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24화
5편..위대한 여행의 시작..
주요 지휘관들이 자신의 휘하를 철군 시키려고 준비를 하러 간 사이 라켈란 공작이 아들인 라체라인 후작과 중앙군 참모인 루반 후작이 라켈란 공작을 따라 코리아의 진영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어이.. 또 왔는데?”
“놔둬.. 들어가봐..”
안으로 들어가라는 병사들의 말에 라켈란 공작이 두 후작과 말을 타고 천천히 진영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하하하.. 하하.. 던져..
딱..
그래.. 나이스..
한쪽에서 카르태가 가르쳐 준 야구라는 운동을 하고 있는데 말을 타고 이동을 하던 세 사람이 잠시 멍하니 그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이상하군요..”
“여긴 온통 이상한 것 투성이다.. 저렇게 군율이 없어 보이지만 실상 그렇지가 않다.. 모두 제각기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이것은 자신감이다.. 무엇이던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가 있다는 자신감.. 알겠느냐?”
“우리는 안중에도 없다는 말이군요..”
“그렇다.. 애초에 이들은 우리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어.. 어떻게 하면 자기들 뜻대로 신속하게 처리할까 그 생각뿐인 사람들이다.. 힘으로 하면 전 대륙을 다 병탄 하리라고 여긴다..”
“설마..”
“하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보기엔 호전적인 사람들이 아니다.. ”
부친의 말에 라체라인 후작이 고개를 끄덕이며 중앙군 참모인 루반 후작과 부친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또 왔네.. 뭐 하러 또 왔어?”
“최고 지휘관을 만나러 왔소..”
“말에서 내려 걸어가라..”
“고맙소..”
자기 부친에게 하대를 하여 화가 났지만 자기 부친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대화를 나누고 말에서 내리자 라체라인 후작이 말에서 따라 내리고 루반 후작도 말에서 내려 안으로 걸어가는 라켈란 공작을 따라 갔다.
“무슨 일이냐?”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자 또 다른 청년이 맨 몸으로 묻는 말에 라켈란 공작이 대화를 하러 왔다고 한다.
“저기 안에 계신 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자 왔소..”
“음.. 기다려라.. 장관님..”
“..무슨 일이냐..”
“좀 전에 인사가 또 왔습니다..”
“..들여라..”
“예.. 들어가라..”
조금 거친듯한 청년을 보며 라켈란 공작이 미소로 고개를 숙이자 라켈란 공작을 바라보는 청년의 눈빛이 조금 변했다.
‘기본은 된 자로군..’
‘..허.. 어찌 하나같이..’
모두가 절대자의 기도와 같은 느낌이자 라켈란 공작이 속으로 놀라움을 감추며 두 후작과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십니까..”
“그래.. 또 무슨 일로 왔나? 이야기는 끝이 난 것 같은데..”
“철군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 생각보다 현명한 자로군.. 그런데 왜 왔지?”
“간곡한 청이 있어 왔습니다.”
“청? 뭐냐? 일단 앉아라.. 이들은 누구냐?”
“이는 제 아들이고 이는 핵심 참모입니다.”
“그래.. 이거나 먹어..”
타나인이 빵을 밀어주자 라켈란 공작이 두 후작에게 먹으라는 눈짓을 하니 두 후작이 조금 뜯어 먹어본다.
‘..아니.. 이런 맛이..’
‘..이..이게..’
두 후작이 놀라 서로 바라보는 중에 라켈란 공작이 이야기를 한다.
“일단 철군을 하겠습니다.. 하지만 수도의 귀족들은 다 저를 따를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관계없다.. 따르지 않으면 버리면 그뿐.. 머리 아프게 고민하지 않는다.. 그것 말고도 고민 할 일이 너무 많다..”
“음.. 제발 부탁 드리겠습니다.”
“뭘 말이냐?”
“저희들을 인정해 달라고..”
“누가 인정을 않는다고 한적이 있느냐?”
“최소한 신분이라도..”
“그래도 우리가 강제 병탄을 하는 것이라 미안해서 최대한 편의를 봐준 것이다.. 그것이 모자라면 다 거두어 들여 평민들에게 나누어 준다, 로운이 그렇게 된 것처럼..”
“하지만..”
“하지만 뭐? 그러니까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하도록 재산은 인정을 한다 하지 않았느냐..”
“영지는 어떻게 합니까?”
“전부 국가에 귀속이 된다.. 그리고 그 후 적절하게 평민들에게 배분이 될 것이다..”
“귀족들이 모두 삶을 그렇게 잘못 산 것이 아니질 않습니까..”
“인정한다..”
“최소한의 지위를 인정하여 주십시오..”
“죽고 싶은가..”
“죽이신다면 어쩔 수가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 잘못이 없던 사람들입니다.. 누가 당신 집으로 들어와 나가라고 하면 어떻겠습니까.. 힘이 없다고 그냥 다 주고 나가야 하는 것입니까..”
“그 점은 미안한 일이다.. 하지만 모두 더 살기 좋게 만들어 준다..”
“그도 그렇지 않습니까.. 장관님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렇다.. 코리아 제국의 국방장관 타나인이다..”
“타나인 장관님.. 장관님께서는 누가 집으로 들어와 아내랑 아이들을 더 살기 좋게 해준다고 나가라고 하면 나가십니까?”
“이놈.. 감히..”
“말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파삭..
헉..
타나인 장관이 조금 화가나 탁자 모서리를 움켜쥐어 부수자 빵을 가만가만 먹던 두 후작이 놀라고 라켈란 공작이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타나인 장관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하하.. 강단이 있는 자로군.. 그래 무얼 원하느냐?”
“최소한 황가를 인정하여 주십시오.”
“황가를 인정하여 달라..”
“오랜 세월 이 엘란타의 백성들을 잘 이끌어 오신 분들입니다..”
“그래.. 그대의 말을 들어보니 치정을 잘못 한 황가는 아니군.. 또?”
“귀족들에게 최소한의 신분을 보장하여 주십시오.”
“기본적으로 우리 코리아 제국은 귀족이라는 신분이 없다.. 나도 평민이다.. 다만 나의 직책이 제국을 운영하는 장관들 중 하나인 국방장관이다.. 나는 오직 군을 지휘하는 최고 책임자라 보면 된다..”
“예.. 그렇지만 전장에 최고 수장으로 나오셨으니 그만한 재량이 계신 것 아닙니까..”
“그렇지.. 험.. 그만한 재량은 있다.. 하지만 이미 코리아의 법전은 엄격하다.. 황제 폐하께서 인가를 해 주시지 않는 한 제국의 법전은 변하지 않는다..”
조용..
“험.. 우리 제국의 황제 폐하께서도 자신의 신분을 똑 같이 평민으로 하시고자 하셨으나 모든 신하들과 국민들이 황제 폐하가 되어 달라 억지로 모신 것이다..”
“그..그런..”
“황제라는 것은 허명이라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만인이 모두가 마음 속에서 큰 어른으로 모시고 마음으로 따르면 그 누구라도 황제라고 하셨다..”
‘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