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8화
강태 3편
잠시 부대원들과 이런저런 영국 생활을 이야기 나누고 있다가 강태가 허준성 중령과 함께 허준성 중령의 사무실로 갔다.
“그래 하실 만 하세요?”
“말 마.. 죽을 맛이야..”
“왜요?”
“이것 저것 시키시는 일이 워낙 많아야지..”
“하하하.. 잘하시니 시키시죠..”
“그래 혼자 온 건가?”
“아니요.. 식구들 다 데리고 왔죠.. 데리고 다녀야 안심이 되요.”
“참 나.. 그래 아이는 없고?”
“그새 무슨 아이를 만들어요..”
“뭐 혹 모르지..”
“그런가.. 뭐 그럼 좋고..”
“낳아 한번 키워봐..”
“일러줍니다..”
강태의 말에 허 중령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래 문제는 없는가?”
“문제가 없는 것이 문제네요.”
“사람 참.. 자네 덕에 부대 살림이 많이 좋아졌어.. 선수들 식단도 조금 좋아지고..”
“예.. 다행이네요.”
“아니 도대체 얼마를 받았길래 그렇게 퍼주나?”
허 중령의 말에 강태가 다 주고 나니 자기에게 남은 것은 없다고 한다.
“다 퍼주고 전 하나도 남은 것이 없어요.. 받은 것 주변에 다 줬어요.”:
“정말인가?”
“예.. 다 주고 나니 한 몇 억 남았나..”
“햐.. 나.. 정말인가?”
“예.. 여기저기 다 주니 통장에 몇 억이 남아 있던데요.. 나중에 세금 낼 돈은 있나 몰라요..”
“사람 참.. 그래 얼마 받았나?”
“글쎄요.. 다 한 700억?”
“화.. 정말..”
놀라워하는 허 중령을 보며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한다.
“뭐 세금 내고 주변에 인심 쓰고 뭐 그러다 보니 하나도 없던데요? 정말 돈 쓸 것 없어요.. 한 달도 안돼.. 한 달이 뭐야.. 한 2주 만에 다 해먹었네..”
절래..절래..
강태의 말에 허 중령이 졌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다 묻는다.
“아니 그럼 아내가 가만 있나?”
“에이.. 집사람도 좀 주었죠.. 무슨 소리를 들으라고..”
그럼 그렇다는 듯 허 소령이 고개를 끄덕이지만 그래도 대단하다고 한다.
“그래도 정말 대단하네.. 그 많은 돈을..”
“들어오면 나누어야 또 들어오죠..”
“말처럼 쉬우면야..”
“그런데 이기수씨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사람이 돈에 눈이 멀어 그렇네..”
“그런 것 같지는 않던데.. 도대체 그런 쓸데없는 짓을 왜 하나 몰라..”
“자네 사인은 아니지?”
“사인이라도 제대로 흉내를 냈으면 몰라..”
“하여간 참 이상하게 변한 사람이야.. 예전에는 사람 참 괜찮았는데..”
“쩝.. 변호사가 알아서 하겠지만 참.. 정말 억울하면 그냥 달라고 하지..”
“그럼 주게?”
“뭐 돈이 그렇게 가지고 싶으면 확 줘버리죠 뭐..”
“사람 참.. 나도 좀 줘..”
“하하하.. 얼마 드릴까요?”
“에이 사람..”
“하하하.. 이거 나중에 회식에 사용하세요.”
웃던 강태가 정말 주머니에서 봉투 하나를 주자 허준성 중령이 뭘 이런걸 주냐는 표정으로 받지 않는다.
“아니 뭘.. 괜찮아.. 누구 죽이려고..”
“에이.. 어디 중령님 주는 건지 아세요? 장교님들이랑 우리선수들 회식이나 좀 시켜주세요.. 조카들 용돈도 좀 주시고요.. 돈이 있어야 이런 자리도 이끌게 아닙니까..”
“참 나..”
“아 넣어요..”
강태의 말에 허 소령이 마지 못해 봉투를 자기 주머니 안에 넣어 두었다.
삐..
후다닥..
“뭔가?”
“..부대장님 들어가셨습니다..”
“알았다.”
허 중령이 자기 복장을 챙기자 강태가 미소를 지으며 밖으로 나가고 강태의 뒤를 허 중령이 따라 내려갔다.
..부우웅.. 끽..
밖에서 차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지준철 소장이 안으로 들어오며 강태를 반긴다.
“서강태..”
“하하.. 반갑습니다.. 충성..”
“하하하.. 그래.. 반가워..”
와락..
지준철 준장과 강태가 안아 좋아라 하는 모습을 장교들이 모두 주변에 서서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올라가지.”
“예..”
“하 대위.. 미안한데 나 물 좀 주겠나?”
“예.. 소장님..”
급하게 와 목이 탄다는 지준철 소장이 강태와 허 중령이랑 위층으로 가고 하 대위가 직접 물과 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하하.. 내가 경기를 보느라 잠을 못 자..”
“그냥 녹화를 보세요.. 결과야 어차피 다 이기는 건데..”
“하하.. 그래.. 뭐 항상 결과가 나 있으니 결과가 궁금하지는 않은데 어떻게 차는지가 궁금하지 않나.. 정말 신나..”
“다행이네요.. 골을 좀더 넣을까요?”
“그래.. 골 좀 더 넣어..”
“한번에 너무 보여주면 식상해 하니까 조금씩 아껴야죠..”
“나 참.. 큰물을 먹더니 능글능글 말하는 것도 변했네..”
“하하.. 그래 별일 없으시죠?”
“별일이야 많지.. 자네 덕에 장학금 지원자 찾느라 골머리가 아파..”
“회수 할까요?”
“무슨.. 한번 줬으면 그만이지..”
“하하.. 더 필요하시면 말씀을 하세요.. 영국 돈 다 쓸어 담아 팍팍 보내드릴게요..”
“좋아.. 한 1000억 더 보내주게.. 어디 돈 한번 원 없이 써보자.”
“정말 보냅니다..”
“사람 참.. 험.. 보내..”
“정말이지요?”
“나 원.. 이사람 정말 보낼 기세 아닌가?”
“예.. 말조심 하셔야겠는데요..”
“그래.. 어디 이거 무서워 농담이라도 하겠나.. 험..”
하하하.. 하하..
똑..똑..
“들어와요..”
이야기 중에 하 미영 대위가 물이랑 차를 들고 들어오자 지준철 소장이 농담조로 한 소리한다.
“우물을 그새 다 팠나?”
“죄송해요.. 차를 한잔 준비하느라..”
“농담이야.. 이거 여기저기 농담을 농담으로 받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죽겠네..”
긁적..긁적..
지준철 소장이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사과를 하자 하미영 대위가 미소를 짓다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래 내일 소집이지?”
“예.. 철원에도 한번 가보고 싶은데 도저히 시간이 나질 않네요..”
“그래.. 많이 바쁘지?”
“정신 없어요.. 다들 어떻게 버티나 몰라요..”
“사람 엄살은.. 그래 언제 돌아가나?”
“점심 좀 사주세요.”
“나야 좋지..”
“하하.. 지난번에 갔던 곳으로 가죠.”
“그럴까.. 허 중령.. 다 데리고 갈까?”
“점심시간에는 무립니다.. 식당도 장사를 해야 해서.. 부대원들은 나중에 사 주시죠.”
“점심 아니면 마는 거지.. 자네랑 우리 행정장교들이랑 그렇게 가세..”
“예..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겠습니다.”
허 중령이 자기 자리로 가 예약을 하는 중에 지준철 소장이 묻는다.
“그래 그곳 생활은 할만 한가?”
“예.. 뭐 다 사람 사는 곳이라서 별 힘든 일은 없습니다..”
끄덕..끄덕..
지준철 준장이 그래도 다행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고 그렇게 강태가 옛 사람들과 잠시 만나 회포를 풀고 있었다.