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62화
6편..돌아온 강태..
잠시 후 떨어지기 싫어하는 인해를 안아 잠시 아침 뉴스를 보던 강태가 오피스텔을 나와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다음 내리실 역은 서울대 입구입니다..
드그덕..드그덕..덕..
전철에서 내린 강태가 부지런히 걸어서 지하철을 나가 학교로 가는데 학과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들 오고 있었다.
강태..
친구들이 자기를 부르자 강태가 기다리다 같이 친구들과 같이 학교로 올라가고 있었다.
“넌 매일 빈 몸으로 오냐?”
“가방을 들고 다녀야 하냐?”
“그렇진 않지만.. 그래도 우리가 서울대 지성인이 아니냐..”
“지성인이랑 가방 안 들고 다니는 것이 무슨 상관이냐?”
“상관이야 없지만.. 하여간 이해가 안돼..”
“이해 하려고 애쓰지 마라.. 나 이해하려고 애쓰는 시간에 책이나 한 장 더 보고 장학금 좀 타라..”
“야.. 장학금은 아무나 타냐? 신의 아들쯤 되어야 타지..”
“나 참.. 야.. 자기만 부지런하면 그래도 용돈은 되게 나오잖아..”
“그게 쉽냐? 차리리 그 시간에 나가서 알바를 하는 편이 훨씬 수익이 좋다.”
한 친구의 말에 모두들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데 강태가 한마디 한다.
“괜히 장학금 탈 자신이 없는 애들이 꼭 이렇게 이야기를 해요..”
“야.. 너같이 축복된 1프로.. 아니지.. 쩜 1%가 우리같이 죽어라 뛰는 99.9%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를 하겠냐..”
한 친구의 말에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대꾸를 한다.
“그래..넌 계속 99.9%로 해라.. 난 천재 놀음이나 계속 할게.”
“야.. 그러데 넌 의대는 왜 가냐?”
“어떻게 알았냐?”
“어저께 의대 가더만..”
“그래.. 의대 애들이 하도 불러서 갔다.”
“의대 애들이?”
“그래.. 우리학교 야구 예선이 언제냐?”
“글쎄.. 난 그 쪽은 관심이 없어서.. 너들 아냐?”
몰라..
모두들 야구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데 한쪽 안내판에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전국 대학 춘계 야구대전 일정표..
‘..벌써 시작을 했네..’
그러지 않아도 동아리에 가보려고 했는데 벌써 춘계 아마 야구 대회가 시작이 되고 있었다.
“야.. 가자.. 참 너 야구 동아리지?”
“그래.. 한번도 참가를 못했지만..”
“재식이는 죽으려고 하더라..”
“그래.. 그렇진 않던데..”
“가면 매일 심부름만 시킨다네..”
“야.. 후보가 당연하지..”
“그래도.. 같이 훈련도 하고 그래야지..”
“어설피 잘못하다간 다치니까 그렇지..”
“그런가.. 하여간 운동하는 애들은 골통들이 많은데 그런 동아리는 뭐 하러 들어가서..”
“야.. 남자가 운동도 좀 하고 그래야지.. 너 목욕탕 들어가면 손으로 앞 가리고 다니지?”
뜨끔..
“왜 가리고 다니냐? 목욕탕인데..”
“새끼.. 오늘부터 부지런히 이태리 타올로 저녁마다 좀 문질러라..”
“새끼가 아침부터..”
크크크..크큭..
모두들 강태의 말에 웃는데 강태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황인철이라는 친구가 강태를 보며 인상을 쓰고 있었다.
“굿모닝..”
“그래.. 좋은 아침이야..”
강의실로 들어가 학과 여학생들과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한 강태가 한 자리에 앉자 재식이 옆으로 와 앉아 묻는다.
‘야.. 비결이 뭐냐?’
‘뭐가?’
‘여자애들에게 인기가 좋은 거.’
‘짜식이.. 편하게 대하면 돼..’
‘편하게..’
‘나를 대하듯이 편하게..’
‘그게 되냐?’
‘나.. 야.. 머릿속에 남자 여자라는 것 좀 지울 때는 지우고 살아라..’
‘..그게 되나.. 여자들인데..’
너무 어렵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는 재식을 보며 강태가 머리를 흔들다 말았다.
...
한편..
동생이 학교로 가고 난 뒤 나정이 한참 서류 준비를 하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정신차려 이 친구야.. 이 험한 세상..
“여보세요?”
“..나정이니?”
“그래.. 왜?”
통화 하기가 싫은 동기가 전화를 하자 나정이 이마를 만지는데 동기가 달갑지 않는 이야기를 한다.
“..우리 그이 회사로 들어가지 왜 싫다고 하니? 연봉도 많이 준다고 하던데.. 내가 부탁까지 해두었단 말이야..”
동기의 말에 나정이 잠시 어지럽다는 듯 자기 이마를 만지다가 한숨을 쉬며 충고를 해준다.
“야.. 너 내가 충고하는데.. 남 걱정 말고 너나 신랑 잘 챙겨..”
“..무슨 말이야?”
“너네 신랑이 왜 자꾸 나에게 집적대?”
“..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와이프 친구를.. 간도 크다.”
“..정말이야?”
“그럼 내가 너에게 없는 말 하니?”
처음에는 조금 놀라던 동기가 이내 뭐 대충은 안다는 듯 별일 아닌 듯이 대꾸를 한다.
“..하긴.. 그 인간이 조금 그래.. 바람은 피는 줄 진작에 알고는 있어..”
“그러면서 같이 사니?”
“..뭐 나도 나 하고 싶은 대로하고 살면 되지..”
어이가 없다는 듯 묻는 나정의 물음에 친구가 대답을 하자 나정이 기가 막힌다며 다시는 자기에게 연락을 하지 말라고 한다.
“참 어지러운 집안이다.. 너 앞으로 전화 하지마..”
“..괜히 나한테 짜증이야.. 기껏 생각을 해주니까..”
“나 생각해주지 않아도 좋으니까 혹시라도 앞으로 나 찾지 마라.. 너네 신랑이랑은 얼굴도 마주하기 싫으니까..”
“..알았어..”
핸드폰을 끊어버린 나정이 한 인간을 생가하며 치를 떨고 있었다.
‘..인간 말종 같은 놈.. 어떻게 그래..’
하마터면 큰 일을 당할 뻔 했다며 나정이 인상을 쓰다가 이내 자기 머리 속에서 그 상황을 지워버리고 있었다.
‘..개 같은 새끼.. 내가 어떻게든 성공해서 너 같은 인간 쓰레기는 복수를 해준다.’
경찰에 신고를 했더니 오히려 경찰이 합의를 보라고 하여 더 시끄러워지면 부모님들이 상처를 입을까 그만둔 것이었다.
‘..이 정도면 되나.. 그런데 정말 그렇게 성공을 할까..’
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절대 허언을 할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나미가 그런 치료법을 배우면 정말 대단하겠는데..’
어쩌면 자기보다 나미가 더 엄청난 것을 배우게 될지 몰라 나정이 잠시 강태의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네.. 그걸 가르쳐 주겠다니..’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강태가 보통 사람은 아니라고 여겨지는 나정이었다.
‘..후.. 일단 은행부터 정리를 하자..
오늘 하루는 조금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 같다며 나정이 아침부터 새로운 출발을 위해 부지런을 떨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