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86화
6편..돌아온 강태..
...
몇 일 후..
강태가 학교로 가고 어머니 아버지가 식당에서 점심 장사 준비를 하는데 강태 작은 어머니가 기어이 식당으로 찾아 왔다.
“안녕하세요 형님..”
“왔어..”
“아주버님.. 저 왔어요..”
“..예.. 바빠서요..”
“장사는 잘 되세요..”
“뭐 그럭저럭 합니다..”
“예.. 형님 제가 좀 도와 드릴까요?”
“동서.. 정신 없어.. 좀 나가 있어..”
이번에는 절대 돈 못해준다며 강태 어머니가 강태 아버지에게 다짐을 단단히 받아두고 주방으로 들어와 도와준다는 강태 작은 어머니에게 나가라고 하자 강태 작은 어머니가 얼굴이 조금 굳어져 고개를 돌리고는 이내 미소를 지으며 강태 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나갔다.
“아주버님.. 이번 한번만 좀 도와주세요..”
“제수씨.. 이젠 정말 돈 없어요.. 애들 학비도 못 해줘 난리인데..”
“그러지 말고 좀 해 주세요.. 이번이 마지막이잖아요..”
“정히 돈이 없으면 은행에 대출을 내세요.. 저도 이젠 더 이상 대출내기도 힘들어요..”
“후.. 이 사람이 벌이가 너무 작아서..”
또 동생이 시원치 않아 힘들다는 소리를 하는 제수를 보며 화가 조금 난 강태 아버지가 야단을 좀 친다.
“제수씨.. 그런 소리 마세요.. 동생이 벌이가 왜 적습니까.. 그 월급이면 집을 벌써 하고도 남았는데..”
“아..아주버님..”
“돈 좀 아껴 쓰세요.. 그만큼 가져가 쓰셨으면 됐지..”
강태 아버지의 화난 모습을 처음 보는 강태 작은 어머니가 놀라 왜 이러냐고 한다.
“아주버님.. 저에게 왜 이러세요..”
“저도 지금 우리 강태 학비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바쁜데 이러지 말고 그만 가세요.. 장사 해야 하니까..”
예전과는 달리 조금은 매몰차게 대하는 강태 아버지의 태도에 놀란 강태 작은 어머니가 순간 강태 학비라니까 고개를 갸웃거린다.
“강태 공부 못한다던데 대학을 가요?”
“제수씨.. 지금 뭐라고 하시는 겁니까.. 마 가소..”
화들짝..
강태 아버지가 순간 화가나 소리를 지르자 강태 작은 어머니가 놀라 강태 아버지를 보며 왜 그렇게 소리를 지르냐고 한다.
“아니 왜 그렇게 소리를 질러요.. 강태 공부 못하는 건 사실인데..”
“가소..”
강태 아버지가 화가나 한마디 더 하려다 말고 가라고 주방 쪽으로 들어가버리자 주방에서 한참 바쁘던 강태 어머니가 강태 아버지의 고함에 밖으로 나와 강태 작은 어머니를 보며 야단을 친다.
“이 사람이 바쁜 시간에 와가 와 이라노.. 마 가라 쫌..”
급하니까 잘 사용을 하지 않던 사투리까지 나오며 강태 어머니가 가라자 강태 작은 어머니가 조금 짜증이 난 표정으로 알았다며 나가버린다.
“알았어요.. 가면 되지..”
이젠 더 비벼보아야 나올 돈이 없다고 여긴 강태 작은 어머니가 퉁명스럽게 대꾸를 하고는 나가버리자 강태 어머니가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냐는 표정이었다.
‘..사람이 어떻게 저래..’
“담배는 또 왜 피워요..”
“한대만 피자..”
“괜히 와서 사람 성가시게 하네.. 돈 안 준다니까 사람 대하는 얼굴 봤어요?”
“마 됐다..”
강태 어머니의 말에 강태 아버지가 그만 하자고 하고는 담배를 길게 당겨 내 뱉고 있었다.
...
그리고 얼마 후..
드디어 수능이 치러지는 날이 되었는데 어머니와 아버지가 호들갑이자 강태가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아.. 걱정 마세요.. 만점은 못 받아도 나 가고 싶은 곳은 가도록 할거니까..”
“큰소리 치지 말고 차분하게 시험 잘 봐..”
“알았어요.. 누나.. 엿 안 줘?’
“엿은.. 요즘 누가 엿을 먹어.. 무식하게.. 담백하게 보라고 요즘은 그냥 가는 거야..”
“그런가..”
시험을 보러 가는 강태를 데려다 주려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따라 나오는 중에 누나도 같이 나오자 강태가 어디 가냐고 묻는다.
“어디 가는데?”
“내 기를 좀 주려고..”
“아이고 마세요.. 그 점수에 기는 무슨..”
“죽을래..”
“누나 기 없어도 놀랄 만큼 점수 나올 거니 걱정 마셔..”
“이게..”
윽..
“너는 시험 보러 가는 동생을..”
영인이 강태의 옆구리를 찌르자 어머니가 놀라 인상을 쓰는데 강태가 한마디 한다.
“아.. 누나 손가락 때문에 10점이나 빠져나갔다.”
“죽는다..”
누나의 인상에 강태가 혀를 내밀고는 앞자리에 오르자 어머니가 뒤에 타라고 한다.
“뒤에 타..”
“왜?”
“신경 쓰인다.. 뒤에 타..”
어머니의 말에 강태가 뒤에 오르는 누나를 따라 뒷자리에 오르고 어머니가 조수석에 앉자 아버지가 차를 몰아 주차장을 나가고 있었다.
부우웅..
와글..와글..
많은 학부모들이 입시 시험장 교문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는 동안 시험장에 도착을 한 강태가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시험장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야.. 이거 가져가야지..”
‘아! 수험표..’
후다닥..
“고마워..”
“정신 차려..”
와글..와글..
누나의 인상에 손을 흔들어준 강태가 수험표를 들고 교문을 들어가 시험장으로 가는데 강태의 어머니가 다른 부모들처럼 교문에다 뭘 붙이며 기도를 하고 있었고 잠시 후 다른 곳으로 주차를 하고 온 강태 아버지와 강태 누나가 어머니 곁으로 왔다.
‘..아버지 어머니.. 제발 우리 강태 점수 조금이라도 더 나오게 해 주세요..’
어머니와 가족들이 애타게 기도를 하는 사이 시험장으로 들어온 강태가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데 예전 생각이 다 나고 있었다.
‘..그때도 이랬지.. 변한 것이 하나도 없네..’
주변 아이들이 하나 둘 생각이 나고 시험을 보았던 문제들도 머릿속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래.. 그렇군..’
희미하지만 조금씩 기억이 나는 문제들을 생각하며 강태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따르르..
잠시 후 시험을 알리는 벨이 울리고 드디어 수능을 보기 시작하는데 시험 문제를 보며 강태가 미소를 짓더니 열심히 문제를 풀고 있었다.
웅성..웅성..
긴 시험 시간이 다 끝이 나고 흡족한 표정의 강태가 수험생들과 우르르 밖으로 나가는데 밖에서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누나까지 여태 기다린 것인지 강태를 반겼다.
강태야..
“왜 오셨어요.. 혼자 간다니까..”
“시험은 잘 봤니?”
“서울대 간다니까.. 농담 아니에요.. 서울대 공학 꼭 가요..”
“어이구.. 그러셔요.. 왜 카이스트 가시지 그래요..”
“거긴 취미 없어.. 그리고 거긴 복수 전공도 힘들잖아..”
“어이구.. 복수 전공까지..”
누나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인데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어머니에게 배가 고프다고 한다.
“배고프다.”
“그래.. 식당으로 가자.. 오늘은 우리 아들만 손님으로 모실게.”
“와.. 재벌도 부럽지 않다..”
“호호호.. 녀석..”
누나와 어머니가 옆에서 자기 팔을 잡고 가는 것이 정말 기분이 좋은 강태였다.
‘..자.. 강태가 간다.. 기다려라 이것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