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11화
6편..돌아온 강태..
모두 같이 간단히 아침을 먹고 친구들을 지하철까지 데려다 준 강태가 친구들과 인사를 하고 있었다.
“약속 지켜.. 준비해서 다 같이 올라와..”
끄덕..끄덕..
“전화하고.. 너희들 지낼 자취방 하나 구해둘게..”
강태의 말에 모두들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내려가.. 시간은 충분하다..”
예매를 해둔 KTX 시간이 12시 편이라 모두 시간은 넉넉하게 있는 편이어서 모두 느긋하자 강태가 손을 흔들며 잘 가라고 한다.
“나중에 보자.. 강의 시간 다 되어 간다.”
그래..
친구들과 헤어진 강태가 조금 빠른 걸음으로 학교로 가니 교문 앞에 많은 선배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와글..와글..
‘..후.. 난리네.. 난리야..’
“어이.. 서강태..”
“아.. 안녕하세요 선배님.. 나중에 뵙겠습니다..”
“그래.. 나중에 보자..”
강태가 손을 흔들며 올라가버리자 모두들 강태를 바라보다 조금은 건방지지만 그래도 좋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흡족해 하고 있었다.
와글..와글..
“강태야..”
“모닝..”
“그래.. 어제는 바빴나 봐..”
“그래.. 조금..”
“넌 어디에 집을 구했냐.. 나는 강남에 집을 구했는데..”
“강남?”
“응.. 강남에 우리 누나가 살기도 하고 해서.. 그 인근에 집을 구했어.. 지낼 곳이 마땅하지 않으면 내 집으로 와.. 방이 세 개야..”
“아파트냐?”
“그래.. 혼자 지내기엔 좀 넓은데 나 서울대 들어와 우리 아버지가 기분 좋아서 해 주시네..”
“집이 좀 사냐?”
“뭐 조금..”
“부모님 뭘 하시는데?”
“우리 아버진 그냥 건축업 하셔.. 유린 건설이라고..”
“아.. 유린 건설.. 부자네..”
“부자는.. 넌 어디 집을 얻었냐?”
제법 이름이 있는 중견 건축사자 강태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해준다.
“우리 집이 서울로 이사를 와.. 나 공부시킨다며 아버지 어머니가 서울로 이사 오기로 하셨어.. 집은 삼성동에 있고 아버지 어머니 아직 울산 계셔..”
“그렇구나.. 이사는 언제 하는데?”
“곧 올라 오실 거야.. 아직은 정해지지 않아서..”
강태의 말에 재진이 그러냐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오늘 마치고 신입생 단체 환영회 한다는 것 같은데..”
“환영회?”
“응.. 선배들이.. 무조건 참석을 해야 한데..”
“난 바쁜데..”
“괜히 찍힌다.. 한 놈이라도 빠지면 우리 동기들 다 알아서 하래..”
“언제 그러던데?”
“저기 뒤에 방 붙었다.”
재진의 말에 뒤를 보니 A4지에 뭐라고 적혀 있는 방이 보였다.
“쩝.. 신고식 하려나..”
“설마 때리진 않겠지?”
“누가 요즘 그러냐.. 무식하게..”
“그래도 모르는 일 아니냐.. 뉴스에도 나오던데..”
“요즘은 그럴 일 없다.. 누가 맞고 가만 있냐.. 확 업어버리지..”
“그게 쉽냐..”
피식..
재진의 말에 강태가 미소를 짓다 머리를 긁적인다.
“나 바쁜데..”
“같이 가자.. 빠지면 그렇잖아..”
“그래.. 잠시 보지 뭐..”
자기 시간을 빼앗기기 싫다는 표정인 강태가 대답을 하고 앉아 있으니 학과 동기들이 하나 둘 안으로 들어와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반갑다.. 서강태..”
“그래.. 김인수.. 반가워 장기철..”
“그래 반가워..”
옆으로 앉은 학과 동기들에게 강태가 반갑게 인사를 하자 동기들이 자기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을 해주어 미소를 지었다.
“야.. 그런데 너 야구부에 드냐?”
“그래.. 운동 좀 하려고..”
“야구부 힘든데.. 구타도 심하고..”
“구타는 무슨.. 그리고 적당한 구타는 괜찮아.. 긴장감 살잖아..”
햐..
모두들 강태의 말에 무슨 이런 놈이 다 있냐는 표정들이었다.
“그런데 너 투수냐?”
“아니.. 뭐든 다 잘해..”
“...”
...뭐야 이 자식..
자기들도 다 어지간한 자화자찬이지만 강태는 자기들보다 한 수 위라고 여기며 모두들 속으로 어이가 없다는 생각들이었다.
“서강태..”
“예..”
“조형진 학장님께서 찾으셔.. 점심시간에 학장님 사무실로 가..”
“예..”
누군데 자기에게 반말이냐며 강태가 문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가는 여 학생을 보며 대답을 하는데 재진이 예쁘다고 한다.
“좀 생기지 않았냐?”
“생기기는..”
“괜찮은 것 같은데.. 조교수라더라..”
“그래.. 넌 어디서 다 주워 들었냐?”
“주변 파악은 기본이지..”
‘..그래.. 확실히 책사야..’
재진을 보며 강태가 미소를 짓다 자긴 잘 거라며 건드리지 말라고 한다.
“나 건드리지 마.. 잘 거야..”
“뭐!”
“어제 친구들이랑 뭘 좀 했더니 피곤하다..”
이야기를 하고는 눈을 감고 앉은 강태를 재진과 주변 학과생들이 정말 황당하다는 표정들이었다.
와글..와글..
모두들 서로 인사 겸 이야기들을 나누는 중에 한 교수가 안으로 들어오자 조용히 교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험.. 모두 반갑습니다.. 전 철학을 같이 의논하게 될 김석진이라는 사람입니다.. 앞으로 여러분들이.. 험.. 아침부터 조는 사람은 뭡니까?”
한쪽에 강태가 눈을 감고 앉아 있자 철학 교수가 한마디 하는데 강태가 듣고는 생각 중이라고 한다.
“갑자기 생각이 나는 것들이 있어 머릿속으로 정리 중입니다.. 계속 하시죠.. 다 듣고 있습니다..”
“험.. 그래요.. 음.. 그래.. 전 앞으로 여러분들이 조금 더 철학적인 사고를 가지고 사물의 본질을 더 유연하게 바라볼 수가 있게 함께 생각하고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서양에선 철학을 아주 중시하는데 한국에서는 그렇지가 않아 조금 안타깝습니다..”
조용..
“철학은 모든 학문의 근본입니다.. 사고를 하지 않으면 어떠한 답도 나오질 않습니다.. 이 점을 항상 명심하시고 앞으로 저와 함께 무한한 사고의 영역으로 가 봅시다, 질문?”
“학점은 잘 주십니까?”
“하는 만큼..”
“선배님들이 너무 까다롭다고 하시던데 정말입니까?”
“그런 선배를 두어 자네도 참 피곤하겠군.. 나 정도가 까다롭다면 앞으로 어떻게 세계 속으로 나아가겠나..”
강태가 기 수련을 하며 미소를 짓자 강태를 보던 김 교수가 속으로 참 특이하긴 특이한 놈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저 놈 저거.. 질문을 해볼까?’
모두 질문이 없자 김 교수가 강태를 부르며 질문을 한다.
“서강태군..”
“예..”
“달마가 왜 동쪽으로 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