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88화
5편..위대한 여행의 시작..
와글..와글..
빵빠라라라..
“야무르 드라파인 샤롯 3세이신 바론의 위대한 황제폐하 드시오..”
시종장의 외침에 모두들 조용한 가운데 조금 비대한 사내가 머리에 황금 관을 쓰고 젊은 황비와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황제폐하를 뵈옵니다..
황제폐하를 뵈옵니다..
귀족들의 인사에 샤롯 황제가 손을 들어 답례를 하고 한쪽의 자리로 가 황비와 나란히 앉았다.
‘..정말 실망이군.. 음..’
예전에 한번 본적이 있지만 군왕이라는 느낌이 하나도 없는 황제를 보며 카르태가 잔뜩 실망을 하고 찜찜한 기분에 자기 누나에게 이야기를 한다.
‘인사 할 때 절대 고개를 다 들지마.. 땅만 봐..’
‘왜?’
‘내 말대로 해.. 머리도 조금 헝클고.. 혹시 질문을 하면 대답을 조금 어눌하게 해.’
‘알았어..’
카르태의 말에 아리아가 알았다며 대답을 하고는 자기 머리를 조금 헝클었다.
“황제폐하 신 호타마로 폐하의 탄생일을 맞아 위대하신 폐하의 존안을 뵈오니 가슴 벅찬 기쁨을 주체할 수가 없습니다..”
“허허허.. 그래.. 짐도 기쁘기 그지 없구나.. 그대의 딸들이 다 출가를 하여 짐이 가슴 아프게 여긴다.”
“황송합니다 폐하..”
“그래.. 파티를 즐기도록 하라..”
“감사합니다 폐하..”
공작들과 후작들이 인사를 하고 나자 황제가 피곤하다는 듯 그만 하라자 카르태가 정말 다행이라 여기고 있었다.
“폐하.. 왕자마마님들과 공주님들이 들었습니다..”
“그래.. 들라 해라..”
샤롯 황제의 말에 시종장이 나가더니 곧 여덟의 왕자들과 넷의 공주들이 화려한 복장으로 우르르 안으로 들어왔다.
“황제폐하.. 신 사울 생신을 축하 드리옵니다..”
생신을 축하 드리옵니다..
“그래.. 모두들 고맙구나.. 가 자리 하거라..”
“예.. 폐하..”
우르르
“왕자들과 공주들이 모두 한쪽으로 가자 황제가 자리에서 일어나 이야기를 한다.
“모두 듣거라..”
예.. 폐하..
“험.. 제국에 흉년이 길어져 내 모두와 그 고통을 함께 하고자 이렇게 조촐한 자리를 만들었으니 그대들은 이러한 나의 심정을 알아주기 바란다..”
황공하옵니다 폐하..
“오늘은 여러 근심들을 잊고 잠시 모도 즐겁게 지내다 가기 바란다.. 그리고 왕자들과 공주들에게 모두 인사들을 나누고..”
예.. 폐하..
황제가 귀찮다는 듯 짧게 이야기를 하고는 한쪽으로 내려가 공작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귀족들이 순서대로 왕자들과 공주들에게 인사들을 나누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왕자마마, 신 얀 카르태 백작이옵니다..”
“그런가.. 반갑군.. 그대는?”
“안녕하십니까.. 아리아라 합니다..”
“반가웠네..”
카르태와 아리아의 행색이 마음에 들지 않은 왕자와 공주들이 대충 인사를 받고 마는데 제일 어린 이나르 공주가 카르태를 보며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이자.. 무언가 있네.. 어째서 이자에게서 바란님의 느낌이 들까.. 괜찮은 아가씨네..’
왕자들과 공주들에게 지나가며 인사를 하던 카르태가 제일 어린 공주가 눈빛이 좋다고 여기는지 빤히 보다 아리아를 괜찮은 아가씨라 여기는데 인사를 하고 지나가는 카르태는 이 왕가가 아예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나마 정신이 바른 사람이 하나는 있군..’
귀족들 틈에서 순서대로 인사를 한 카르태가 앞쪽으로 다가서는 귀족들과는 달리 대충 중간쯤에 어정쩡하게 누나와 서 있는데 한 귀족이 다가왔다.
“반갑습니다..”
“아.. 예.. 반갑습니다..”
“역시 기억을 못하시는군요.. 저는 크로얀 영지의 할바트 백작이라 합니다..”
“아.. 예.. 그때.. 반갑습니다.. 얀 카르태라 합니다..”
“예.. 정말 반갑습니다.. 여긴 제 딸인 다야인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카르태 백작님.. 다야인이라 합니다..”
자기보다 나이가 좀 많이 보이는 다야인이라는 아가씨와 대충 인사를 한 카르태가 할바트 백작에게 자기 누나를 소개하여준다.
“예.. 반갑습니다.. 여긴 제 누나인 아리아입니다.”
“반갑습니다, 할바트 백작님.. 다야인님..”
“안녕하세요.. 아리아님..”
누나와 다야인이 인사를 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자 카르태가 할바트 백작에게 묻는다.
“그래 영지 전은 잘 정리가 되셨습니까?”
“예.. 덕분에.. 그때 기사들의 전투 장면에 대단한 감명을 받았습니다.”
“예전에는 흔하던 전술이지요.. 대단위 전쟁이 없어 다 사라졌지만..”
“예.. 그런데 로운에서 제국에서 넘어온 장사치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쿤 제국과 로운 제국이 서로 제국의 사활을 걸고 전쟁을 하고 있다더군요.. 벌써 수년째 벌인 대단위 전쟁으로 죽은 자들만 수십 만도 넘을 거라 하더군요..”
“저런..”
“그래서 얀은 잘 모르겠지만 그쪽으로 국경을 마주한 지역들은 요즘 다들 긴장하는 중이지요.. 행여 우리 쪽으로 불똥이 튈까..”
“음.. 그렇군요.. 뭐 그렇다 치더라도 그들이 이런 척박한 곳으로 오겠습니까.. 인구도 고작 수십만인 곳인데..”
“그야 모르지요.. 외부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도 이러고 있으니 정말 답답한 노릇이지요..”
“쿤 제국과 로운 제국의 병력은 대충 얼마나 됩니까?”
“글쎄요.. 워낙 대 제국이니 뭐 적게 잡아도 제각기 200만 정도는 된다고 봐야지요..”
“많기는 많군요.. 우리 인구의 절반이나 되다니..”
“인덴 산맥이 막고 있지 않다면 우리 제국은 벌써 로운 제국으로 합병이 되었을 테지요..”
“하긴.. 그들의 일개 군단만 와도 다 끝이 나는군요..”
“그렇다고 봐야지요.. 언젠가는 온다고 여겨집니다.. 이곳이 철이 비교적 많은 곳이니까.. 큰 전쟁이 있으면 필요한 자원을 찾아 다니니까요.. ”
끄덕..끄덕..
하긴 노천 야철장이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참 많은 곳이었다.
‘..음.. 마음에 들지 않는군..’
이런 시국에 정세를 논하지 않고 파티는 무슨 파티냐는 생각으로 카르태가 자기를 잘 보았는지 자기에게 말을 거는 할바트 백작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연회장 한쪽에서 카마로 후작이 로제나라고 하는 아가씨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었다.
‘이년.. 저기 두 번째 룸으로 들어가라.. 말을 듣지 않으면 네 아비와 네 가문을 천민으로 만들어 주겠다..’
‘...’
카마로 후작의 말에 로제나가 무척 놀라 카마로 후작을 보는데 카마로 후작이 옆에 있는 자기 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한다.
“험.. 자네는 요즘 광산으로 재미를 많이 본다지?”
“헉! 그..그걸.. 어떻게..”
“내가 괜히 정보관인가..”
“후..후작 각하.. 자..잠시만..”
놀란 표정의 자기 아버지가 카마로 후작을 데리고 한쪽으로 가자 로제나가 입을 가리다 자기를 보며 아버지를 따라가는 카마로 후작을 보다 카마로 후작이 가라고 한 룸으로 가고 있었다.
웅성..웅성..
하하하.. 호호..
잠시 후 여기저기서 귀족들이 서로 아는 사람들끼리 모여 웃고 떠드는 중에 카마로 후작이 슬며시 한 룸으로 들어가며 주변을 보았다.
‘험..’
‘후..작님..’
‘내 눈은 속이지 못한다.. 영지 놈들 많이 만났지?’
‘어..어떻게..’
‘드레스를 들고 돌아 엎드려라..’
카라로 후작의 말에 로제나가 부들거리는데 그런 로제나를 보며 카마로 후작이 한마디 한다.
‘네 아비가 날 주었다.’
‘..아..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