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19화
5편..위대한 여행의 시작..
고개를 갸웃거리는 레뮤다라는 노인을 보며 청년이 그렇지가 않다고 한다.
“아닙니다.. 인간들이 마법을 회복할 시간은 아직 1800년이나 남았습니다..”
“그래.. 대단한 인간이 있었던가 보지.. 인간들 중 그 능력이 탁월한 자들이 간간히 나오질 않느냐..”
“하지만.. 지금까지 보지도 못한 문명이 만들어지고 있고 전혀 새로운 문자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래.. 특이한 일이군..”
“화이트 일족 하나가 그들과 같이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데 새로운 문물을 배우느라 아주 자기가 누군지 잃어버린 모양입니다..”
“그 마법사 곁에 있단 말이냐?”
“예..”
“그 놈이 마법을 가르친 것은 아니고?”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잠시 가보았는데 그 놈은 지금 새로운 것을 배우느라 온통 정신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 새로운 것이라니?”
“이상한 것들을 정말 많이 만들어 냅니다.. 특히 이것은..”
아공간에서 상자를 하나 꺼내 빵을 보여주자 레뮤다라는 노인이 이게 뭐냐고 묻는다.
“이것이 무엇이냐?”
“빵이라고 하는 것인데 정말 오묘한 맛이 납니다.”
청년의 말에 레뮤다라는 노인이 빵을 살펴보다 별 이상은 없는 물건이자 그것을 들어 떼어 먹어본다.
“아니! 이..이게 뭐냐?”
“그러니까요.. 대지의 역사에 이런 음식은 없었습니다..”
“음.. 이걸 누가 만들었느냐?”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낸 인간 마법사가 만든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음.. 이상한 일이군.. 혹시 마족은 아니더냐?”
“그런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마족이라면 우리 동족을 그렇게 옆에 아무렇지도 않게 둘 리도 없지 않습니까..”
“특이한 일이로군.. 좋아..”
이야기를 하며 레뮤다라는 노인이 계속 빵을 뜯어 먹다가 무안한지 상자를 자기 아공간으로 넣어버렸다.
“레뮤다님..”
“험.. 다시 만들면 되지.. 특이한 일이군.. 간만에 유희를 한번 가볼까..”
“하지만 로드께서 유희를..”
“정식으로 로드의 인을 이어받지 못했으니 내가 로드는 아니지..”
“하지만..”
“음.. 여기 들인 공이 아깝지만 어쩔 수가.. 네가 잠시 이곳에 좀 지내라.. 버리기 아까우니까..”
“아.. 그런 법이..”
“고작 100년 일 텐데 그런 표정 짓지 마라..”
“그럼 라엘트 차나 한잔 주십시오..”
“이놈아.. 그게 얼마나 귀한 차인데.. 쩝.. 좋아.. 뭐 한잔 정도는..”
“100년이라고 하셨으니 적어도 열 잔은..”
“죽고 싶으냐..”
“괜히 보고를 하러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놈이..”
레뮤다라는 노인의 말에 청년이 뒤로 한발 물러나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엘프들과 드웨프들은 어떠하더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인간과 거리는?”
“아직 인간들과 대면을 할 정도는 아닙니다..”
“음.. 언젠가는 다시 교류를 하겠지만 아직은 아니지.. 인간들의 수가 더 늘어나면 결국에는 또 교류를 하겠지만..”
“숲을 더 울창하게 만들어 놓으시는 것이..”
“네놈이 해라..”
레뮤다라는 노인의 말에 청년이 말을 않고 가만히 있었다.
“들어오너라..”
레뮤다라는 노인을 따라 청년이 안으로 들어가자 밖에서는 조그만 판자집이었는데 안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공간이었다.
“차를 가져오너라..”
“예..”
레뮤다라는 노인의 명에 한 엘프가 조용하게 물러가 이내 차를 가져와 탁자에 놓아주고 옆에 서 있었다.
“물러가 네 볼일을 봐라..”
“예.. 레뮤다님..”
“저놈은 뭡니까?”
“시종이 하나 필요해서 데려다 두었다.”
“나 참.. 점점 더 별난 취미를 가지시네..”
“이놈이.. 차나 마셔.. 마시지 않을 것이면 마시지 말고.. 라엘트 차인데..”
“아.. 감사합니다..”
라엘트 차가 무슨 차인지 레뮤다라는 노인의 말에 청년이 찻잔을 들고 그 향을 음미한다.
“아! 정말 좋군요..”
“딱 열잔 만이다.. 이건 빼고..”
“하하하.. 감사합니다..”
“이젠 라엘트도 없어..”
“예?”
“무슨 일인지 라엘트 액이 그의 나오지를 않아.. 기껏해야 수백 년에 한 방울이니.. 이러다 더 이상 드래곤을 못 만들지도 모르겠다..”
“그럴 리가..”
“아무리 살펴도 그래..”
“설마..”
“신들이 우리 드래곤을 벌하시는 것은 아니시겠지..”
“그럴 리가 있습니까.. 우리가 특별히 잘못을 한 일이 없는데..”
“큰일이 아닙니까..”
“신에게 질문을 하고 있는데 아직 답이 없어.. 아마도 내가 로드가 아니라 힘이 부족한 모양이지..”
“그럼 어떻게 합니까..”
“지금까지 모아둔 라엘트를 잘 관리해야지..”
레뮤다라는 노인의 말에 청년이 잔뜩 걱정을 하는 표정이었다.
“그나저나 왜 신들은 케사볼트님을 구해주지 않는 것이지..”
“아직도 답이 없으십니까?”
“그래.. 기다리라 하고는 그 후로 답이 없다..”
“설마 마족들이 해부를..”
“그것은 불가한 일이다.. 아무리 마족이라고 해도 드래곤을 함부로 죽이진 못한다, 드래곤을 죽인 자는 반드시 같이 소멸을 하게 되니까..”
“그럼 왜 케사볼트님을 잡아간 것일까요?”
“글쎄.. 마족에 잡아 간 것이 아니라 신께서 그곳으로 보내신 것이 아닌가 싶다..”
“신께서요.. 드래곤이 마계로 가면 탈피를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
“무슨 이유가 있겠지.. 하여간 난 잠시 유희를 다녀 올 것이니 이곳이나 좀 관리하고 있거라..”
“예..”
“그리고 전에 그 이상한 놈은 어떻게 되었느냐?”
“예.. 그 놈은 그 인간 마법사가 정리를 하였습니다.”
“그래.. 마족이 아닌 것이 확실하군.. 음.. 어떤 존재인지 정말 궁금하군..”
“그 놈이 과거 마나의 검을 인간들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래! 음.. 어디 우리가 모르던 뎐젼이라도 있었던 것인가.. 그렇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인데..”
“딱 100년이십니다..”
“이놈이..”
“저도 하던 일이 있어..”
“200년 지켜라..”
“아.. 이런 법이.. 레뮤다님..”
벌써 눈앞에서 사라진 레뮤다라는 노인을 부르며 청년이 미치겠다는 표정이었다.
“가르엘 이년.. 내가 정말.. 후..”
괜히 자기가 보고를 해야 하는 일이라고 부추기는 가르엘의 혀에 속아 여기에 꼼짝없이 200년이나 있어야 한다며 인상을 쓰던 청년이 라엘트 차를 보며 마시려다 아공간에서 이상한 상자를 꺼내 그대로 그 안에다 넣어 두었다.
‘다시는 못 마실지도 모르니 소중히 간직을 해야지.. 간만에 구경이나 할까.. 공간 확장 하나는 정말 죽이는군.. 마나를 많이 잡아먹어 그렇지..’
일정량의 마나를 퍼뜨려 놓지 않으면 확장된 공간이 허물어진다는 것을 아는 로가르트가 혼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간만에 잠이나 한잠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