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77화
5편..위대한 여행의 시작..
“나는 두 개의 삶을 살았는데 하나의 삶은 느꼈겠지만 차원의 반대쪽이오.. 그곳에도 나의 가족들이 있다오..”
“그런..”
리진 왕비가 너무 황당하다는 표정인데 카르태가 그런 왕비를 보며 이야기를 한다.
“얼마 전부터 갑자기 여기가 너무 아프오.. 드래곤들의 말로는 가족들이 죽는다고 하오.”
“그런.. 어떻게..”
“이젠 다 말해주겠지만 나는 드래곤들 보다 강한 존재가 되었소.. 그래서 차원의 건너편에서 일어나는 일을 느끼는 것이라고 하오..”
“어떻게.. 어떻게 그래요..”
“다 설명하기는 힘이 드나 지금 현실이 그렇소.. 그래서 나는 주신을 만나러 갈까 싶소..”
“그게 가능한 말씀이세요?”
“가능하오.. 가능하니 시도를 하려고 하지..”
“하지만 당신이 가시면 난 어떻게 해요?”
“리진.. 그곳에 두고 온 내 다른 아내는 막 임신을 한 상태였소.. 어디로 간다는 말도 못하고 이리 끌려오게 된 것이오..”
“어떻게 그런 일이..”
“다 설명하기는 힘이 드오.. 정말 미안하오..”
“그럼 돌아오지 못하시는 건가요?”
“알 수가 없소..”
“폐하..”
“리진.. 내사랑.. 나에게 과분한 사랑이었소..”
“폐하..”
“리진이 생을 다 하는 날까지 내가 어떻게든 같이 있어 주려고 하였는데.. 정말 미안하오..”
“폐하.. 흐흐흑..”
“울지 마시오.. 리진에게는 갸얀과 공주들이 있질 않소.. 밉겠지만 날 좀 보내 주시오.”
“폐하..”
카르태가 눈에 눈물이 그렁하여 이야기를 하자 리진 왕비가 카르태의 이런 모습을 한번도 보지를 못해 마음이 너무 아팠다.
“가세요.. 하지만 약속 하세요.. 돌아오신다고..”
“후.. 알겠소..”
자기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지만 일단 리진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카르태가 그러겠다며 대답을 하고는 밖에 아들을 불렀다.
“캬얀..”
팟..
“예.. 아바마마..”
“내 뜻을 잘 알겠지?”
“예.. 아바마마..”
“드래곤들과 절대 척을 지지 말고 사람들을 잘 이끌어 주어라..”
“예.. 아바마마..”
“어머니 잘 모시고.”
“지..지금 가시려고..”
아버지가 설마 이대로 사라지려고 하시냐는 표정인데 카르태가 미소를 지으며 캬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비의 모든 것을 배웠으니 너도 아비와 같이 될 것이다.. 부디 탈피를 하여 이곳을 살피는 신이 되거라.”
“아버님..”
“그래.. 누이 잘 돌보고.. 가족들이 무탈하도록 힘쓰거라.”
“예.. 아버님..”
“그래.. 리진.. 행복했소.. 행복하시오.”
“폐하.. 이런 법은 없습니다.. 어머니와 태공들에게 인사는 하고..”
“알면 마음만 아플 것이오.. 찾으면 수련을 떠났다고 하시오.. 카얀.. 모두에게 그리 일러라.. 그래야 내 빈자리를 못 느낄 것이다.. 그리고 타나인에게 이야기를 해두었으니 곧 대관식을 치르도록 해라.”
“예.. 아버님..”
“그래.. 네가 있어 아비가 마음이 조금은 편하다, 리진.. 내사랑.. 잠들면 내가 있을 것이오..”
사르르..
눈 앞에서 카르태가 사라지자 리진 왕비가 자기 입을 가리며 소리 없이 우는데 카얀 왕자가 그런 어머니를 안아 다독이고 있었다.
휘이이..
황성에서 나온 카르태가 온통 눈으로 뒤덮인 고봉에 앉아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한다.
..보고 계시다는 것을 다 압니다.. 부디 청을 들어주십시오..
..금지가 된 일이다..
..건너 갈수도 있습니다..
팟..
카르태의 말에 카르태 앞에 천신이 수염을 허옇게 늘어뜨리고 나타나 야단을 친다.
“이놈.. 어찌 집착을 하느냐..”
“집착이 아닙니다.. 끝내지 못한 생을 책임지는 것입니다..”
“그런 여기는?”
“이만큼 안정을 시켜 두었으면 이 시대는 문제가 없을 것 아닙니까..”
“어리석구나.. 모두가 과정이라는 것을 왜 모르느냐..”
“제 뜻대로 이리 된 것이 아니질 않습니까.. 돌아가게 해 주십시오.”
“허.. 고얀 놈이로다.. 천계를 이어줄 줄 알았더니..”
“그것은 후에 제 아들이 할 것입니다.”
“음.. 네 뜻이 정히 그러하다면 돌려보내겠다.. 하지만 네 힘을 가져가진 못한다.”
“그런.. 그렇다면 처음으로 돌려보내 주십시오..”
“그리 되면 간이 뒤틀린다는 것을 모르느냐..”
“차원의 건너편이니 이곳의 간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허.. 음.. 그래.. 네 덕에 천계와 마계도 안정을 찾았으니 네 뜻대로 해주마.. 그 전에 마계로 가 마신을 만나고 오거라.. 확인하고 싶다니까..”
“알겠습니다..”
스르르..
자기 앞에 검은 창이 나타나자 카르태가 그곳으로 들어갔다.
푸다닥..
‘음..’
마계라고 하여 이상한 곳일 줄 알았는데 인간 세상과 큰 차이는 없는 곳이었다.
스스스..
“누구냐? 감히 금지를 들어서다니.. 헉! 이..인간이 아니냐? 인간이 어떻게 여길..”
“천신께서 마신님을 만나 뵈어라 하셔 이곳으로 왔습니다.”
“천신이.. 음.. 따라오너라..”
스스스..
허공을 날아가는 검은 머리의 인간을 보며 카르태가 결코 자기보다 약한 존재가 아니라 여기고 있었다.
하하하.. 야.. 서라..
한쪽에 아이들이 뛰어가며 장난을 치는 모습이 영락없는 인간들 세상과 꼭 같았다.
사라라..
‘..대단하군.. 모든 것이 일루전이라니..’
잠시 후에 평온한 마음으로 보니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환상이었고 사방이 회백색의 거친 암반들로 가득한 곳이었다.
“호.. 그것이 눈에 보이느냐?”
“안녕하십니까..”
눈앞에 나타난 소 형상의 거대한 괴물 같은 존재를 보며 카르태가 놀라며 인사를 하였다.
“그래.. 네가 야막을 소멸시킨 인간이로구나..”
“예.. 죄송합니다.. 본의 아니게..”
“아니다.. 그 놈은 소멸이 되어도 마땅하다.. 인간들의 시간으로 수천 만년 동안 겨우 바꾸어놓은 환경을 그 놈으로 인해 이지경이 되었다..”
“...”
“그래.. 듣던 대로 많은 것을 깨우친 인간이구나..”
“죄송하지만 누구신지..”
“나는 이 마계의 마신인 우라카야로마츄카우다..”
“예?”
“그냥 카우라고 부르면 된다..”
“예..”
소가 신이 되었다니 참 신기하다고 여기며 카르태가 거대한 몸체의 마신을 바라보는데 마신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모습을 바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