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93화
5편..위대한 여행의 시작..
...
그 즈음..
영지 가까이 도착을 한 카르태가 영지 옆으로 흐르는 조그만 계곡으로 내려가 모두 간만에 몸을 씻고 있었다.
촬..촤르르..
첨벙..첨벙..
“아린.. 다 본다.. 어서 씻고 옷 입어..”
“알았어요..”
“오빠 온다..”
“아이 참..”
후다닥..
어머니의 말에 아린이 장난을 치다 물속으로 들어가 몸을 헹구고는 밖으로 나가 어머니가 준 드레스로 후다닥 갈아입고 다 젖은 속 바지를 벗어 물기를 짜낸다.
“그곳에 둬..”
“예..”
어머니와 언니는 벌써 옷을 다 입고 머리를 털고 있는데 아린이 드레스 아래로 속 바지를 입는 중에 카르태가 다가왔다.
“다 했어?”
“응.. 벌써 가려고?”
“다들 기다리잖아..”
그러고 보니 저 아래서 기사들과 시종들이 모두 아래쪽으로 바라보며 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보아.. 챙겨 올라가..”
“네.. 마님..”
카르태 어머니의 말에 시녀들이 모두 위로 올라가자 아린이 카르태에게 머리 말려줄라고 한다.
“오빠.. 머리 좀 털어줘..”
“너는..”
어머니가 아린을 야단치려고 하는데 카르태가 괜찮다며 미소를 짓고 하얀 천으로 앉아 있는 아린의 뒤로 가 머리의 물기를 닦아주고 있었다.
“얼마 남지 않았네..”
“그래.. 내일 저녁이면 영지에 도착한다.”
“여긴 물이 많은데..”
“이 계곡은 항상 물이 많잖아.. 내년부터는 영지로 물을 끌어다 쓸 거야..”
오빠의 말에 아린이 그러냐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누나와 어머니가 카르태와 아린의 모습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출발..”
출발..
이동 중에 수도로 오던 영지 사람들과 기사들과 마주쳐 다시 영지로 돌아가느라 영지로 향하는 행렬의 수가 조금 많아져 있었고 짐들이 많아 이동이 조금 느려져 있었다.
...
다음날 정오..
멀리 들판에서 이른 호밀 수확을 하던 영지민들이 카르태의 행렬을 궁금하게 바라보다 손을 흔들고 있었다.
“호밀 수확을 벌써 시작했네..”
“아마 먹을 것이 부족하여 그런 것일 거야..”
“빵으로 만들어 먹으면 조금 더 아껴 먹잖아요..”
“그건 그런데 여긴 꼬꼬 알이 그렇게 없어..”
“그래요.. 그럼 소 젖을 넣어요..”
“소 젖을 사람이 어떻게 먹어..”
“아니에요.. 얼마나 영양가 높은 고급 음식인데.. 다른 지방에선 다 먹어요.”
“정말?”
“그럼요..”
카르태의 말에 어머니가 반신반의하는 표정이었지만 많이 아는 카르태라 그런가 싶은 표정이었다.
웅성..웅성..
영주님..
영주님..
그날 오후 이동을 하여 중앙 마을로 접어들자 모두 길가로 나와 카르태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따각..따각..
다다다..
“영주님.. 마님..”
“수련은 않고 왜 나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타나인이 한달음에 달려 나와 인사를 하자 카르태가 한마디 하니 타나인이 넉살이 늘어 퉁명스럽게 대꾸를 하여 카르태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지금 엉기는 거냐?”
“아닙니다.. 무슨..”
“폼이 그런데..”
“그런데 어떻게..”
“외부적으로나 내부적으로나 문제가 많다.”
“예?”
“앞으로 큰 혼란이 예상되니까 훈련에 총력을 기울여라.”
“예..”
“그리고 다 보내면 누가 훈련을 시키냐?”
“제가 있지 않습니까..”
“혼자서?”
“포마린과 테딘이 있지 않습니까..”
“하여간 보자..”
카르태의 말에 타나인이 순간 이마에 땀이 삐질 나고 있었다.
“어.. 타나인 오랜만이야..”
“예.. 아린 아가씨..”
“왜 그렇게 새까매?”
“밖에서 많이 돌아다녀 그렇습니다.”
“호호.. 새까맣게 변해 있으니 우습다..”
“어린..”
아린이 새까맣게 그을린 타나인을 보며 웃자 어머니가 조용히 부르며 인상을 쓰니 아린이 마차의 창을 닫았다.
영주님..
영주님..
성 밖에서 한참 성의 둘레를 따라 돌던 훈련생들이 모두 멈추어 서 있다가 인사를 하자 카르태가 손을 흔들어 주고 식구들과 같이 성 안으로 들어갔다.
땅..땅..땅..
‘..후후.. 열심이군..’
외성 한쪽에서 들려오는 쇠 두드리는 소리에 카르태가 미소를 짓다 어머니에게 안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들어가세요.. 주변 확인을 좀 하고요.”
“그래..”
카르태의 말에 어머니가 마차를 따라 천천히 성안을 살피며 내성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땅..땅..
치이이..
화르르.. 화르..
땅..땅..땅..
치이이..
“잘 하네..”
“어! 언제 왔습니까?”
“지금..”
“아니 왜 돌아 오셨습니까?”
“그럴 일이 좀 있어서.. 잘 되나?”
“이거 대단합니다.. 서로 부딪혀 보니까 예전 검들이 깨집니다..”
“그래.. 강도와 탄성이 비할 수가 없겠지.. 몇 자루나 만들었나?”
“연습으로 만들어본 것 말고 지금까지 전부 열여섯 자루 만들었습니다.”
“그런가.. 죽어라 이것만 매달린 것 아닌가?”
“오후에만 이 일을 합니다..”
“그런가.. 내일부터는 나도 좀 돕지..”
“그런데 뭐 문제 있습니까?”
“문제가 많아.. 남쪽에 아주 큰 전쟁이 일어났어..”
“예?”
“조만간 그 화가 이곳으로 미칠 수가 있어..”
“그런.. 큰일이 아닙니까..”
“적을 물리치는 일에 문제가 없도록 철저히 준비를 해야지..”
“여긴 병력도 없는데..”
“모두 최고의 전사들로 만들 것이니 걱정을 말게.. 그리고.. 화살촉을 좀 만들어야겠어..”
“화살은 갑옷에 무용지물인데..”
“최고의 활을 만들어야지.. 다 생각이 있으니 나중에 보세..”
고개를 끄덕이던 카르태가 나가자 쿠로타가 궁금한 표정이다 오늘 계획한 일을 마무리 한다며 일에 열중을 하고 있었다.
땅..땅..땅..
성안 여기저기 돌아본 카르태가 아직 본격적인 수련을 시키지 못한 아이들을 보며 안타까운 생각을 하고 있었다.
‘후.. 체계적인 훈련을 시켜보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시간이 그렇게 없다고 느껴지는 카르태였다.
“뭘 그렇게 생각하니?”
“응.. 시간이 없지 싶어서..”
“뭐가?”
“아무래도 곧 로운의 병력이 들이 닥칠 것 같아서.. 우리 가족은 내가 어떻게든 피해가 가지 않게 하겠는데..”
“설마..”
“아니야.. 아무래도 느낌이 그래..”
“그럼 어떻게 하려고..”
“고민 중이야..”
카르태의 말에 아리아가 잔뜩 걱정을 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더 마나 수련에 치중을 해.. 그게 날 도와주는 길이야..”
“알았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것 없고..”
“응..”
“오늘은 다 같이 목욕이나 하자.. 간만에 누나 몸매도 좀 감상하고..”
“너..”
“하하.. 농담이야..”
카르태에게 인상을 쓰던 아리아가 볼이 발개져 미소를 지으며 내성 안으로 들어갔다.
‘..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군.. 조금만 더 시간이 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카르태의 바램보다 더 일찍 문제는 시작이 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