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태-616화 (616/1,220)

제 616화

6편..돌아온 강태..

누나의 말에 강태가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맞네.. 내가 희망 입대 일을 그렇게 적어 두었지.. 일단 연기를 해야겠다..”

아직 입대 일이 조금 남아 고개를 끄덕이던 강태가 저녁을 다 먹고 거실로 갔다.

“누나가 할 일이 많네..”

“..알아..”

강태의 말에 영인이 어머니와 식탁을 치우며 대꾸를 하여 강태가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 바둑 한판 하실래요?”

“바둑판이..”

TV를 잘 보지 않는 아버지가 강태의 말에 기분 좋아하며 한쪽으로 가더니 바둑판과 바둑 알을 찾아 왔다.

“저 한 8단은 되요.”

“무슨.. 말도 그런 말을..”

“정말이에요.. 일단 4점 깔아드리고 할게요.”

‘..이놈이..’

자기도 기력은 꽤 되는데 아들놈이 하는 말이라 강태의 부친이 알았다며 바둑알을 네 점 참 점을 하였다.

“두세요..”

“험..”

어디 두고 보자는 표정인 아버지를 보며 강태가 아버지와 같이 바둑을 두기 시작하였다.

“아빠 커피 줄까?”

“그래..”

“강태 넌?”

“나는 그냥 따뜻한 물..”

“응..”

잠시 후 설거지를 다 한 어머니와 누나가 커피를 들고 옆으로 와 TV를 켜고는 바둑을 두는 것을 구경하다 이내 흥미가 없다는 듯 TV를 보았다.

“아빠 커피 다 식어.. 아빠..”

“가만 있어봐.. 음..”

강태에게 대마가 잡히게 생겼다며 아버지가 한참을 바라보다 착 점을 하는데 강태가 미소를 짓다 활로를 열어주었다.

“험..”

강태가 일부러 다른 곳에 둔 것을 안 아버지가 헛기침을 하며 일단 대마를 살려두고는 다른 곳을 보는데 그곳도 위태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끙..

“빨리 두세요..”

“바둑은 언제 이렇게 늘었어?”

“원래 잘 뒀어요..”

“무슨.. 그럼 왜 깔고 뒀냐?”

“감히 소자가 아버님을 어찌 이기겠습니까..”

“에라 이놈아.. 가지고 놀아라..”

도저히 승산이 없다는 것을 느낀 아버지가 졌다고 하자 강태가 미소를 지었다.

“프로로 나갈까요?”

“대단하구나.. 나도 아마 1단인데..”

“에이.. 그 정도는 아니세요..”

“이놈이..”

강태와 아버지의 대화에 어머니와 누나는 전혀 관심이 없이 드라마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그래가지고 이대 가겠다..”

“난 기초가 튼튼해..”

“아.. 예.. 어련하시겠어요..”

“이게..”

누나가 인상을 쓰며 때리려 하자 강태가 옆으로 피하는데 아버지가 아쉬운지 심심한지 한판 더 하자고 한다.

“한번 더 하자..”

“당신은.. 공부할 시간도 모자란다고 하는 애를..”

“험.. 그래.. 됐다..”

“아니에요.. 한번 더 할 여유는 있어요.. 됐어.. 여섯 점 깔아요.”

아버지를 노려보는 어머니에게 그러지 말라고 본 강태가 다시 아버지에게 여섯 점이나 깔라자 강태의 아버지가 강태를 보다 바둑 알을 착 점하고는 두라고 한다.

“둬..”

“먼저 두세요..”

‘..이놈이..’

“험..”

강태와 아버지가 다시 바둑을 두기 시작하고 강태의 아버지가 이전보다 더 신중한 표정으로 바둑을 두고 있었다.

“뭔 재미로 이걸 해..”

“그러게 말이다.. 커피 안 드세요?”

“...”

어머니의 말에 아버지가 대답도 않고 바둑판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아빠.. 벌써 10시야..”

“알았다..”

강태와 바둑을 두는 것에 푹 빠진 아버지가 결국은 강태와 바둑을 네 판이나 두고서 졌다며 바둑판을 접고 있었다.

‘후..’

“10점은 깔아야겠죠..”

“무슨.. 험.. 다음에 두자.. 이대로 둬..”

“혼자 바둑 공부 하고 그러지 마세요..”

“험..”

방으로 들어가는 강태를 보며 아버지가 조금 아쉬워하는 기색으로 혼자 바둑판을 되새김해 보고 있었다.

‘..아.. 그렇구나.. 음.. 이렇게 가도 대마는 죽게 되어 있어.. 한참 전에 완전하게 그렸다는 말인데.. 내가 이렇게 둘 줄 알고 두었다는 말인가.. 음..’

“안 자요?”

“먼저 자.. 좀 보고..”

어머니가 피곤한지 하품을 하며 고개를 내젓다가 강태 방으로 갔다.

“자니?”

“아뇨.. 명상..”

“명상?”

“머리 맑게 해야죠..”

“그래.. 일찍 자..”

“알았어.. 피곤하세요? 안마 한번 해줄까?”

“아냐.. 좀 씻고 자련다.. 잘자..”

“예..”

미소를 짓던 어머니가 나가고 강태가 자리에 앉아 계속 마나 호흡을 하고 있었다.

‘..겨우 네 개를 만들었네.. 너무 더딘데.. 역시 누나에게는 가르쳐야겠군..’

혼자 고개를 끄덕이던 강태가 방을 나가는데 아버지가 아직도 거실에 혼자 앉아 바둑판을 보고 있었다.

“아버지.. 안 자요?”

“험.. 곧 잔다..”

“11시에요..”

“그래..”

차르르..차륵..

강태의 말에 아버지가 바둑 알을 정리하고 강태가 누나 방을 노크했다.

똑..똑..

“누나 자?”

“..자..잠깐..”

강태의 말에 영인이 조금 당황을 하더니 잠시 후 들어오라고 한다.

“..들어와..”

누나의 말에 강태가 누나 방으로 들어가 피식 미소를 짓는다.

“뭐야.. 그 차림은..”

“샤워했어..”

“왜?”

“그냥.. 할 말이 있어서.. 좀 보면 어떠냐?”

머리에 수건을 두른 누나가 가슴을 가리려고 하고 있자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침대로 가 앉아 한마디를 하는데 영인이 속에 가리개를 하지 않았는지 팔짱을 끼고는 인상을 쓴다.

“왜?”

“그냥.. 누나에게 뭘 가르쳐 주려고..”

“뭘?”

“음.. 말로는 설명하기가 힘이 드는데.. 간단하게 말하면 에너지를 모으고 이용하는 법.”

“무슨 말이야..”

“내 친구들에게 가르치는 건데 아무리 생각해도 누나가 배워야 할 것 같아서..”

“...”

강태의 말에 영인이 무슨 말을 하냐는 표정으로 강태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런 누나를 보며 강태가 이야기를 한다.

“왜 영화에 기라는 것 나오잖아..”

“그래..”

“그런 것과 비슷한 거야..”

“무슨 말을 하는지 참..”

“이리 와 봐.. 아 그만 좀 가려.. 다 봤는데 새삼..”

“너..”

누나의 인상에 강태가 자기 입을 가리고 있고 영인이 그런 동생을 때려주고 있었다.

탁..탁..

“윽.. 우연히 봤단 말이야..”

“어디서 못된 것만 배워서..”

“아니 그게 아니고 급해서 화장실 가다가.. 아 정말이야..”

“확 그냥..”

“아.. 진짜.. 동생인데 뭐 어때..”

“이게 그래도..”

“아.. 이젠 안 본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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