘 아침에 대대장이 훈련소 훈련병들 퇴소식을 하는 동안 대대장 사모와 진탕 놀았던 생각을 하고 있었다.
‘..너무 무리를 했나..’
탁..탁..탁..
마지막이라 너무 무리를 한 것인지 다리가 조금 묵직하고 후들거려 철수가 다리를 두드리자 대대장이 왜 그러냐고 묻는다.
“왜? 다리 아픈가?”
“그게 아니고 아침에 조금 무리를 했더니..”
“운동도 좋지만 너무 무리하면 안돼.. 뭐든 적당하게 해야지..”
철수가 헬스를 하는 것을 간간히 본 대대장이 오늘도 헬스를 한 것이냐고 한마디 하자 그런 대대장을 보며 철수가 미소로 대꾸를 하고 있었다.
“그러게요.. 가면 없다 싶어 그냥 가기 그래서 조금 무리를 했더니 이러네요.. 뭐던 적당한 것이 좋기는 좋은데 손에 익어서..”
“그래도 몸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사모님이 워낙 맛나게 해주어서요..”
“그래.. 하하하.. 나중에 잊지 마..”
“그럼요.. 참.. 사모님 한번씩 나 외박하게 면회 좀 오라고 해 주세요.. 우리 어머니는 멀어서..”
“그래.. 내가 그렇게 하라고 할게.. 외박 나오면 우리 집으로 와..”
“예.. 고마워요..”
“뭘.. 당연한 거지..”
“이야기를 했더니 우리 작은 아버지가 고맙다고 지금은 그러니 나중에 나 제대하고 나면 챙겨 주신데요..”
“그래.. 하하하.. 고맙다..”
좋아라 하는 대대장을 보며 철수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에라 이 병신아.. 흐흐흐.. 이 짓도 꽤 재미가 있군..’
새로 가는 부대가 조금 기대가 된다는 듯 철수가 속으로는 꽤나 즐거워하고 있었다.
부우웅..
잠시 이동을 하자 방벽이 나오고 헌병들이 서 있었다.
‘..뭐야.. 어디로 가는 거야..’
필..승..
1호 차이자 번호판을 알아본 헌병들이 인사를 하고는 길을 비켜주어 지프가 방벽을 통과하는 작은 터널을 지나자 농사짓는 농부인지 나이 많은 노인이 빨간 모자를 쓰고 경운기를 몰고 가고 있었다.
따다다다..따다다..
요란한 경운기 소리에 철수가 조금 신기하게 바라보는데 들에서 간간히 사람들이 빨간 모자를 쓰고 일을 하고 있었다.
‘..어울리지 않게 빨간 모자는 뭐야.. 촌이라 그런가..’
다들 빨간 모자를 쓰고 있어 철수가 농사짓는데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며 푸른 논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와.. 저수지 넓다..”
“호수야.. 이 인근에선 가장 넓은 호수지..”
“호수라고요?”
“그래.. 저 안으로 많이 넓은 호수야.”
“그렇구나.. 멋지네요..”
“민통선 안이 아니라면 사람들이 많이 놀러 올 것인데 여긴 민통선 안이라 아직 깨끗하지?”
“예.. 그런데 민통선이 뭐예요?”
끙..
철수의 물음에 잠시 철수를 보던 대대장이 대꾸를 한다.
“민간인들은 함부로 들어 올 수가 없는 경계지역을 민통선이라고 해.. 말 그대로 민간인 출입통제지역이지..”
“왜요?”
“뭐 군사적 요충시설이기도 하고 또 전시에 아주 위험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
“그렇구나.. 신기하네.. 그럼 여긴 군인들 밖에 살지 않는가요?”
“꼭 그렇지는 않아.. 예전부터 있던 마을들이 군데군데 있지.. 외부 사람들만 함부로 들어 올 수가 없다는 말이야..”
‘예..’
끄덕..끄덕..
대대장의 설명에 철수가 그러냐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전방에 한 부대 출입문이 나오고 있었다.
필..승..
부우웅..
부대 안으로 접어든 지프가 이내 산길을 따라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부대 건물들이 보였는데 어째 마음에 별로 들지 않는 모양새였다.
“필승..”
“수고한다.. 대대장님은?”
“안에 계십니다.”
대대 작전관인 전병일 소령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김문기 중령이 안에서 나와 훈련소 대대장인 이규식 중령을 반겼다.
“필승..”
“어서 와.. 반갑다..”
“안녕하십니까..”
“...”
주변 장교들이 철수를 보며 뭐 저런 놈이 다 있냐는 표정이었고 김문기 대대장도 속으로는 잔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사단장에게 직접 지시를 받은 것이 있어 철수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래 훈련은 잘 받았나?”
“뭐 나름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래.. 다행이군.. 그래 그쪽은 좀 어떤가?”
“뭐 특별한 일은 없습니다.. 행군 중에 몇몇이 탈진을 하긴 하였지만 다들 큰 이상은 없습니다.”
“애들이 자꾸 약해서 큰일이야..”
“예.. 덩치는 다들 큰데 힘이 영 없습니다..”
“그래도 지방 애들 때문에 그나마 유지가 된다..”
“예.. 사고가 하도 나니까 이번 훈련에는 아예 기동 훈련을 없앴다고 하던데 괜찮을까 모르겠습니다..”
“그러게.. 기동 훈련 없이 무슨 전투 훈련이야..”
“여긴 좀 따분하지 않습니까?”
“어쩔 수 없지.. 내후년 겨울까지는 여기 지내야지..”
“그럼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왔는데 좀 있다가 나랑 저녁이나 하고 가..”
“아닙니다.. 딸래미 한번 보고 들어가려고요.”
“그래.. 그러게..”
훈련소 대대장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철수도 같이 일어나 인사를 하였다.
“안녕히 가십시오.. 나중에 또 뵐게요.”
끄응..
“그래.. 나중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