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70화
6편..돌아온 강태..
...
의대 나미의 사무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 나미는 벌써 20분째 시간도 모르고 진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자기야.. 힘들지..”
“..아니.. 우리 나미 목소리 듣고 있으니 힘이 팍팍 나네..”
“나중에 휴가 나면 갈게..”
“..시간 없다며?”
“응.. 조금 지나면 시간이 날 거야..”
“..그냥 그 일 그만두면 안돼?”
“안돼.. 강태씨가 나 믿고 맡긴 일인데..”
“..그 자식은 왜 하고많은 사람 중에 널 찍었어..”
“왜? 내가 이 일 하는 것 싫어?”
“..아니 그런 것이 아니라 힘들까 그렇지..”
“아니.. 힘든 일은 그렇게 없어..”
“..너무 보고 싶다..”
“응.. 나도.. 너무 일찍 일어나서 우리 자기 힘들겠다.”
“..힘들기는.. 걸어가지 말고 어두우니까 지하철 타고 가..”
“응.. 알았어..”
“..집에 가서 전화해..”
“우리 언니 때문에 내가 못살아..”
“..왜?”
“아니 노처녀 히스테리도 아니고 왜 남 통화하는 것 가지고 그렇게 난리인지 모르겠어..”
“..처형이 많이 야단쳐?”
“전화 할 때마다..”
“..그래.. 처형이니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네..”
“치 뭐야.. 뭐든 다 해준다며?”
“..그래도 처형은 조금 위험하다.. 두고두고 괴롭힘을 당할 우려가 있잖아..”
“몰라.. 나 그만 갈 거야..”
“..그래.. 우라 애기.. 집에 도착하면 전화 해..”
“응..”
“..사랑해..”
“나두.. 사랑해 자기야..”
“..참 광고 계약 또 하나 들어왔단다.. 그리고 우리 유니폼 불티나게 팔려..”
“그래.. 얼마나?”
“..그건 잘 모르겠고 하여간 옷이 없어 못 팔고 있데..”
“그래.. 정말 잘됐다..”
“..그리고 강태 어머니에게 김치 좀 보내 달라고 했다.”
“김치 없어? 한 통 보냈잖아..”
“..동료들이 와서 먹어보고는 다들 조금씩 들고 갔어..”
“에이.. 뭐 하러 줘.. 먹을 것도 그렇게 없는 곳에서..”
“...하하하.. 그래서 이번에는 강태 어머니가 한 다섯 통 보내 주신다네.. 큰 통으로..”
“자꾸 이 사람 저 사람 불러 주지마.. 얼마나 공을 들인 건데..”
“..알았어..”
전화를 끊을 것 같던 두 사람이 또 한참 그렇게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누가 노크를 하였다.
똑..똑..
“네.. 자기야 누가 왔어..”
“..알았어.. 나중에 전화해..”
누가 안으로 들어오자 나미가 얼른 전화를 끊고 안으로 들어오는 학과생인 하선미를 보며 묻는다.
“왜요?”
“오늘은 너무 늦게까지 계신 것 같아서요..”
“왜 무슨 고민 있어요?”
“아뇨.. 고민은 없는데 개인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요.. 특히 그날은 좀 힘들어요..”
“나도 그래요.. 모두 어느 정도 알고 나면 격일제로 수업을 하던지 아니면 주일 중 하루 이틀은 수업을 않는 걸로 한번 생각을 해 본다고 하고 있어요..”
“예.. 서강태 선생님 이재 나오시지 않나요?”
“예.. 이젠 제가 다 알아서 합니다..”
“예..”
“겁나죠?”
나미의 물음에 따지자면 나미보다 2년 선배인 선미가 미소를 지으며 그렇다고 한다.
“조금요..”
“저도 그랬어요.. 하지만 정말 좋은 점은 부작용이 생겨도 금새 바로잡을 수가 있고 또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치료를 한다는 것이에요.. 앞으로 한 4개월만 지나면 모두 어느 정도 환자 치료를 할 수가 있을 겁니다.. 특히 선미씨는 남들보다 조금 빨라요.”
“제가요?”
“예.. 이렇게 남아 항상 상황을 정리하지 않습니까.. 그게 쌓이고 쌓이다 보면 나중에는 결국 산더미가 되잖아요..”
“감사합니다..”
“남자들은 힘으로 조금 더 빨리 하는 것 같아도 결국 섬세함에 이기진 못해요.. 전 지금 내과까지 독학을 하고 있어요.. 아마 2년 안에 내과 모든 수술을 제가 직접 집도를 할 수가 있을 겁니다.”
“정말이세요?”
“예..”
“어떻게요? 내과는 실습을 않고는 할 수가 없는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죠.. 선미씨도 이젠 사람의 신경 조직이 어떻게 구성이 되어있고 또 몸 안 구석구석 어떻게 작용을 하는 것인지 이해를 하니 인체에 대해 많이 이해가 되죠?”
“예..”
“아마 다 배우고 나면 내과는 아니더라도 한방 치료는 누구에게 배우지 않아도 다 할 수가 있을 겁니다..”
“저도 그건 조금 그렇게 느껴요..”
“너무 늦게까지 있지 말고 숙소로 가서 쉬어요..”
“예.. 나가다 불이 있길래 와 봤어요.”
“그래요.. 같이 나갑시다.. 다 갔죠?”
“네.. 당직 둘만 빼고 다 갔어요.”
고개를 끄덕이던 나미가 정리를 하고 선미와 함께 사무실을 나가고 있었다.
“선생님은 왜 숙소로 들어가지 않아요?”
“학교 근처에서 언니랑 같이 살아서요.. 언니 혼자 살게 할 수가 없어서요..”
“네..”
“먼저 내려가세요.. 전 환자 한 명 보고요..”
“예..”
나미가 먼저 내리자 선미가 인사를 하고 아래로 내려갔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있어요?”
“아뇨.. 위층에 운동하고 있어요..”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닌가.. 뭐 불편한 곳은 없다고 해요?”
“네.. 상처도 그의 다 아물었고 별 이상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요.. 그럼 수고들 하세요..”
네.. 안녕히 가세요..
최경식 병장이 위층으로 운동을 하러 가고 없다고 하자 나미가 위로 가려다 말고 그냥 아래로 내려갔다.
“저 선생님..”
“어머! 왜 안 갔어요? 저에게 뭐 할말 있었어요?”
“예.. 실은 할 말이 좀 있어서요..”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예.. 그게.. 집에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나서 전 이렇게 있는데 가족들이 다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요..”
“그런.. 언제요?”
“일주일 전에요..”
“그래서 가족들은 다 어디서 지내요?”
“큰집에서 지내고 있는데 큰집도 형편이 좋지가 않아서요..”
“그래요.. 음..”
“혹시 대학에 대출을 할 방법이 없을까요? 사 금융은 정말 손 벌리기 싫어서요..”
“음.. 일단 제가 알아볼 테니까 너무 걱정 말고 들어가 쉬어요..”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나중에 대학 병원으로 나가면 연봉이 수억이 넘을 건데 대학에서 대출 해줄 겁니다.. 대출 해주지 않으면 내가 선생님께 이야기 해서 어떻게든 해줄 테니 걱정 말아요..”
“네..”
“그럼 내일 봐요..”
“예..”
나미가 알았다고 하고 가자 선미가 조금은 마음이 놓이는지 한결 가벼운 걸음으로 기숙사로 향했다.
‘..얼굴이 내내 밝더니..’
그런 일이 다 있었다며 나미가 걸어가며 생각을 하다 바로 강태에게 전화를 하였다.
...난 특별한 남자야..
‘풋.. 뭐야..’
강태의 벨 소리를 정말 어이없다는 표정이던 나미가 웃는데 강태가 전화를 받았다.
“..어! 어쩐 일이야? 생전 안 하던 전화도 다 하고..”
“응.. 나오다 선미랑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도움이 좀 필요해서..”
“..무슨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