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00화
6편..돌아온 강태..
허리를 정중히 숙이고 나가는 강태를 영인이 미친놈이라는 듯 바라보다 황당한 강태의 말에 고개를 흔들다 정말 피곤하여 스르르 잠이 들었다.
“누나는?”
“잔데..”
“저녁 안 먹고?”
“잠이 오나 봐.. 아버지는?”
“올라 오시라고 해라.. 저녁 먹게..”
“예..”
아직도 아래서 뭐 하냐는 듯 어머니가 아버지를 데리고 오라가 강태가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아버지가 경비실에서 경비 아저씨랑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버지.. 저녁 드시래요..”
“알았다.. 수고 하소..”
“예..”
경비실에서 이야기 중이시던 아버지가 나오자 강태가 아버지에게 넌지시 말을 한다.
“아버지.. 숙모 자꾸 그렇게 줘 보아야 소용 없어요..”
“...”
강태의 말에 조금 놀란 아버지가 강태를 보는데 강태가 사실이 그렇지 않느냐고 한다.
“아무 소용이 없어요.. 가지고 간 돈이 적은 돈이 아닌데 돈 그렇게 가져가고 아직도 집 하나 사지도 못했잖아요..”
“험..”
그런 걸 어떻게 알았냐는 표정인 아버지가 강태를 보며 기침을 하는데 강태가 다시 한마디 더 한다.
“아버지.. 그러지 마시고 누나 학교 가고 싶은 곳에 보내세요.. 집 생각을 해 그렇게 하려는 누나 마음도 생각해 주셔야죠..”
“그래 알았다..”
강태의 말에 강태 아버지가 오늘따라 갑자기 아들이 다 컸다고 느껴지고 있었다.
‘..녀석.. 으..음.. 그래.. 이 녀석 말이 다 옳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암.. 녀석.. 애 인줄 알았더니..’
그렇게 퍼 주었는데 아직도 집을 사지 못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살림살이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고 있던 강태 아버지였다.
“영인이는?”
“자요..”
“잠을 못 자 그런가..”
“그럼요.. 잠자는 것이 그렇게 소원이라고 하잖아요.. 자게 두세요.. 손 씻고 오세요..”
어머니가 담배피고 그냥 앉는다고 노려보자 아버지가 하는 수 없이 가서 손을 씻고 식탁으로 와 앉았다.
“넌 하루 종일 집에서 뭐했니?”
“그냥 공부..”
“...”
강태의 대답에 어머니 아버지가 서로 바라보며 이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이었다.
“왜? 난 공부하면 안돼?”
“야 이 녀석아 입에 침이라도 발라..”
어머니가 머리를 쥐어박자 강태가 믿지 않으려면 믿지 말라는 투로 미소를 지었다.
“정말이니?”
“나도 한다면 해..”
“무슨 공부를 했는데?”
“마음공부..”
딱..
“에라 이놈아.. 엄마 아빠 놀리니까 기분이 좋냐?”
“아 엄마는 왜 자꾸 머리야.. 세포 다 죽게..”
“다 죽은 세포가 더 죽을 것이 남았어?”
“정말 너무하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강태의 투덜거림에 강태의 어머니가 한대 때리려다 말고 밥이나 먹으라고 한다.
“아들이 아니고 웬수다.. 어서 먹어..”
“내가 진짜.. 아 천천히 좀 먹어요.. 위장 늘어난다..”
강태의 말에 강태 아버지 어머니가 서로 바라보며 이 녀석이 어딘가 변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잘 먹었습니다..”
“저놈이 왜 저러지?”
“그러게요.. 들어가세요.. 치우고 들어 갈게요..”:
어머니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평소와 다르게 TV에 집중도 않고 자신의 침실로 들어간 강태가 예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음.. 그나저나 동일한 시간을 다시 진행하는 의미는 뭘까.. 음.. 그것들은 다 어떻게 하나..’
자기가 가보았던 다양한 행성들을 보며 강태가 그들이 잘 살아가겠는가 생각을 하다 머리를 흔들고 있었다.
‘..일단 차근차근 해보자.. 나를 이렇게 다시 보내준 이유가 있을 것이니까..’
그렇게 이런 저런 생각으로 밤을 하얗게 다 새우며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다 수련을 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어떻게 지나간 것인지 어머니가 방문을 열었다.
딸깍..
“어! 너 벌써 일어났어?”
“응.. 왜?”
“...”
어머니가 자기를 깨우러 들어와 이게 무슨 일이냐고 황당하게 바라보는데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한마디 한다.
“이젠 일찍 일어나는 새 나라의 착한 아들이 될 거니까 그렇게 아소서 어마마마..”
“나 원.. 오늘은 해가 서쪽에서 뜨나 봐야겠다..”
“서쪽에서 뜨게 해 줄까?”
“에라.. 일어났으면 씻어..”
“예..”
어머니가 좀 황당하다는 듯 나가 아버지에게 뭐라고 하는 소리가 들리고 강태가 미소를 짓다 밤을 괜히 새웠다며 피곤하다는 표정이었다.
‘..괜히 밤은 새웠네..’
밤새 생각을 해보아도 그 노인네가 왜 자기 에고를 다시 이곳으로 보낸 것인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그것도 자신의 지식을 그대로 두고 말이야..
‘..지구를 지키라는 말인가.. 하긴 그렇게 많이 죽었으니..’
따지고 보면 지구에 살던 수천억의 종이 일시간에 다 죽었으니 그것도 큰 일에 속하는 것이었는데 그로 인한 인과율도 많이 상했을 터였다.
상한 인과율을 바로 잡으라는 것인지 아니면 무얼 위해 자기를 다시 이곳으로 보낸 것인지 내내 고민을 하는 강태였다.
‘..바꾼다라.. 바꾼다.. 음..’
무언가 알 듯 하면서 강태가 고개를 갸웃거리다 밖으로 나가자 아버지가 신문을 보다 뭔 일이냐는 표정이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아버님..”
‘그 참..’
강태의 아침 인사에 강태 아버지가 이 녀석 뭐냐는 표정이다 고개를 흔들며 신문을 다시 보고 있었고 미소를 짓던 강태가 세면장으로 들어가 세면을 하고 있었다.
“어머! 너 뭐야..”
“아.. 사랑하는 누님.. 기침을 하셨습니까..”
“...”
평소와는 다르게 정중하게 아침 인사를 하는 강태를 보고 영인이 이게 무슨 일이냐는 투로 어머니를 부른다.
“엄마.. 강태 뭐 잘못 먹였어?”
“..그러게 말이다.. 해가 서쪽에서 뜨지는 않았어..”
“너 뭐야.. 뭘 잘못 먹었어?”
“아 난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안돼?”
“나 참.. 희한한 일이네.. 비켜.. 나가..”
“누나..”
세면을 다한 강태가 누나를 안으려고 하는데 영인이 인상을 구기며 나가라고 한다.
“이게 죽을라고.. 확.. 안 나가..”
누나의 인상에 강태가 밖으로 나가고 그런 강태를 보던 영인이 고개를 갸웃거리다 세수를 하고 있었다.
푸푸푸.. 쏴아아..
잠시 후 모두 식탁에 앉아 아침을 먹는데 강태가 누나에게 이야기를 한다.
“누나 괜히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서울 가라.. 나도 자유 좀 만끽하자..”
“자유 같은 소리 하고 있네.. 확.. 가만 먹어라.. 응..”
영인이 주먹으로 한대 때리려고 하자 어머니가 그러지 말라고 하며 한마디 한다.
“너는 그 주먹 좀 사용하지 마라.. 애 주눅들게..”
“하이고.. 얘가 주눅이 든다고? 나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