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92화
6편..돌아온 강태..
잠시 후 차에서 내린 나정이 하는 수 없이 데이비드 사장과 함께 집으로 가고 있었다.
“여기에요..”
조그만 빌라에 온 나정이 위로 올라가려고 하자 데이비드 사장이 나정에게 등을 내어준다.
“됐어요.. 힘들어요..”
“괜찮아요.. 저 풋볼을 한 사람입니다..”
데이비드 사장의 말에 나정이 조금 멋쩍어 하며 하는 수 없이 업히자 데이비드 사장이 좋아라 하며 신이나 나정을 업어 계단을 올랐다.
“좀 쉬어요..”
“괜찮습니다..”
‘..후..’
자기를 이렇게 좋아하나 싶어 나정이 속으로 한숨을 쉬며 가만 업혀 있으니 땀을 흘리면서도 데이비드 사장이 나정을 업어 3층으로 올라갔다.
“됐어요.. 내려줘요..”
“괜찮아요..”
기분이 조금 그런 나정이 문을 열고 데이비드 사장과 함께 집으로 들어갔다.
“어머! 사장님..”
“응.. 혼자 바쁘지..”
“아뇨.. 좀 쉬고 있던 중이에요..”
“맨유 데이비드 사장님..”
“아! 안녕하세요..”
“우리 직원이에요.. 상황이 그래 여기서 같이 일을 해요..”
나정의 설명에 데이비드 사장이 그러냐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전 잠시 뭐 좀 사가지고 올게요..”
“괜찮아..”
“아뇨..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요..”
지갑을 들고 나가는 신애를 보며 나정이 뭐라고 하려다 말았고 데이비드 사장이 갈증이 나는지 물을 찾았다.
“물 어디 있어요.”
“잠시만요..”
“오.. 노.. 가만 있어요..”
냉장고를 보았는지 데이비드 사장이 가만 있으라고 하고는 후다닥 냉장고로 가자 나정이 웃음이 나왔다.
‘..성격은 괜찮은 사람이네..’
외국인이라 좀 그래 거부감이 있었는데 거부감이 조금 사라지는 나정이었다.
“이야.. 물맛 좋습니다..”
“피곤하지 않으세요?”
“사실은 잠이 옵니다..”
“그만 가셔서 좀 주무셔요.. 좀 자라고요..”
“아.. 그보다 배 고픕니다..”
“그래요.. 우리 자장면 시켜 먹을래요?”
“자짱면?”
“예.. 그런 음식이 있어요..”
“오케이..”
자기도 힘들어 어디 나가지 못하겠는지 피자 배달쯤으로 생각하고 시켜 먹자고 하니 나정이 전화를 한다.
...안녕하세요.. 전 신..
“..예.. 사장님..”
“어디야?”
“..저 이대로 퇴근 할게요..”
“왜?”
“..그냥요.. 이태원 갔다가 바로 퇴근 할게요..”
“이태원은 뭐 하러 가?”
“..아 뭘 자꾸 그렇게 물으세요.. 내일 뵐게요..”
“너 근무지 무단 이탈이야..”
“..네.. 내일 뵈어요..”
저녁이 다 되어 와 나정이 조금 이르지만 데이비드가 가서 자야 하니 중국집으로 전화를 하였다.
...부다다다..
잠시 후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더니 평소 즐겨 시키는 중국집 배달부가 철 가방을 들고 들어오자 데이비드가 잔뜩 신기해 바라보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예.. 맛있게 드십시오..”
중국집 배달부가 가자 데이비드 사장이 자장면과 탕수육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건 뭡니까?”
“이건 탕수육.. 이건 군만두.. 이게 자장면입니다.. 이건 단무고요..”
나정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는데 나정이 랩을 벗기자 데이비드 사장도 같이 하다가 뜨겁다고 한다.
“핫..”
“조심해요.. 괜찮아요?”
“오케이.. 음.. 냄새 좋은데요..”
“이렇게 해 먹어요..”
나정이 탕수육을 간장에 찍어 먹자 데이비드 사장도 같이 따라 하며 포크로 먹어 보고는 맛있다고 한다.
“오! 굿.. 베리 굿..”
“괜찮아요?”
“예.. 정말 맛이 좋아요..”
“자장면은 이렇게 비벼요..”
젓가락을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자장면을 비비자 같이 따라 하며 어렵다고 한다.
“이건 어렵네요..”
“잘 보세요.. 이렇게 하면 되요..”
나정이 가르쳐 주지만 될 리가 만무하였고 결국은 포크로 자장면을 먹으니 나정이 미소를 지었다.
“오! 정말 환상적인 맛입니다.. 이런 파스타가 있다니..”
“이건 파스타가 아니라 자장면이라고 하는 음식이에요..”
“이런 음식은 어디 팔아요? 전에 못 보았는데..”
“중국집에서 팔아요?”
“중국집? 중국사람 집요?”
“호호호.. 호호.. 그게 아니라 중국 음식을 하는 집이에요..”
“아.. 그렇군요.. 하하하..”
나정이 웃자 기분이 좋은지 데이비드 사장도 같이 웃으며 자장면과 탕수육을 먹고 있었다.
...
그 시간..
시내 한 주점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던 박동석 사장이 이억진 부장 검사의 전화를 뒤늦게 받고 황당해 한다.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아 형님은 뭘 좀 제대로 알아보고 하지 이게 뭡니까..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있다고 하질 않습니까..”
“뭐가 문제냐? 법적으로 분명히 문제가 있는 일 아니냐..”
“..따지면 그렇게 문제가 될 일도 없어요.. 누가 문제 있다고 그래요?”
“법적으로 우리에게 아무런 권리가 없다고?”
“..당연하죠.. 영국에서 선수 등록을 먼저 하였으니 권리는 그쪽이 가지고 있죠..”
“선수 등록이 문제가 되나?”
“..나 원.. 당연하죠..”
“그럼 어떻게 하나?”
“..아 어떻게 하건 말건 그건 알아서 하세요..”
“이 사람이.. 무슨 말이 이래..”
“..아 형님 때문에 잘못하면 내년 진급에 물 먹게 생겼잖아요..”
“그러지 않도록 내가 신경 써 줄게..”
“..하여간 그쪽에서 정신적 피해 보상이나 뭐 명예훼손 같은 시비를 걸 수가 있으니 알아서 하세요..”
“무슨.. 하여간 고마워.. 내가 신경 쓸게..”
“..끊습니다..”
전화를 끊은 박동석 사장이 조금은 황당해 하고 있었다.
‘..시발 뭐야.. 그 새끼 뭘 어떻게 알아보고..’
술이 확 깨버린 박동석 사장이 자기 고문 변호사에게 전화를 하였다.
...네.. 항상 고객님..
“..아 예.. 사장님..”
“자네 제대로 알아 본건가..”
“..예?”
“지금 정신적 피해와 명예훼손으로 역 고소 당하게 생겼다고 하는데 도대체 뭘 어떻게 확인을 한 건가..”
“..다 확인을 했습니다.. 국내 선수가 국내 규정을 어기고 외국과 먼저 접촉을 하면 협회에서 징계까지 내릴 수가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에서 선수 등록이 되기 전에 외국에 입단을 하고 그 후에 선수 등록을 했으면?”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있습니까..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 않습니까..”
“야 이 친구야.. 다시 알아보고 어서 사태수습을 해..”
“..예.. 사장님..”
방귀 뀐 놈이 성을 낸다고 하더니 자기가 밀어 붙어 벌인 일을 변호사 책임으로 몰아붙인 박동석 사장이 혼자 성질을 내다 룸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