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39화
6편..돌아온 강태..
“오늘은 일찍 오네..”
“이 자식들 가기 전에 얼굴은 한번 봐야지..”
“진성이 얘 웃겨..”
“원래 그래.. 그래 나미랑 한 대표는?”
“집에 갔지..”
“눈이 잘 맞았나 보다..”
“...”
누나와 인해가 무슨 소리냐는 표정인데 진성이 강태를 잡아 끌고 집으로 간다.
“야.. 피곤하다.. 빨리 가자..”
“뭐 비밀이냐..”
“가자..”
야.. 뭔데?
두 친구가 따라오며 묻자 강태가 참 둔한 놈들이라는 듯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아 뭐냐니까..
“야 이 빙시들아.. 내내 보고도 몰라..”
“...!”
그제서야 둘이 뭘 느낀 것인지 진성을 보자 진성이 모른 척 걸어가고 있었다.
“햐..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그러게..”
“뭔데?”
옆에서 영인이 묻는 말에 경식이 황당하다는 듯 이야기를 해준다.
“누나.. 저 자식 아무래도 나미랑 눈 맞은 것 같지 않아요?”
“나미랑? 아.. 그러고 보니 둘이 이야기를 잘 하더라..”
“공항에서 나오자 말자부터 계속 둘이 속닥거렸다니까요.”
“그러네.. 야.. 너 나미랑 사귀기로 했냐?”
‘예..’
하하하.. 호호호..
진성이 부끄럽다는 듯 몸을 꼬며 허리를 다소곳하게 숙여 작게 대답을 하자 모두들 어이가 없다는 듯 웃고들 있었다.
“축하해.. 잘 사귀어봐..”
“예.. 누님..”
하하하.. 호호호..
모두들 웃는 가운데 같이 웃던 강태가 순간 호칭이 조금 그렇다고 느낀다.
‘..쩝.. 애매하네..’
하필 또 누나랑 친구라 애매하긴 애매한 상황이었다.
잠시 후 모두 인해의 집으로 가서 과일에다 맥주를 간단히 한잔씩 하며 그간의 이야기를 하는데 진성이 얼마나 말이 많아졌는지 누나와 인해가 졌다는 표정이었다.
“아니 얘가 원래 이렇게 말이 많았어?”
“아 말도 말아요 누나.. 우리는 아무래도 이적을 해야 할까 봐요..”
“새끼가 디질래..”
“야.. 조금만 참아.. 어떻게 한시도 가만 못 있냐.. 우리도 이야기 좀 하자..”
“해.. 누가 하지 말라냐..”
“이야기 할 틈을 줘야 하지.. 그리고 니가 언제 밥을 챙겨줬냐..”
“야.. 라면은 밥 아니냐?”
“햐.. 진짜..”
“그 라면 얼마나 비싼 라면인데.. 새끼들이 먹기는 잘 먹어놓고 딴 소리야..”
“야.. 말자..”
영진이 졌다며 고개를 흔들자 강태가 안 봐도 다 안다는 듯 진성에게 한마디 한다.
“야..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가서는 말 많이 하지 마라.. 뭐라고 하면 알아듣지 못하니까 욕하는 줄 알고 괜히 시비 건다..”
“그래.. 넌 임마 인상이 더러워 바로 상대가 욕하는 줄 안다니까..”
“새끼가.. 누님.. 한잔 하세요..”
욕을 하려는 진성을 보며 영인이 인상을 쓰자 진성이 미소를 지으며 한잔 하자니 영인이 다 같이 한잔 하자고 한다.
“그래.. 다 같이 한잔 하자..”
예..
모두다 건배를 하고 맥주를 한잔씩 하는데 인해가 조금 입술만 대고 맥주를 마시지 않자 영진과 경식이 서로 바라보며 의미 심장한 눈빛이었다.
딱..
억..
“아 왜?”
“그런 것 아니니까 상상하지 마라..”
“새끼.. 누나.. 응원하러 올 거죠?”
“글쎄.. 귀찮기도 하고..”
에이..
호호호.. 호호..
영인이 가기 싫다는 표정이자 모두 뭐 그러냐는 표정이니 영인과 인해가 웃다가 이야기를 한다.
“VIP 룸으로 예약을 해 놓았어.. 부모님들 다 모시고 가려고..”
“그래요..”
“그래.. 무지 비싸더라..”
“누나는.. 우리 몸값이 얼만데..”
“뉴스 보니까 일본 애들이 많이 비아냥 그리던데?”
“원래 개들이 꼭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정신을 차린다니까요.”
“너무 심하게는 하지마..”
그래..
“그 사카켄가 하고 슈스케라는 놈 성질 더러우니까 조심하고.. 한 서너 골 먹으면 애들 다 꼭지가 돌아 틀림없이 폭력을 쓰려고 할거야.. 적당히 공으로 두드려줘..”
강태의 말에 셋 다 그러냐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
다음 날..
아침 일찍 간단히 짐을 챙긴 강태의 친구들이 대표팀 소집을 위해 택시를 타고 태릉으로 가고 있었다.
“선수들입니까?”
“예.. 이번에 한일전 재미 있을 테니 많이 보라고 해 주세요..”
“일본에는 브라질 선수들 많이 데리고 온 모양이던데.. 국제 랭킹이 우리랑 50위 이상 차이가 난다면서요?”
“예.. 뭐 그렇다고 하는데.. 일본이 돈을 아무리 써 선수들을 데리고 와 봐야 다리 짧은 쪽바리들 아닙니까..”
“하하하.. 맞습니다..”
“몇 골 넣어드릴까요?”
“글쎄요.. 마음 같아서는 한 열 골 넣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습니다.. 열 골 넣어드리죠..”
“...”
“왜요? 적어요? 더 넣어 드릴까요?”
“국가대표 맞습니까? 내가 축구를 좋아하는데 우리 선수명단에 없는 사람들인데..”
택시 기사가 축구 마니아인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하는 말에 진성이 장난끼가 동해 다시 묻는다.
“아저씨 우리가 열 골 넣으면 이 택시에 우리 사진 새기고 다닐래요?”
“아 일본에게 열 골 넣는데 그게 문젭니까..”
“하하하.. 약속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선수들 맞습니까?”
“예.. 그날 경기 보면 우리 나옵니다.”
잘 보지 못한 얼굴이라는 듯 택시 기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태릉 정문으로 가는데 정문 앞에 많은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박한성 선수가 온다고 이 난리네..”
택시 기사의 말에 진성과 친구들이 모두 미소를 지으며 멈춘 택시에서 내리는데 진성과 친구들을 발견한 기자들이 우르르 달려오자 택시 기사가 뭐냐는 표정으로 차를 몰아가지 않고 구경을 하고 있었다.
찰칵..찰칵..찰칵..찰칵..
여기요.. 이쪽으로도요..
찰칵..찰칵..찰칵..
플래시가 연신 터지는 가운데 진성과 친구들이 포토 존으로 이동을 하자 택시 기사가 조금은 궁금한 표정이었다.
‘..뭐야.. 정말 선수들인가..’
그렇게 한참을 구경하던 택시 기사가 천천히 그곳을 떠나고 있었고 잠시 이런저런 포즈를 취해주던 강태 친구들이 안으로 들어갔다.
“오.. 어서 오게..”
마침 어디를 다녀오던 길인지 한쪽에서 강진수 감독이 오다가 강태 친구들을 반기자 강태 친구들이 모두 미소를 지으며 인사들을 한다.
반갑습니다..
“그래.. 컨디션은 어떤가?”
“뭐 별 이상은 없습니다.”
“하하하.. 그래.. 들어들 가세..”
“늦은 건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