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71화
6편..돌아온 강태..
“그게 선미네 집이 몇 일 전에 부도처리가 되었다네..”
“..그래.. 그래서..”
“지금 큰집에 식구들이 다 가 있는데 혼자 이렇게 있으니 집중도 잘 되지 않고 걱정이 많은 모양이야.. 그래서 대출을 받을 방법을 찾고 있네..”
“..음.. 네 통장에 20억 넣어 줄 테니 선미 줘..”
“...”
“..여보세요..”
“으..응.. 그냥 준다고?”
“..그래.. 나중에 사람들 열심히 치료하는 것으로 갚으라고 해..”
“알았어.. 나도 좀 주라..”
“..넌 진성이에게 물어봐..”
“진짜.. 너무 한다..”
나미가 하는 말에 강태가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를 하였다.
“..그리고 넌 앞으로 월급 빵빵하게 받을 거잖아..”
“다다 익선이라는 말이 있잖아..”
“..하여간 넌 진성이에게 물어보세요.. 끊어용..”
..뚜..뚜..
강태가 그냥 전화를 끊어버리자 나미가 뭐 이러냐며 자기 이마를 잡았다.
“야.. 아.. 진짜..”
자기가 열 낼 일도 아닌데 강태가 편해진 것인지 괜히 혼자 열 내던 나미가 미소를 짓더니 부지런히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
한편..
부모님들이 이야기를 하는 중에 누나와 인해를 데리고 공원으로 나온 강태가 누나와 인해의 수다에 들러리를 서고 있었다.
호호호.. 호호
“그래.. 맞아..”
“그 기집애는 요즘 코 때문에 난리가 아니래..”
“어떻게 하니..”
“얼굴을 그렇게 고치고 싶을까..”
“그러게 말이야..”
누나와 인해의 이야기를 듣던 강태가 한숨을 쉬다 남 이야기를 뭐 그렇게 하냐며 고개를 흔들다 한마디 하다.
“아 누가 들으면 욕해..”
“왜?”
“아 왜는.. 얼굴 예쁘다고 남 그렇게 쉽게 이야기 하지마.. 성형을 하는 사람들 마음도 좀 헤아려야지..”
강태의 말에 영인이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를 한다.
“잘 생기게 낳아 달라고 하던지..”
“내가 참.. 누나는 정말 이기적이야..”
“원래 예쁘면 다 이기적이야.. 그리고 예쁘면 다 용서가 돼..”
“무슨.. 하..”
자긴 다 용서된다는 듯 한마디 하는 누나의 말에 강태가 정말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하여간 그 기집애 그렇게 나대더니 셈통이다..”
“좀 별나긴 했지만.. 좀 안되긴 했다.”
“그러길래 사람은 죄 지으면 안돼..”
“그건 그래.. 그 기집애 애들 얼마나 괴롭혔어..”
“애가 너무 시샘이 많아서 그래.. 남 조금 잘되는 것 못 보아 넘기잖니.. 나에게도 시비를 걸려다 내가 받아 치려고 하자 욕만하고 갔잖아..”
“아.. 그래 맞아.. 싸웠으면 이길 것 같아?”
“그럼.. 내가 그깟 기집애에게 맞을 것 같아.. 전부 겁을 먹어 그렇지 따지고 보면 개도 겁 많아..”
“그렇구나.. 난 조금 겁나던데..”
누나와 인해의 끈임 없는 이야기에 강태가 졌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며 조용히 뒤따르고 있었다.
‘어머!’
“아버님..”
그렇게 한참을 따라다니는 중에 한쪽에 부모님들도 나와 산책을 하고 있자 인해가 손을 흔들고 모두 그곳으로 갔다.
“이야.. 어머니 폼 나오시는데요? 나중에 우리 애들도 업어줘요.”
“야 인석아 일없어..”
“호호호.. 서 서방.. 내가 업어줄게..”
“예.. 장모님..”
험..
장인어른과 아버지는 역시나 괜히 따라 나왔다는 듯 조금 시큰퉁한 표정이었다
‘우리는 그만 갑시다..’
‘예..’
역시나 얼마 안가 아버지와 장인이 바둑을 둘 요량인지 슬그머니 도망을 가자 인해가 강태 아버지를 부른다.
“아버님.. 어디 가세요..”
“우린 일이 좀 있다.. 먼저 가마..”
“놔 두거라.. 바둑 두러 가신다..”
“둘이 붙기만 붙으면 바둑이에요.. 그게 그렇게 재미가 있나..”
“재미 있으니 두시죠.. 한수 이리 줘요.. 내가 안을게요..”
강태가 한수를 달라고 하자 어머니가 한수를 강태에게 주는데 장모가 자기 달라고 한다.
“나 주게..”
“아니에요.. 저 힘 쌔요..”
“그게 힘으로 되나.. 팔 아파..”
“괜찮아요..”
“그냥 두세요 사돈.. 연습해야지요..”
맞아요.. 가세요..
인해와 누나가 어머니와 장모의 팔짱을 끼고 가버리자 강태가 눈을 말뚱거리는 한수를 바라보며 한수의 코를 잡아주더니 그 뒤를 따라 가고 있었다.
재잘..재잘..
어머니와 장모도 그렇고 누나와 인해도 무슨 말이 그렇게 많은지..
...
한편..
술을 한잔 한 민 상무가 조금 이름있는 여배우와 한바탕 열을 내고는 객실을 먼저 나서려 하고 있었다.
“자고 가지..”
“마누라 등살에 나 못산다..”
“피.. 같이 자고 싶은데..”
“나중에 주말에 한번 나가자..”
“정말?”
“그래.. 라운딩 한번 할 겸 바람이나 좀 쏘이게..”
“좋아요.. 내가 준비할까?”
“내가 나중에 연락 할게..”
“예.. 약속 했어..”
“그래.. 쉬어..”
“혼자 뭘 쉬어.. 나도 좀 있다 갈 거야..”
“그래.. 간다..”
손을 흔들어주고 객실을 나온 민 상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띠디딩..띠디딩..
엘리베이터를 내려 차로 가는데 집에서 전화가 와 민 상무가 인상을 쓴다.
“아 왜?”
“..또 술이야?”
“지금 들어가.. 술 많이 안 했어..”
“..운전 하지마..”
“알았어..”
왜 자꾸 전화질이냐며 민 상무가 전화를 끊었는데 또 전화벨이 울렸다.
띠디딩..띠디딩..
“아 간다니까..”
“..애비다 이놈아..”
“아.. 아버지.. 왜요?”
“..주말에 집에 내려와..”
“아 왜요?”
“..내려오라면 내려오지 뭔 말이 그렇게 많아..”
“저 바빠요..”
“..이놈이.. 안 내려와..”
“아 알았어요.. 왜 고함은 지르고 그러세요..”
“..내려와 네 엄마 산소 풀이나 좀 베..”
“알았어요..”
아버지의 말에 민 상무가 알았다며 전화를 끊고는 벌써 그렇게 되었냐며 입맛을 다셨다.
‘..그러고 보니 벌써 추석이네..’
얼마 있지 않아 추석이라며 고개를 끄덕이던 민 상무가 차로 가니 대리기사가 와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그래요.. 많이 기다렸습니까?”
“아닙니다..”
뒷자리에 오른 민 상무가 집으로 가자고 해두고는 자기 어머니를 생각하고 있었다.
‘..바보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