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95화
6편..돌아온 강태..
교장이 자기 담임을 칭찬하자 괜히 강태가 머쓱해져 선생님과 같이 교장실을 나왔다.
“고맙다..”
“예?”
“너 때문에 칭찬 많이 들었다.”
선생님의 말에 강태가 속으로는 입맛을 다셨다.
‘..쩝.. 그렇게 공부 못한다고 구박을 하더니.. 확실히 인간은 자기 싫은 것은 금방 잊어..’
선생님과 다시 교실로 간 강태가 자리에 들어가려는데 선생님이 기다리라 한다.
“기다려.. 모두 주목.. 모두 알고 있듯이 강태가 당당하게 서울대 공과대에 진학을 하였다, 모두 당당하게 서울대에 합격을 한 강태에게 큰 박수를 쳐주자..”
와.. 짝짝짝짝..
아이들이 모두들 박수를 치는 동안 선생님이 미소를 짓다 강태가 손을 흔들며 자리로 가자 모두에게 이야기를 한다.
“모두 강태를 본받아 앞으로 뭐든지 절대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뭐든 최선을 다 하자.. 알았냐?”
예..
“그래.. 수고들 했고 오늘은 이것으로 종례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학교생활 잘 마무리 하고 굶주린 늑대새끼모양 시내로 돌아다니지 말고 집으로 가 차분하게 졸업을 준비해라..”
예..
“아침에 막걸리 냄새 피우는 놈 막판에 한번은 찐하게 맞는다..”
선생님의 말에 반 아이들이 모두 미소를 짓고 있었다.
“차렷.. 경례..”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곧 졸업이라 수업도 없고 학교 나오면 간단히 서로 인사를 하고 이내 하교를 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었다.
“야.. 영화 보러 가자..”
“난 바빠..”
“새끼는.. 서울대라고 이젠 같이 놀지도 않냐..”
“그렇게 말하면 기분 째지냐?”
“쩝.. 그래서 오늘도 같이 못 가?”
“어머니 아버지 도와드려야지.. 우리 집에 뭐 있냐.. 괜히 서울대 갔다 싶다..”
“햐.. 이 새끼 말하는 것 좀 봐.. 우리는 그럼 뭐냐..”
“그러니까.. 지방대 갔으면 장학금 받고 편안하게 다닐 건데..”
퍽.. 윽..
“새끼가 꼭 매를 벌어요..”
“하하하.. 사실이 그렇지..”
그래.. 그건 그렇다..
아이들이 모두 그렇다고 미소를 지으며 강태의 주변에 몰려 있는데 진성이 한마디를 한다.
“오늘은 꼭 같이 가자.”
“왜?”
“사실은 다 같이 파전에 막걸리 한잔 하기로 했단 말이야..”
“막걸리는 무슨..”
근자에 한번 같이 어울리지 않아 조금은 미안해 하고 있는데 동수가 인상을 쓴다.
“야 이 새끼야 오늘 너 합격 축하를 하려고 다 가기로 했단 말이야..”
“그래 알았다..”
반 친구들이 전부 인상을 쓰자 강태가 하는 수 없다는 듯 그러자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 볼일들 보고 다섯 시에 할매집에서 만나자.”
“그래..”
잠시 후 저녁 시간을 약속을 한 강태가 일단 산으로 가려고 일찍 하교를 하는 친구들과 같이 교실을 나섰다.
와글..와글..
...
그날 오후..
시장 통 안으로 들어간 강태가 한 분식집으로 들어가니 벌써 많은 아이들이 모여 있었고 반 아이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었다.
여.. 강태..
“그래..”
반 친구들이 계속 몰려 들자 할머니가 혼자 갑자기 바빠 푸념을 한다.
“아이고 초지녁부터 이래 몰리오면 우야노..”
“할매요.. 마 대충 꾸버가 주소..”
“그래.. 막걸리는 냉장고에 있다.. 날짜보고 무거라.. 주전자는 여 다 있다..”
“안주 대충 알아서 가져다 주소..”
“그래..”
한번씩 와서 막걸리는 먹었던 진성이 할머니와 친한지 혼자 알아서 서빙을 하다가 다른 아이들에게 알아서 좀 하란다.
“야.. 새끼들이 형님 하는데 가만 처 앉아가.. 마.. 막걸리 내와가 주전자에 부어..”
성격이 조금은 괄괄하고 활달한 진성의 말에 몇몇 아이들이 막걸리와 사이다를 내와 주전자에 부어 스스로 돌렸다.
“자.. 마이 무거라.. 술은 적당히 하거래이..”
예.. 할매요..
70이 넘었을 법한 할머니가 우선 튀김과 만두 등 각종 안주들을 잔뜩 가져다 주고 덜어 먹으라며 빈 그릇도 가져다 주고는 손주 같은 아이들을 보며 미소를 짓다 정구지 전을 부지런히 여러 판 구워 아이들에게 가져다 날랐다.
“자.. 강태의 서울 진출을 축하하며.. 건배..”
건배..
축하한다.. 축하해..
“그래.. 모두 고맙다..”
간만에 친구들과 막걸리를 마시니 너무 기분이 좋은 강태가 그렇게 친구들과 한참을 막걸리 파티를 하고 있는데 다른 학교 학생들인 조금 험한 표정인 고삐리 여섯이 안으로 들어오며 인상을 쓴다.
“시발 새끼들.. 시끄럽기는..”
“야.. 시발 새끼들이.. 마.. 뭐라고 했어?”
“좆 까고 있네.. 조용히 찌그러져 있어라.. 팍.. 뭐 새끼야..”
“이 새끼들이..”
“가만 있어.. 가만..”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한마디 하는 진성을 아래로 보며 까불지 말라는 투로 한마디 한 고삐리가 막걸리를 꺼내 노려보며 건들건들 주전자에 붇는데 진성이 화를 내며 나가려고 해 강태가 가만 있으라고 하고는 일어나 나가 자기를 보며 오면 어쩔 거냐는 고삐리들에게 다가갔다.
“애들아..”
“뭐야 새끼야.. 헉..”
강태가 자신의 기를 조금 개방하고 미소를 짓자 강태에게서 알 수 없는 공포감을 느낀 고삐리들이 놀라 강태를 바라보는데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이야기를 한다.
“조용히 다른 곳으로 가라.. 괜히 나 신경 건드리지 말고.. 주 터지면 너희들 손해 아니냐.. 가라 응..”
“이..”
“가라.. 혼나기 전에..”
강태에게서 알 수 없는 공포감이 느껴진 여섯 아이들 모두가 순간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나 도망치듯 밖으로 나가버리자 강태의 반 친구들이 모두 무슨 일인가 바라보고 있었다.
‘..후후후..’
시비를 걸던 놈들이 그냥 나가버리자 옆에 잠시 갔다가 온 할머니가 왜 손님이 들어왔다가 그냥 가냐며 묻는다.
“자들이 와 그냥 가노?”
“마음에 안 드나 봐요..”
“분식집이 다 일치.. 그래 뭐 더 주까?”
“예.. 할매요.. 정구지 전 더 구워주소..”
“그래.. 잠시만 기다리라..”
강태의 말에 할머니가 얼른 능숙한 솜씨로 정구지 전을 굽고 있었고 자리로 간 강태가 들고 온 주전자의 막걸리를 따른다.
“한잔 해..”
“뭐라고 했는데 그 새끼들이 도망을 갔냐?”
“떼거리로 붙어 볼까 물으니 다 도망을 가던데?”
“빙시 새끼들.. 하여간 요즘에 보면 시내에 또라이 같은 놈들 쫙 깔렸다.”
“괜히 쌈질하고 그러지 마라..”
“미쳤냐.. 쌈질하게..”
“그래.. 동수는 걱정이 안 되는데 넌 여러모로 걱정이다.”
“새끼가..”
강태의 말에 진성이 조금 욱 하는 성질을 드러내는데 동수가 앞에서 그건 강태 말이 옳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건 강태 말이 맞아.. 너 조심해야 해.. 지난번에도 싸웠잖아..”
“그럼 조그만 놈들이 엉기는데 그냥 두라고?”
“좀 차분하게 대하면 싸움까지는 안 가는데 꼭 니가 성질부터 내니까 그러잖아..”
“새끼가..”
“저 바라.. 하여간 성질하고는..”
동수의 말에 진성이 화를 내는데 강태가 그러지 말라고 한다.
“그러지 마라.. 쓸데없는 것 가지고 왜 싸우냐.. 그리고 동수 말이 다 맞아.. 너 성격 너무 급하다.. 너 그러다 한번은 졸라 터진다.”
“새끼는..”
“너 임마 나하고 진짜로 팔씨름 해서 이길 자신 있어?”
“너 정도야..”
“새끼.. 여태 져주었는지 모르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