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6화
강태 4편
경기가 경기니만큼 서로 조금은 느슨한 수비를 하는 덕에 선수들이 모두 화려한 개인기로 상대 진영을 헤집고 다니는데 그 중에 단연 으뜸은 강태였다.
...서강태 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예.. 한번에 여섯을 돌파하여 환상적인 패스를 해주었지만 공을 받은 에구에르 선수 미쳐 공이 온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인지 아까운 찬스를 놓쳤죠..
...예.. 오늘 경기는 나름대로 의미가 참 깊은 경기죠..
...예.. 그렇습니다.. 지난 사태의 희생자들도 희생자들이지만 이탈리아의 미국 공습 때 두 명의 축구선수가 희생이 되었는데 그들을 추모하는 뜻에서 선수들이 모두 같은 검은 완장을 오른팔에 차고 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서강태 선수 몸이 참 가볍죠..
...예.. 그렇습니다.. 그렇게 활발하게 뛰지는 않지만 한번씩 상대 진영을 다 허물어뜨리고 완벽한 찬스를 동료들에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서강태 선수가 드리볼을 하면 일부러 모두 막고자 둘러싸는 모습이 종종 보이고 있습니다..
...아.. 코너 킥인데.. 서강태 선수 코너 킥으로 볼을 넣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맞습니까..
...예.. 이야기는 들었는데 직접 보지를 않아..
그래도 그렇지 코너 킥으로 어떻게 볼을 넣느냐는 표정으로 해설가와 아나운서가 이야기를 주고 받는데 강태가 코너 킥을 찾다.
..팡..
후다닥..
선수들이 모두들 공을 따라 밖으로 나가다..
...어..어.. 와우.. 골입니다.. 서강태 선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킵니다..
...이야.. 정말 대단합니다.. 엄청난 각도로 공이 휘어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이나 이탈리아 리그 선수들이 모두 볼을 따라 나가다 볼이 휘어 들어가자 황급히 돌아들어가다 모두들 멍하니 구경만 하고 있었죠..
...어떻게 공이 저렇게 휘죠?
...인하대에서 연구팀이 초 고속 카메라로 분석을 하여 볼을 차는 순간 볼이 완전히 찌그러져 엄청난 반발력으로 튕겨져 나간다는 것을 지난번에 보여 준 적이 있죠..
...아.. 예.. 그런 적이 있었죠..
...예.. 물리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부분이 작용을 하지만 서강태 선수의 킥은 축구공이 가진 반발력을 극대화 시키고 볼을 회전시켜 볼이 어느 시점부터 완전한 유선형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선수들도 바나나 킥은 차지만 서강태 선수만큼은 못하지 않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일전에 왜 그런지 비교 분석을 한적이 있죠.. 워낙 강력한 킥이라 다른 선수들은 흉내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죠..
...아.. 말씀 드리는 순간 서강태 선수 또다시 드리볼을 합니다..
...하하하.. 상대 선수들이 서강태 선수를 아예 잡는군요..
...예.. 그렇습니다.. 심판도 서강태 선수가 서강태 선수가 너무 심하다는 듯 상대 선수들의 장난스런 파울을 그냥 모른 척 하는 가운데 경기는 계속 속개가 되고 있습니다..
“야.. 저 새끼 언제 온다냐?”
“몰라.. 최종 전에 참가를 하니 그때 오려나..”
“시발 놈이 너무 하지 않냐?”
“바쁘니까..”
“뭐 전에 기사 보니까 울산도 왔다 갔다던데..”
“오겠지..”
“오면 모다바리라도 해야 안돼나..”
“야.. 맞지나 마라..”
“이 씹탱이..”
“야.. 많이 컸다..”
“야.. 조용히 좀 해라.. 집중이 안되잖아..”
강태의 친구들이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밤을 보내고 있었다.
“야.. 그런데 저 새끼 동거하는 건 확실하냐?”
“기자들이 다 그러니까 동거하겠지..”
“야.. 정말 놀랍지 않냐? 여자라곤 손도 제대로 못 잡는 놈이..”
“사돈 남 말하네..”
“그런데 이 새끼는 계속 시비네..”
“아.. 야.. 시끄러워 안 들리잖아.. 좀 조용히 하라니까.. 경기 안 보려면 자빠져 자라.. 응..”
강태 친구들이 모두들 경기가 조금 시큰퉁 한데 한 친구만 경기에 열중을 하고 있었다.
삐이익..
드디어 전반전이 끝나고 선수들이 모두 어울려 나가며 장난을 치는데 모두들 강태의 주변으로 몰리고들 있었다.
와..와..
...서강태 선수 선수들에게 인기가 참 많습니다..
...실력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이죠.. 선수들이 모두들 서강태 선수의 실력에 감동을 한 눈치 아닙니까..
...그런가요..
...모두들 나름 최고의 선수들인데 모두들 서강태 선수에게 다가가 악수를 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가 좋습니다..
...우리나라 선수 맞죠..
...하하하..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선수 맞습니다..
...우리나라에 저런 선수가 나오다니 정말 믿기지가 않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문득 이번 한일전에 서강태 선수를 내 보내는 것은 국가적인 에너지 허비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예?
...일본이야 기존 선수들로도 충분히 상대를 할 수가 있는데 굳이 한참 떨어지는 일본과의 경기에 에이스를 내보낼 이유가 뭐 있냐는 생각이 들어서요..
...예.. 그도 그렇군요..
...예.. 차리리 연습경기 삼아 예비 자원들을 투입해서 경기 조율을 시키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그거 괜찮은 생각 같습니다..
...일각에선 이 참에 확실하게 밟자고 하는데 벌써 저 아래 있는 팀을 밟는다고 뭐 흥이 나는 것도 아니고 출전 기회를 가지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괜찮은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이 말씀은 나중에 문제 되는 것 아닙니까..
...강진수 감독님이 그렇게 속이 좁진 않습니다..
...그렇습니까.. 하하하..
“햐.. 해설가 은근히 쪽바리 애들 다 죽이네..”
“말은 잘하네..”
“하긴 예비 전력으로도 일본쯤은 너끈히 상대하지..”
“야.. 그래도 일본 중심에서 경기를 하는데.. 확실하게 숨도 못 쉬게 밟아 줘야지..”
“새끼는.. 죽은 놈 밟으면 뭐하냐..”
“쪽바리니까 더 밟아도 돼..”
“야.. 죽은 놈 밟으면 기분만 더럽지..”
“아.. 시끄러워.. 새끼들은 틈만 나면.. 둘이 뭐 있냐?”
“이 새끼가 툭하면 토 달잖아,..”
“니가 먼저 했잖아..”
“햐.. 많이 컸다..”
“시발 놈이..”
“야.. 이것들이.. 둘 다 옥상 한번 갈래?”
탁..탁..
“..애들아.. 아버지 주무셔야 돼..”
예..
‘조용히 해 이것들아..’
툭..툭..
‘야.. 정말 죽을래..’
한 친구의 말에 둘이 투닥거리다 그만두고 TV를 보고 있었다.
와..와..
...후반전에는 서강태 선수 나오지 않나요..
...뒤에 나오는데요.. 어! 상대 유니폼을 입었네요..
...뭐죠?
화면에 나오는 강태가 다른 선수 유니폼과 바꾸어 입고 있었는데 그건 강태뿐만 아니라 일부 선수들도 그러고 있었다.
와..와..
양측 감독들도 서로 손을 들며 저게 뭐 하는 짓이냐는 표정이었지만 선수들이 하는 것을 그냥 그렇게 두었다.
삐이익..
잠시 후 경기가 시작이 되고 서로 공격진을 바꾼 탓에 이탈리아 공격진들이 이탈리아 문전을 공격하고 프리미어 리그 선수들은 이탈리아 진영에서 수비를 하고 있었다.
헤이..
파파팍.. 촤악..
중간에서 공을 끊은 프리미어 선수들이 공격을 하고 자기팀 선수들이 방어를 하는 가운데 강태가 뒤따라 들어오는 이탈리아 선수에게 슛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출렁..
나이스.. 굿..
짝짝짝..
정상적인 경기라도 참 멋지게 들어간 골이었다.
“잘했어요..”
“고마워.. 캉태..”
선수들이 모두 축하를 하는 가운데 다시 경기 준비가 되고 다시 경기가 속개되고 있었다.
와..와..
모두들 긴장감이 없어 별 재미가 없는 탓인지 한참 후 술기운에 꾸벅거리고 결국에는 화면에서 아나운서와 해설가만 신나게 떠들고 있었다.
...
경기장..
경기를 마치고 간단히 행사를 또 나눈 선수들이 다들 유니폼을 바꾸는데 강태에게 온 일부 선수들이 유니폼뿐만 아니라 강태의 장비도 다 나누어 가져가 강태가 동료 선수들을 보며 난감해 하고 있었다
“팬티만 있으면 되지.. 하하하..”
“나 참.. 그래도 좀 심하다..”
“그러길래 적당히 해야지..”
그래.. 좀 심했다..
웅성..웅성..
모두들 이렇게 웃으며 이야기를 하지만 리그 경기가 속개되면 강태를 어떻게 잡을까 답이 나오질 않았다.
“자.. 그만 갑시다..”
모두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FIFA 관계자가 그만 가자고 하니 선수들이 모두 자기 짐을 들고 나가는데 강태는 가방이 가볍다며 대충 어깨에 걸치고 따라 나갔다.
웅성..웅성..
밖으로 나간 선수들이 모두 리무진 버스에 올라 호텔로 돌아가는데 앞에 앉은 첼시 수비인 테리가 강태에게 묻는다.
“넌 어떻게 하면 막지?’
“나 참.. 무슨 질문이..”
“너무하잖아..”
“잘 차던데요..”
“그래도 너 막는 것은 너무 힘이 들어..”
“살살 해줄게요..”
“우리 나라에선 이런 경우에 하는 말이 있어..”
“무슨 말요?”
“나무가 너무 높으면 그냥 그늘에서 쉬는 것으로 만족 해라고.. 괜히 힘에 부치는 나무 오르려다 떨어져 죽지..”
“뭘 그 정도나.. 그냥 오늘 찬 것처럼 즐기세요..”
강태의 말에 첼시 측면 수비수인 테리가 그게 생각처럼 되냐는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웅성..웅성..
잠시 후 모두 파티장으로 모이는데 확실히 미국은 열기가 작아 그런지 기부를 하는 인사들도 적고 아직은 내부 문제를 수습하느라 정신들이 없는 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그러지 않아도 잔뜩 심란한데 오 와서 성가시게 구냐는 기분도 조금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