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02화
6편..돌아온 강태..
정년이 2년 남은 담임 선생님이 아침 조회를 마치고 나가자 아이들이 떠드는데 잠시 후 영어 선생님이 안으로 들어왔다.
“차렷.. 경례..”
안녕하십니까..
“그래.. 다 외워 왔제?”
영어 선생님의 말에 일부 아이들이 선생님과 눈을 마주치기 싫어라 하고 강태도 그제서야 영어책을 읽고 있었다.
“영국이.. 읊어 바라..”
“셈요.. 앞에도 저부터 했다 아입니까..”
“그래서..”
“그래서라기보다 우째 형평성이 쪼매..”
영국의 말에 영어 선생님이 다가가더니 들고 다니던 두툼한 자의 날로 영국의 머리를 우아하게 쪼았다.
콕..윽..
“야 이 자석아.. 전에 하고 지금하고 뭔 상관이고.. 놀 때는 좋제?”
“셈도.. 이게 외운다고 외어지는 거 맞습니까? 이래 긴걸 우예 다 외우는교?”
콕..콕..으윽..
“이 자석이 어데 장난질이고.. 손바닥 내라..”
선생님의 말에 영국이 매를 빨리 맞고 말자는 표정으로 손바닥을 내자 선생님이 두툼한 자로 영국의 손바닥을 때리고 있었다.
짝..윽..짝..윽..짝..윽..
“아.. 자..잠깐만요..”
영국이 정말 아프다는 표정으로 손을 사타구니에 넣고 비비는데 옆에 앉은 강태는 조용하게 책을 보고 있자 영어 선생이 영국을 때리다 말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니는 머 하노?”
“어제는 바빠 못 외어서 지금이라도 외우자 싶어서 외웁니다..”
하하하.. 하하..
강태의 대답에 선생님은 물론이고 아이들이 다 웃자 그런 아이들과 선생님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강태가 읽던 것을 마저 읽고 있었고 영어 선생이 영국을 때리던 것을 잊고는 강태에게 인상을 쓴다.
“이 자석이.. 니도 내 놀리제?”
“셈도.. 저 그렇게 강심장 아님더..”
책을 보며 태연히 대꾸를 하는 강태의 대답에 선생님이 미소를 짓다 책 덮으라고 한다.
“책 덮어라..”
“읽던 거 마저 읽고요..”
당당한 강태의 대답에 모두 황당하게 강태를 바라보는 중에 영어 선생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다 한번 외워보라고 한다.
“조타.. 어데 외운 것만 한번 읊어 바라..”
“예.. 뭐..”
선생님의 말에 책을 덮은 강태가 영어본문을 줄줄 외우자 모두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고 영어선생도 놀라 강태를 멀뚱히 바라보고 있었다.
뜨아아..
웅성..웅성..
모두들 강태가 약 먹었다고 황당해 하는 중에 영어 선생이 강태에게 묻는다.
“뭐꼬.. 서강태 맞나?”
“셈도.. 열심히 외웠다 아인교..”
“그 참.. 으음.. 앉거라..”
할 말이 없다는 듯 황당해 하던 영어선생이 앉으라고 하자 강태가 자리에 앉는데 모두들 강태가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들고 있었고 그런 반 친구들을 보며 강태가 조금은 미안하다는 생각을 속으로 하고 있었다,
‘..쩝.. 미안하긴 미안하네.. 음..’
수업을 들으며 이것저것 생각을 하던 강태가 무언가 조금씩 다른 환경을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이상하네.. 뭔가 1% 다른 것 같은 느낌이네..’
무언가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자기 기억의 환경과 주변 환경이 무언가 조금씩 달라 보이는 강태였다.
와글..와글..
“야.. 라면 먹으러 가자..”
“난 배 안고프다..”
“이 새끼 왜 이러냐?”
“그러게.. 야 가자.. 시간 없다..”
쉬는 시간이 되자 친구들이 우르르 매점으로 가고 강태가 혼자 눈을 감고 엎드려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 일단 몸부터 단련하자..’
...
그날 저녁..
혼자 하루 종일 생각을 하던 강태가 하교 시간이 되자 무언가 생각이 나 자기를 잡는 친구들을 뿌리치고 어머니 식당으로 갔다.
와글..와글..
식당 안은 간만에 손님들이 좀 많아 보였고 누나가 안으로 들어서는 강태를 보며 학원은 왜 가지 않느냐는 표정이었다.
“넌 왜 벌써 오니?”
“그냥 컨디션이 별로라서..”
수능이 끝나 어머니 식당 일을 도와주던 누나가 그럼 그렇다고 새침하게 강태를 보다 잔소리를 참고는 주방으로 가 말해준다.
“엄마.. 강태 왔어..”
“..응.. 저녁 먹고 가거라..”
“알았어.. 아버지.. 저 왔어요..”
“..그래..”
강태의 인사에 아버지가 뒤에서 불을 피우고 있다 대답을 하였다.
‘..맞아.. 아직 우리 집에 오지는 않았지.. 쩝.. 전화번호가..’
내일이 아무래도 그날 같아서 강태가 카운터에 앉아 잠시 생각을 하다 전화기를 드는데 누나가 다가와 한마디 한다.
“학원은 왜 안가..”
“좀 자려고..”
“어제 하루 종일 자고선..”
“아 또 시작이네..”
“너 그러다가 정말 전문대 겨우 간다..”
“학교는 별로라니까.. 나도 마음만 먹으면 서울대 간다니까..”
“왜 아니겠어.. 천하의 강태님께서.. 어머! 어서 와..”
이야기 중에 인해가 안으로 들어오자 강태가 조금 놀라고 인해가 강태를 보며 오랜만이라고 한다.
“강태 오랜만이네..”
“예.. 안녕하세요..”
“그래.. 어머니.. 저 왔어요..”
“그래.. 인해구나.. 저녁은?”
“아르바이트 가야 해서 지금 곧 가야 해요.. 지나가던 길에 잠깐 영인이 보고 가려고요.. 아버지 안녕하세요..”
“그래.. 인해구나.. 어서 오너라..”
“저녁 먹고 가.. 막 강태 저녁 차린다.”
“아니에요..”
“먹고 가.. 10분이다..”
영인의 말에 인해가 마지못해 한쪽 자리에 앉자 누군가와 통화를 막 마친 강태도 그쪽으로 가서 앉았다.
“넌 학원 안가니?”
“학원을 가야 꼭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니까..”
“하여간 말은..”
“아 정말로 대학이 싫어 그렇다니까.. 마음만 먹으면 서울대가 아니라 어디라도 간다니까.. 사람 말을 그렇게 못 믿어..”
“하여간 내 동생이 이래..”
이미 강태의 성적을 다 안다는 듯 인해가 강태의 말에 미소를 짓자 강태가 환장하겠다는 표정이었다.
“넌 어떻게 하기로 했는데?”
“응.. 마음을 결정했어.. 너랑 같이 서울로 가기로..”
“어머.. 잘 생각했다..”
영인의 대답에 인해가 잘 되었다고 하는데 어머니가 쟁반에다 음식을 들고 와 차려주며 묻는다.
“인해 넌 무슨 과로 정했어?”
“예.. 전 영어영문학과로 할까 싶어요..”
“그러니.. 우리 영인이랑 같네..”
“네..”
“둘이 같이 지내면 되겠다..”
“네.. 너무 좋아요..”
“우리 영인이 혼자 보내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는데.. 잘됐다.. 많이 먹어..”
“네.. 잘 먹을게요..”
“그래.. 어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