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26화
6편..돌아온 강태..
“한수 아버지 제사 날이다..”
그래요..
“그래.. 이 사람이 뭘 어쩌나..”
“가볼까요?”
“안돼.. 너희들 결혼 날 잡아 두었는데.. 엄마 아부지도 못 간다..”
“그럼 어떻게 해요..”
“어쩔 수가 없지.. 전화나 넣어야겠다..”
어머니의 말에 모두 조금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고 강태 어머니가 식사를 하다 말고 거실로 가 전화기를 잡고 있었다.
...따르르..따르..
“..예.. 식당입니다..”
“나에요.. 한수 엄마 좀 바꿔..”
“..예.. 사장님..”
강태 어머니가 잠시 수화기를 들고 있으니 한수 어머니가 전화를 받았다.
“..예.. 언니..”
“손님 더 받지 말고 대충 마쳐..”
“..왜요?”
“왜기는.. 오늘이 그날인 것 다 알아..”
“..제가 알아서 할게요..”
“알아서 하긴 뭘 알아서 해.. 영숙이 바꿔..”
“..알아서 할게요..”
“아 바꿔..”
강태 어머니의 말에 한수 어머니가 전화를 바꾸어 주었다.
“..예.. 사장님..”
“손님 더 받지 말고 오늘은 장사 그만해..”
“..예?”
“한수 아버지 기일이야..”
“..아.. 예..”
“장사 그만하고 정리해..”
“..예.. 사장님..”
“그래.. 그럼 수고하고.. 바로 안 마치면 식당 아예 닫는다..”
“..예.. 알았어요..”
전화를 끊은 어머니가 다시 식탁으로 오자 강태가 미소를 지었다.
“뭐래요?”
“뭐라 긴.. 장사에 욕심만 많아서..”
“성격이 그래서 그래요..”
“한수야.. 오늘 아버지 제사다.. 잊지마..”
한수를 보며 이야기를 하는 어머니의 말에 강태가 입맛을 다셨다.
...
그 시간..
철수가 자기 집에서 어머니와 저녁을 먹는데 전화가 왔다.
띠딩..띠디딩..
“예..”
“..야.. 살아있냐?’
“누구냐?”
“..누구긴 새끼가.. 선진이다..”
“아 미안.. 폰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잘 지내냐?”
“..너는 어떻게 된 놈이 그렇게 연락을 끊냐..”
“그렇게 됐다.. 이 번호는 어떻게 알았냐?”
“..새끼.. 내가 누구냐.. 네 아버지에게 직접 물었지..”
“그러냐..”
“..그래.. 이번 주 일요일에 지철이 결혼한다고 하더라.. 결혼식은 올 거지?”
“그래.. 어디서 하는데?”
“..힐튼에서 한단다..”
“그래.. 몇 시에?”
“..1시..”
“그때 보자..”
“..하여간 너 각오 단단히 해..”
“알았고.. 그간 연락 못해서 미안하다..”
“..새끼.. 나중에 보자..”
고등학교 친구가 전화를 하자 철수가 간만에 반가워하며 미소를 지었다.
“누구니?”
“응.. 고등학교 반 친구..”
“술 먹고 다니고 그러지 마..”
“엄마까지 왜 그래..”
“아버지 한참 민감하시잖니.. 이젠 정말 1년도 남지 않았어.. 조금만 더 참아..”
“알았다니까.. 고등학교 친구 결혼식이야..”
“그러니.. 너도 장가 가야 되는데..”
“정말 마음에 드는 애 있던데..”
“누구?”
“그게 누군지 몰라.. 공항에서 지나가다 봐서.. 분명히 한국인이었는데..”
“너도 참..”
“정말 예쁘더라..”
“아버지 당선이 되면 삼성 김인주 사장 딸하고 사돈을 맺을까 아버지랑 이야기했다.”
“내가 결혼하는데 왜 엄마 아버지 마음대로 해..”
“이 녀석아.. 외동딸에다가 재산이 조 단위가 넘어가는 집안이야..”
“그래..”
“그래.. 생기기도 조금 생겼고..”
“나랑 하려고 하겠어..”
“아버지가 김 사장 약점 하나 잡아두어서 꼼짝 못해..”
어머니의 말에 철수가 그러냐며 미소를 지었다.
따르르..따르..
“예..예.. 알겠습니다 대표님..”
철수 아버지의 전화인지 가정부가 알았다고 대답을 하더니 와서 이야기를 해준다.
“사모님.. 대표님 지방 내려가신다고 오늘 못 들어오신답니다.”
“알았어요..”
이야기를 하고 가는 아주머니 뒷모습을 철수가 바라보자 어머니가 인상을 쓴다.
“다 늙었어.. 하여간..”
“뭘요.. 괜히 그래..”
어머니의 인상에 철수가 괜히 그런다고 수저를 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애비나 자식놈이나.. 힘도 없으면서 뭘 그렇게 밝히는지..’
철수 어머니가 한숨을 쉬며 먹던 밥을 깨작거리고 있었다.
...
그 시간..
철수 아버지가 일부 의원하고 함께 시내에서 간만에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건방진 새끼들.. 정말 어이가 없어..”
“그래서 참으셨습니까?”
“내년에 다 갚아주어야지..”
“그래도 사전에 상의를 하지 않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입니다..”
“국회 차원에서 좀 나서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아니야.. 민감한 문제야.. 괜히 시비를 걸었다가 국민 정서에 반해서 아까운 지지율만 내려간다.”
모두들 그건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새끼들은 왜 통일을 한답니까?”
“몰라.. 신의 계시를 받았다나 어쨌다나.. 한잔들 해.. 간만에 마시니 술 맛이 좋네..”
“애들 들일까요?”
“그래.. 이야기는 그만하고 간만에 바지 벗고 한번 놀자..”
예.. 하하하..
잠시 후 아가씨들이 우르르 안으로 들어오고 일부가 철수 아버지를 알아보고는 놀라는 기색이었다.
“입에 자물쇠 없는 년은 나가라..”
“호호호.. 오빠.. 입에는 자물쇠 없고 여긴 있는 것 같은데..”
“이년 이거 물건이네.. 너 저분 모셔라..”
“고마워요 오빠.. 그러지 않아도 맛나 보였어요..”
하하하.. 호호호..
접대부의 말에 재미가 있다며 모두들 웃고 있었다.
...
한편 그 시간..
강태 어머니의 성화에 저녁 장사도 재대로 하지 않고 한수 어머니가 한참 먼저간 남편 제사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들어가셔도 돼요..”
“괜찮아요.. 나도 같은 처진데..”
“...”
“보내고 애들 혼자 키운지 벌써 8년 됐어요..”
“그러세요.. 힘드시죠..”
“전에는 많이 힘들었는데 여기 일하고부터는 살만해요..”
“애들은..”
“딸이 대학교 고려대 1학년이고 아들이 고 2에요..”
“애들은 다 컸네요..”
“예.. 잘 자라주어 먼저간 신랑에게 면은 서게 생겼어요.”
“어쩌다가..”
“교통사고요..”
“후.. 제 신랑도요..”
“애가도 어리고 재가를 하지 그래요..”
“그냥 애 키우고 살려고요..”
“남자 생각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