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00화
6편..돌아온 강태..
손에 뭘 담은 봉투를 잔뜩 든 동수의 말에 모두 그렇다며 미소를 짓는데 부모님들은 구경을 하며 다니느라 진성과 경식 그리고 영진이 온 것도 그리 신경들 쓰지 않았다.
와글..와글..
많은 관광객들과 사람들이 오가는 중에 부모님들을 따라다니며 동수가 경식에게 묻는다.
“잘 했냐?”
“이 자식이 자꾸 장난을 쳐서..”
“야.. 장난은 그렇다..”
옆에서 영국이 하는 말에 진성이 웃기지 말라고 한마디 하였다.
“아냐.. 장난은 무슨.. 수준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고 왔는데..”
“그래도 장난은 치지마..”
“알아 임마.. 오전에는 뭐 했냐?”
“그냥 호텔에서 좀 쉬시다가 이제야 나왔다.”
“그래.. 강태에게 전화가 왔었냐?”
“이따가 저녁에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너무 민폐 아니냐?”
“민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중에 구경을 하고 다니는 부모님들을 강태 친구들이 모두 길이라도 잃을까 따라 다니고들 있었다.
...
그날 저녁..
이태원 곳곳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한 부모님들을 모시고 강태 친구들이 모두 강태 부모님의 식당으로 갔다.
와글..와글..
“와이고 손님 많다..”
“글케요.. 우리가 맥째 오는 거 아이가..”
맞데이.. 그래..
입구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 강태 친구 부모님들이 모두 놀라는 중에 강태 아버지가 나와 인사를 한다.
“아이고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그래 구경들은 많이 하셨어요?”
예.. 맥째 온다..
“하하하.. 아닙니다.. 안으로 들어들 가세요..”
줄을 선 손님들이 뭐냐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사이 안쪽의 룸으로 들어간 강태 친구들과 부모님들이 모두 대단하다고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었는데 강태가 안으로 들어왔다.
“오셨어요..”
그래.. 왔나..
“비좁네..”
아이다.. 마 이래 앉으면 댄다.. 그래.. 이리 앉아..
“구경들 많이 하셨어요..”
그래.. 존 구경 마이 했다.. 그래..
“손님이 이래 많은 줄 몰랐네.. 하기사 너거 어무이가 손맛은 있다..”
“하하하.. 예.. 그래서 재미를 붙여 더 하세요..”
“그래도 참 좋쿠마는.. 사람이 이래 살아야 안대나..”
진성의 어머니 말에 모두다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
그 시간..
삼성의 인적자원 전략개발 차철우 팀장이 겨우 약속을 잡은 김명우 총장과 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다.
“이렇게 귀한 시간을 내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야 뭐 공짜 밥을 얻어 먹는데 없는 시간을 내어서라도 와야지요..”
“하하.. 앉으세요..”
“예.. 험..”
김명우 총장이 자리에 앉자 차철우 팀장이 마주 앉아 조심스레 묻는다.
“이번에 새로 신설이 된 신경역학 치료학과가 그렇게 대단하다면서요?”
“뭐 전 세계가 알아주는 곳이니까.. 벌써부터 가르쳐 달라고 난립니다..”
“가르쳐 줍니까?”
“100년 안에는 절대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하하하.. 예.. 저희들과도 비슷하군요.. 기술을 공유하자고 하지만 공유하면 우리 같은 인적자원집약 국가에서 뭘 먹고 삽니까..”
“그도 그렇지요..”
“실례합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미리 준비를 시켜 둔 것인지 잠시 음식이 들어오고 있었다.
“많이들 드세요..”
예..
“듭시다..”
“예..”
잠시 후 차려진 음식을 먹던 차철우 팀장이 강태에 대해서 묻는다.
“서강태라는 그 학생은 도대체 어떤 상태입니까?”
“어떤 상태라뇨?”
“저희들이 파악을 하기에는 학생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교수도 아닌 것 같고.. 헷갈립니다..”
“예.. 그냥 지금 상태는 교수이자 학생입니다..”
총장의 말에 차철우 팀장이 그러냐며 대단하다고 한다.
“대단하군요.. 어떻게 그런 천재가 있을 수가 있는 것인지..”
“그냥 단순한 천재가 아닙니다..”
“...”
“세상을 뒤바꿀 만한 천재이지요..”
“예.. 공감합니다..”
총장의 말에 차철우 팀장이 뭘 말하려는 눈치라 그런 차철우 팀장을 보며 총장이 미소를 짓는다.
“그 친구 영입하겠다는 생각은 버리시는 것이 좋습니다.”
총장의 말에 차철우 팀장이 미소를 지었다.
“사실 스카우트를 하려고 하였는데 그럴 수가 없는 사람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저희 회장님께서 돈을 수천억을 들여서라도 당장 스카우트를 하라고 난리시니까..”
“그깟 돈 수천억을 주어도 그 사람 마음 못 얻습니다.. 옆에서 살피니 자기 생각에 들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돈을 수천억이 아니라 삼성을 통째로 준다 해도 그 사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일입니다..”
“예.. 부모님들이 학교 근처에서 식당을 하시는데 그 식당이 또 난리더군요..”
“아.. 부모님들이 식당을 해요?”
“예.. 그 식당도 완전 초 대박이던데..”
“잘되는 모양이지요?”
“잘되는 정도가 아니라 줄을 서도 한 시간 안에 들어가 먹지도 못합니다..”
“햐.. 어디서 식당을 하십니까?”
“봉천역 앞에 축협 옆입니다..”
“그래요.. 한번 가보아야겠네..”
“끼 때 가시면 한 시간 이상 무조건 줄을 서야 합니다..”
“맛이 좋다면 그 정도는 희생을 해야지요..”
“예.. 한번 먹어보세요.. 전 식구들 데리고 한번 가서 먹어 보았는데 우리 식구들이 다 그 집 매니아가 되었어요.”
“꼭 가야겠군요..”
“예.. 그리고 안 되는 일인지 알겠는데 우리가 그 친구 한번 면담을 할 수가 없겠습니까?”
“그걸 왜 저에게 묻습니까?”
“총장님은 그래도 편하게 만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야 하지요.. 하지만 다 절 찾아오는 경우지 제가 찾지는 않습니다.”
“기회가 되면 한번 말을 건네 주세요.. 무리하게 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냥 대화만 해보아도 됩니다.”
“그럽시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말이나 건네보도록 하지요.”
“감사합니다.. 드세요..”
“이거 밥이 코로 넘어가겠네..
김명우 총장의 말에 차철우 팀장이 고맙다며 미소를 지었다.
...
다음 날 아침..
강태의 친구들이 청소년대표 박종인 감독의 연락대로 이른 아침부터 서울대 운동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강태 집으로 가서 강태랑 같이 갈걸 그랬나..”
“쪽 팔리게.. 그냥 가자..”
진성의 말에 영진과 경식이 머리를 긁적이며 체육복 차림으로 축구화랑 장비가 든 작은 가방을 들고 서울대로 뛰어가고 있었다.
탁..탁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