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43화
5편..위대한 여행의 시작..
카르태가 부하들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는데 뒤에서 반디아르 공작이 헛기침을 한다.
“험..”
“다 드셨어요?”
“그래.. 맛이 좋더구나..”
“다 먹었나.. 출발 해야지..”
예..
부하들이 모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카르태가 외할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한다.
“따르는 자들이 꽤 있네요?”
“우리를?”
“예.. 죽어라 따라 오는데.. 따라 오라고 한 자들이 있어요?”
“글쎄.. 공주를 따르는 기사들인가..”
“공주를 따라 와요?”
“전담 호위들이 있으니까..”
“그 참.. 신경 쓰이게..”
“어디 있느냐?”
“좀 떨어져 있어요..”
“험.. 계속 뛰어가느냐?”
“예.. 수련 중입니다.”
“그래.. 음.. 너에게는 형이 되고 동생이 되는 놈들이 있는데..”
“외사촌들 말씀이세요?”
“그래..”
“왜요?”
“그 애들도 좀 가르쳐 주면 안되겠느냐..”
“할아버지 너무 날로 드시려고 하시네요..”
“...”
“그저 먹으려고 하신다고요..”
“하하하.. 그래.. 금화를 좀 주랴?”
“됐어요.. 그래 사촌들이 몇이나 되요?”
“다 하면 다섯인데 다섯까진 필요 없고..”
“뭐 하러요.. 가르치면 다 가르쳐야지..”
“가르쳐 주겠느냐?”
“쿤을 지탱하는데 필요한 만큼만요..”
“고맙다..”
“아버지 빛 다 갚은 겁니다..”
“허허허.. 그래.. 알았다..”
카르태의 말에 반디아르 공작이 웃으며 기분 좋아라 하고 있었다.
출발..
두두두..
다다다..다다..
카르태가 자기에게 조금 무관심하자 리진 공주가 속으로는 조금 서운해 하고 있었다.
‘..나에게 관심이 없나..’
“무슨 생각 하세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저 녀석 생각하시죠?”
“네.. 카르태 백작님은 제가 별로 마음에 드시지 않으신 모양이에요..”
“호호호.. 아니에요.. 지금은 아래 사람들 훈련을 시키느라 다른 것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을 거에요.. 어쩌면 관심이 있는데 사람들 때문에 모른 척 할지도 모르겠고..”
“그럴까요?”
“그럼요.. 정말 정이 많은 아이랍니다..”
“그런데 저렇게 계속 달리면 힘들지 않아요?”
카르태 어머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공주가 묻자 아리아가 이야기를 해준다.
“자기들만의 방법으로 뛰니 힘든 것은 없다고 해요.. 저렇게 계속 뛰어야 한계를 넘는다고 해요..”
“한계요?”
“예.. 어떤 한계를 스스로 넘어야 또 힘이 생긴다고 해요..”
“그렇군요.. 그런데 아린님은 제가 정말 싫은가 봐요..”
뒤쪽의 마차로 가버린 아린을 두고 리진 공주가 조금 걱정스런 표정이자 아리아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호호.. 아니에요..”
“제가 조금 못마땅한 면이 있나요?”
“그런 것이 아니라 아린이 질투가 나 그래요..”
“질투요?”
“예.. 지금까지 오빠를 자기가 독차지 했는데 이젠 공주님이 카르태를 차지하잖아요..”
“무슨.. 동생이잖아요..”
“아린의 입장에서 보세요..”
“서운하겠군요..”
“그럼요.. 무척..”
“그런 어떻게 해요?”
“아린과 친해지는 수 밖에 없어요..”
“어떻게요?”
“그야.. 절대적인 가족이라는 느낌을 아린에게 주어야죠..”
아리아의 말이 조금 어렵다는 표정인 리진 공주를 보며 카르태의 어머니가 이야기를 한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곧 그 녀석이 제 오빠에게 소중한 사람이면 자기에게도 소중하다고 여길 겁니다..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카르태가 어쩜 아린의 마음을 알고 천천히 공주님을 보고 있을지 모르겠어요..”
“아.. 그렇군요..”
“급하게 보지 말아요.. 이미 가족이니까..”
“예.. 어머니..”
리진 공주의 대답에 카르태의 어머니와 누나가 미소를 지으며 리진 공주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마차가 정말 신기해요.. 이렇게 조용하게 가다니..”
“카르태가 특별한 장치를 하여 그래요.. 마차 안에서 자도 된답니다..”
“어떻게요?”
“의자를 돌려 누이면 침대가 되요.. 그 뒤에 침대보도 다 있고요..”
“그래요? 그런 마차가 있다는 것은 듣지 못했는데..”
“다 카르태가 만든 거랍니다.. 장거리 이동을 위해 만들었어요.. 참.. 용무가 있으면 참지 말고 말씀을 하세요.. 뒤쪽의 마차에서 편하게 볼일을 보면 됩니다.”
카르태 어머니의 말에 리진 공주가 볼이 발개졌다.
“흉한 것이 아니랍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다 같아요..”
“예.. 어머니..”
‘..의외로 차분하네.. 고집이 있을 것 같더니..’
아리아가 공주를 자세히 안 보는 척 살피고 있었는데 카르태의 어머니는 리진 공주가 자기 어머니를 닮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라이아였지.. 그러고 보니 많이 닮았네..’
“그러니까.. 20년 전이구나..”
“...”
“공주님처럼 아주 귀여웠답니다..”
“...”
“부하를 혼내는 우리 기사단장을 보며 얼마나 야단을 치던지..”
“누구요? 혹시 어마마마..”
“그렇답니다.. 공주마마 또래의 모습을 본 기억밖에 없답니다.. 형제가 없던 탓에 절 언니라고 자주 우리 성으로 놀러 왔었지요..”
“세상에.. 어마마마를 아세요?”
“그럼요.. 아주 귀여웠는데.. 왕비가 되셨다는 소식은 나중에 들었어요..”
“어쩜.. 그러셨구나.. 몰랐어요.. 아.. 맞다.. 이야기 들었어요.. 아.. 그랬네.. 제가 어렸을 때 한번씩 보고 싶은 언니가 있다고 들었어요.. 너무 멀어 보지 못해 안타깝다고..”
“그랬군요.. 그러고 보니 초롱초롱한 눈이며 눈썹이 그때의 라이아와 너무 닮았어요.. 죄송해요.. 저에게는 동생이라..”
“아니에요 어머니.. 어마마마 이야기 좀 해주세요.. 자꾸 잊어 먹어요..”
“얼마나 귀여웠는지.. 하지만 한번씩 화가 나면 정말 불 같았어요.. 특히 약한 사람을 함부로 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지 못하였어요..”
“어마마마께서 원래 그러세요..”
“예.. 항상 통통 뛰기를 좋아하셨죠.. 그러고 보니 벨타라디안 후작님께선 잘 계신가 모르겠네..”
“할아버님께선 3년 전에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원인을 조사하였지만 원인이 없어 그냥 심장이 멈추어 돌아가신 것으로 결론이 났었지요..”
“건강하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