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80화
6편..돌아온 강태..
사단장이 장교들을 다 나가라고 하자 장교들이 서둘러 나가고 내무반 문을 닫은 사단장이 중대원들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늘 나랑 형님도 좋고 집에 어른으로 생각해도 좋고 우리 계급장 버리고 편하게 이야기를 하자.. 알아 들었나?”
예..
“그래.. 왕고가 누구냐?”
“병장 최동식..”
“그래.. 앉아.. 모두 편하게 앉아.. 그래 최 병장.”
“병장 최동식..”
“이런 일이 몇 번째지?”
“민철수 하사건 말입니까?”
“그래..”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여섯 번째입니다..”
“그래.. 그렇게 보고를 받고 왔다.. 그런데.. 그 동안 왜 선배들이 제대를 할 때 이야기를 않고 갔다고 생각하나?”
“그건.. 중대원들이나 상관들이 피해를 입을까 봐..”
“그러다 누가 죽으면?”
“...”
“이번 일은 충분히 일어나지 않도록 만들 수가 있는 일이었다.. 물론 창피스러운 일이지만 그 미친 놈이 군단장 조카라 나도 건드리진 못한다.. 하지만 최소한 그 놈을 다른 곳으로 전출을 시켜 혼자 생활을 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었다.”
조용..
“그런데 모두 그 놈이 군단장 조카라고 자기가 다칠까 말을 않고 함구를 했다.. 지금에서야 너희들 대대장이 화가나 사단으로 바로 보고를 해 이 사실을 내가 보고 받았다..”
조용..
모두가 조용히 이야기를 듣는 가운데 사단장이 한숨을 쉬다 이야기를 다시 시작한다.
“음.. 다 내가 지휘를 잘못하여 이런 결과가 일어난 일이지만.. 저 밖에서 뺑뺑이 도는 연대장이 그 미친놈을 어떻게든 데리고 있는 것이 성과를 평가 받는다고 여긴 모양이다..”
사단장의 말에 모두들 연대장을 생각하며 속으로 욕을 하는데 지금까지 맞은 사람들 손들어보라고 한다.
“아무 걱정 말고 지금까지 맞은 사람들 손 들어봐..”
조용..
“괜찮아.. 우리끼리만 비밀로 할거니까 손 들어봐.. 내가 알아야 조치를 해줘..”
사단장의 말에 모두 가만히 있으니 최 병장이 손 들라고 한다.
“손 들어..”
최 병장의 말에 모두들 눈치를 보더니 손을 하나 둘씩 들자 손을 든 사람들 수가 30명은 넘어서고 있었다.
“후.. 자네가 나보다 힘이 세군..”
“죄송합니다..”
“괜찮아.. 손 내려라..”
모두 손을 내리자 고개를 끄덕이던 사단장이 알았다며 이야기를 한다.
“알았다.. 그래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
조용..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마.. 그 놈 하나 영창 보내고 법대로 처리 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 지휘관들이나 나까지 전부다 처벌을 받아야 한다.. 나도 옷을 벗어야 하고..”
사단장의 말에 모두들 속으로 기분 더럽다고 하는데 그런 부대원들을 보며 사단장이 이야기를 한다.
“너희들이 원하면 내가 책임을 지고 나 혼자 옷을 벗겠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건 사단전체가 불명예스러운 일이고 나아가서 이 사단에서 복무를 한 선배나 후배들이 두고두고 불명예스러운 일이 됩니다..”
최동식 병장의 말에 사단장이 한숨을 쉬다 이야기를 한다.
“그런 줄 알지만..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다..”
“그 자식만 혼내면 되질 않습니까..”
“일동 병원에 긴급 후송을 한 친구들이 다행이 부상 정도가 심하진 않는데 일동 병원에서 구타라고 보고가 올라갔다.”
“그런..”
“나야 어떻게 해도 괜찮은데.. 너희들 대대장이나 중대장은 살아야 하지 않겠나.. 다들 괜찮은 사람들이지 않나..”
그렇습니다..
“그냥 그 자식 혼자 우발적으로 저지른 짓이라고 하면 되질 않습니까..”
“맞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곧 헌병 감찰대에서 조사를 나올 거야.. 늦어도 3일 안에.. 얻어 맞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나 혼자 책임을 질 테니 한번만 봐주면 안되겠냐..”
‘...’
모두들 사단장의 말에 황당하게 사단장을 바라보는데 사단장이 미안하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이 일은 다 내 책임이다.. 훈련소에서부터 문제가 많았는데 그 놈 성격을 좀 개조한답시고 일선 전투부대로 보낸 것이 너무 잘못된 판단이었다.. 나 혼자 책임을 질 테니 대대장이랑 중대장 한번만 살려줘라.. 부탁하마..”
사단장이 고개를 숙이자 모두 놀라 바라보는데 최 병장이 일어나 이야기를 한다.
“그럴 수는 더더욱 없습니다.. 2년 반 동안 죽어라 고생을 하고 나가는데.. 사단장님이 불명예 제대를 한 곳을 어떻게 제대합니까.. 군생활이 평생 저희들을 따라 다니는데 어떻게 사단장님을 불명예 제대를 시킵니까..”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그래도 책임은 책임이다..”
“안됩니다.. 어떻게든 그 놈 하나만 처벌을 하십시오.. 모두 입 닫아.. 알았어..”
예..
“최 병장.. 그럼 안돼..”
“안되긴 뭐가 안됩니까.. 저희들은 그 놈 처벌을 하면 되는 것이지 다른 분들 처벌을 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연대장 빼고요.”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중대원들이 모두 그렇다고 자기를 바라보자 사단장이 길게 한숨을 쉰다.
“내가 설령 옷을 벗지 않아도 명예롭지 못한 일이다..”
“그렇다고 사단을 불명예스러운 사단으로 만드시려 합니까? 선후배님들에게 그 짐을 지우신다고요?”
“그건..”
가만 생각하니 그게 더 큰일이라고 사단장이 곤혹스러워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그 놈 하나만 처리 해주십시오.. 저희는 그 놈만 저희들 눈 앞에서 사라지면 그걸로 족합니다.”
‘후..’
그렇습니다..
모두 곤혹스러워 하는 사단장을 보며 중대장이나 대대장이 다치지 않게 해 달라고 하는데 사단장이 그런 중대원들을 보며 정말 미안하다고 한다.
“그래.. 너희들 같은 친구들을 그간 힘들게 해서 내가 할 말이 없다.. 나도 돌아가면 군장 싸서 일주일 뺑뺑이 돌겠다.”
“안됩니다..”
“그 친구.. 후.. 내 마음이 힘들다..”
“맞은 애들 위로 휴가나 보내 주십시오.”
최 병장의 말에 사단장이 한숨을 쉬다 알았다고 한다.
‘후.. 그래.. 여기 6박 7일 특별 휴가장 좀 보내주겠다.. 전부다 휴가를 보내 주고 싶지만 그럼 부대 운영이 되질 않는다.. 그 점은 너희들이 이해를 하고.. 내년에 또 나머지 미 휴가자 인원수대로 휴가장을 보내 줄 테니 그건 그렇게 알아라.”
감사합니다..
‘..후.. 다행이군..’
모두들 휴가를 간다는 말에 얼굴이 활짝 펴지고 있었는데 사단장이 당부를 한다.
“감찰이 끝나면 휴가를 가도록 하고.. 연대장은 내가 어떻게든 옷 벗기겠다.”
조용..
“오늘 이 이야기는 너희들과 나만 아는 비밀로 해다오, 그럴 수 있지?”
예.. 그렇습니다..
“그래.. 점심들은 먹었어?”
예.. 그렇습니다..
“그래.. 그리고.. 연대장이 일주일 여기서 뺑뺑이 돌 거니까 그렇게 알고 신경들 쓰지 마라..”
예 알겠습니다..
모두들 보며 고개를 끄덕이던 사단장이 앞쪽의 신병들을 보며 악수를 청한다.
“이병 차영진..”
“그래.. 고생이 많다..”
“상병 이상철..”
잠시 통로를 다니며 사병들과 악수를 하던 사단장이 앞으로 나가 다시 고맙다고 한다.
“고맙다.. 너희들이 진정한 군인들이다.. 너희들이 있으니 우리 사단이 강철 같은 방위태세를 이어갈 수가 있다 싶다.. 모두 정말 고맙다.”
“중대 차렷.. 필승..”
필승..
“그래.. 미안하고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