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42화
5편..위대한 여행의 시작..
아이들의 부모들이 모두 자기에게 머리를 조아리자 카르태가 괴로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한다.
“그래.. 미안하구나.. 나의 불찰이다.. 내가 안이해 이 녀석들을 나보다 먼저 가게 만들었다..”
“폐하.. 마음을 거두소서.. 아들놈은 자랑스럽게 눈을 감은 것입니다.. 부디 아들놈의 죽음을 명예롭게 하여 주십시오..”
그렇습니다 폐하..
아이들 부모들이 모두 그 자리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자 카르태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한다.
“이들의 자리는 각자 동생들에게 이어가게 할 것이니 네가 그렇게 처리하고 직접 잘 가르치거라.”
“예.. 폐하..”
“이들은 모두 돌아오면 대지에 묻을 것이다.. 그때까지 내가 보관을 할 것이니 그렇게 알라.”
예.. 폐하..
“너희들도 그렇게 알고 마음을 다스리고 있거라.”
감사합니다 폐하..
“자식을 잃은 일이 뭐 감사한 일이더냐.. 너희들 마음은 내 다 안다.. 의연한 것은 좋다면 그렇다고 슬픔을 억누르지 않아도 된다.”
폐하..
“그래.. 미안하다..”
카르태가 자기들을 안아주자 아이들 어머니들이 모두 카르태를 같이 안고 소리 없는 눈물을 주르르 흘리고 있었다.
...
그 시간..
하루로 평야에 진영을 구축하고 휴식을 취하던 코리아 제국의 진지에서 타나인 장관이 이상하게 여기며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음.. 잡힐 아이들이 아닌데.. 돌아올 시간이 지났다.. 무슨 일인가..’
..쩡.. 꽈자작..
‘헉!’
후다닥..
번쩍.. 꽈르르..꽈자자..
고민을 하다 갑자기 엄청난 폭발음이 들리자 타나인 장관이 밖으로 나가 박사 위로 올라서 폭발음이 들리는 곳으로 바라보는데 멀리 협곡에서 번개가 번쩍거리고 있었다.
“타나인 장관.. 저게 무슨 일이죠?”
“음.. 아무래도 저곳에 사단이 생긴 것 같습니다.”
“사단요?”
“예.. 제스티.. 바치노가 돌아오지 않고 있고 저 정도의 위력으로 보아서 드래곤인 것으로 보입니다.”
“드래곤이 왜 자기들끼리 싸워요?”
“아무래도 드래곤이 직접 전투 지휘를 하다 다른 드래곤에게 제지를 받는 모양입니다.”
“왜죠?”
“드래곤은 인간사에 간섭을 하지 못하게 되어있다고 폐하께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건 그렇지만.. 그건 그렇고 정찰을 나간 화랑들이 돌아오지 않아요?”
“그렇습니다.”
“이상하네.. 저길 가볼까요?”
“안됩니다.. 잠시 기다리다 저희들이 가보고 오겠습니다.”
“나도 약하지 않다니까..”
아린의 말에 타나인이 그래도 안 된다며 멀리 번개가 번쩍이는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꽈르르.. 꽈광.. 버언쩍..
파팟..
여기저기 이동을 하며 숲이 엉망이 되는 가운데 레뮤다가 조용히 자기를 따라가자고 한다.
“이놈.. 그만하고 가자..”
“미친 소리..”
“네놈이 지금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알기나 알아?”
“헉..헉.. 미친 늙은이.. 나를 죽일 심산이 아니냐..”
“이놈.. 네놈은 지금 이 대륙을 멸망하게 하는 문을 연 것이라는 것을 모른단 말이냐..”
“후.. 헛소리.. 나는 널 따를 수가 없다.. 나도 이젠 성룡인 만큼 내 자유 의지로 행동을 할 것이다..”
“어쩔 수가 없군.. 유레타..”
파파파..
“허..헉! 이..미친.. 미친 늙은이가.. 크억..”
자신의 죽음을 담보로 마나 소환술을 펼친 레뮤다를 보며 하마엘이라는 젊은 드래곤이 자신의 목을 움켜쥐더니 괴로워하고 이내 자신이 굳어간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이런 미친..”
상위의 힘을 가진 드래곤만이 사용을 할 수가 있는 절대마법으로 마나 소환술에 걸리면 무조건 당하는 자나 행하는 자 둘 다 소멸을 면치 못하는 일이었다.
끄아악..악..
몸이 점점 굳어가는 가운데 레뮤다의 손이 자기 가슴속으로 들어오자 두 눈을 부릅뜬 하마엘이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으로 서서히 붕괴되고 있었고 레뮤다가 마지막 힘을 사용하여 그곳을 사라지고 있었다.
팟..
카르태가 혼자 생각을 하고 있는 대전에 갑자기 나타난 레뮤다가 시간이 없다며 카르태에게 이야기를 한다.
“미안하네.. 시간이 없네.. 부탁인데 이것을 세라인에게..”
스스스..
자신의 하트가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한 레뮤다가 직접 자신이 붕괴되기 전에 자신의 하트도 꺼내어 하트 두 개를 카르태에게 주자 카르태가 그것들을 받아 들고 미소를 지으며 그 형체가 사라지고 있는 레뮤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대단한 자로군.. 모두들 안정 시키고자 자기 하나를 조건 없이 소멸시키다니.. 아까워.. 괜찮은 신이 될 것인데..’
“가르엘..”
팟..
“헉! 그..그것은..”
“이것은 그 레뮤다라던 노인의 것이다..”
“어..떻게..”
“자신이 직접 준 것이다.. 이것은 그 놈의 것이니 내가 가지겠다.”
“으..음..”
“왜?”
“아니다.. 그럴만한 자격이 있으니까..”
“가져가라.”
카르태가 아직도 강한 마나를 머금은 레뮤다의 하트를 세라인이 소중하게 받아 자신의 아공간에서 상자를 하나 꺼내 담아 넣어두었다.
“나도 그런 상자들 좀 주지.. 아.. 기왕이면 마법 배낭도 좀 주면 좋고..”
“음.. 여기 있다..”
카르태의 말에 세라인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다 마법 배낭 몇 개와 상자 몇 개를 주자 카르태가 미소를 지으며 받아 상자 하나에 하트를 넣어두었다.
“이로써 오늘의 일은 정리가 된 셈이군”
“알았다 인간..”
“이야기는 나중이 하지..”
“그래..”
“가봐..”
팟..
자기도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가보라고 하자 세라인이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한동안 혼자 그렇게 앉아 있는데 리진 왕비가 안으로 들어와 왜 점심을 하러 오질 않느냐고 묻는다.
“폐하..”
“응.. 왜?”
“왜 점심을 드시지 않으세요?”
“아.. 벌써 그렇게 되었어.. 입맛이 별로야..”
“왜요? 어디 편찮으세요?”
“무슨.. 생각이 많아 그래..”
“간단하게라도 좀 드세요..”
리진 왕비의 말에 카르태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전을 나가는데 숙소로 돌아간 두 아들을 잃은 부모들은 모두 결연한 표정으로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슬퍼하지 맙시다.. 우리가 슬퍼하면 모두가 힘들지 않소.”
“맞아요.. 형수님.. 여보.. 그냥 좋은 곳으로 갔다 여깁시다.. 아이들은 또 있지 않소..”
끄덕..끄덕..
“그나저나 폐하께서 상심이 워낙 크신 듯 하니..”
“원래 정이 많으신 분이 아니세요..”
“그러니까.. 폐하께서 화를 그렇게 낸 것을 처음 보았다고 하는데 이로 인해 전쟁이 커질까 걱정이라..”
“생각이 깊으신 분이시니 걱정하지 말게.. 제수씨.. 제국을 위해 간 아이들이니 명예롭게 여기고 즐겁게 삽시다.”
“예..”
“당신도..”
“알았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내색하지 맙시다.”
끄덕..끄덕..
모두들 자식들이 먼저 갔지만 새로운 제국을 위해 전장에서 명예롭게 죽었다며 아이들의 죽음을 아까워하지 말자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